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4학년 아동의 형태인식 유형에 따른 어휘, 구문 및 읽기 특성
초록
형태인식이란 형태소의 구조를 의식적으로 인지하고 그 구조를 파악하거나 조작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본 연구는 연결어미 및 파생어의 두 형태인식 유형에 따라 학년집단 간에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또한 학년집단에 따라 형태인식 유형 각각을 예측하는 변인이 무엇인지 밝힘으로써 두 유형의 형태인식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처리되는 과정인지 탐색하고자 하였다.
초등학교 1학년에서 4학년 131명을 대상으로 저학년과 중학년 집단으로 나누어 형태인식검사와 어휘, 구문이해, 단어읽기 및 읽기이해 검사를 실시하였다. 그 후 학년과 형태인식 유형에 대해 교차요인 설계를 실시하였고, 각 학년집단 별로 상관분석 및 형태인식 검사를 종속변수로 기타변인을 독립변수로 설정한 단계별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학년집단과 형태인식 유형에 따른 주효과와 상호작용 효과가 모두 나타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연결어미와 파생어 형태인식이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단계별 회귀분석 결과 저학년 집단과 중학년 집단 각각에서 연결어미와 파생어 형태인식이 서로 가장 큰 설명력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저학년과 중학년에서 연결어미 형태인식을 가장 잘 예측하는 기타변인은 구문이해로, 파생어 형태인식을 예측하는 기타변인은 읽기이해로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본 연구결과는 연결어미와 파생어 형태인식이 서로를 가장 잘 설명하는 변인으로서 언어의 의식적 조작이라는 메타언어 속성을 공유하지만, 반면 굴절과 파생이라는 서로 다른 실현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속연구는 언어 및 읽기장애를 지닌 아동집단을 대상으로 깊이 있게 탐색 되어야 할 것이다.
Abstract
Morphological awareness refers the ability to consciously recognize the morphemic structure of words and to reflect on and manipulate the structure. In this study, the morphological awareness task included inflectional forms (connective endings) and derivational forms (derivational affixes).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nvestigate whether two types of morphological awareness, inflectional and derivational, skills are dissociable in its processing.
The participants were 131 first through fourth grade children divided into two grade groups. The two groups performed on tasks of morphological awareness, vocabulary, syntactic comprehension, word reading, and reading comprehension. Stepwise multiple regression was conducted to determine differences between two groups and to find out which variables differently explained the two types of morphological awareness scores in each grade group.
First, a statistically significant difference was found between the grade groups and between the two types of morphological awareness tasks through grades. In other words, the ability of manipulating morphemic structures increased over grades. Second, two types of morphological awareness accounted for the unique variances each other which means those two types share common attributes of metalinguistic ability. The results also showed, in both grade groups, syntactic comprehension accounted for the inflectional forms of morphological awareness task and the derivational forms of morphological awareness was predicted by reading comprehension.
The results of the study support the hypothesis that inflection and derivation rules should be considered to be different. Future research needs to identify in which ways these processing occurs in various disabled groups.
