Korean Speech-Language & Hearing Association(KSHA)

Current Issue

Korean Speech-Language & Hearing Association(KSHA) - Vol. 33 , No. 1

[ ORIGINAL ARTICLE ]
Journal of Speech-Language & Hearing Disorders - Vol. 28, No. 2, pp. 39-47
Abbreviation: JSLHD
ISSN: 1226-587X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Apr 2019
Received 28 Feb 2019 Revised 11 Apr 2019 Accepted 25 Apr 2019
DOI: https://doi.org/10.15724/jslhd.2019.28.2.039

3, 5, 7세 한국 아동의 새로운 동사와 행위의 의미 연결 발달
권지은1 ; 황민아2 ; 정미란3, *
1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언어병리학과 석사
2단국대학교 특수교육과 교수
3유원대학교 웰니스융합학부 청각언어치료 전공 교수

Mapping Novel Verbs to Actions in 3, 5, 7 Years Old Korean Children
Ji Eun Kwon1 ; Min A Hwang2 ; Mi Ran Jeong3, *
1Dept. of Speech and Language Pathology, Graduate School, Dankook University, Master
2Dept. of Special Education, Dankook University, Professor
3Faculty of Wellness Convergence, Major of Audiology and Speech-Language Therapy, U1 University, Professor
Correspondence to : Mi Ran Jeong, PhD E-mail : jmr370@yd.ac.kr


초록
목적:

동사 습득 과정의 발달적 변화를 살펴보기 위하여 새로운 동사와 행위의 의미 연결 수행력이 어떻게 발달하는지 조사하였다.

방법:

한국어를 사용하는 정상 발달 아동 3세 30명, 5세와 7세 각 23명, 총 76명이 참여하였다. 검사도구는 12개의 문항이었으며 새로운 동사 학습 상황이 되는 영상과 답지로 이루어졌다. 새로운 동사 학습 상황의 영상은 ‘-고 있다’를 연결한 비단어와 함께 제시되었다. 아동은 영상을 보면서 비단어 동사를 들은 후, 연구자가 들려주는 비단어 동사에 대한 영상을 답지에서 골랐다. 답지는 새로운 동사 학습 상황 영상과 1)행위 동일, 대상 상이한 영상 2)행위 상이, 대상 동일한 영상 3)동일한 범주이나 속성은 다른 대상 사진으로 구성하였다. 자료는 연령 간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일원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결과:

일원분산분석결과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었다. 3-5세와 3-7세 간에는 수행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나, 5-7세 간의 수행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결론:

높은 연령의 아동일수록 새로운 동사와 행위의 의미 연결을 적절하게 하였다. 동사 습득과정에 대해 논의하였다.

Abstract
Purpose:

To investigate the developmental changes of the verb learning process, we investigated mapping development of new verbs and their meaning.

Methods:

A total of 76 typically developing Korean children participated in this study: 30 children were 3 years old, 23 children were 5 years old, and 23 children were 7 years old. The experimental stimuli consisted of 12 items, with each item composed of videos forming a situation of learning a novel verb and response options. The image of the new verb learning situation was presented with a non-word verb connecting ‘-go itda,’ a present progressive auxiliary predicate. The children listened to the non-word verb while watching the video, and then selected a video of the non-word verb that they heard. The response options were composed of 3 images: 1) the same action of the new verb learning situation image and a different object, 2) a different action and the same object, and 3) an object photo of the same category and a different attribute. To examine differences in age groups, a one-way ANOVA and Tukey post hoc test was conducted.

Results:

As a result of a one-way ANOVA, significant differences were found for groups. There were significant differences in performance between 3- and 5-year-old groups and 3- and 7-year-old groups. However, the difference in performance between 5- and 7-year-old groups was not statistically significant.

Conclusion:

The higher the age of the child, the more appropriate mapping for the new verb and the behavior. The process of learning the verb was discussed.


Keywords: Verb meaning comprehension, verb-action mapping
키워드: 동사 의미 이해, 동사-행위 연결

