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말소리장애 아동과 일반 아동의 어휘인출 능력 비교
초록
그림을 보고 어휘를 인출하는 것은 간단해 보이지만 개념화, 형식화, 조음단계를 거치는 인지, 언어, 운동의 상호작용과 협응이 필요한 복잡한 과정이다. 본 연구는 REVT 표현 어휘력 검사를 이용하여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과 일반 아동의 어휘인출 능력을 비교하고, 어휘인출 시 나타나는 오류유형의 오류율을 분석하여 두 집단 간 어휘 처리과정에서의 특성을 비교하고자 하였다.
연구 대상자는 사전 검사로 REVT-R, PRES, U-TAP을 이용하여 만 4~6세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 35명, 일반 아동 44명을 선정하였다. 두 집단을 대상으로 REVT-E를 실시하고 집단 간 표현어휘력, 어휘인출능력을 살펴보았다. 또한 대상자들의 오류유형을 의미오류, 형태오류, 혼합오류, 비관련오류, 비단어오류로 범주화하여 오류율을 살펴보였다.
첫째, 말소리장애 아동과 일반 아동 집단의 표현 어휘력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연령 간 표현 어휘력에는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둘째, 말소리장애 아동 집단과 일반 아동 집단의 어휘인출 능력에는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 연령 간에도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셋째, 말소리장애 아동 집단과 일반 아동 집단의 오류유형별 오류율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말소리장애 아동 집단은 형태오류가 유의하게 많았으며, 일반아동 집단은 의미오류가 유의하게 많았다. 이러한 결과는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 집단의 부정확한 음운표상, 음운처리능력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위와 같은 결과는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의 불안정한 어휘인출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말소리장애 아동의 어휘 평가 시 질적 분석의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Abstract
Lexical retrieval by viewing photographs may seem simple, but it is a complex process that requires interaction and movement of cognition, language, formulation, articulation, and movement through conceptualization.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compare the vocabulary retrieval ability of Pure SSD, TD by using the REVT expressive vocabulary test, and to compare the characteristics of the vocabulary processing between the two groups by analyzing the error rates of the error types that occur during vocabulary retrieval.
The subjects of this study included 35 people with Pure SSD, and 44 with TD aged 4-6 years. Using REVT-R, PRES, and U-TAP, REVT-E was conducted on both groups and the expressive vocabulary and lexical retrieval ability were examined. In addition, the error rate was examined by categorizing the error types of the subjects into semantic error, formal error, mixed error, unrelated error, and non-word error.
First, there was no significant difference in expressive vocabulary between the two groups, while there was a significant difference in expressive vocabulary between ages. Second, there was a significant difference in the lexical retrieval ability between the two groups, while there was a significant difference in lexical retrieval ability between ages. Third, there was a significant difference in the error rate of each type of error between the Pure SSD group and the TD. The Pure SSD group produced many formal errors, while the TD group produced a significant number of semantic errors. These results show the inaccurate phonological representation and the phonological processing ability of the Pure SSD group.
The results confirmed the unstable lexical retrieval ability of the Pure SSD group and suggest the importance of qualitative analysis in evaluating the vocabulary of people with pure SSD.
Keywords:
speech sound disorder, expressive vocabulary, lexical retrieval키워드:
말소리장애, 표현 어휘력, 어휘인출Ⅰ. 서 론
말소리장애(speech sound disorder)는 지속적인 말명료도 저하로 인해 구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장애이다. 학령전기에는 언어의 하위 영역인 음운, 의미, 형태, 구문, 화용 전반에 걸쳐 발달이 활발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말소리장애와 언어장애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Kim et al., 2015). 따라서 많은 연구자들이 말소리장애 아동의 언어능력에 관심을 갖고 있다. Dodd(2005)는 말소리장애 아동의 경우, 말소리 산출에만 어려움을 보이는 경우는 적고 언어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였고, Shriberg와 Austin(1998)은 말소리장애 아동의 60% 이상이 표현언어 능력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였으며, 말소리장애 아동이 화용언어 능력에도 어려움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Low et al., 1989). 국내 연구에서도 말소리장애 아동의 25%가 표현언어 능력에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하였다(Kim et al., 2015). 그러나 다른 연구에서 말소리장애 아동들의 수용언어 능력은 일반 아동들과 차이가 없다고 하였으며 4세 이후에는 말소리장애 아동과 일반 아동간 표현어휘 능력의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Lee et al., 2018). 이와 같이 공식 검사를 활용한 말소리장애 아동의 언어능력에 관한 연구 결과는 일관적이지 않기 때문에 말소리장애 아동의 언어능력을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이 요구된다.