Keywords:
Morphological awareness, vocabulary, syntax, inflection, derivation키워드:
형태인식, 어휘력, 구문, 굴절, 파생Ⅰ. 서 론
아동이 학령기에 들어 읽기와 쓰기의 문해 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면 처리해야 하는 어휘의 양과 속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기억력이나 주의력과 같은 인지적 능력이 성숙하면서 점차 사고의 대상으로 언어를 다룰 수 있는 기술과 전략을 개발하고 이와 함께 언어의 구조를 조작하는 능력인 메타언어인식(metalinguistic awareness) 기술이 꾸준히 발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술은 복잡한 단어와 문장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에 기반이 되기에 선행연구들은 메타언어 인식과 어휘 및 읽기와의 관련성에 관해 연구를 지속해왔다(Cheung et al., 2010; Gibson & Wolter, 2015; Kieffer & Lesaux, 2012; Tong et al., 2014). 말소리를 인식하고 조작하는 메타언어능력인 음운인식과 달리 또 다른 메타언어적 인식능력인 형태인식(morphological awareness)은 단어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문법단위인 형태소의 구조를 의식적으로 인지하고 그 구조를 파악하거나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Apel & Diehm, 2014; Carlisle, 2010; Nagy et al., 2003). Kim(2006)은 “단어를 완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형태소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형태소가 특정한 원리에 의해 단어를 이룬다는 사실(p. 154)”을 알아야 하며, 음운-형태소-단어로 위계화 되는 단어의 ‘내적질서’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많은 어휘가 형태적으로 복잡할 뿐더러 음운이라는 요소에 비해 형태소라는 요소가 더 자연스러운 언어의 경계(cut)이기에 그 구조를 인식하고 활용하는 능력의 중요도는 연령이나 학년이 높아질수록 더 커지게 될 것이다. 일례로 Anglin(1993)은 학년이 증가함에 따라 파생어를 정확히 정의하는 능력이 극적으로 증가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증가는 아동이 어근과 접사에 관한 지식을 많이 지니게 된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형태소의 구성요소들을 분석함으로써 복잡한 단어의 뜻을 추론하는 능력, 즉 형태인식 전략이 증가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가 조작하고 표현하는 단어와 문장이 구문적으로나 어휘적으로 기억 속에 모두 저장되지 않으며 그러한 저장은 가능하지도 않다. 관용구나 숙어, 접사나 어미 등 크고 작은 단위의 형태로 저장된 단어는 발화과정에서 인출되고 결합되거나, 구문규칙에 따라 다양한 문장으로 새롭게 창조된다. 특히 한국어는 교착어(agglutinative language)로서 문법적 기능을 갖는 형태소들의 수가 많고 이들이 결합함으로써 다양한 문법적 특성이 나타난다. 그 중 문법적 이유로 단어의 모양이 바뀌는 어형변화를 굴절(inflection)이라고 하는데 이는 어간 뒤에 어미가 붙는 방식으로 활용이 되는 것을 말하며, 조어(word formation)는 단어의 중심 요소인 어근과 어근 혹은 어근과 접사가 결합하여 새로운 단어를 형성하는 원리를 일컫는다. 굴절과 조어는 모두 단어와 관련된 것이긴 하나 학자들은 굴절은 통사적인 단어를, 조어에 해당하는 파생(derivation)은 어휘적인 단어를 생성한다고 설명하였다(Hwang, 2013). 또한 굴절적인 요소가 문법적으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고 언급함으로써(Lee, 2015) 굴절과 조어를 형성하거나 처리하는 과정이 사뭇 다를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Choi(2009) 역시 “파생은 어휘부에서 형태론적 실현방식에 의해 단어를 형성하는 방식이며, 굴절은 통사부에서 형태론적 실현방식에 의해 단어를 확장하는 방식(p.22)”이라고 밝힌바 있다. 즉, 연결어미와 같은 형태소가 활용된 단어는 통사(이하 구문)적으로 관여되며, 어근과 접사의 결합으로 구성되는 파생어는 좀 더 어휘적인 단어형성의 절차를 거친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Jarmulowicz와 Taran(2013)도 형태소의 구조와 처리과정에 관하여 굴절어에는 문법형태소(grammatical morpheme)가, 파생어에는 단어형성을 위한 유형인 어휘형태소(lexical morpheme)가 관여한다고 설명하면서 두 형태소의 조작 및 처리과정이 뚜렷이 다를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즉, 굴절이나 파생(derivation)적 요소에 초점을 맞추어 형태인식능력을 탐색한 연구자들은 두 형태론적 구조에 대한 인식이나 형성과정이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관점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Anglin, 1993; Carlisle, 2000; Jones, 1991). Carlisle(2003)은 파생에 대한 형태인식이 굴절보다 늦게 발달하고 숙달에 있어서도 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파생어를 기초로 하는 명확한 형태인식의 징후는 초등학교 시기가 되어야 나타난다고 밝혀 처리뿐 아니라 발달의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음을 추론할 수 있었다. 읽기이해부진아동을 대상으로 형태인식과 구문인식이라는 두 메타언어인식을 살펴 본 Tong 등(2014)도 이해부진아동들이 굴절보다는 파생에서 유의하게 어려움을 보였고, 파생어 형태인식 과제에서 일반아동과 집단차를 보이기도 했다고 밝힘으로써 파생과 굴절에 관한 형태인식이 다른 처리 및 발달 양상을 보일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다른 처리양상은 EEG를 사용한 뇌파연구(Fonseca et al., 2015)나 fMRI를 통한 뇌피질 활성화에 관한 연구(Garbin et al., 2012)에서도 꾸준히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선행연구들은 대부분 영어(Deacon & Kirby, 2004), 불어(Cole et al., 2012), 혹은 중국어(Zhang, 2014) 등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였기에 한국어에 고유한 문법적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였다. 또한 국내 연구들의 경우 파생어나 합성어와 같은 복합어의 형태인식에 관하여(Chung, 2016; Kim & Choi, 2018; Kim & Jeong, 2015) 혹은 연결어미의 인식에 관하여(Kim & Chung, 2017; Park et al, 2018) 각각 진행되었기에 굴절과 조어, 특히 파생의 형태인식이 어떻게 다르게 실현되고 처리되는지 그리고 어떠한 요인들이 이에 관여하는지 통합적으로 탐색하지는 못하였다.
