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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유창한 정도는 때와 장소와 대상과 주제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단어와 문장이 별다른 노력 없이 부드럽게 나오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말한다고 할 수 있다(Manning, 2010).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반적인 발화에서는 자신의 의사소통 방식에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나 의사소통 혹은 감정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부드럽고 자동적인 말하기와 달리 반복이나 막힘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유창한 정도의 변화는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지만 말을 더듬는 사람들은 훨씬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말더듬인들은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시간적 압박이나 어려운 대화 상황과 같은 유창성을 방해하는 자극에 대하여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Shin et al., 2020). 그러나 말더듬이 진행되면서 말하기 두려운 말소리와 단어를 회피함으로써 임기응변적 유창성을 가져오지만 정신적인 에너지와 감정이 소진될 수 있다.

말더듬은 발달 시기에 발생되어 학령기 및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기까지 지속된다. 발생 초기에는 말더듬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정서가 거의 없거나 아주 약하지만 청소년기와 성인기로 진행되면서 말더듬의 증상이 보다 심해지고 내면화된다(Andrew & Craig, 1982; Guitar, 2014). 말을 유창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특히 청소년기에는 학업과 또래 관계에서 유창성은 더욱 그 의미가 강조된다. 이 시기는 자기소개, 발표 등과 같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기회가 많아지고 이러한 의사결정이 향후 진로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더 클 수 있다(Shin et al., 2019b). 아동기에 발생한 말더듬이 청소년기까지 진행되면서 유창성을 방해하는 다양한 요인들로 언어학적 단위가 짧은 반복이나 심한 막힘을 보이며, 점차 투쟁이나 회피로 진행되어간다. 이 시기의 말더듬 행동은 불수의적 행동들이 점차 강화되어 의사소통 상황에서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지 못함으로써 불안이나 좌절감이 더욱 두드러진다(Manning, 2010). 그러므로 말더듬 청소년의 본질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 겉으로 드러나는 구어 유창성 평가뿐만 아니라, 내면적인 인지적ㆍ정서적 특성까지 다루어야 한다(Guitar, 1998; Manning, 2010; Shin et al., 2019a).

국내에서도 말더듬인들의 내면적 특성을 살펴보는 도구들을 표준화하기 위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의사소통태도 검사 도구(S-24)의 표준화 연구(Kim & Kwon, 2005), 말더듬지각 검사(PSI)의 국내적용을 위한 예비연구(Kim et al., 2010), 말하기 효능감 검사의 표준화 연구(Shin et al., 2013), 말더듬 내면적 검사 간의 상관연구(Shin et al., 2015)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내면적인 평가 도구는 대부분 말더듬 성인을 대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어 있다. 하지만, 말더듬으로 인한 심리적인 문제는 말더듬에 대한 개인들의 반응이 다양하고 수년 동안 조건화되어 청소년기에는 부정적 정서가 매우 두드러진다(Guitar, 1998). 따라서 말더듬으로 인한 심리적인 변화가 현저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내면 평가의 필요성이 강조되어 왔다.

