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Speech-Language & Hearing Association(KSHA)
[ ORIGINAL ARTICLE ]
Journal of Speech-Language & Hearing Disorders - Vol. 35, No. 3, pp.87-98
ISSN: 1226-587X (Print) 2671-7158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Jul 2026
Received 31 May 2026 Revised 14 Jul 2026 Accepted 31 Jul 2026
DOI: https://doi.org/10.15724/jslhd.2026.35.3.087

EyeLink 사용 환경에서 언어적 · 비언어적 작업기억이 메시지 부호화에 미치는 영향

김수희1 ; 신상은2, *
1충남대학교 일반대학원 언어병리학과 박사과정
2충남대학교 일반대학원 언어병리학과 교수
The Effects of Verbal and Non-Verbal Working Memory on Message Encoding Using the EyeLink System
Suhee Kim1 ; Sangeun Shin2, *
1Dept. of Speech-Language Pathology, Graduate School,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Doctoral Student
2Dept. of Speech-Language Pathology, Graduate School,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Professor

Correspondence to: Sangeun Shin, PhD E-mail : sashin@cnu.ac.kr

Copyright 2026 ⓒ Korean Speech-Language & Hearing Association.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초록

목적:

본 연구는 로우테크 유형의 보완대체의사소통(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AAC) 사용 환경에서 사용자의 작업기억이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언어적 및 비언어적 작업기억이 부호화 전략을 통한 메시지 산출 수행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방법:

정상 성인 40명으로 구성된 연구 참여자들은 안구 움직임 기반의 AAC 도구인 EyeLink를 활용한 메시지 산출 과제에서 두드러진 문자 부호화를 통해 총 12개의 목표 문장을 산출하였으며, 과제 수행 결과는 정반응 수와 반응시간으로 측정되었다. 이어 언어적 및 비언어적 작업기억 점수의 사분위수를 기준으로 하여 집단 간 비교(N=24)를 실시하였고, 반응시간을 종속변수로 설정하여 전체 표본(N=40)에 대해 언어적 및 비언어적 작업기억 점수를 연속변수로 투입한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결과:

언어적 및 비언어적 작업기억 집단 간 비교에서 모두 정반응 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나, 실제 집단 간 차이의 폭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반응에 대한 반응시간에서는 두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다중회귀분석 결과, 언어적 및 비언어적 작업기억 모두 반응시간을 유의하게 예측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

본 연구 결과는 사용자의 작업기억이 메시지 부호화 수행의 정확성에는 부분적으로 관련될 수 있으나, 처리 속도에는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메시지 부호화 수행 과정에서 필요한 인지적 요구에 대한 실증적인 근거를 제공하며, 향후 임상 현장의 AAC 사용 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로서 의의를 가진다.

Abstract

Purpose:

This study investigated the effects of verbal and non-verbal working memory on message production performance using encoding strategies, aiming to provide foundational data to clarify the impact of users’ working memory in a low-tech 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AAC) environment.

Methods:

Forty healthy adults participated in a message production task using EyeLink, an eye-movement-based AAC tool. The participants produced a total of 12 target sentences through salient letter encoding, and task performance was measured by the number of correct responses and reaction time. Subsequently, a between-group comparison (N=24) was conducted based on the quartiles of the verbal and non-verbal working memory scores. Furthermore, a multiple regression analysis was performed on the entire sample (N=40), with reaction time set as the dependent variable and verbal and non-verbal working memory scores entered as continuous variables.

Results:

In the between-group comparisons for both verbal and non-verbal working memory, the number of correct responses showed a statistically significant difference; however, the actual magnitude of the difference between the groups was minimal. No significant difference was found between the groups regarding the reaction time for correct responses. Additionally, the multiple regression analysis revealed that neither verbal nor non-verbal working memory significantly predicted reaction time.

Conclusions:

The findings suggest that while a user’s working memory may be partially related to the accuracy of message encoding performance, it likely has a limited effect on processing speed. These results provide empirical evidence regarding the cognitive demands required during message encoding and hold significance as foundational data for future research on AAC usage in clinical settings.

Keywords:

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AAC), EyeLink, working memory, adult, message encoding

키워드:

보완대체의사소통, 작업기억, 성인, 메시지 부호화

Ⅰ. 서론

중증의 지체장애를 지닌 사람 중에는 발성과 조음에 관여하는 해부생리학적 신체 기관의 움직임이 크게 제한됨에 따라 구어로 의사소통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예로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 환자는 운동신경세포(motor neuron)의 점진적인 소실로 인해 근육의 약화와 위축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병이 진행됨에 따라 사지, 구강 움직임이 어려워지고, 말기에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크게 제한되어 호흡, 삼킴, 발성이 거의 불가능해진다(Bjelica & Petri, 2024). 감금증후군(locked-in syndrome) 환자의 경우에도 전신마비로 인해 수의적인 움직임 조절이 극도로 제한되며 이로 인해 일상에서 구어를 통한 의사소통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Ball et al., 2004; Sőderholm et al., 2001).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들은 전신 쇠약 상태에서 기도 확보와 인공호흡을 위해 기관삽관이나 기도절개가 시행되는 경우가 있어, 일시적 혹은 장기적으로 의료진 및 가족과의 구어 의사소통이 차단될 수 있다(Brambilla et al., 2025).