표현언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어휘인출, 설명을 듣고 이름 말하기, 자발화에서 어휘인출, 연상해서 어휘인출, 정의하기, 문장완성하기 과제를 실시할 수 있다(Kim et al., 2002). 이 중 모든 언어에서 언어생활을 하는데 꼭 필요한 최소한의 의사소통의 단위는 어휘이다. 이러한 어휘를 평가할 수 있는 과제는 어휘인출 과제이다. 어휘인출 과제는 아동의 어휘 인출 능력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Lee & Kim, 2003).
어휘인출 과제는 그림을 보고 이름을 대는 간단한 과제인 것처럼 보이지만, 인지·언어·운동의 상호작용과 협응이 필요하다. 어휘를 인출되는 과정을 언어심리학자들은 어휘가 처리되는 과정을 개념화 단계(conceptualization), 형식화 단계(formulation), 조음단계(articulation) 세 단계로 설명하였다. 첫째, 개념화 단계에서는 목표 어휘와 관련된 여러 정보들이 개념적 구조를 형성하게 되며 아직 언어적 형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둘째, 형식화 단계는 의미표제어(lemma)와 어휘소(lexeme)의 두 체계로 구성된다. 먼저 의미표제어 단계에서는 추상적인 형태의 어휘가 선택된 후, 이어 어휘소 단계에서는 전 단계에서 선택된 어휘 정보가 음운적으로 부호화 된다. 마지막으로 조음 단계에서는 이전 과정을 통해 선택된 어휘가 음성학적이고, 조음적으로 프로그램 되어 조음 기관을 통해 산출된다고 설명하였다(Levelt, 1991).
국내에서 말소리장애 아동들의 어휘인출 수행력에 관심을 두어 일반 아동과의 비교를 한 연구는 있었지만(Chang & Kim, 2001; Lee et al., 2018) 양적 분석을 통해 수행력만을 비교하여 어휘인출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깊게 논의하지 못하였다. 반면 Kim과 Ha(2018)의 연구에서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과 일반아동에게 K-BNT를 실시하여 어휘인출 능력을 비교한 결과,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 집단이 어휘 인출시 비단어의 오류를 많이 보여 음운처리능력에 어려움을 보인다고 하였다.
아동의 어휘인출 능력은 다른 언어영역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어휘인출 능력을 보다 더 면밀히 살피기 위해서는 말소리장애 아동의 전반적인 언어능력을 통제하였을 때 말소리장애 아동들의 특성을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수용어휘력, 전반적인 언어능력을 통제하여 말소리에만 어려움이 있는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어휘인출 능력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Kim과 Ha(2018)의 선행 연구에 근거한 분석방법을 사용하였다. 어휘인출 과제는 REVT 표현 검사의 그림을 보고 이름을 대는 과제는 동일하지만, 반응을 유도하고 분석하는 방법에 있어서 REVT 표현 검사의 분석 방법과 차이가 있다. 어휘인출 과제의 목적은 제시한 그림을 보는 즉시 머릿속에서 인출하는 어휘를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상자가 산출하는 첫 반응을 점수화 하였다. 말소리 외에 어려움이 없는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인 만큼, 어휘 인출 능력을 심층적으로 평가하는 것에 의의가 있을 것이다.