Ⅰ. 서 론

동사란 사람이나 사물의 동작이나 작용을 나타내는 단어 부류이다. 동사는 문장에서 주로 서술어 역할을 하는데, 서술어는 문장의 구조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므로 어떤 동사가 서술어에 오느냐에 따라 문장성분의 구성이 달라진다(Lee, 2015). 동사의 습득은 구문구조의 발달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므로 초기 언어발달을 연구하는 많은 연구자들이 초기에 습득하는 동사의 특성을 밝히는 것에 관심을 가져왔다. 한국 아동의 초기 동사 습득과 발달에 관한 연구는 주로 아동의 동사 습득 시기에 대한 연구들과 초기에 발달하는 동사의 특성에 대한 연구들이었다(Chang, 2004; Lee, 1999; Lee & Lee, 2008; Lee et al., 2008; Oh et al., 2014). 연구결과 한국 아동은 두 단어 조합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18개월 즈음에 동사를 산출하기 시작하여 36개월 시기까지 활발한 동사 산출 과정을 거친다고 하였으며, 문장의 구문구조에 영향을 끼치는 동사의 종류를 살펴보면 조사 대상 24개월 아동의 50%이상이 타동사에 비해 자동사의 빈도가 높았으나 30개월 이후에는 타동사의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여 36개월경에는 타동사와 자동사의 산출빈도가 4:1로 나타나 타동사의 증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Lee et al., 2008). 또한 전체 표현어휘수가 50개 이하인 아동집단부터 600개 이상인 아동집단에 이르기까지 어휘수를 기준으로 집단을 구분하여 표현어휘수 중에서 동사가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한 결과, 동사의 비율은 50개 어휘 이하집단의 경우 7%에서 600개 이상 집단의 경우 23%에 이르러 꾸준히 그 비율이 높아짐을 알 수 있었다(Chang, 2004). 한편 동사의 발달은 구문구조와 밀접하게 관련되므로 구문발달의 측면에서 아동의 동사발달 과정을 연구한 결과를 살펴보면 평균낱말길이 및 평균형태소길이가 증가함에 따라 총 용언수와 용언의 유형수가 모두 증가하여 아동의 구문복잡성과 용언산출이 동시적으로 진행됨을 보여주었다(Lee et al., 2003). 연구방법 측면에서는 그림을 이용한 이름대기 과제, 자발화, 체크리스트 등이 활용되었다(Chang, 2004; Lee & Pae, 2003; Park & Rhee, 2011). 동사의 의미 연결에 관한 연구에서 일반 아동은 장애 아동의 특성을 밝히기 위한 비교군으로 연구에 참여하기도 하였으나(Han & Jeong, 2000; Jung & Pae, 2004; Kwon & Pae, 2005), 특정한 연령대에 한정되어 연령에 따른 발달의 변화는 알기 어려웠다. 이상의 연구들을 통하여 아동의 초기 동사발달 특성과 구문발달과의 관련성 등에 대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으나, 선행연구들은 대체로 아동의 동사 습득 시기에 대한 연구들과 초기에 발달하는 동사의 특성에 대한 연구들로써 동사습득과정 자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제한점이 있었다.

동사 습득은 소리로 주어지는 동사의 의미와 행위의 움직임을 연결(mapping)하는 작업을 거쳐 이루어진다. 행위는 대상과 함께 일어나며 하나의 행위는 상황에 따라 또 다른 대상과 함께 일어날 수 있다. 아동이 만약 누군가가 사과를 먹는 행위를 보면서 ‘먹다’라는 동사를 들었다면 ‘먹다’라는 동사의 의미는 행위자나 대상이 아닌 ‘(음식을) 입을 통해 들여보내는’ 움직임과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을 거쳐 습득한 동사의 의미는 사과 이외의 음식을 입을 통해 들여보내는 행위를 보았을 때에도 연결할 수 있어야 효율적인 동사 습득이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동사 즉, 연구를 위해 사용된 동사로써 형태론적으로 동사이지만 사회 관습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말을 들은 후 대상과 행위 중 하나를 선택하는 과제에서 행위를 고를 수 있어야 한다(Imai et al., 2005).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아동은 [행위자-대상-행위]로 조합된 의미관계 상황에서 새로운 동사를 들은 후에, 새로운 동사의 의미를 행위자 혹은 대상이 달라진 다른 조건의 상황에서 연결하는 능력의 발달 과정을 보여주었다(Behrend, 1990; Imai et al., 2005; Imai et al., 2008; Kersten & Smith, 2002; Maguire et al., 2002; Maguire et al., 2008). Imai et al.(2008)은 [대상-행위] 의미관계에서 새로운 동사의 의미를 다른 대상으로 일어나는 행위에 연결하는 능력의 사용을 연령별, 언어권별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서 답지 2개가 포함된 선택형 문항을 사용하여 실험하였다. 여기서 답지란 각 문항에서 선택해야하는 답이 포함된 2개 이상의 예시이다. 그 결과 일본어를 사용하는 3세 아동은 38%, 5세 아동은 77% 수준에서 새로운 동사의 의미를 동일한 행위에 적절하게 연결할 수 있었다. 명사 조건에서 3세 아동은 93%, 5세 아동은 100%의 적절한 의미 연결을 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명사보다 동사의 의미 연결이 어렵고, 특히 3세 아동에게 더욱 그러하다는 것이다. 연령별 차이에 따른 새로운 동사 의미의 연결 수행 결과는 일본어, 영어, 중국어 등 언어 문화권마다 달랐다(Imai et al., 2008). 각 언어권의 연구를 좀 더 살펴보면, 자연스러운 논항 구조를 사용한 조건에서 새로운 동사를 들으면서 [대상-행위] 사건을 관찰한 후 다른 대상으로 일어나는 이전의 동일한 행위와 새로운 동사의 의미를 연결하는 과제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3세 아동은 42%, 5세 아동은 70% 수준에서 의미 연결을 적절하게 하였다. 중국어를 사용하는 아동은 3세와 5세 모두 30% 내외의 낮은 수행률을 보였고, 8세가 되어서야 5세 일본어, 영어 사용 아동의 수준으로 새로운 동사의 의미와 행위를 연결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이유 중 하나로 형태론적 차이를 들고 있다(Imai et al., 2008). 일본어와 영어는 동사를 활용할 수 있고, 따라서 그것이 동사라는 것을 더 확실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어는 ‘-teiru’, 영어는 ‘-ing’를 동사 뒤에 연결하여 현재진행형을 만들어 그것이 동사임을 알려 줄 수 있는 단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어는 시제를 나타낼 때 동사를 활용하지 않는다. 부사로 시제를 나타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언어이다. 한국어는 일본어나 영어와 마찬가지로 현재진행을 나타내는 형태소 ‘-고 있다’, ‘-ㄴ/는다’를 사용하여 동사라는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는 형태론적인 장점이 있다. 그러므로 한국 아동은 일본어, 영어 사용 아동과 비슷한 수행률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그렇지만 언어 문화권마다 동사의 의미적 구성요소가 다르기 때문에 또 다른 결과를 생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어의 ‘pour’라는 하나의 동사는 한국어에서 ‘붓다’, ‘쏟아지다’, ‘따르다’로 세분화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보다 정교한 개념 이해를 요한다. 또한 영어의 ‘pour’는 방식(manner, 움직임이 어떻게 진행되는가)만 포함하지만 pour와 연결할 수 있는 한국어 ‘붓다’는 방식과 경로(path, 대상물을 이동하는 흔적)를 포함하는 것과 같이(Kim, 1995) 언어에 따라 상이한 개념 이해를 필요로 한다. 또한 어휘 습득은 입력 빈도가 영향을 주기도 하는데, 한국어 동사는 절 끝에 있어 더 두드러져 노출 빈도가 높다는 점이 영향을 줄 수도 있다(Choi & Bowerman, 1991). 따라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아동이 새로운 동사와 행위의 의미 연결 과제를 수행할 때, 연령별 수행률은 다른 언어권의 결과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한국어를 사용하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하다.