이들 환자 중에는 중증 지체장애로 인해 신체 움직임에 중대한 제한이 있으나, 언어와 인지 능력은 기능적이고 문해력이 보존되어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기능적인 신체 움직임을 활용하여 글자 기반의 보완대체의사소통(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AAC) 중재 접근을 통해 의료 환경 및 일상적 대화 상황에서의 의사소통을 지원할 수 있다(Iacono et al., 2013; Roman et al., 2010). 환자들이 구어를 대신하여 문어를 통해 원하는 바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신체 움직임의 제한으로 인해 손으로 직접 글을 작성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안구 움직임을 활용하는 접근이 고려될 수 있다. 임상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안구 움직임 기반 AAC 도구로는 EyeLink와 E-Tran과 같이 전자적 장치에 의존하지 않는 로우테크(low-tech) 형태부터 시선 추적(eye tracking) 기술이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 BCI) 기술을 기반으로 컴퓨터와 연동되어 문자 입력과 음성 출력이 가능한 하이테크(high-tech) 형태까지 다양하게 존재하며, 환자의 신체 기능 수준과 의사소통 요구, 그리고 대화 환경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택될 수 있다(Ball et al., 2010; Chaudhary et al., 2022; Elsahar et al., 2019; Karlsson et al., 2018).

시선 추적 기반 하이테크 AAC 기기는 중증 지체장애 환자들이 잔존한 안구 움직임을 직접 입력 채널로 활용하므로 사지마비 상태에서도 비교적 빠르고 정확하게 문자를 입력하여 의사 표현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보고가 있다(Caligari et al., 2013). 또한 컴퓨터를 통한 음성 출력 기능을 통해 구어 기반의 대면 의사소통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전화, 이메일, 소셜미디어(social networking services: SNS)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장점도 있다(Ball et al., 2010). 안구 움직임조차 제한된 환자의 경우에는 뇌파 신호를 감지하여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BCI가 대안적 의사소통 수단으로 적용 가능하며, 다양한 중증 지체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BCI의 효과성이 보고되고 있다(Chaudhary et al., 2022; Wang et al., 2023). 그러나 하이테크 AAC는 장시간 사용 시 안구 피로 및 안구운동 기능 저하로 인해 사용 지속성이 제한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실제 임상 환경에서는 사용 빈도 감소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장비의 비용 부담과 초기 장비 세팅과 반복적인 보정(calibration) 과정이 필요하여 기술적 요구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더불어 주변 조명의 밝기나 환경 조건, 사용자의 자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여부에 따라 인식 정확도가 달라질 수 있어 실제 임상 현장이나 가정 환경에서 사용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BCI 기반 접근의 경우에도 신호 정확도의 개인 간 변동성과 긴 훈련 시간, 일부 대상자에서의 낮은 정확도가 임상 적용의 제약 요인으로 보고되어 왔다(Deng et al., 2025; McFarland, 2020).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안구 움직임 기반 로우테크 AAC가 제시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EyeLink 보드와 E-tran 보드가 있는데 이들은 전자 장치에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안구 응시를 통해 문자를 선택하여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돕는다(Kim & Shin, 2022). 컴퓨터 기반 음성 산출이 이루어지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의사소통 파트너는 환자가 시선 응시를 통해 선택한 글자를 조합하여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비록 글자 조합과 메시지 전달에 파트너의 의존이 필요하기는 하나 도구의 사용 방법이 비교적 단순하고 이동과 휴대가 용이하며, 병상 환경이나 중환자실과 같은 의료장비들 간의 간섭문제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 환경을 포함한 다양한 대화 환경에서 적용 가능성이 높다(Voity et al., 2024). 또한 로우테크 AAC는 장비 고장이나 전원 문제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피로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안정적인 의사소통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Elliott et al., 2022; Iacono et al., 2013).

EyeLink 보드는 투명한 아크릴 판 위에 자소와 다양한 기호를 배열하여 사용하는 로우테크 기반 눈 응시 AAC 도구로 사용자는 대화 상대방과 보드를 사이에 둔 상태에서 시선 응시를 통해 문자를 선택한다. 구체적으로, 대화 상대방은 보드의 양쪽 가장자리를 잡고 사용자와 마주 선 뒤, 사용자에게는 음소가 정방향으로 보이도록 위치를 조정한다. 이후 사용자가 산출하고자 하는 단어의 첫 음소를 응시하면, 대화 상대방은 사용자의 시선 방향을 추적하면서 두 사람의 시선이 특정 음소를 매개로 교차하도록 보드의 위치를 미세하게 조정한다. 시선이 일치하는 지점의 음소가 확인되면 대화 상대방은 해당 음소를 소리 내어 제시하여 사용자의 의도를 확인하고, 이어지는 음소들도 동일한 절차로 선택한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단어 및 문장이 구성된다.

이에 비해 또 다른 대표적 눈 응시 방식인 E-Tran 보드는 중앙이 비어 있는 투명 아크릴 판에 음소와 기호를 배열하여 사용하는 체계이다. 이 방식에서는 목표 음소를 확인하기 위해 두 단계의 시선 선택이 필요하다. 먼저 사용자가 특정 공간 영역이나 색상 구역을 응시하면, 이어서 그 범주 안에서 다시 목표 음소를 선택하는 방식이다(Ko & Shin, 2020). 즉, EyeLink 보드가 단일 시선 교차를 통해 음소를 확정하는 구조라면, E-Tran 보드는 공간적ㆍ색상적 단서를 활용한 이중 선택 절차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선택 절차의 구조적 차이는 의사소통 효율성에 영향을 미쳐 단일 시선 교차 방식인 EyeLink가 이중 선택 방식인 E-Tran보다 입력 단계가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빠른 산출을 가능하게 한다(Roman et al., 2010; Swift, 2012). Kim과 Shin(2022)의 연구에서도 한국어의 자모음체계 특성을 고려하여 문해력이 있는 지체 장애인에게 적용할 수 있는 한국형 문자 기반 AAC 도구를 개발하고자 기초 연구를 수행하였는데, EyeLink 보드를 사용했을 때가 E-Tran 보드를 사용하여 메시지를 산출했을 때보다 정확도가 유의하게 높았고 반응시간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실험에 참여한 성인들의 선호도도 EyeLink 보드가 E-Tran 보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해력이 있는 사용자가 EyeLink를 활용하여 메시지를 산출할 때에는 메시지를 구성하는 자소를 순서대로 모두 선택해야 할 경우 상당한 인지 부담과 선택에 따른 신체적 부담을 수반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AAC 사용 현장에서는 목표 문장을 축약하거나 핵심 자소만을 선택하여 의미를 전달하는 메시지 부호화(message encoding)를 활용하여 왔다(Beukelman & Mirenda, 2013; Light & Lindsay, 1992). 메시지 부호화 전략에는 (1)두드러진 문자 부호화(salient letter encoding)로 메시지의 눈에 띄는 글자를 조합해 코드로 사용하는 방식이 있고(예: ‘만나서 반갑습니다’에서 각 어절의 두드러진 문자로 ‘만반’을 코드로 사용함), (2)문자-범주 부호화(letter-category encoding)와 같이 메시지의 내용을 의미 범주(category)화한 후 메시지를 특정할 수 있는 문자로 코드를 조합하여 분류하는 방식이 있다(예: ‘만나서 반갑습니다’는 ‘인사’ 범주에 해당하고, 특정 문자인 ‘반’을 적용하여 ‘인반’을 코드로 사용함). 또는 (3)수문자부호화(alphanumeric encoding)를 사용하여 의미범주의 첫글자와 개별 메시지에 붙인 숫자를 조합할 수도 있다(예: ‘만나서 반갑습니다’는 ‘인사’ 범주에 해당하므로 자소 ‘ㅇ’과 메시지 번호로 지정한 2번을 조합하여 ‘O2’를 코드로 사용함).