지금까지 형태인식과 언어적 특성간의 위와 같은 관련성 뿐 아니라 단어재인이나 읽기이해(Apel & Lawrence, 2011; Nagy et al., 2006; Tong et al., 2011; Wolter et al., 2009)과 같은 읽기관련 변인과의 관계에 관한 연구도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일례로 Nagy 등(2006)은 4학년에서 9학년 집단의 형태인식이 단어재인, 철자쓰기, 읽기이해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Singson 등(2000) 또한 파생접사에 대한 형태지식이 음소지식 및 해독능력과 함께 학령기에 걸쳐 지속적으로 유의한 상관을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굴절과 파생의 형성과정이 각각 구문과 어휘에 의해 각각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받으며, 굴절과 파생에 관한 형태인식이 어휘, 구문뿐 아니라 읽기와 유의한 관련을 보인다는 선행연구의 가정을 채택하였다. 그리고 이를 탐색하기 위해 한국어의 굴절적 요소에 해당하는 연결어미와 조어적 요소에 해당하는 파생어를 기반으로 한 형태인식과제를 구성하여 학령기아동에게 적용하였다. 또한 초등학교 1학년부터 4학년 아동을 저학년과 중학년의 두 집단으로 나누어 각 형태인식 유형이 학년의 증가에 따라 어떤 변화과정을 보이는지, 구문, 어휘, 읽기 같은 변인과의 관련성 또한 변화를 보이는지 그 변화양상은 어떠한지 탐색하고자 하였다. 연구를 통해 밝혀진 결과는 학령기 아동의 형태인식과 발달 과정을 이해하고 중재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데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II. 연구 방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는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초등학교나 지역아동센터의 1학년에서 4학년 일반아동을 대상으로 한국어의 굴절적 요소인 연결어미와 조어적 요소인 파생어로 구성된 형태인식과제를 실시함으로써 학년에 따라 보이는 변화를 어휘 및 구문과 같은 관련 변인들과 함께 탐색하고자 하였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파생어에 대한 습득능력이 1학년에서 5학년 사이에 급격히 증가하였고(Anglin, 1993), 연결어미 또한 학령전기에 습득되나 학령기 전반을 거쳐 다양한 형태가 출현하고 활발히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나(Lim & Lee, 2004) 해당 학년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되었다.