말을 더듬는 청소년들은 말더듬과 청자에 대한 단순한 불안을 넘어 수치심, 공포, 분노가 있을 수 있다. 몇 년 동안 말을 더듬어 왔고, 청자로부터 초조함, 거부, 놀림 및 괴롭힘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정상적인 정서이다. 이러한 대상자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과 정서를 조절하도록 돕는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상자가 자신의 말더듬을 수용하고 좌절과 공포에 대한 내성을 기르고, 점차 말더듬의 변화에 대한 책임을 가지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는 말더듬인의 인지적ㆍ정서적 인식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말더듬의 내면적 특성은 명확하게 드러나는 증상은 아니지만 언어치료사는 어느 정도는 일반적이고 예측되는 말더듬의 구성요소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말더듬인이 자신의 말을 통제할 수 없으며 원할 때 말을 멈출 수 없음을 느끼는 순간부터 불안이 통제력 상실을 증가시키고, 말에 대하여 두려움과 공포심으로 반응하게 한다(Guitar, 1998). 말더듬인은 일상생활에서의 불수의적인 말더듬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무력감을 느끼며 소개하기와 질문하기와 같은 간단한 사회적 의사소통도 어려움이 있다(Corcoran & Stewart, 1998). 또한 말더듬에 대한 공인된 원인이 없기 때문에 말을 더듬는 이유를 자신에게 돌리며 자신을 비난하는 경향이 있으며 자기 비하 및 수치심과 치욕감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주위 사람들의 반응에 대한 공포와 더듬을 것 같은 상황을 숨기거나 회피함으로써 제한된 생활을 하게 된다(Perkins, 1990). 치료사가 말더듬인의 무력감, 수치심, 말에 대한 통제력 및 대처방법, 두려움, 공포, 불안 등의 인지적ㆍ정서적 요소를 정확하게 감지하는 것은 다소 어려움이 있다. 물론 말더듬의 본질과 특성을 토대로 말더듬이 말더듬인의 생활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것을 공감하고 이해함으로써 다가갈 수 있지만 무엇보다 말더듬에 대한 자신의 내재적 특성과 의사결정에 대해서 말더듬인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 가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청소년기 말더듬을 대상으로 내면적 특성을 파악함으로써 심화된 말더듬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고 말더듬에 대한 인식과 대처방안을 도울 수 있다.

한국 청소년 말더듬 검사(Korean Adolescent Stuttering Test: KAST)는 말더듬 심한 정도, 발화 수집 및 분석 방법의 용이성과 객관성에 초점을 둔 외현적 구어 유창성 평가와 말더듬으로 인한 불안, 공포, 우울과 두려움, 좌절 등과 관련된 인지ㆍ정서 평가로 구성되었다. 구어 유창성 평가를 위한 과업 및 평가 도구에 대해서는 언어재활사, 유창성장애 전문가, 일반 청소년을 대상으로 타당도 및 신뢰도 연구가 이루어졌다(Shin et al., 2019a). 말더듬 청소년의 인지ㆍ정서 평가는 본 연구자들이 청소년의 의사소통태도, 말더듬에 대한 대처 행동, 청소년들이 주로 접하는 말하기 상황과 불안과 관련된 내면적 특성 영역과 문항을 구성한 후, 3회 차의 전문가 자문 분석을 실시하고, 언어재활사를 대상으로 타당도를 살펴보았다. 또한 말더듬 청소년을 대상으로 문항변별도, 내적일치도 연구가 이루어졌다(Shin et al., 2021).

검사 개발의 궁극적인 목적은 타당도와 신뢰도가 높으면서 검사 실시 방법 및 분석이 용이한데 초점을 두고 있다. 청소년용 말더듬 검사도구인 KAST는 구어 유창성 평가, 인지ㆍ정서 평가 영역으로 구성하였다. 본 연구는 KAST의 하위 요인 간의 상관을 통하여 한국 청소년용 말더듬 검사의 구성을 체계적으로 완성하고자 한다. 또한 현재 국내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P-FA-Ⅱ(Shim et al., 2010)와의 상관을 통하여 본 검사도구의 공인타당도를 알아보고자 한다. 본 연구를 통해 KAST를 최종 보완한 후 더 많은 말더듬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국 청소년용 말더듬 검사의 표준화를 실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아동이나 성인과는 다른 청소년기의 외현적 및 내면적 특성에 대한 평가 결과를 기반으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

청소년용 말더듬 검사도구인 KAST는 외면적ㆍ내면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구어 유창성 평가, 인지ㆍ정서 평가 영역으로 구성하였다. 구어 유창성 평가는 청소년 시기에 적합한 과업들로 읽기, 질문에 대답하기, 장면말하기, 주제이야기로 구성되었다. 인지ㆍ정서 평가는 의사소통태도 체크리스트, 말하기 상황 체크리스트(접근 효능감, 유창성 효능감), 말더듬 대처행동 체크리스트, 불안 체크리트 4개의 평가로 구성하였다. 본 연구는 KAST의 하위 요인 간의 상관을 통하여 한국 청소년용 말더듬 검사의 구성을 체계적으로 완성하고자 한다. 또한 현재 국내 임상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P-FA-Ⅱ(Shim et al., 2011)와의 상관을 통하여 본 검사도구의 공인타당도를 알아보고자 한다.

