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어증 환자의 실독증 특성
초록
본 연구는 규칙 단어, 불규칙 단어, 비단어 읽기를 통해 실어증 환자와 정상 성인의 읽기 특성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는 뇌졸중으로 인해 실어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15명과 정상 성인 15명으로 총 30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실어증 환자들이 보이는 읽기 특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2음절로 된 규칙 단어, 불규칙 단어, 비단어 각 30문항씩 총 90문항을 PowerPoint로 제시하여 읽게 하였다.
첫째, 규칙 단어, 불규칙 단어, 비단어 읽기 시 실어증 환자와 정상 성인이 보인 정반응 점수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이는 정상 성인이 실어증 환자보다 읽기 능력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특히 비단어 읽기 시 두 집단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둘째, 두 집단 모두 비단어, 불규칙 단어, 규칙 단어 순으로 오류 수가 많았다. 이는 본 연구의 실어증 환자들이 음운 실독증의 특성을 가장 많이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어증 환자의 단어유형에 따른 읽기 수행력을 살펴본 결과, 실어증 환자들은 규칙 단어-불규칙 단어, 규칙 단어-비단어 읽기 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고, 정상 성인은 규칙 단어-불규칙 단어 읽기 시에만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셋째, 두 집단의 오류유형을 비교한 결과, 실어증 환자는 세 단어유형에서 대치 오류가 가장 빈번히 나타났고, 정상 성인의 경우 규칙 단어에서는 생략 오류, 불규칙 단어와 비단어 읽기 시에는 대치 오류가 가장 많이 산출되었다. 넷째, 두 집단 간 불규칙 단어의 오류유형을 살펴본 결과, 음운변동을 적용하였을 때에는 두 집단 모두에서 시각적 오류가 가장 빈번히 산출되었다. 불규칙 단어 읽기 과제에 적용된 음운변동의 경우 실어증 환자는 정상 성인에 비해 기식음화, 설측음화, 비음화, 경음화, 구개음화, ㅎ탈락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실어증 환자들의 경우 비단어보다는 단어를, 불규칙 단어보다는 규칙 단어 읽기 시 수행력이 높은 어휘성과 규칙성의 효과가 나타났지만, 정상 성인에게서는 규칙성 효과만 관찰되었다. 이 결과는 실어증 환자의 읽기 중재 시 비단어보다는 단어를, 불규칙 단어보다는 규칙 단어를 우선적으로 중재하는 것이 효과적임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nvestigate the reading characteristics of aphasia patients and normal adults by reading regular words, irregular words, and non-words.
Aphasic patients and normal adult groups of 15 read three word types aloud: regular words, irregular words and non-words consisting of two syllables. The words were shown via PowerPoint.
First, there was a significant difference in reading of regular words, irregular words, and non-words between aphasic patients and normal adults. Second, compared with reading ability by word types in aphasics, significant effects were found for regular words-irregular words, and regular words-non-words. In normal adults, there was a significant difference only for regular words-irregular words. Third, the most common error type in aphasics was substitution error of the three word types. However, the most common error type in normal adults was ommission error of regular words. Fourth, from the error analysis of the aphasic patients reading irregular words, visual error was the most frequent. Error frequency of reading irregular words according to phonological rule types in aphasics was the most frequent aspiration.
There were lexicality and regularity effects in the aphasic groups, but only regularity effects in the normal adults. Aphasic patients made the most substitution errors in reading the three word types. In reading irregular words, the most common error was visual error in application of phonological rules. The results of this study suggest that it is effective to mediate words rather than non-words and regular words rather than irregular words.
Keywords:
Alexia, aphasia, regular word, irregular word, nonword, phonological rule키워드:
실독증, 실어증, 규칙 단어, 불규칙 단어, 비단어, 음운변동Ⅰ. 서 론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뇌졸중(stroke) 환자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1년부터 15년까지 최근 5년간 건강보험 적용대상자 중 뇌졸중 질환으로 요양기관을 이용한 진료현황을 분석한 결과, 뇌졸중 환자의 5명 중 4명은 60대 이상의 고연령층으로, 이 연령구간에서 전체 진료인원의 77.8%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7). 2015년 건강보험 빅데이터 자료를 바탕으로 뇌경색(infarction)과 뇌출혈(hemorrhage)의 진료현황을 살펴본 결과, 뇌경색 환자가 뇌출혈보다 5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의 주요 증상으로는 편마비(hemiplegia), 언어장애, 기억력 및 인지장애, 삼킴장애, 감각이상 등을 들 수 있다. 뇌졸중은 언어장애인 실어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중의 하나이며, 읽기장애인 실독증(alexia)도 야기할 수 있다. 실독증은 정상적인 읽기능력을 습득한 후 뇌손상으로 말미암아 초래되는 후천성 읽기장애를 의미한다(Elias & Saucier, 2006).
실독증 환자는 Déjerine에 의해 처음으로 문헌에 소개되었다(Déjerine, 1891, 1892; Elias & Saucier, 2006). 이후 실독증은 그림형상의 철자를 사용하는 아시아 언어를 포함한 다양한 문화권에서 보고되고 있다(Benson, 1984; Sakurai et al., 2001).