연구대상자 선정 시 극단값을 제거하기 위하여 K-CTONI-2(Park, 2014)로 측정된 비언어성지능이 80점 미만에 해당하거나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된 아동은 제외하였으나, 전체 학령기 아동의 약 5%를 차지하는 다문화가정 아동의 비율을 고려하여 앞의 제외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다문화가정 학생은 연구대상에 포함하였다(Korean Education Statistics Service, 2017). 연구대상자 선정을 위한 1차 검사 시 1학년 44명, 2학년 43명, 3학년 58명, 그리고 4학년 44명 총 189을 대상으로 하였다. 그러나 검사과정에서 위에 언급한 대상자 및 검사를 완료하지 못한 아동 58명이 존재하여 이를 제외한 결과 최종적으로 1학년 34명, 2학년 32명, 3학년 36명, 4학년 29명 총 131명이 검사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연구대상의 학년 별 학생 수, 연령 및 통제변인으로 선정한 비언어성 지능의 정보는 표 1에 제시하였다. 일원배치분산분석 및 사후분석 결과 연령에서 모든 학년이 서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고(F(3,127)=697.05, p=.000), 비언어성지능지수에서는 유의한 차이 없이 모든 학년이 동질한 집단인 것으로 분석되었다(F(3.127)=.256, p=.86).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에서 4학년 아동들이 보이는 연결어미와 파생어 형태인식의 유형에 따른 변화양상을 분석하기 위해 연구대상의 학년집단을 저학년(1, 2학년)과 중학년(3, 4학년)으로 구분하였다. 이는 초등 1, 2학년 시기를 단어를 해독하는 능력을 습득하고 발달하기 시작하는 단계로, 초등 3, 4학년은 습득한 해독능력을 바탕으로 정확하게 유창하게 글을 읽으며 학습을 위한 읽기(‘read to learn’) 단계로 넘어가는 시기라고 구분한 Chall(1983)의 기준을 근거로 한 것이다.
2. 연구도구
본 연구에서는 각각 굴절과 파생에 해당하는 연결어미와 파생어를 기반으로 제작된 형태인식검사를 실시하였다.
연결어미 형태인식검사는 ‘계기, 조건, 보조, 부정, 이유·원인, 목적, 시간·동시, 결과, 선택, 대립·대조, 전환, 설명·배경, 양보’의 13개 의미관계 당 학령기에 빈번히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된 연결어미(예: ‘-면, -지, -려고, -도록, -거나, -지만’ 등)를 선정하여 이를 바탕으로 Shim(2019)이 제작한 검사를 적용하였다. 해당 검사는 의미관계마다 연습문항을 먼저 실시한 후 본 문항에서는 제시단어(예: 먹다)를 문장에 맞게 변형하여 채우는 형식이다(예: 사과를 _____ 텔레비전을 보아요[먹으면서]). 검사는 총 65문항으로 구성되었으며, .88의 내용타당도 및 100%의 평가자간 일치율이 보고되었다.
파생어 형태인식검사는 선행연구(Casalis et al., 2011; Deacon & Kirby, 2004; Tong et al., 2011)를 참고로 Chung(2016)이 제작한 검사 중 유추과제(analogy task)를 선정하여 실시하였다. 유추과제는 검사자가 첫 번째 유추쌍의 단어를 알려준 후, 두 번째 쌍의 첫 단어를 말해주면 아동이 빈칸을 채우는 형식이다(예: 아직 덜 익은 사과: 풋사과:: 아직 익지 않은 고추: ______[풋고추]). 해당 검사에서 파생어를 구성하는 접두사와 접미사는 접사의 생산성 및 단어형성법에 관한 연구(Kim, 2013; Park, 2010)를 바탕으로 선정한 ‘-음, -기, -이, -개’ 및 ‘풋-, 되-, 외-, -잡이, -질’ 등이었다. 파생어 형태인식검사는 총 26문항으로 구성되었으며, .98의 내용타당도와 .90의 문항내적일관성 신뢰도를 지닌 것으로 보고되었다.