이상 본 연구의 연구 질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집단과 연령에 따라 표현 어휘력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둘째, 집단과 연령에 따라 어휘인출 능력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셋째, 집단과 연령에 따라 어휘인출 시 오류유형별 오류율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Ⅱ. 연구 방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만 4~6세 일반아동 44명(4세 16명, 5세 19명, 6세 9명)과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 35명(4세 13명, 5세 14명, 6세 8명) 총 79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하였다. 모든 연구 대상자는 부모나 교사에 의해 인지·정서·감각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고, 자폐나 ADHD 등 신경학적 이력이 없으며, 구강구조 및 기능에 결함이 없다고 보고된 아동들이었다.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 집단은 언어재활사가 다른 동반 장애 없이 말소리 산출에만 어려움을 보인다고 진단 한 아동이었고,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REVT의 수용 어휘능력이 –1SD 이상 범주에 속하는 아동이고, 둘째, PRES의 통합 언어연령이 1년 이상 지체되지 않은 아동, 셋째, U-TAP의 단어수준에서 자음정확도가 –2SD 이하에 속하는 아동들로 선정하였다. 일반 아동 집단의 선정 기준은 첫째, REVT의 수용 어휘능력이 –1SD 이상 범주에 속하는 아동이고, 둘째, PRES의 통합언어연령이 1년 이상 지체되지 않은 아동, 셋째, U-TAP의 단어수준에서 자음정확도가 –1SD 이상에 속하는 아동들로 선정하였다.
두 집단 간 성별, 생활월령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5). 두 집단 간 수용 어휘력, 수용언어연령 및 표현언어연령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p>.05), 자음정확도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05). 두 집단 대상자들의 성별, 연령, 수용어휘력, 통합 언어연령, 자음정확도에 대한 기술통계 분석을 표 1에 제시하였다.
2. 연구 방법
본 연구에서는 REVT 표현 검사의 어휘들을 연구도구로 이용하였다. 연구는 소음이 적은 독립 공간에서 대상자와 연구자가 일대일로 마주 앉아 진행하였다. REVT 표현 어휘 검사의 그림들을 하나씩 제시하면서 그림 검사자료 뒷면에 게재된 내용을 읽어주며 대답하라고 지시하였다. 본 과제를 실시하기 전 연령별 연습 문항을 충분히 실시하여 아동이 과제절차를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하였다. 연구자는 아동의 모든 반응을 녹음하였고, 동시에 바로 반응을 기록하였다.
3. 결과 산출
REVT 채점 방법 지침에 따라 원점수를 표현 어휘력 점수로 처리하였다. 기초선이 확립되면 기초선보다 낮은 문항들은 맞은 것으로 간주하고, 최고한계선이 확정되면 그 보다 높은 문항들은 틀린 것으로 간주하여 원점수를 계산하였다.
선행연구(Kim & Ha, 2018)에 근거하여 검사자의 의미적, 구어적 단서 없이 그림을 보자마자 아동이 인출한 첫 반응을 점수화하여 어휘인출 능력을 측정하였다. 즉, 아동 스스로 인출한 최초 반응만 점수화하였으며 이에 대해 정반응 1점, 오반응을 0점으로 처리하였다.
오류유형 분석은 선행연구(Kim & Ha, 2018)의 기준에 근거하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의미오류(semantic error)는 목표어휘와 의미적으로 비슷한 어휘를 산출한 경우(예, ‘낚시하다’를 “물고기 잡아요”, ‘쓰다듬다’를 “만져주다.”), 형태오류(formal error)는 목표 어휘와 음운적으로 비슷한 어휘를 산출한 경우(예, ‘장화’를 “장가”, ‘주사위’를 “주사기”), 혼합오류(mixed error)는 목표 어휘와 의미 및 음운적으로 비슷한 어휘를 산출한 경우(예, ‘부러지다’를 “부서지다”), 비관련 오류(unrelated error)는 목표 어휘와 의미 및 음운적으로 관련 없는 어휘를 산출한 경우(예, ‘연’을 “북채”, ‘우체국’을 “택시”), 비단어 오류(nonword error)는 우리말에서 어휘로 존재하지 않는 말소리 조합을 산출한 경우(예, ‘전쟁’을 “지건”)이며 아동이 “모르겠어요.”라고 말한 경우 선행연구에 근거하여 어휘 오류(lexical error)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오류분석에서 제외하였다. 대상자마다 전체 오류수가 다르기 때문에, 오류율은 각 대상자마다 전체 오류에 대한 오류유형의 비율을 구하여 백분율로 산출하였다.