메시지 부호화 전략을 적용하는 과정에서는 사용자가 목표 문장을 작업기억에 유지한 상태에서 핵심 음운 단위를 분절하고, 선택할 자소를 계획하며, 시각적으로 배열된 글자를 탐색하여 순차적으로 선택해야 하므로 언어적 및 비언어적 작업기억이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Thistle & Wilkinson, 2013). 여기서 작업기억(working memory)이란 언어 처리, 학습, 추론과 같은 복합적인 인지 과제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조작하는 뇌 체계를 의미한다(Baddeley, 1992). Baddeley와 Hitch(1974)는 작업기억을 중앙집행기(central executive), 음운루프(phonological loop), 시공간 스케치패드(visuospatial sketchpad)로 구성된 체계로 설명하였는데, 이후 에피소드 버퍼(episodic buffer)가 추가되었다(Baddeley, 2000). 음운루프는 언어적 정보를 음운 형태로 저장하고 반복을 통해 유지하는 체계로 언어적 작업기억(verbal working memory) 능력에 깊게 관여한다(Shin & Park, 2018). 반면에 시공간 스케치패드는 시각적·공간적 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조작하는 것으로 비언어적 작업기억(non-verbal working memory) 능력과 연관된다(Shin & Park, 2022). 중앙집행기는 주의 통제와 간섭 억제 및 자원 배분을 담당하며 일화완충기는 위에서 설명한 음운루프, 시공간 스케치패드의 정보와 장기기억의 정보를 하나로 통합하는 임시 저장소 역할을 한다.

이러한 다중 요소로 구성된 작업기억 모델은 글자 기반 EyeLink 사용 환경에서도 메시지 부호 수행에 관여될 수 있다. 특히 메시지 부호화 수행은 목표 단어를 유지하고 선택하는 과정에서 작업기억의 저장 및 처리 기능을 요구하며(Baddeley, 2000), 이러한 기능은 자극 탐색, 선택, 실행에 이르는 일련의 인지 처리 과정이 얼마나 신속하게 이루어지는지를 효율성 측면에서 반응시간을 통해 민감하게 반영할 수 있다(Roark et al., 2024).

또한 반응시간은 작업기억에 따른 수행을 측정할 때 정확도 지표와 함께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될 수 있으나 과제 특성에 따라 개인 간 수행의 정확도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반면 반응시간에서 수행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반응시간은 수행의 미세한 인지적 차이를 드러내는 데 있어 유용한 지표로 간주된다(Bogacz et al., 2010; Heitz, 2014; Wickelgren, 1977).

그러나 작업기억 능력의 상대적 차이가 EyeLink 기반 메시지 부호화의 수행에 미치는 영향, 특히 인지 처리 과정의 효율성을 반영하는 반응시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만약 EyeLink 환경에서 메시지 부호화 수행이 언어적, 비언어적 작업기억 능력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이는 인지적 부담이 존재할 수 있는 사용자 집단에서도 해당 전략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대로 작업기억 능력에 따라 반응시간에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난다면, 이는 AAC 사용 환경에서 인지적 특성을 고려한 중재 및 설계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EyeLink와 같은 로우테크 AAC 사용 환경에서 작업기억이 메시지 부호화 수행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한 기초 자료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정상 성인을 대상으로 메시지 부호화 과제에서 나타난 정반응 수의 전반적 양상을 확인함으로써 과제 수행의 정확성과 자료의 특성을 검토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언어적 및 비언어적 작업기억 능력이 메시지 부호화 수행의 효율성, 특히 반응시간에 미치는 상대적 영향력을 다중회귀분석을 통해 살펴보고, 작업기억 능력 수준에 따른 수행 차이를 집단 비교를 통해 검증하고자 하였다.

첫째, EyeLink 보드를 사용한 메시지 부호화 과제에서 정상 성인의 정반응 수는 어떠한 양상을 보이는가?

둘째, 언어적 및 비언어적 작업기억 능력은 EyeLink 보드를 사용한 메시지 부호화 수행의 반응시간에 어떠한 상대적 영향력을 미치는가?

셋째, 언어적 및 비언어적 작업기억 능력에 따라 두 집단은 메시지 부호화 과제에서 반응시간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가?