새로운 동사와 행위의 의미 연결에 관한 국외 연구들은 주로 [행위자-대상-행위] 의미관계 상황을 활용하여 실험을 진행하였다. 이 의미관계에서 습득한 새로운 동사의 의미를 행위에 연결하는 수행의 차이가 행위자, 대상의 친숙도, 대상의 외적인 유사성, 언어에 따른 논항 구조, 아동 연령 등의 조건이 달라짐에 따라서 있는지 조사하였다(Behrend, 1990; Haryu et al., 2011; Imai et al., 2005; Imai et al., 2008; Kersten & Smith, 2002; Maguire et al., 2008). 앞서 언급했듯이 동사 습득을 생산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특정 의미관계로 표현될 수 있는 상황에서 습득한 동사의 의미를 다른 상황의 동일한 행위로도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아동의 새로운 동사의 의미 연결 확장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특히 연령에 따른 수행 차이를 조사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새로운 동사와 행위의 의미 연결 발달에 관한 선행연구 결과를 참고하여 3세와 5세 아동을 포함하고, 이 두 연령대와 동일한 간격의 높은 연령대인 7세를 추가하였다. Imai et al.(2008)의 연구에서 일본어와 영어 사용 아동의 경우 3세와 5세 사이에 유의미한 수행 차이가 있었지만, 중국어 사용 아동의 경우 3세와 5세 사이에 유의미한 수행 차이가 없었고, 추가로 6세와 8세 아동을 포함하였던 점을 고려하였다. 또한 36개월에 초기 동사 표현이 급증하였으며(Lee et al., 2008), 현재진행을 나타내는 형태소에 대한 이해가 3세 아동의 경우 58% 이상 이해했다고 하는 보고(Won & Hwang, 2005)에 근거하여, 동사의 의미와 행위의 연결이 활발히 일어난다고 가정할 수 있는 3세를 비교 연령군의 시작점으로 설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아동의 언어 발달은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2년의 간격으로 연구대상 집단을 구성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하는 의미관계는 [대상-행위]로, 한국 아동의 언어발달에 있어서 가장 먼저 관찰되고 의미관계가 확장될 때에 기본이 되는 조합이다(Cho, 1988). 본 연구의 핵심은 [대상-행위] 의미관계 상황에서 들은 새로운 동사의 의미를 다른 대상에 일어나는 동일한 행위로 연결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새로운 동사라는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비단어를 사용하였다. 비단어는 ‘개뚜다’와 같이 한국어의 단어 조합 규칙에 어긋나지 않지만 실제로 사용되지 않는 말로, 언어학 연구에서 자주 쓰인다. 또한 새로운 동사 습득 상황과 유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 동영상을 사용하였다. 동영상은 그림과 달리 행위의 움직임 변화를 더 잘 보여줄 수 있다. [대상-행위] 의미관계에서 행위와 연결했던 새로운 동사의 의미를, 동일한 행위가 다른 대상으로 일어났을 때에도 연결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선택형 문항 중 선다형 문항을 사용하였다. 그동안 수용언어를 검사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형 문항이 채택되어왔다(Kim et al., 2009; Pae et al., 2004). 선택형 문항 중 선다형은 모든 연령대의 아동이 검사 방법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연구자가 원하는 조건으로 답지를 구성할 수 있고, 연구자가 제공하는 답지 중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결과 또한 의미 있는 정보를 줄 수 있다. Imai et al.(2008)은 어떤 상황에서들은 새로운 동사의 의미를 다른 조건의 행위에 연결할 수 있는지 규명하기 위해 2지 선다형 문항을 사용하였다. 답지에는 답지 제시 전에 본 영상과 (1) 행위 동일, 대상 상이한 영상, (2) 대상 동일, 행위 상이한 영상을 포함하였다. 그 결과, 아동이 새로운 동사의 의미 연결을 얼마나 잘 하는지, 그리고 행위가 같은 조건 혹은 대상이 같은 조건 중 어느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Imai et al.(2008)연구에서 사용한 (1), (2) 이외에 (3) 동일한 범주이나 속성이 다른 대상을 추가로 포함하여 동사 의미 이해를 보다 명확하게 확인하고자 하였다.