4. 평가자 간 신뢰도
오류유형과 오류율 분석 시 평가자 간 신뢰도를 위해 언어재활사 1급 자격증을 소지하고 임상 경력이 10년 이상인 언어재활사 1명과 본 연구자가 전체 대상자의 약 20%인(pure SSD 7명, TD 9명)의 자료를 무작위로 추출하여 분석한 후 분석내용과의 일치율을 측정하였다. 오류유형 분석에 대한 일치율은 95.68%이었다.
5. 자료 처리
자료의 통계처리는 SPSS version 26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첫 번째, 두 번째 연구질문인 두 집단(Purs SSD vs TD)과 연령(4세, 5세, 6세)에 따른 표현 어휘력, 어휘인출 점수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원분산분석(repeated measure two-way ANOVA)을 실시하였다. 세 번째 연구질문인 두 집단 간 연령(4세, 5세, 6세) 및 오류유형별 오류율(의미오류 vs 형태오류 vs 혼합오류 vs 비관련오류 vs 비단어오류)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반복측정분산분석(repeated measure ANOVA)을 실시하였다. 반복측정분산분석 시 구형성가정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Greenhouse-Geisser의 수정된 자유도를 이용하여 결과를 해석하였다. 피험자 간 사후검정은 Scheffé 검정을, 피험자 내 주효과 검정은 Bonferroni 검정을 실시하였다. 이요인 상호작용효과는 COMPARE 하위명령어를 입력한 syntax를 실행시켜 사후검정을 실시하였다.
Ⅲ. 연구 결과
1.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과 일반 아동 간의 표현 어휘력 비교
연령별 두 집단의 표현 어휘력에 대한 기술통계는 표 2와 같다.
평균적으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표현 어휘력이 더 높았고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은 일반 아동에 비해 표현어휘력이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알아보기 위하여 이원분산분석을 실시한 결과는 표 3과 같다. 연령별 주효과가 유의하였지만(p<.001) 집단별 주효과는 유의하지 않았고(p>.05), 연령과 집단의 상호작용효과도 유의하지 않았다(p>.05). 연령 간 표현 어휘력의 차이에 대한 Scheffé 사후검정 결과, 4세와 5세(p<.001), 6세(p<.001)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 5세와 6세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01). 즉, 연령이 증가하면 표현 어휘력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
2.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과 일반 아동 간의 어휘인출 능력 비교
연령별 두 집단의 어휘인출 능력에 대한 기술통계는 표 4와 같다.
평균적으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어휘인출 능력이 더 높았고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은 일반 아동에 비해 어휘인출 능력이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알아보기 위하여 이원분산분석을 실시한 결과는 표 5와 같다. 연령별 주효과가 유의하였고(p<.05), 집단별 주효과도 유의하였지만(p<.05), 연령과 집단의 상호작용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p>.05). 연령 간 어휘인출 능력의 차이에 대한 Scheffé 사후검정 결과, 4세와 5세(p<.001), 6세(p<.001)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 5세와 6세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01). 즉, 연령이 증가할수록 어휘인출 능력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이 일반 아동에 비해 어휘인출 능력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
3.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과 일반 아동 간의 어휘인출 시 오류유형별 오류율 비교
연령별 두 집단의 오류유형별 오류율 비교에 대한 기술 통계 결과는 표 6과 같다.
연령과 집단을 집단 간 요인으로, 오류유형을 집단 내 요인으로 하여 반복측정분산분석을 실시한 결과는 표 7과 같다.
분석 결과, 집단 간 주효과가 유의하지 않았고(p>.05) 연령 간 주효과도 유의하지 않았으며(p>.05), 집단과 연령의 상호작용효과도 유의하지 않았다(p>.05).