Ⅱ. 연구 방법

1. 연구 참여자

본 연구는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만19세 이상의 정상 성인 중ㆍ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최종 학력을 가지고 있고, 정신ㆍ신경학적 질환의 병력이 없으며, 파라다이스 한국판 웨스턴 실어증 검사 개정판(Paradise Korean version of the Western Aphasia Battery-revised: PK-WAB-r, Kim & Na, 2012)의 읽기 과제 항목에서 모두 정반응을 보인 사람이 참여하였다. 자기보고 및 PK-WAB-r 검사 관찰을 통해 본 과제 수행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시청각 기능 결함이 확인된 대상자는 연구에서 배제하기로 하였다. 실제 모집된 인원 중 배제 기준에 해당하는 대상자는 없었으며, 모든 선정 조건을 충족한 최종 40명(남성 15명, 여성 25명)의 성인이 연구에 참여하였다.

전체 연구 참여자의 평균 연령은 23.5세(SD=2.2)이며 평균 교육 년 수는 12.6년(SD=1.5)이었다. 연구 참여자의 언어적 작업기억 능력을 살펴보기 위해 실시한 노인기억장애검사(Elderly Memory Disorder Scale: EMS, Choi, 2007)의 숫자폭과제(digit span test: DST)의 평균 점수는 9.9점(SD=2.4)이었으며 시공간폭과제(visuospatial span test: VST)를 통해 살펴본 비언어적 과제의 평균 점수는 8.2점(SD=1.7)이었다.

이어 연구 문제 1, 3과 관련한 집단 비교 분석에서 독립변수(언어적, 비언어적 작업기억 능력)의 영향을 실험적으로 좀 더 엄밀하게 규명하기 위해 작업기억에 관한 선행 연구에서 사용된 연구방법론에 따라(Bleckley, 2003; Dubey et al., 2018; Robison & Unsworth, 2017) 각 작업기억 과제 점수의 사분위수를 산출하여 상위 집단과 하위 집단을 구분하였다. 언어적 작업기억의 경우, 사분위수 기준을 적용하되 동일 점수로 인해 경곗값에 포함된 사례를 모두 포함하였다. 이에 따라 사분위 25% 이하의 점수에 해당하는 12명을 언어적 작업기억 하위집단으로 분류하였고, 사분위 75% 이상의 점수에 해당하는 12명을 언어적 작업기억 상위집단으로 분류하였다. 언어적 작업기억에 대한 상위집단과 하위집단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Table 1에 제시된 바와 같다. 비언어적 작업기억도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사분위 분포를 기준으로 하위집단 12명과 상위집단 12명을 분류하였으며 두 집단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이 Table 2에 요약되어 있다. 언어적, 비언어적 작업기억 과제의 점수 차가 집단 간 유의한 것을 제외하고는 성별, 연령, 최종학력에서 유의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Demographic characteristics of the high and low verbal working memory groups

Demographic characteristics of the high and low non-verbal working memory groups

연구 문제 2의 작업기억이 반응시간에 미치는 예측력을 검증하는 다중회귀분석에는 전체 표본(N=40)을 모두 포함하였다. 이는 사분위수 기반의 집단 비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연속성 정보의 손실을 방지하고, 극단집단 비교의 한계를 넘어 작업기억의 예측력을 보다 엄밀히 분석하기 위함이다.

2. 실험 도구

연구 목적을 위해 개발한 한국형 EyeLink 보드는 Figure 1에 제시된 바와 같이 한국어의 모든 자음과 모음을 포함하면서, 자소 외에 숫자, 띄어쓰기 등과 같은 기능키와 자주 사용하는 표현(예: 고마워요, 도와주세요)을 추가하여 제작하였다. 자음은 왼쪽 상단부터 가나다순으로 배열하였으며, 다섯 개의 쌍자음(ㄲ, ㄸ, ㅃ, ㅆ, ㅉ)은 그 아래행에 배치하였다. 모음은 표준어 규정에 따라 단모음 10개(ㅏ, ㅐ, ㅓ, ㅔ, ㅗ, ㅚ, ㅜ, ㅟ, ㅡ, ㅣ)와 이중모음 11개(ㅑ, ㅒ, ㅕ, ㅖ, ㅘ, ㅙ, ㅛ, ㅝ, ㅞ, ㅠ, ㅢ)를 포함하였다. 전체 보드 크기는 39×60cm이고 배열은 5행 11열로 설계하였다. 소재는 휴대성과 사용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가볍고 구부러지는 투명 PVC 소재로 제작하였다.

Figure 1.

EyeLink board

도구의 타당성 검증은 AAC 분야에서 교육ㆍ임상ㆍ연구경험이 10년 이상인 언어병리학 전공 교수 4인에게 의뢰하였고, Table 3과 같이 총 5개 타당도 조사 항목(①임상 적용성, ②언어 구성의 완전성, ③구성 요소의 조직성, ④자소 분류의 적절성, ⑤접근 방식의 효율성)에 대해 리커트 5점 척도를 사용하여 평정하였다. 그 결과 내용 타당도 지수(content validity index: CVI)를 산출한 결과, 문항 수준 내용 타당도 지수(item-level content validity index: I-CVI)는 ①임상 적용성=1.00, ②언어 구성의 완전성=1.00, ③구성 요소의 조직성=.75, ④자소 분류의 적절성=1.00, ⑤접근 방식의 효율성=.75로 나타났다. 모든 문항에서 I-CVI가 .75 이상으로 확인되어 내용 타당도의 수용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척도 수준 내용 타당도 지수(scale-level content validity index: S-CVI/Ave)는 .90으로 나타나, 본 도구가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내용 타당도를 갖는 것으로 확인되었다(Lynn, 1986; Polit & Beck, 2006).

Items for content validity of the Korean EyeLink board

3. 실험 자극어

본 연구의 실험용 자극 문장은 중증 지체장애 성인이 지닌 신체적 제약과 실제 의사소통 환경을 반영하기 위해, 병원 입원 시 빈번하게 활용되는 어휘와 메시지를 다룬 다수의 선행 연구(Choi, 2022. Costello, 2000; Hemsley et al., 2013; Ji, 2018; Johnson et al., 2016)를 토대로 추출하였다. 주요 의사소통 맥락을 ‘증상 설명’, ‘치료 및 처치’, ‘자세 변경’, ‘개인적 요구’의 네 가지로 범주화하였으며, 각 범주당 3문장씩 도합 12개의 문장을 구성하였다.