요약하면, 본 연구의 본질은 동사 말소리와 행위의 움직임을 연결하고 행위의 공통된 속성을 찾아내는 능력이 연령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나타나는지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며 동사 습득에 있어서 그 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목적을 기반으로 한국 3, 5, 7세 아동의 연령에 따른 새로운 동사와 행위의 의미 연결 발달의 차이를 밝히고자 하였다. 가장 기초적인 의미관계인 [대상-행위] 조건에서 행위를 보면서 새로운 동사를 들은 후에 그 의미를 다른 대상에 일어나는 행위로도 연결할 수 있는지 조사하였다. 연구에는 실제 동사 습득 상황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움직임이 있는 영상을 사용한 선택형 과제를 사용하였고, 이에 따라 아동이 행위의 움직임 변화에 집중하고 그 차이를 판별하여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이러한 연구는 낯선 소리로 주어지는 동사를 듣고 동사의 의미와 행위의 움직임을 연결(mapping)하는 작업으로 특징지어지는 동사 습득과정 자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서울 혹은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3, 5, 7세 아동 총 76명이었다. 유치원 혹은 학교 교사나 부모가 인지적 결함이 없다고 보고하고, 수용·표현 어휘력 검사(Kim et al., 2009)의 수용 어휘력 검사 결과 점수가 -1SD 이상에 해당하여 수용 어휘력이 정상 발달인 아동들로 선정하였다. 실제 연구에 참여한 아동은 79명이었으나, 실험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3명의 자료는 제외하여 최종적으로 76명의 자료를 분석하였다. 자료 분석에서 선택형 과제의 특성상 (1) 연속하여 5회 이상 동일한 순서에 배치되어 있는 답지를 고른 경우(예 가운데에 배치된 답지 연속 선택) (2) 수행 중인 문항에서 자신의 선택을 2회 이상 바꾸는 경우 (3) 1회 이상 음운적 정보로 과제 수행을 한 경우(예; 개뚜고 있어요–계속 뚜뚜 하고 있어요) 중 하나 이상에 속하는 경우 임의의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고려하여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연구대상 아동의 정보는 표 1에 제시하였다.

Table 1. 
Subject characteristics
Ages
(Average)
Number Total
Female Male
3;0-3;5
(3;2)
12 5 30
3;6-3;11
(3;9)
8 5
5;0-5;5
(5;3)
7 4 23
5;6-5;11
(5;8)
8 4
7;0-7;5
(7;4)
3 4 23
7;6-7;11
(7;8)
11 5

2. 실험도구
1) 검사 도구

연구 도구에 포함된 대상과 행위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것으로, 아동에게 친숙한 명사 혹은 동사로 선정하였다. 대상은 아동의 고빈도 어휘와 관련된 선행 연구(Cha et al., 2014; Lee et al., 2008)에서 3세 이하 아동이 사용한다고 보고하고, 언어 선별 검사로 실시한 수용·표현 어휘력 검사(Kim et al., 2009) 중 수용어휘력 검사에 포함된 명사와 중복되지 않는 것으로 선정하였다. 행위는 등급별 국어교육용 어휘(Kim, 2003) 중 기초 어휘인 1등급에 속하면서 아동의 고빈도 어휘와 관련된 선행 연구(Lee et al., 2008; Oh et al., 2014)에서 3세 이하 아동이 사용한다고 보고하고, 구체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는 대상의 행위와 관련되어 관찰할 수 있는 것으로 선정하였다.

각 문항의 답지는 3개였다. 3개의 답지는 각각 새로운 동사 학습 상황 영상(각 문항의 첫 번째 시청 영상, 이하 ‘표준 영상’)과 (1) 행위 동일, 대상 상이한 영상, (2) 행위 상이, 대상 동일한 영상, (3) 동일한 범주이나 속성이 다른 대상 사진이었다. 예를 들어, 신발을 닦는 영상을 본 후의 답지는 (1) 거울을 닦는 영상, (2) 신발을 신는 영상, (3) 앞서 본 영상의 것과 다른 모양의 신발 영상이었다. 단, 가장 처음에 수행하는 연습 문항 1번은 (1)번 조건을 대신하여 표준 영상을 그대로 제시하여 실제검사보다 쉬운 조건에서 검사를 수행할 만한 기억을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하였다. 그리고 대상만 있는 답지가 포함된 이유는 아동이 연구자가 들려주는 새로운 단어가 행위를 나타낸다는 것을 이해하고 행위에 집중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행위 없이 대상만 포함한 답지를 영상과 같은 범주의 구체물이지만 속성이 다른 것으로 선정한 이유는 똑같은 구체물이 더 높은 빈도로 노출되는 것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아동은 연구자가 들려주는 새로운 단어가 대상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했다면 새로운 동사 학습 상황에 제시된 구체물과 똑같은 모습의 것이 아니라도 행위 없이 같은 이름을 가진 구체물만 있는 답지를 골랐을 것이다. 행위 상이, 대상 동일 영상으로 제시한 답지에서 대상은 모두 표준 영상에 포함된 대상과 외적인 유사성이 적은 것으로 통일된 기준으로 선정하였다. 대상의 외적인 유사성이 의미 연결이 더 잘 되도록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Haryu et al., 2011). 이와 같은 기준으로 선정된 답지 3개는 한 화면에 가로로 모두 포함되었다. 가로로 배열된 순서는 한 옵션이 특정 위치에 3회 이상 연속되지 않도록 균형 있게 유사 무선 배열하였다.