연구대상자의 어휘에 관한 검사로는 수용 및 표현 어휘력 검사(Receptive and Expressive Vocabulary Test; REVT, Kim et al., 2009) 검사의 수용어휘검사를 사용하였다. 이는 형태인식과 어휘에 관한 선행연구들이 주로 어휘의 표현보다는 이해(수용)를 바탕으로 분석을 진행하였기 때문이다(Kieffer & Lesaux, 2012; Nagy et al., 2006; Sparks & Deacon, 2015). REVT 수용어휘 검사에 포함된 전체 185개의 어휘 중 52%에 해당하는 약 97개의 어휘가 복합어로서 파생어(예: 엿보다)이거나 합성어(예: 전등불)인 것으로 분석되어 선행연구에서 사용한 어휘검사의 특성과 유사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본 연구에서 구문을 측정하기 위한 검사로는 구문의미이해력검사(Pae et al., 2004)를 선정하였다. 구문의미이해력검사는 총 57개의 검사문항으로, 문법형태소에 초점을 맞춘 문항(10문항), 구문구조에 초점을 맞춘 문항(28문항), 그리고 의미에 초점을 맞춘 문항(19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어 연구대상자의 구문 및 형태소에 관한 인식을 측정하기에 타당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대상자의 단어읽기와 읽기이해 능력을 검사하기 위해 한국어읽기검사(Korean Language-Based Reading Assessment: KOLRA, Pae et al., 2015)를 실시하였다. 단어읽기는 총 80개의 2음절 의미, 무의미 낱말과 자소-음소 일치형 낱말, 자소-음소 불일치형 낱말이 포함되어 있다. 읽기이해는 짧은 글을 읽고 빈 칸에 적절한 단어, 문법형태소나 접속사 등을 채워 넣는 형식으로 구성되었으며, 총 23문항이다.
3. 연구절차
자료 수집은 학교를 통해 보호자의 동의를 얻은 후 각 초등학교의 도서관, 과학실이나 조용한 공간에서 개별적으로 진행하였다. 검사자는 연구자와 언어치료를 전공한 대학원생 및 학부 4학년으로, 검사의 편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검사자들에게 연구의 목적을 알리지 않은 채 진행하였다. 검사의 실시 및 채점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사전에 3시간 이상의 교육 및 실습과정을 진행하였고, 검사자 별 검사도구를 배정하여 능숙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아동에 따라 40분에서 1시간 정도의 검사시간이 소요되었다.
4. 통계처리
학년집단 간 형태인식 유형에 따른 추이를 살펴보기 위해 구획분할 교차요인설계(split-plot factorial design)분석을 실시하였다. 또한 학년집단 별로 변인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피어슨적률상관계수를 실시한 후, 연결어미와 파생어 형태인식을 예측하는 변인을 탐색하기 위해 기타 변인을 독립변인으로 한 단계적 다중회귀분석(stepwise multiple regression)을 적용하였다. 또한 회귀계수의 안정성과 회귀모형의 안정성을 확인하게 위하여 분산팽창계수(variance inflation factor, VIF)와 Durbin-Watson 값을 함께 분석하였다. 통계처리에는 IBM SPSS ver 24.0(IBM, Armonk, NY, USA)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Ⅲ. 연구 결과
본 연구에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대상자의 학년집단 별 연결어미 및 파생어 형태인식 점수와 어휘, 구문, 읽기관련 변인의 점수에 관한 기술통계 결과를 표 2에 제시하였다. 학년집단 별로 모든 변인의 평균, 표준편차, 평균 왜도와 첨도를 기술하였고, 모든 점수는 원점수로 제시하였다.