연구 목적상 과제 수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언어적 복잡성이나 문장 길이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극 문장의 길이는 국내 선행 연구(Choi, 2022)에서 보고된 문장 수준의 메시지 중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2어절 형태로 통일하였다. 또한 성인의 자발화 음소 및 음절 특성을 분석한 Shin(2008)의 연구에 근거하여, 출현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자음 11개(ㄱ, ㄲ, ㄴ, ㅁ, ㅂ, ㅅ, ㅇ, ㅈ, ㅋ, ㅌ, ㅎ)와 모음 8개(ㅏ, ㅐ, ㅓ, ㅕ, ㅗ, ㅘ, ㅜ, ㅣ)가 문장을 2음절 형태로 부호화하였을 때 포함되도록 설계하였다.

12개의 실험 자극 문항에 대한 내용 타당도를 검증하기 위해 1급 언어재활사 5인을 대상으로 리커트 5점 척도로 평정을 실시한 결과, 모든 문항에서 평균 점수가 4.4~5.0 범위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높은 타당도를 보였다. 내용 타당도 지수(CVI)를 산출한 결과, 모든 문항에서 전문가 5인 전원이 4점 이상을 부여하여 문항 수준 내용 타당도 지수(I-CVI)는 모든 문항에서 1.00으로 나타났다. 또한 척도 수준 내용 타당도 지수(S-CVI/Ave) 역시 1.00으로 확인되었다.

4. 실험 절차

실험 환경은 소음이 철저히 통제된 조용한 연구실로, 연구자와 대상자 단둘이 입실한 상태에서 진행되었으며 전체 과정은 단 1회 방문으로 완료되도록 기획하였다. 본격적인 실험에 앞서 서면으로 준비된 연구 설명서를 연구자가 직접 구두로 안내하였고, 대상자의 충분한 이해를 거친 후 연구 참여 동의서에 서명을 받았다. 이후 대상자의 기초적인 문해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선별 검사 도구인 PK-WAB-r(Kim & Na, 2012)의 ‘읽기’ 하위 영역 과제를 수행하였다.

메인 과제인 ‘메시지 산출 과제’에 들어가기 전, 본 실험에 등장하지 않는 새로운 어휘와 문장으로 구성된 3개의 연습 문항을 제공하여 대상자가 수행 방식을 완전히 숙지했는지 점검하였다. 과제 수행 시 대상자는 연구자와 마주 보고 착석한 상태에서 대상자가 ‘시작’ 버튼을 누르면 화면 중앙에 응시점(+)이 1,000ms 동안 제시되고 사라진 후, 연이어 ‘삐-’ 하는 신호음과 함께 2어절로 조합된 자극 문장이 무작위로 10,000ms 동안 모니터에 노출되도록 하였다. 이때 모니터는 대상자에게만 보이도록 배치하여 연구자가 해당 문장을 확인할 수 없게 통제하였으며, 대상자는 10,000ms의 노출 시간 동안 자극 문장을 소리내지 않고 눈으로만 묵독한 후, EyeLink 보드를 사용하여 메시지 부호화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자극 문장의 노출 시간은 과제 수행에 수반되는 인지 처리 과정의 개인차를 고려하여 10,000ms로 결정하였다. 이는 연구진의 내부 논의와 예비 실험을 거쳐 산정된 것으로, 예비 및 본 실험 전체 과정에서 시간 부족으로 부호화를 완료하지 못한 사례는 없었다.

화면에서 문장이 사라진 직후, 대상자는 EyeLink 보드에서 메시지 부호화 전략을 사용하여 2음절 형태의 목표 어휘를 산출하였다. 대상자의 산출 결과에 대해 연구자가 제공하는 음성 피드백은 녹음 기기(Sony ICD-PX240)를 통해 수집되었다. 측정된 반응시간은 Praat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초(second) 단위로 정밀하게 분석하였다.

5. 신뢰도

본 연구의 자료 수집 및 분석 과정에서 측정의 일관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검사자 내 신뢰도(intra-rater reliability)와 검사자 간 신뢰도(inter-rater reliability)를 산출하였다. 검사자 내 신뢰도는 1급 언어재활사 자격증을 소지한 제1 연구자가 전체 연구 대상자의 전체 항목에 대한 음성 샘플을 다시 듣고 정반응 여부에 대한 일치도를 백분율로 구하였다. 분석 결과, 1차와 2차 측정 간의 검사자 내 일치도는 100%로 나타났다.

또한, 검사자 간 신뢰도는 전체 샘플의 10%를 무작위로 추출하여, 1급 언어재활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연구경력 18년 이상인 제2 연구자가 항목별 정반응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일치도를 백분율로 산출하였다. 그 결과, 검사자 간 신뢰도는 97.92%로 나타났다. 불일치한 항목 1개에 대해서는 합의 과정을 거친 후 최종 분석에 포함하였다.

6. 자료 분석 및 통계 처리

자료 분석을 위해 정반응은 정확히 산출된 2음절 목표 단어에 대해서만 1점을 부여하여 총점(12점 만점)을 산출하였고, 반응시간은 정반응에 한하여, 화면에 목표 문장이 제시된 시점부터 연구자의 마지막 음성 반응 시점까지를 Praat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밀리초(ms) 단위로 측정하였다.

통계 처리는 연구 문제 1과 관련하여 정상 성인이 EyeLink 보드를 사용한 메시지 부호화 과제에서 보인 정반응 수의 전반적 분포를 기술통계분석을 통해 제시하였으며, 언어적 및 비언어적 작업기억에 따른 집단 간 경향을 탐색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비모수 통계 방법인 Mann-Whitney U 검정을 사용하여 집단 비교(N=24)를 실시하였다.