위의 기준으로 선정한 대상과 행위를 조합한 [대상-행위] 의미관계(예. 신발을 닦다)로 18개 문항에 필요한 영상 총 71개를 제작하였다. 그 중 동영상은 행위에 따라서 10초 분량으로 촬영하거나, 공을 던지는 것과 같이 행위 특성상 촬영 시에 속도를 조절할 수 없는 것은 촬영 이후에 인코딩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속도를 조절하였다. 모든 문항은 표준 영상 1개와 답지에 포함되는 영상 3개로 문항 당 총 4개의 서로 다른 영상이 필요했고, 첫 번째 연습문항만 영상 3개가 필요하였다. 또한 영상은 배경 조건을 통제하기 위해 하얀 배경의 스튜디오에서 촬영하였으며 모든 행위의 행위자 역할은 연구자가 하였다. 영상에는 행위자와 대상이 등장하는데, 행위자에 집중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행위를 중심으로 촬영하여 최대한 행위자가 나타나지 않고 신체의 일부와 대상이 나타나도록 촬영하였다. 3, 5, 7세 아동 8명을 대상으로 1차 예비실험을 한 후 검사 도구를 수정하여 5명을 대상으로 2차 예비실험을 하여 최종적으로 완성하였다. 1차 예비실험 결과를 통해 연구자의 의도와 다르게 인식한 문항은 삭제하거나 수정하였다. 삭제한 문항의 예를 들면 문을 미는 것으로 의도하였으나 문을 연다고 이름 댄 것이었다.

새로운 동사를 학습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검사에서 들려주는 동사는 한국에서 사용되지 않는 비단어를 사용하였다. 아동이 알고 사용하는 단어로 들려주면 아동은 들은 그 단어 자체의 의미를 가지고 과제를 수행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비단어 동사의 기본형은 ‘개뚜다’와 같이 3음절로 통일하여 음절의 길이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도록 통제하였다. 또한 아동이 보는 영상의 행위를 표현하는 실제 동사와 비단어 동사가 음운적으로 유사하지 않도록 음소를 조합하였다. 예를 들어, 자르는 행위를 보여주면서 들려주는 비단어 동사에 /자/가 포함되지 않도록 하였다. 또한 전체 단어에서 음소가 비슷한 빈도로 포함되도록 하였고, 조음 발달상 늦게 습득하는 /ㅅ, ㄹ/와 이중 모음은 제외하였다.

비단어 동사는 ‘-고 있어요’ 형태의 현재진행형 어미를 사용하여 들려주었다. ‘-요’만 연결하는 기본형을 사용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사과요’처럼 대상에 어미 ‘-요’를 결합한 표현도 사용하기 때문에 들려주는 말이 동사를 나타낸다는 확실한 증거가 될 수 없다. ‘-고 있다’는 본동사 뒤에 붙여 동작의 진행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보조 용언으로, 동사하고만 결합한다. 그 중 현재진행형 ‘-고 있어요’를 선정한 이유는 3-5세 아동의 시제어미 이해와 산출의 정확성 연구(Won & Hwang, 2005)에서 3세 아동이 ‘-ㄴ/는다’ 보다 ‘-고 있다’를 더 잘 이해하는 것으로 보고하였고, 연령 증가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표준 영상을 시청할 때에는 “개뚜고 있어요.”처럼 동사의 현재진행형의 형태로 들려주었다. ‘신발을 개뚜고 있어요’와 같이 대상을 포함하면 특정 대상으로 하는 행위로 오인할 수 있고, 문장 구조가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학습한 새로운 동사와 같은 의미를 지닌 행위와 연결하는 상황으로써 답지를 고를 때에는 “(답지를 고루 가리키며)어떤 게 (1초 쉼) 개뚜고 있는 거예요?”와 같이 질문하였다. 예비실험에서 “개뚜고 있는 게 어떤 거예요?”라고 행위를 전방에 두고 질문했을 때, 답지를 고루 보지 않고 직관적으로 바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를 반영하여 관형사 ‘어떤’을 먼저 제시하고 쉼을 두었을 때 모든 답지를 본 후 고르도록 유도할 수 있었다.

2) 내용 타당도

검사에 사용되는 영상과 비단어에 대한 타당도 검사를 실시하였다. 비단어에 대한 타당도 검사는 익숙한 단어인지 낯선 단어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언어병리학 석사 3명에게 5점 척도(1점: 매우 익숙한 단어 같음∼5점: 매우 낯선 단어 같음)로 실시한 후 평균 3점(보통) 이하 수준의 문항에 해당하는 비단어는 수정하였다. 또한 ‘두니고 있어요’라는 말이 두드리고 있는 행위를 떠올리게 할 수 있는 것처럼, 새로운 동사로 듣게 되는 비단어가 특정 행위를 유추하게 한다면 음운적 정보로 과제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수정하였다. 2차로 7명에게 추가로 비단어가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말과는 다른 낯선 단어인지를 확인하는 타당도 검사를 실시한 결과 평균 4.4-5.0 범위였다.