1. 학년집단에 따른 형태인식 유형별 양상
기술통계 결과에 따르면 저학년과 중학년의 연결어미와 파생어 형태인식 검사의 평균 점수가 각각 연결어미의 경우 26.76에서 48.45로 파생어의 경우 11.48에서 18.82로 학년이 높아짐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음으로 이러한 평균점수의 증가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를 검증하기 위해 학년집단을 구획변수로 하여 구획분할 교차요인설계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학년집단 간에 보인 형태인식검사점수의 주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F(1.129)=81.82, p=.000, =.388). 학년집단 내에서 형태인식 유형 간의 차이에 대한 주효과 또한 유의하였으며(F(1.129)=511.52, p=.000, =.799), 학년집단과 형태인식검사 유형에 따른 상호작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학년이 높아질수록 두 형태인식 검사가 모두 유의한 증가를 보인 것을 알 수 있었다(F(1.129)=52.30, p=.000, =.288). 모든 부분에타제곱()에 대한 통계적 검증력은 1.0으로 검증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 학년집단 별 형태인식 유형별 관련 변인
학년집단 별로 연결어미 형태인식, 파생어 형태인식, 수용어휘, 구문이해, 단어읽기, 읽기이해 변인점수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상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는 표 3에 제시하였다. 상관분석 결과 저학년에서 수용어휘와 단어읽기를 제외한 모든 변인들이 서로 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66)=.310~.686). 중학년에서는 파생어 형태인식과 구문이해, 연결어미 형태인식과 단어읽기를 제외한 모든 변인들이 서로 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65)=.269~.508). 이는 학년에 따라 각 변인들이 서로 다른 변인의 속성을 반영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이나, 변인간의 상관계수가 강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음으로 저학년과 중학년 집단별로 각각 연결어미 형태인식과 파생어 형태인식 검사점수를 가장 잘 예측하는 변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형태인식의 두 유형을 종속변인으로 설정하고, 나머지 변인들을 독립변인으로 설정한 단계적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표 4). 회귀모형의 VIF는 저학년과 중학년에서 모두 1에 근접하여(1.00~1.93) 회귀분석의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을 의미하는 다중공선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회귀모형의 적합성을 의미하는 Durbin-Watson값 또한 1.68에서 2.07 사이로 모두 2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나 잔차 간의 상관관계가 없이 회귀모형이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귀분석 결과 저학년과 중학년에서 연결어미 형태인식을 가장 잘 예측하는 변인은 파생어 형태인식이고(설명량 저학년 47%, 중학년 26%), 파생어 형태인식을 가장 잘 예측하는 변인은 연결어미형태인식인 것으로 나타나(설명량 저학년 47%, 중학년 26%) 두 형태인식 유형은 동질한 언어적 특성을 공유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주의 깊게 살펴보고자 하는 부분은 연결어미와 파생어 형태인식을 단계적으로 예측하는 기타 변인들이었다. 저학년 집단에서 연결어미 형태인식을 파생어 형태인식 다음으로 예측하는 변인은 구문이해, 단어읽기, 어휘 순으로 각각 8%, 4%, 4%의 설명력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F(4, 61)=25.491, p=.000). 반면 파생어 형태인식을 연결어미 형태인식 다음으로 예측하는 변인은 읽기이해로 10%의 설명력을 보여 연결어미 형태인식과 전혀 다른 변인이 파생어를 예측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F(2, 63)=40.932, p=.000).
중학년 집단에서는 연결어미 형태인식을 예측하는 변인이 저학년 집단과 유사하게 파생어 형태인식과 구문이해로 각각 26%, 5%의 설명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으나(F(2, 62)=18.308, p=.000), 단어읽기와 어휘는 더 이상 연결어미 형태인식을 예측하지 않았다. 또한 파생어 형태인식을 예측하는 변인은 연결어미 형태인식과 읽기이해로서 각각 26%, 11%의 설명력을 보이는 변인인 것으로 분석되어(F(2, 62)=14.057, p=.000) 저학년 집단과 마찬가지로 연결어미 형태인식과 전혀 다른 변인이 예측변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1~4학년 아동을 저학년과 중학년으로 나누어 굴절적 요소인 연결어미와 조어적 요소인 파생어로 구성된 형태인식의 두 과제에서 어떠한 수행의 차이를 보이는 지 살펴보았다. 