집단 내 오류유형의 주효과가 유의하였고(p<.001), 오류유형과 집단의 상호작용효과(p<.01), 오류유형과 연령의 상호작용효과가 유의하였으나(p<.01), 오류유형과 연령 및 집단의 3요인 상호작용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p>.05).
오류유형 대한 사후검정 결과, 의미오류는 다른 모든 오류와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p<.001), 형태오류는 혼합오류(p<.001), 비단어오류(p<.001)와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p<.001), 혼합오류는 비관련오류(p<.001)와 비단어오류(p<.001)와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오류유형과 집단의 상호작용효과에 대한 사후검정 결과, 의미오류와(p<.01), 형태오류는(p<.001)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p<.001), 혼합오류, 비관련오류, 비단어오류는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5, 그림 3).
오류유형과 연령의 상호작용효과에 대한 사후검정 결과, 의미오류와 형태오류는 4세와 5세(p<.001), 6세(p<.05)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 5세와 6세간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5). 혼합오류, 비관련 오류, 비단어 오류는 연령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5, 그림 4).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 35명과 일반 아동 44명을 대상으로 REVT-E를 이용하여 표현 어휘력, 어휘인출 능력, 어휘 인출 시 보이는 오류유형을 범주화하여 오류율을 비교하였다.
첫 번째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표현 어휘력은 연령 간 유의한 차이가 있었지만, 집단 간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장애유무와 상관없이 아동이 성장함에 따라 단어지식이 증가하여 표현어휘력도 증가하며 이는 만 4~5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어휘력 발달 연구결과와 일치한다(Jang & Lee, 2009).
반면, 연구자들의 예상과 달리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과 일반 아동간의 표현 어휘력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즉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도 일반 아동과 유의한 차이가 없을 정도로 어휘를 산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말소리장애 아동은 낮은 음운처리 능력으로 인해 표현 어휘력이 낮다(Lee et al., 2018)는 연구와 말소리장애 아동은 말소리의 어려움으로 표현 어휘력이 낮다는(Chang & Kim, 2001)연구 결과와 상반되는 결과이다. 이러한 결과의 차이는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의 특성의 차이로 생각해볼 수 있다. 본 연구의 대상자는 PRES와 REVT-E를 사용하여 전반적인 언어능력을 통제하여 언어영역에 어려움이 없는 대상자들인 만큼, 어휘 처리과정에서 개념화단계 보다는 조음단계에 결함이 있는 대상자들이라고 간주할 수 있다. 따라서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의 경우 일반 아동들과 마찬가지로 목표 어휘를 개념적으로 처리하거나 의미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에 큰 문제가 없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어휘인출 능력은 연령 간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 집단 간에도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만 2~5세 아동을 대상으로 어휘인출 능력을 비교한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이며(Kim et al., 2002)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어휘 인출을 돕는데 사용되는 책략이 증가하면서 인출능력도 향상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연구 결과에서 표현 어휘력은 두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지만, 어휘인출 능력에서는 두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은 일반 아동만큼 목표 어휘와 관련된 정보를 의미기억 속에 저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휘를 인출하는데 어려움을 보였다. 이는 4~6세 말소리 장애 아동과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어휘인출 과제를 실시한 연구(Kim & Ha, 2018)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같은 과제를 사용함에도 두 집단 간 유의한 차이점이 발생한 이유는 과제 측정 방법상의 차이로 생각해볼 수 있다. 표현 어휘력의 경우 3번의 기회에 정반응을 했으면 1점을 획득하게 된다. 만약 목표 어휘가 ‘낚시하다’이고, 아동의 첫 반응이 “물고기 잡아요.”라는 오류를 보였을 때, 검사자는 “다른 말로 뭐라고 하죠?”라는 단서에 아동은 자신의 오류를 인식하여 정확한 어휘를 인출할 수 있게 되므로 정반응이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어휘인출 능력의 경우, 머릿속에서 어휘를 떠올리고 산출하는 반응을 측정하는 과제로 아무런 단서도 주어지지 않는다. 조음단계의 어려움으로 정확한 말소리 산출을 위해 용량이 제한(Joo & Ha, 2018)되어 있는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은 아무런 단서 없이 스스로 어휘를 인출하는 상황에서는 미세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미세한 어려움은 표준화 검사를 이용할 때 파악하기 힘든 부분이므로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을 평가할 때 보다 심도 있게 다양한 평가 방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을 시사한다.