영상에 대한 타당도 검사도 실시하였는데, 언어병리학 석사 10명이 참여하였다. 영상에 대한 타당도는 같은 행위를 하고 있는 두 영상과 다른 행위를 하고 있는 두 영상의 의미를 비교하는 것이었다. 같은 행위를 하고 있는 두 영상에 대한 점수는 평균 3.9-4.8점, 다른 행위를 하고 있는 두 영상에 대한 점수는 평균 4.0점-4.8점 범위였다. 2개 문항의 경우, 모자를 벗는 것-장갑을 벗는 것, 모자를 벗는 것-모자를 놓는 것, 색종이를 펴는 것-우산을 펴는 것, 색종이를 펴는 것-색종이를 꺼내는 것 간의 같은 의미 정도와 다른 의미 정도의 5점 척도 점수 평균은 3.9-4.6점이었으나 판단하는 데에 있어 다른 문항과 시간 차이와 난이도 차이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고, 예비실험에서 오답률이 높았기 때문에 검사문항에서 제외하였다.

문항과 영상을 사용한 예비실험과 타당도 검사 이후에 최종적으로 선정된 문항의 수는 연습 문항 3개, 본 문항 12개로 총 15개였다. 전체 문항은 부록 1, 연구에 사용된 표준 영상과 답지 예시는 부록 2에 제시하였다.

3. 연구절차

검사는 아동의 교육 기관이나 교회 혹은 가정에서 연구자가 개별적으로 진행하였다. 수용·표현 어휘력검사(Kim et al., 2009) 중 수용어휘력 검사를 우선 실시 한 후 본 검사를 진행하였다. 본 검사에 소요된 시간은 약 20분이었다. 검사는 표준 영상(예 신발을 닦고 있는 영상)을 시청하면서 연구자가 제시하는 새로운 비단어 동사(예 개뚜고 있어요)를 들은 후, 답지 3개 중 연구자가 질문(예 어떤 게 개뚜고 있는 거예요?)하는 것 즉, 표준 영상의 행위와 동일한 행위를 나타내는 영상(거울을 닦고 있는 영상)을 고르는 것이었다. 연구자는 연습 문제의 화면을 예시로 보여주면서 검사 방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이제 비디오 퀴즈를 풀어볼 거예요. 선생님이 비디오를 보여주면서 이야기해 줄 거예요. OO이는 선생님 말을 잘 들으면서 비디오를 보다가 선생님이 묻는 걸 듣고 세 개 중에서 골라주면 돼요. 비디오는 두 번씩만 보여줄 거라서 눈을 크게 뜨고 잘 봐야 해요. 그런데 선생님이 하는 말이 처음 듣는 말이라, 나 이런 말 몰라요 하고 놀랄 수 있는데 선생님 말 잘 듣고 비디오 잘 보면서 자신 있게 풀어 봐요.” 아동은 설명을 들은 후 연습 문항 3개와 본 문항 12개를 수행하였다. 영상의 제시 순서는 모든 아동에게 동일하게 하였다. 연습 문제를 포함한 검사 상황에서 아동이 시청하는 화면의 순서는 준비 이미지(2초) - 표준 영상(10초) - 검은 배경(1초) - 표준 영상(10초) - 검은 배경(1초) - 답지: 3개 동시 시청(10초) - 검은 배경(1초) - 답지(10초) - 검은 배경(1초)이었다. 두 화면 사이에 검은 배경을 삽입한 것은 영상이 반복될 때 행위의 마지막과 시작이 연결되어 다른 행위로 인식하는 것을 방지하였다. 예를 들어 블록을 넣는 행위가 연속되면 블록을 꺼내는 것으로 보여 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예비 실험 과정에서 표준 영상을 1회 보여주었을 때 다시 보여 달라는 요구가 있었기에 표준 영상의 시청 횟수는 2회로 결정하였다. 아동이 각 문항마다 두 번째 답지 영상이 끝날 때까지 반응하면 연구자가 다음 문항의 영상을 재생하여 뒤 문항으로 진행하도록 하였다. 각 문항별 영상이 모두 끝날 때까지 무반응인 경우에는 오답으로 처리하였다. 그리고 3세 아동의 주의 집중 시간을 고려하여 5개 문항 간격으로 격려하는 영상을 삽입하였다.

아동은 답지 영상 시청 중 번호를 말하거나 세 개 답지 중 하나를 손가락으로 지적하여 반응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답지를 2회 반복하여 제공하였으므로 아동은 첫 번째 답지나 두 번째 답지에서 반응할 수 있었다. 아동이 반응을 수정한 경우 수정한 것을 인정하였으며 연구자는 아동의 반응을 곧바로 검사지에 기록하였다.

4. 자료 분석
1) 채점 및 자료 처리

표준 영상과 같은 행위를 하고 있는 영상을 선택한 경우(예. 신발을 닦고 있는 영상-거울을 닦고 있는 영상) 1점, 그 외의 선택(행위 상이 영상 혹은 대상 사진)을 한 경우 0점으로 채점하였다.

자료는 SPSS version 22를 사용하여, 연령 집단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일원배치 분산분석(One-way ANOVA)을 실시하였고 집단 간 차이가 유의한 경우 Turkey 사후검증을 실시하였다.