또한 각 학년집단 별로 두 형태인식 유형을 예측하는 변인에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연결어미와 파생어라는 두 형태 인식과제가 선행연구들에서 밝힌 바와 같이 다른 실현방식을 지니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형태인식이라는 메타언어능력이 초등학교 저학년과 중학년에 걸쳐 차이를 보이는 지 살펴본 첫 번째 연구 결과 형태인식의 두 유형에서 모두 뚜렷한 증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와 유사하게 형태인식에 관한 선행연구들은 대부분 학년이 높아질수록 파생어뿐 아니라 굴절적 요소를 인식하고 의식적으로 조작하는 형태인식능력에 발달적 증가가 있음을 지적하였다(Anglin, 1993; Berninger et al., 2010; Carlisle, 2010; Nagy et al., 2003; Rabin & Deacon, 2008). 이러한 발달적 추이가 중국어(Hao et al., 2013; Zhang & Koda, 2013), 불어(Casalis et al., 2011), 네델란드어(Assink et al., 2000) 등 다른 언어권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것은 형태소 구조에 대한 의식적 인식과 의도적이고 전략적인 조작이라는 메타언어적 능력이 형태인식능력의 속성임을 반증하는 결과라 할 것이다. 한국 학령기아동의 파생어 형태인식에 관하여 살펴본 Chung(2016)은 이러한 추이가 추상적 사고와 언어능력, 그리고 분석적인 조작능력이 성숙하는 학령기 시기의 인지적 발달의 결과라고 설명하였다. 즉, 다양한 형태소를 기억하고 적용하여 낯선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거나 단어를 새롭게 형성하는 형태인식과정은 단어의 구조에 관한 분석적인 감각과 충분한 기억능력 및 조직화과정을 수반하는 인지적 처리과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능력은 유사한 처리능력을 요하는 읽기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선행연구들은 형태인식과 읽기와의 강력한 관련성에 초점을 두고 진행되고 있다(Deacon & Kirby, 2004; Nagy et al., 2006; Gibson & Wolter, 2015). 다음으로 본 연구에서는 위에 나타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저학년과 중학년 집단 각각에서 어떠한 기타변인들이 두 형태인식 과제를 예측하는지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형태인식의 두 유형이 연결어미와 파생어라는 다른 단어구조를 기반으로 하더라도 의도적 조작과 분석이라는 유사한 인지적 과정을 공유하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또한 어떠한 변인들이 두 유형을 예측하는지 분석함으로써 굴절과 조어의 특성을 지니는 두 형태인식과정이 다르게 실현되고 처리되는 과정인지 탐색하고자 의도하였다. 본 연구에서 연결어미 및 파생어 형태인식과 관련된 기타 변인으로 설정한 어휘(Chung, 2016), 구문이해(Tong et al, 2014), 단어읽기(Nagy et al., 2006), 읽기이해(Kieffer et al., 2012) 등은 선행연구에서 형태인식과의 관련성을 기반으로 주로 연구된 변인들이었다.
저학년과 중학년 집단별로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저학년에서는 어휘와 단어읽기를 제외한 모든 변인들이 정적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년에서는 파생어 형태인식과 구문이해, 연결어미 형태인식과 단어읽기에서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아 저학년 집단과 다른 상관의 추이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저학년 집단에서 보이지 않았던 어휘와 단어읽기 간의 상관관계가 중학년 집단에서는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이는 학년이 높아질수록 단어읽기의 자동성이 습득되고 이러한 자동성은 어휘를 기억하고 인출하는 처리과정과 관련이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할 것이다. 또한 학년이 높아지면서 파생어 형태인식이 구문이라는 통사적 과정과 점차 분리되고, 연결어미 형태인식 역시 단어읽기라는 어휘적 과정과 별도로 처리되는 것이 아닌지를 추론 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변인들이 연결어미와 파생어 형태인식에 어떠한 영향력을 보이는 지 살펴보기 위해 실시한 단계적 회귀분석 결과는 위의 추론을 뒷받침하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저학년과 중학년 집단에서 연결어미와 파생어 형태인식점수는 서로를 가장 강력하게 예측하는 변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형태인식이라는 메타언어적 과정이 연결어미나 파생어라는 형태소의 유형에 의존하기 보다는 의도적이고 전략적이며 인지적인 조작과정으로서 인지적 성숙에 의존하는 처리과정이라는 위의 가정을 지지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즉, 연결어미와 파생어 형태인식은 모두 공통적으로 형태소의 의식적 조작과 분석과정이라는 속성을 내포하는 메타언어적 처리과정인 것이다.