연구 문제 2와 관련하여, 언어적 및 비언어적 작업기억 능력이 EyeLink 보드를 사용한 메시지 부호화 수행의 반응시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전체 표본(N=40)에 대해 다중회귀분석(multiple regression analysis)을 실시하였다. 반응시간 자료는 일반적으로 양의 왜도(positive skewness)를 보이는 특성이 있어 분포의 정규성을 확보하기 위해 로그 변환(log transformation)을 적용하였다(Ratcliff, 1993; Whelan, 2008). 회귀분석에 앞서 분석 가정의 충족 여부를 확인하였으며, 잔차의 독립성은 Durbin-Watson 지수를 통해 검토하였다. 또한 독립변수 간 다중공선성(multicollinearity)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피어슨 상관계수(r)를 산출하고, 분산팽창요인(variance inflation factor: VIF)과 공차한계(tolerance)를 기준으로 이를 추가 검토하였다(Field, 2018). 다중회귀분석의 요인 입력 방식은 작업기억이 EyeLink 사용 수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선행 연구가 제한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탐색적 접근이 요구되는 바, 언어적 및 비언어적 작업기억 변인을 동일한 위계에서 동시 투입하는 방식(simultaneous entry)을 적용하였다.

연구 문제 3과 관련해서는, 작업기억 유형별로 수행 수준에 따라 집단을 구분한 후 반응시간의 차이를 비모수 통계 방법인 Mann-Whitney U 검정을 사용하여 집단 비교(N=24)하였다. 모든 통계분석은 IBM SPSS Statistics 29를 사용하였으며 통계적 유의수준은 .05로 설정하였다.


Ⅲ. 연구 결과

1. 메시지 부호화 과제에서의 정반응 수 분석 결과

전체 샘플(N=40)에 대한 기술통계 분석 결과 평균 정반응 수는 11.83(SD=.39)이고, 최소값은 11(n=7), 최대값은 12(n=33)인 것으로 나타나, 정상 성인이 본 연구의 실험조건과 같이 2어절의 문장을 2음절로 메시지 부호화할 때에는 정확도에 있어서 높은 수행을 보인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Mann-Whitney U 검정을 통한 집단 비교 분석 결과, Table 4에 제시한 바와 같이 언어적 작업기억이 높은 집단(M=12.00, SD=.00)은 낮은 집단(M=11.67, SD=.49)보다 평균 정반응 수가 다소 높았으며, 그 차이는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U=48.000, p=.032).

Mean number of correct responses for two groups by working memory type

비언어적 작업기억 능력에 따른 집단 간 정반응 수의 차이는 높은 집단(M=11.92, SD=.28)이 낮은 집단(M=11.69, SD=.48)보다 좀 더 정확하게 목표 단어를 산출하였고, 그 차이는 유의하였다(U=24.000, p<.001). 그러나 실제 두 집단의 평균 차이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2. 반응시간에 대한 다중회귀분석 결과

주요 변인들의 기술통계 및 상관관계는 Table 5에 제시하였다. 분석 결과, 메시지 부호화 평균 반응시간(logRT)은 언어적 작업기억(r=.060, p=.357) 및 비언어적 작업기억(r=.095, p=.279)과 유의한 상관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언어적 작업기억과 비언어적 작업기억 간에는 유의한 정적 상관이 나타났다(r=.395, p=.006).

Descriptive statistics and correlations among variables

언어적 및 비언어적 작업기억 능력이 EyeLink 보드를 사용한 메시지 부호화 평균 반응시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는 Table 6과 같다. 분석 결과, 독립변수 간 다중공선성을 검토하기 위한 공차한계(tolerance)는 .844, 분산팽창요인(VIF)은 1.185로 나타나 다중공선성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잔차의 독립성을 나타내는 Durbin-Watson 지수는 2.258로 나타나 가정을 충족하였다.

Multiple regression analysis predicting mean reaction time (logRT)

회귀모형의 적합도를 살펴본 결과, 모형의 설명력(R²=.010)은 약 1.0%로 매우 낮았으며, 회귀모형의 통계적 유의성 또한 나타나지 않았다(F(2, 37)=0.180, p=.836). 독립변수별 유의성을 검토한 결과, 언어적 작업기억(β=.026, t=0.147, p=.884)과 비언어적 작업기억(β=.085, t=0.476, p=.637) 모두 메시지 부호화 평균 반응시간을 유의하게 예측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작업기억 유형별 집단 간 반응시간 분석 결과

언어적 작업기억 능력에 따른 집단 간 수행 차이를 살펴본 결과, Table 7에 제시한 바와 같이 언어적 작업기억이 낮은 집단(M=10178.82, SD=1876.85)이 높은 집단(M=10945.99, SD=2539.83)에 비해 평균 반응시간이 조금 더 짧았으나, 집단 간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U=60.000, p=.488).

Mean response time (ms) for two groups by working memory type

비언어적 작업기억에 대해서는 높은 집단(M=9445.83, SD=1300.97)이 낮은 집단(M=9571.37, SD=1057.10)보다 반응시간이 미미하게 짧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U=60.000, p=.488).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문해력이 보존된 성인을 위한 글자 기반 AAC 도구의 임상 적용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하여 EyeLink 보드 사용 환경에서의 메시지 부호화에 미치는 작업기억의 영향을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언어적 및 비언어적 작업기억 능력에 따른 집단 간 비교에서 정반응 수는 모두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나, 그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작업기억을 연속변수로 투입한 다중회귀분석에서는 언어적 및 비언어적 작업기억 모두 반응시간을 유의하게 예측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집단 비교 분석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되어, 작업기억 능력이 메시지 부호화 수행의 반응시간에는 일관되게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작업기억은 수행의 정확성에는 일정 부분 관여하나, 본 연구에서 측정한 작업기억 용량으로는 반응시간(처리 속도)을 유의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기억의 유형별로 논의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언어적 작업기억과 메시지 부호화

언어적 작업기억은 음운루프를 중심으로 언어 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반복을 통해 유지하는 기능을 수행하며(Baddeley, 2000; Baddeley & Hitch, 1974) 이러한 기능은 EyeLink 보드 환경에서의 메시지 부호화 전략을 사용할 때에도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는 전체 목표 문장을 그대로 철자화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의 의미를 대표하는 어절의 첫 음절을 탐색하고, 각 음절을 구성하는 자소들을 순차적으로 인출한 후 EyeLink 보드에서 순서에 따라 목표 자소를 선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음운루프를 통해 문장과 자소에 대한 정보를 저장하고 반복적으로 유지하게 된다.