구어 유창성 검사의 결과와 의사소통태도, 말하기상황의 접근 효능감과 유창성 효능감, 말더듬 대처행동, 불안 검사 간에 대부분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을 보이지 않았다. 구어 유창성 평가 중 주제 말하기 과업과 말더듬 대처행동 중 회피행동 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적상관을 보였다. KAST 구어 유창성 평가의 하위 검사 간 상관분석의 결과, 4개의 말하기 과업(읽기, 질문에 대답하기, 장면말하기, 주제이야기하기)의 각 점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적상관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내면 검사 간에는 유의한 상관을 보이지만, 내면 검사와 외현 검사는 유의한 결과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말더듬 청소년의 본질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 겉으로 드러나는 구어 유창성 평가뿐만 아니라, 내면적인 인지적ㆍ정서적 특성까지 다루어야 한다(Guitar, 1998; Manning, 2010; Shin et al., 2019a). 하지만, 말더듬 청소년의 경우에는 구어 특성을 파악하기 구어평가와 내면적인 평가는 따로 실시해야 보다 더 명확하게 말더듬 특성을 파악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의사소통태도와 말더듬 대처행동(도피행동, 회피행동, 총점)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적상관이 있었다. 의사소통태도와 말하기 상황 체크리스트(유창성 효능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적상관을 보였다. 말더듬 대처행동 체크리스트(총점, 도피행동)와 말하기 상황 체크리스트(접근 효능감)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적상관을 보였다. 불안 체크리스트는 다른 인지ㆍ정서 평가와 유의한 상관을 보이지 않았다. 최근 청소년 말더듬 특성 연구에서 내면적 특성 중 가장 많이 연구된 주제가 불안이었다(Kim et al., 2020). 말더듬 청소년의 불안 특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분석한 Chang 등(2020)에서는 말더듬 청소년이 불안하지 않다는 연구결과(Craig & Hancock, 2014; Iverach et al., 2016; Messenger et al., 2015)와 일반 청소년에 비해 말더듬 청소년이 더 불안하다는 연구(Blood et al., 2007; Gunn et al., 2014; McAllister et al., 2015)도 있었다. 따라서, 조금 더 표본 수를 늘려서 말더듬 청소년의 불안 특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말더듬 인지 정서 검사 안에 포함하여야 할 것이다.

KAST 구어 유창성 평가와 인지ㆍ정서 평가 하위 검사의 내적일관성 분석한 결과 구어유창성 평가의 Cronbach α값은 .910으로 높게 나타났다. 인지ㆍ정서 평가의 하위 검사들은 .749~ .944로 내적 일관성이 모두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KAST의 구어 유창성 및 인지ㆍ정서 검사 과업들이 말더듬 청소년의 특성을 선별해 낼 수 있는 과업임을 알 수 있다.

KAST 구어 유창성 평가와 P-FA-II의 필수과제의 ND 점수, AD 점수, 총 점수와의 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 두 검사도구의 비유창성 측정 방법에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하위 점수 및 총 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을 나타내었다. 말더듬 청소년 및 성인을 검사도구인 P-FA-II와의 상관이 높다는 것은 KAST검사도구가 말더듬 청소년의 진단평가 할 수 있는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는 국내 최초로 말더듬 성인을 제외하고,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하는 말더듬 외현 및 내면 검사를 하였다. 이러한 과정은 국외 말더듬 검사도구의 번안을 통해 개발하는 과정이 아닌, 과업 개발, 분석방법 개발, 검사자료 개발 과정까지 모든 과정의 매우 심도 깊은 숙고의 과정이었다. 본 연구에서는 구어 유창성 평가 밎 인지ㆍ정서 평가를 예비 연구과정을 토대로 최종 표준화 과정에서 이 검사도구가 말더듬 청소년의 특성을 진단평가 할 수 있는 도구인지를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본 연구를 통해 KAST를 최종 보완한 후 더 많은 말더듬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국 청소년용 말더듬 검사의 표준화를 실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아동이나 성인과는 다른 청소년기의 외현적 및 내면적 특성에 대한 평가 결과를 기반으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