2) 신뢰도

검사 결과 채점의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하여 자료 중 47%에 해당하는 36명의 자료를 임의 선택하여 다른 채점자 2명이 각각 18명의 자료를 독립적으로 채점하도록 하였다. 다른 채점자는 언어병리학 석사이며 3년 이상의 언어치료 경력을 지닌 언어재활사였다. 연구자와 다른 채점자 간의 일치도는 97%였다.


Ⅲ. 연구 결과

3, 5, 7세 집단아동의 동사 의미 연결 과제 수행을 살펴보았다. 이에 대한 기술통계 결과는 표 2와 같다.

Table 2. 
Descriptive statistics on performance of task on verb mapping according to age
Ages
(n)
3 years old
(30)
5 years old
(23)
7 years old
(23)
Mean
(SD)
6.90
(2.59)
10.83
(1.15)
11.96
(.20)

표 2의 기술통계 결과를 보면, 3세 아동은 평균 6.90점(SD 2.59), 5세는 평균 10.83점(SD 1.15), 7세는 평균 11.96점(SD 0.20)으로 나타났다.

연령에 따른 동사의미 연결 과제 수행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일원배치 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집단 간에 통계적 차이가 유의미하였다(F(2, 73) = 61.81, p < .01). 일원배치 분산분석결과는 표 3과 같다.

Table 3. 
One-way ANOVA on scores of verb mapping task by age
Source SS df MS F p
Between Group 380.97 2 190.48 61.81 <.01
Within group 224.96 73 3.08
Total 605.93 75

집단 간 차이를 확인하기 위한 Turkey 사후검증을 실시한 결과는 표 4와 같다. 결과는 3세-5세, 3세-7세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었다.

Table 4. 
Turkey post hoc test of verb mapping task
Age 3 years old 5 years old
5 years old *
7 years old *
* p<.05

연령별 동사의미 연결 과제의 답지별 선택률을 표 5에 정리하였다. 3, 5, 7세 아동의 정반응률은 각각 57%, 90%, 99%로 나타났다. 행위가 포함되지 않은 대상의 선택은 3세에서만 3%로 나타났다. 동사와 행위의 의미 연결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 대부분의 아동들은 같은 대상으로 다른 행위가 일어나고 있는 영상을 선택하였다.

Table 5. 
Selecting rate by answer sheet in verb mapping task by age
Age 3 years old 5 years old 7 years old
Action same,
object different
(correct response)
57% 90% 99%
Action different,
object same
40% 10% 1%
Object 3% 0% 0%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한국 3, 5, 7세 아동을 대상으로 아동에게 친숙한 [대상-행위] 의미관계에서 새로운 동사를 들려준 후, 다른 대상에게 일어나는 동일한 행위에 대하여 이전에 들은 그 동사의 의미를 연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령별 차이를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연령에 따른 의미 있는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3-5세, 3-7세에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으며 5-7세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정반응률을 살펴보면 3세 아동이 57%의 정반응률을 보인데 비하여 5세 아동은 90%의 정반응을 보여 현저하게 높아졌다. 3세와 5세 사이의 급격한 정반응률 상승은 Imai et al.(2008)의 연구에서 일본어, 영어 사용 아동의 결과와 맥을 같이 한다. 중국어를 사용하는 아동은 8세가 되어서야 새로운 동사의 의미를 또 다른 대상으로 일어나는 동일한 행위에 연결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가 가진 형태론적 이점에 힘을 실어준다. 한국어에서 ‘-고 있다’와 같은 보조용언은 일본어(-teiru)나 영어(-ing)처럼 단어가 동사라고 확신할 수 있는 장치가 되고, 동사의 의미를 행위의 움직임에 더 잘 연결하도록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연령별 동사의미 연결 과제의 답지별 선택률은 그 증거가 될 수 있겠다. ‘-고 있다’ 형태의 동사를 들은 후 전체 아동의 약 1%만이 대상을 고른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 아동에게 ‘-고 있다’를 결합한 동사는 행위를 나타낸다고 확신할 수 있는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아동은 동사가 행위를 가리킨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경향이 있는데(Pinker, 1989), 그 전에 성공해야 하는 단계는 아동이 그 단어가 동사임을 아는 것일 것이다. 아동에게 행위의 움직임에 대한 이름 즉, 동사를 언급할 때에 보조 용언을 활용하는 것은 아동이 행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러한 시사점은 그 보조 용언을 이해하는 아동에게 국한될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동사와 행위의 의미 연결을 도모할 때 아동의 발달수준에 맞는 보조 용언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한국 아동의 새로운 동사와 행위의 의미 연결 과제 수행의 정반응률은 3세 57%, 5세 90%, 7세 99%로, Imai et al.(2008)의 연구에서 나타난 일본어를 사용하는 3세 아동 38%, 5세 아동 77% 그리고 영어를 사용하는 3세 아동 42%, 5세 아동 70%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이 차이는 연구에 사용한 대상의 친숙성과 관련 있을 수 있다. 본 연구에 사용된 대상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관찰할 수 있는 익숙한 것이었다. 반면에 일본어 또는 영어 사용 아동의 연구에 사용된 대상은 아동에게 새로운 것이었다. 아동은 대상이 친숙할 때 행위에 초점을 맞추기 더 쉽고, 반대로 낯선 대상은 아동이 행위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된다(Kersten & Smith, 2002). 따라서 본 연구는 아동이 행위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조건이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결과로 나타난 수치는 연령별 수행의 변화 차이에 초점을 두어야 하며, 한국 아동이 더 높은 수행률을 보인 것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5세와 7세 아동의 경우 각각 90%, 99%의 정반응률을 보이며 최고한계선 수준의 결과가 도출되었는데, 연구에 사용한 행위를 3세 이하 아동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고된 동사를 기준으로 선정하여 5세와 7세 아동에게는 비교적 쉬운 단어였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짐작할 수 있겠다.