본 연구에서 언어적 작업기억이 낮은 집단이 높은 집단에 비해 정확도 측면에서 유의하게 낮은 수행을 보인 결과는, 정상 성인이라 하더라도 목표 문장의 유지 및 핵심 자소 추출 과정에서 작업기억 자원의 한계가 일부 오류로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글자 기반 AAC 도구를 사용하여 메시지를 산출할 때 목표 자소를 임시 저장하고 순서대로 인출하는 과정에서 작업기억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선행 연구자들의 주장(Taibo et al., 2010; Thistle & Wilkinson, 2013)을 경험적으로 뒷받침하는 결과이다. 그러나 두 집단 간 평균 정확도 차이가 크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언어적 작업기억이 수행의 정확성에는 일정 부분 관여하나 메시지 부호화가 언어적 작업기억 능력에 매우 민감하게 의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문해력이 있는 성인의 경우 목표 문장을 음운적으로 재구성하고 핵심 자소를 선택하는 과정이 비교적 용이하여 일정 수준 이상의 언어적 작업기억이 확보되어 있다면 수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반응시간에서는 집단 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언어적 작업기억을 연속변수로 투입한 회귀분석에서도 반응시간에 대한 유의한 예측력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언어적 작업기억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메시지 부호화 수행 속도를 지연시키지 않을 가능성을 보다 일관되게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언어적 작업기억은 목표 정보의 유지와 정확한 인출과 같은 정확성 측면에는 기여하지만, 실제 수행 속도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개인 간 수행 속도의 차이가 작업기억 능력보다는 메시지 부호화 전략의 사용이나 과제 친숙성과 같은 다른 요인에 의해 더 크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2. 비언어적 작업기억과 메시지 부호화

비언어적 작업기억은 시공간 스케치패드를 중심으로 시각적, 공간적 정보를 일시적으로 유지하고 조작하는 기능을 담당한다(Baddeley, 2000). EyeLink 보드 사용 과정에서는 투명판에 배열된 자소의 위치를 사용자가 시각적으로 탐색하고, 눈 응시를 통해 정확한 위치를 선택해야 하므로 시공간적 정보 처리가 요구된다.

집단 비교 연구 결과, 비언어적 작업기억 능력에 따라 정반응 수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다만 두 집단 간 평균 정반응 수의 차이 자체는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언어적 작업기억이 자소 위치를 탐색하고 선택하는 수행의 정확성에 어느 정도 관여할 수는 있으나, 그 관여의 정도가 임상적으로 뚜렷한 수행 차이로 이어질 만큼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반응시간에서는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비언어적 작업기억을 연속변수로 투입한 회귀분석에서도 반응시간에 대한 유의한 예측력이 확인되지 않아, 수행 속도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결과가 일관되게 나타났다. 즉, 비언어적 작업기억이 목표 자소의 정확한 선택과 같은 수행의 정확성에는 일정 부분 관여할 수 있으나, 수행 속도에는 제한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는 EyeLink 보드의 구조적 특성과 관련지어 해석할 수 있다. EyeLink는 E-Tran과 다르게 단일 시선 응시를 통해 목표 자소를 선택하는 비교적 직관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Roman et al., 2010; Swift, 2012). 또한 자소 배열이 친숙한 형태로 체계화되어 있어 자소의 위치를 학습하는 것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Kim & Shin, 2022). 추후 연구에서는 이중 시선 응시를 필요로 하면서 자음과 모음이 상대적으로 덜 친숙하게 군집화되어 배열된 E-Tran 보드 환경과의 직접 비교를 통해 글자 기반 AAC 도구의 구조적 특성과 자소 배열의 친숙성이 시공간 스케치패드의 의존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EyeLink와 같은 글자 기반 AAC 도구는 수행의 정확성 측면에서는 작업기억 능력의 영향을 일부 받을 수 있으나, 반응시간과 같은 처리 속도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수행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선행 연구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문해력이 있는 AAC 사용자는 전략적 부호화를 활용하여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압축할 수 있고, 전략의 반복 사용을 통해 수행이 자동화되면 메시지 산출 속도가 향상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Beukelman & Mirenda, 2013; Light & Lindsay, 1992).

또한 Light와 McNaughton(2014)이 제안한 AAC 사용자의 성공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4개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전략적 역량(strategic competence)의 중요성을 경험적으로 뒷받침해주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전략적 역량은 AAC 사용자들이 의사소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속도 제한, 입력 방식의 제약, 환경적 방해 요인 등을 인식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효율적인 전략을 선택하고 조정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메시지 부호화 전략은 사용자가 전체 문장을 완전히 철자화하지 않고 핵심 자소를 선택하여 의미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전략적 역량에 해당하는 능력이다(Beukelman & Mirenda, 2013; Light & Lindsay, 1992). 신체적 움직임의 제한으로 입력 속도가 제한될 수밖에 없는 의사소통 상황에서 인지적 부담 없이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였다는 점에서 EyeLink 보드의 사용과 메시지 부호화는 전략적 역량을 향상할 수 있는 방안으로 고려될 수 있겠다. 특히 ALS, 감금증후군, 중환자실 환자와 같이 중증 지체장애를 동반한 집단에서는 질환의 경과와 함께 경도 인지 저하가 동반될 수 있는데(Beeldman et al., 2016), 메시지 부호화에 작업기억이 큰 영향을 미친다면 AAC 의사소통에 중대한 제한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 결과는 문해력이 보존된 성인 집단에서는 작업기억 용량의 상대적 차이가 수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주며, AAC 사용과 관련된 기초적 이해를 제공하는 데 의의가 있다.