본 연구에서 실시한 단계적인 회귀분석결과는 형태인식 다음으로 분석된 예측변인의 흥미로운 추이를 보여주었다. 저학년 집단에서는 구문이해, 단어읽기, 어휘의 순서로 연결어미 형태인식을 예측하였으며, 파생어 형태인식은 읽기이해가 유의한 설명변인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이는 중학년에도 유지되어 연결어미 형태인식은 구문이해가, 파생어 형태인식은 여전히 읽기이해가 설명력 있는 변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설명력의 크기는 형태인식의 설명력에 비해 작았으며, 학년집단에 따라 그 크기와 순서에 차이가 있었다. 예를 들어 저학년 시기에 연결어미 형태인식의 설명력이 8%였던 구문이해는 중학년에는 5%였으며 단어읽기와 어휘는 예측변인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회귀분석 결과는 굴절과 조어의 형태론적 실현방식이 다를 수 있음을 지적한 Choi(2009) 및 Hwang(2013)이나 굴절과 파생의 규칙이 다름을 언급한 Scalise(1988)의 고전적 선언과 일맥상통한다. 또한 굴절과 파생(Leminen et al., 2019) 혹은 어휘적 의미 처리과정과 형태구문적 처리과정(Fonseca et al., 2015)에 관한 최근의 신경학적 연구결과들도 본 회귀분석 결과와 마찬가지로 두 과정 간의 차이에 주목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읽기이해부진아동과 일반아동을 대상으로 형태인식과 구문인식능력을 비교한 Tong 등(2014)은 두 집단이 형태인식과 구문인식뿐 아니라 형태인식 내 파생과 굴절적 유형에서 다른 수행을, 즉 두 집단이 파생에서는 차이를 보였으나 굴절 문항에서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이는 파생과 굴절의 차이가 읽기이해부진과 같은 장애아동에게 더 뚜렷하게 드러날 수 있음을 나타낸 결과로 후속연구로서 지속적으로 탐색되어야 할 영역임을 나타낸다.
파생어 형태인식을 예측하는 변인으로 분석된 읽기이해는 그 속성 상 개별적인 어휘의 의미를 확인하고 개념을 연상하는 깊이 있는 어휘지식을 필요로 한다. 즉, 어휘와 의미 간의 체계가 잘 조직화되고 사전적 정의를 이해하고 있을 때 적절한 읽기이해가 가능하고, 이는 단어의 구조와 의미를 분석적으로 이해하고 조직할 수 있는 파생어 형태인식 능력을 기반으로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읽기이해에 관한 여러 선행연구들이 어휘력이 읽기이해를 가장 잘 예측하는 변인이며(Beck et al., 1982; Cain & Oakhill, 2011; Yoon, 2015), 파생어 형태인식은 어휘력을 매개로 읽기이해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Nagy et al., 2006). Deacon 등(2014)이 초등학교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진행한 종단연구에서도 초기 형태인식이 후기 읽기이해를, 초기 읽기이해는 후기 형태인식을 설명하는 등 상호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어 본 연구의 결과를 지지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임상에서 단어수준의 읽기를 지도하는 경우 형태인식과제를 적용하여 아동에게 복합어와 파생어, 각종 어미활용규칙을 함께 지도한다면 이후 어휘력의 향상과 읽기이해능력의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예상된다.
본 연구는 저학년과 중학년을 대상으로 연결어미와 파생이라는 형태인식의 두 가지 유형과 관련 변인을 분석하여 굴절과 파생이 다른 실현과정을 거치는지 파악하였고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그러나 두 유형의 차이가 어떠한 인지적 처리과정적 요소 때문인지 깊이 있게 탐색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지닌다. 또한 구문이해에 관한 검사의 내용이 의미론적 요소를 포함하며, 3학년 이후부터는 해당 검사가 적절한 변별력을 갖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타당도와 신뢰도를 갖춘 구문검사를 개발하여 함께 적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의 연결어미와 파생어 형태인식 문항이 문항분석과 같은 통계적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문항분석을 바탕으로 형태인식 검사문항을 더 선별하고, 초등학교 5-6학년을 포함하여 추이를 탐색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일반아동뿐 아니라 언어장애 및 읽기장애 집단을 대상으로 이들이 지니는 취약성이 형태인식이라는 메타언어능력의 어떤 유형과 더 깊이 있는 관련성을 보이는지 탐색한다면 장애아동의 평가와 중재에 유용한 방향과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Acknowledgments
This article was supported by the Ministry of Education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2017-0577).
이 논문은 2017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2017-0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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