3세 아동의 97%가 움직임이 있는 답지를 고른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연구자가 제시한 새로운 단어가 행위의 움직임을 나타낸다는 것을 알면서도 새로운 동사와 행위의 의미를 연결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어려움은 동사임이 확연히 드러나는 일본어, 영어 등의 다른 언어 문화권의 연구에서도 마찬가지였다(Imai et al., 2008). 본 연구에서 새로운 동사와 자르는 행위의 의미를 연결하는 문항의 답지에서 자르는 도구의 차이가 있었는데도 의미 연결에 어려움이 있었던 점, 닦는 행위는 손으로 이루어지고 답지에 포함된 신는 행위는 발로 이루어진 것처럼 행위가 다른 신체 부위로 이루어졌음에도 의미 연결에 어려움이 있었던 점은 흥미롭다. 이것은 동사 의미와 행위의 연결이 결코 단순한 과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며, 행위의 개념 이해는 사용 언어에 관계없이 3세 아동의 수준에서 어려운 작업임을 시사한다. 또한 연구에 참여한 아동이 행위에 상응하는 단어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았고, 친숙한 대상과 행위의 의미관계였음에도 3세 아동의 43%가 새로운 동사 의미를 다른 대상으로 일어나는 동일한 행위에 연결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동이 사용하는 동사에 대응하는 행위일지라도 그 의미를 완벽하게 연결하지 못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동이 동사의 의미를 행위에 연결하는 것은 아직 한정된 장면에서만 성공적일 수 있으며 아동은 서로 다른 행위자가 하는 행위를 어떤 한 동사의 의미에 연결하기 위해 많은 반복이 필요한데(Maguire et al., 2008) 서로 다른 대상으로 일어나는 하나의 행위를 어떤 한 동사의 의미에 연결하기 위해서 공통의 의미를 추출하기 위한 충분한 반복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아동이 낯선 소리로 주어지는 동사를 듣고 동사의 의미와 행위의 움직임을 연결하는 과정 자체에 집중하였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아동의 연령 변화에 따라 동사 습득에서 진행되는 인지적 처리의 발달 과정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겠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어떤 구조의 문장에서 새로운 동사를 듣는지가 새로운 동사의 의미를 행위에 연결하는 데에 영향을 줄 수 있다(Childers et al., 2012; Imai et al., 2008). 실제 상황에서는 새로운 동사는 행위자 혹은 대상, 또는 이 둘이 모두 포함된 문장 속에서 듣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새로운 동사만 단독으로 들려주었으므로 본 연구의 결과를 해석할 때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후 이러한 제시 문장의 구조를 다양화한 동사습득과정의 수행 차이를 조사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This article was based on the first author's master's thesis from Dankook University (2016).

이 논문은 권지은(2016)의 석사학위 논문을 수정ㆍ보완하여 작성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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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ndix
Appendix 1. 
Total verb index of verb mapping task
번호 검사문항
(비단어)
목표단어
(의미단어)
표준 영상 답지 구성
행위동일 대상동일 대상
연습 1 피츠다 덮다 이불을 덮다 이불을 덮다 이불을 끌다 이불
2 후내다 먹다 딸기를 먹다 과자를 먹다 딸기를 그리다 딸기
3 모디다 깎다 감을 깎다 감자를 깎다 감을 씻다
본검
1 꾸찌다 쏟다 우유를 쏟다 콩을 쏟다 우유를 마시다 우유
2 지머다 넣다 (바구니에)블록을 넣다 (가방에) 양말을 넣다 블록을 끼우다 블록
3 개뚜다 닦다 신발을 닦다 거울을 닦다 신발을 신다 신발
4 히처다 걸다 옷을 걸다 그림을 걸다 옷을 개다
5 패마다 던지다 공을 던지다 베개를 던지다 공을 들다
6 드쪼다 떼다 껌을 떼다 밥을 떼다 껌을 물다
7 비므다 줍다 빵을 줍다 돈을 줍다 빵을 뜯다
8 피채다 자르다 케이크를 자르다 바나나를 자르다 케이크를 누르다 케이크
9 뚜초다 꽂다 (꽃병에) 꽃을 꽂다 (꽂이에)칫솔을 꽂다 (휴지통에) 꽃을 버리다
10 하코다 때리다 곰을 때리다 인형을 때리다 곰을 안다
11 쁘너다 닫다 상자를 닫다 차 문을 닫다 상자를 차다 상자
12 내커다 불다 풍선을 불다 비눗방울을 불다 풍선을 묶다 풍선

Appendix 2. 
Example of basic video and answer sheet

표준 영상 (대상 + 행위)

“개뚜다” (닦다)

우측 방향 순서대로

① 행위 동일 + 대상 상이 영상
  (거울을 닦아요)

② 동일한 범주이나 속성이 다른 대상 사진
  (신발)

③ 행위 상이 + 대상 동일 영상
  (신발을 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