본 연구는 임상적 의의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제한점을 지닌다. 우선 메시지 부호화 과정에 미치는 작업기억 능력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 수행된 연구로서 질환의 특성, 중증도, 신체적ㆍ정서적 피로도 등 개인 간 변이성이 큰 환자군을 직접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통제된 실험 환경에서 정상 성인을 대상으로 기초 자료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향후 연구에서는 본 연구에서 도출된 근거를 바탕으로, 실제 환자들의 다양한 신체적ㆍ언어적 변인을 반영하여 해당 AAC 중재 방식의 임상적 실효성을 검증하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하겠다.

다음으로 본 연구는 언어적, 비언어적 작업기억에 초점을 두고 있으나, 목표 문장을 축약하고 이에 해당하는 자소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중앙집행기의 역할, 즉 주의 통제 및 자원 배분 기능에 대해서는 실험설계에 반영하지 않았다. 향후 연구에서는 중앙집행기를 포함한 작업기억 하위체계의 통합적 영향과 함께 다양한 인지적 요인들을 고려한 정교한 인지 모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는 통제된 실험 환경에서 제한된 수의 목표 문장을 사용하여 수행되었기 때문에 추후 연구에서는 실제 의료 환경과 다양한 일상의 자연스러운 대화 상황에서 작업기억이 메시지 부호화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 아울러 문장 길이, 구조적 복잡성, 의미적 요구 수준 등을 다양화한 자극을 포함하여 과제 난이도를 확장하여 작업기억과 수행 간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2024학년도 충남대학교의 학술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This work was supported by research funds of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in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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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ndix

Message encoding list used in the study

Figure 1.

Figure 1.
EyeLink board

Table 1.

Demographic characteristics of the high and low verbal working memory groups

Low verbal WM group
(n=12)
High verbal WM group
(n=12)
χ2 or t p
Note. Values are presented as mean (SD). WM=working memory.
***p<.001
Sex (Male:Female) 8:4 4:8  2.667  .102
Age (years) 23.33 (2.53) 23.58 (1.56) -0.291  .774
Education (years) 12.33 (1.15) 12.33 (1.15)  0.000 1.000
Verbal WM test scores  6.83 (1.47) 12.42 (0.67) -11.998***  .000

Table 2.

Demographic characteristics of the high and low non-verbal working memory groups

Low non-verbal WM group
(n=12)
High non-verbal WM group
(n=12)
χ2 or t p
Note. Values are presented as mean (SD). WM=working memory.
***p<.001
Sex (Male:Female) 5:7 6:6   0.682 .168
Age (years) 23.67 (2.57) 23.83 (2.29) -0.168 .868
Education (years) 12.67 (1.56) 13.00 (1.81) -0.484 .633
Non-verbal WM test scores  6.67 (0.49) 10.17 (1.19) -9.391*** .000

Table 3.

Items for content validity of the Korean EyeLink board

Domain Item Description
Clinical applicability 1 This tool is expected to facilitate communication for individuals with severe physical disabilities who have preserved literacy skills.
Linguistic completeness 2 This tool includes all consonants and vowels necessary for communication.
Element organization 3 The elements included in the tool are appropriately categorized for user convenience.
Grapheme classification 4 The detailed classification of consonants and vowels is appropriately organized
Access efficiency 5 This tool incorporates an access method that facilitates user communication.

Table 4.

Mean number of correct responses for two groups by working memory type

Low group High group U p
Note. Values are presented as mean (SD). WM=working memory.
*p<.05, ***p<.001
Verbal WM 11.67 (0.49) 12.00 (0.00) 48.000*  .032
Non-verbal WM 11.69 (0.48) 11.92 (0.28)  24.000*** <.001

Table 5.

Descriptive statistics and correlations among variables

Variable M SD 1 2 3
Note. N=40. WM=working memory.
*p<.05.
1. logRT 9.18 0.18
2. Verbal WM 9.98 2.46 .060
3. Non-verbal WM 8.15 1.64 .095 .395*

Table 6.

Multiple regression analysis predicting mean reaction time (logRT)

Predictor B SE β t p Tolerance VIF
Note. N=40. dependent variable=logRT. B=unstandardized coefficient; SE=standard error; β=standardized coefficient; t=t-value; p=significance level; VIF=variance inflation factor.
Constant 9.084 0.163 55.640 <.001
Verbal WM 0.002 0.013 .026  0.147  .884 .844 1.185
Non-verbal WM 0.009 0.019 .085  0.476  .637 .844 1.185

Table 7.

Mean response time (ms) for two groups by working memory type

Low group High group U p
Note. Values are presented as mean (SD). WM=working memory.
Verbal WM 10178.82
(1876.85)
10945.99
(2539.83)
60.000 .488
Non-verbal WM  9571.37
(1057.10)
 9445.83
(1300.97)
60.000 .488

Appendix 1.

Message encoding list used in the study

# 대화 영역 실험과제 문장 목표 문자코드
1 증상 설명 머리가 아파요 머아
2 숨쉬기 힘들어요 숨힘
3 구역질 나요 구나
4 치료 및 처치 석션 해주세요 석해
5 진통제 주세요 진주
6 수면제 주세요 수주
7 자세 변경 머리 올려주세요 머올
8 자세 바꿔주세요 자바
9 일으켜 주세요 일주
10 개인적 요구 불 꺼주세요 불꺼
11 티비 켜주세요 티켜
12 화장실 가고싶어요 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