대상자들이 어휘 인출과정에서 보이는 어려움은 세 번째 연구 결과에서 살펴볼 수 있다. 어휘 인출 시 보이는 오류유형별 오류율을 비교한 세 번째 연구 결과, 집단 내 오류유형의 주효과가 유의하였고, 오류유형과 집단의 상호작용효과, 오류유형과 연령의 상호작용효과가 모두 유의하였다.
집단과 오류유형의 상호작용에 대한 결과, 두 집단 아동 모두 어휘 인출 시 의미오류를 많이 보였다. 이는 대상자들이 성인이 아닌 아동이기 때문에 어휘를 인출할 때 의미적 정보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석할 수 있으며, 목표 어휘와 유사한 의미를 지닌 어휘들을 과잉확대해서 사용했을 수도 있고, 어휘를 저장할 때 다른 어휘들과 충분히 연결망을 형성하지 못한 불완전한 형태로 저장하기 때문에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은 일반 아동에 비해 형태 오류는 유의하게 많았고, 일반 아동은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보다 의미오류가 유의하게 많았다. 혼합오류, 비관련오류, 비단어오류는 두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두 집단 모두 어휘 인출에서의 오류는 의미적 체계에서의 오류가 훨씬 더 빈번하지만,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의 경우 의미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 정보를 정확하게 산출하기 위해 음운표상을 찾는 어휘소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Ahn, 2017; Kim & Ha, 2014).
비단어 오류는 집단 간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지만 오류 특성을 살펴보면, 일반 아동의 경우 “국채, 뿌렀어”와 같이 의미단어의 음소수준에서 대치가 되는 비단어 오류를 보였고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의 경우 “플라인디, 횡단불, 스케이”와 같이 음절수준에서 비단어 오류를 보였다. 이 결과 역시,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들이 어휘를 산출하기 위한 음운처리능력이 일반 아동에 비해 취약하고, 어휘소 단계에서의 어려움을 뒷받침 하는 예시이다.
연령과 오류유형의 상호작용에 대한 결과, 4세는 형태오류가 5세, 6세에 비해 유의하게 많았고, 의미오류는 반대양상을 보였다. 4세 아동의 다른 연령에 비해 형태오류가 많이 보이는 것은 4~6세 일반 아동의 조음교대운동에서 조음 실수가 4세가 5, 6세보다 많이 나타나는 나이가 어린 아동일수록 조음 오류 빈도가 높아지면서 조음운동의 민첩성이 부족하다는 결과(Sher, 2013)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낮은 연령일수록 조음기관의 미성숙, 보다 부족한 음운처리능력으로 인해 형태오류가 많은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에서는 표준화 검사를 이용하였지만, 4~6세의 모든 대상자가 알고 있는 어휘로 문항을 선정하지 못하였다. 이는 말소리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들이 난이도가 높은 어휘를 스스로 인출할 때 추가적인 부담을 주어 아동의 수행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또한 좀 더 다양한 연령층과 말소리장애 하위 집단별로 오류를 분석하여 살펴본다면 말소리장애 아동들의 어휘 평가와 중재의 자료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본 연구결과는 임상 현장에서 말소리장애 아동이 표준화 검사에서 일반 아동과 비슷한 수행력을 보이더라도 수행과정에서 다른 특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음을 제안하고 있다. 따라서 취학 전, 순수 말소리장애 아동들의 말소리 산출 능력뿐만 아니라, 의사소통능력을 최대한 향상시키기 위해서 어휘 평가의 질적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어휘를 정확하게 저장하고 인출하는 반복적인 중재를 통해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촉진시켜야 할 것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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