실독증은 일반적으로 중심성 실독증(central alexia)과 말초성 실독증(peripheral alexia)으로 구분되고, 전자에는 음운 실독증(phonlogical alexia), 표층 실독증(surface alexia), 심층 실독증(deep alexia), 후자에는 무시 실독증(neglect alexia), 주의 실독증(alttentional alexia) 등이 속한다. 음운 실독증은 때로는 철자 실독증(letter alexia)이라고 부른다(Elias & Saucier, 2006). 음운 실독증은 문자소에 정확한 음소를 연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초래된다. 따라서 친숙한 단어 읽기는 가능하지만, 비단어나 친숙하지 않은 단어 읽기에서 심한 어려움을 보인다. 친숙하지 않은 단어 읽기 시 드물지만 친숙한 단어의 보속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시간’과 ‘시계’처럼 서로 유사하게 보이는 단어들을 대치하는 시각 착독증(visual paralexia) 오류를 자주 보인다. 이런 읽기 장애는 문자소-음소 변환부(grapheme-to phoneme correspondence)를 사용하여 단어를 소리로 읽을 수 있도록 해 주는 음운 경로(phonological route)의 손상으로 인해 초래된다(Derouesné & Beauvois, 1979; Beeson et al., 2010). 그러나 어휘 경로(lexical route)에는 손상을 입지 않았기 때문에 규칙 단어와 불규칙 단어들은 잘 읽을 수 있지만 비단어 읽기 시에는 어려움을 보인다. 음운 실독증(phonological alexia)은 실어증 환자들이 보이는 실독증 중에서 가장 흔한 유형으로 보고되며, 전형적으로 우측 하측두엽에 손상을 입을 경우 초래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Rapcsak et al., 1987; Sasanuma et al., 1996).
중심성 실독증의 두 번째 유형은 표층 실독증(surface alexia)으로 규칙 단어 혹은 비단어는 읽을 수 있지만 불규칙 단어 읽기 시 어려움을 보이는 것이 주요 특징이다. 이런 읽기장애는 어휘 처리 경로에는 손상을 입었지만 음운 경로에는 손상을 입지 않았기 때문에 음운 경로를 통해 규칙 단어와 친숙하지 않은 단어 읽기는 가능하지만 불규칙 단어 읽기에는 어려움을 보인다. 음운처리 경로에만 의존하여 읽기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발음은 동일하지만 의미가 서로 다른 동음이의어(homophone)를 혼동하여 정확하게 읽지 못한다. 표층 실독증 환자의 경우 읽기가 원칙적으로 발음에 따라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 영어의 ‘boy'를 ’b-o-y'라고 철자 하나하나씩 읽은 후 ‘boy'라고 읽는다. 문자소-음소 변환부를 거치므로 규칙에 맞게 써진 낱단어의 경우 이와 같은 낱글자 읽기 전략으로 종종 목표에 도달하지만, 불규칙 단어의 경우에는 읽기에 어려움을 보인다. 비단어 읽기는 가능하다.
중심성 실독증의 세 번째 유형은 심층 실독증(deep alexia)으로 음운 실독증과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 환자는 규칙 단어와 불규칙 단어는 쉽게 읽지만 비단어 읽기에는 심한 어려움을 보인다. 심층 실독증을 이중 경로 모델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어떤 학자는 심층 실독증을 음운 실독증이 매우 심각한 경우라고 주장한다(Elias & Saucier, 2006). 음운 실독증과 구분되는 한 증상은 읽기 시 의미가 서로 다른 단어로 대치하는 의미 착독증(semantic paralexia)이 심층 실독증에서 나타난다. 그리고 추상어나 기능어 읽기에도 심한 어려움을 보인다. 환자들은 음운-어휘 경로도 비어휘적 경로(문자소-음소 변환부)도 사용할 수 없고, 대신에 의미-어휘 경로를 통해 읽기가 이루어진다(De Bleser & Bayer, 1990). 이는 추가로 의미체계(혹은 그 체계의 입력부와 출력부)의 손상으로 악화되어서 낱말을 읽을 때 전형적으로 의미(그리고 또한 형태) 착독증과 의미적으로 동기화된 통합 착독증(syntagmatic paralexia)이 산출된다. 비낱말 읽기 시에도 심한 어려움을 보인다. 낱말이 빈번하게 등장하고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으면 읽기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심층 실독증 환자는 기능어 읽기 시 어려움을 보여 실문법적 읽기가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머니는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신다.’를 ‘부엌 설거지 하신다.’로 읽거나, ‘너는 동생을 돌보아야만 한다.’를 ‘너 동생 돌보다.’로 읽는 현상이 나타난다. 심층 실독증 환자들의 경우 ‘천둥’을 ‘청중’, ‘지침’을 ‘지체’로 읽는 시각 착독증(visual alexia)이 나타난다.
위에서 기술한 세 가지 실독증은 일반적으로 낱말 처리에 있어 핵심적이고 언어학적인 부분들을 쟁점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중심성 실독증(central alexia)이라고 하는 반면, 언어학적 문제 이전인 시각 분석에서부터 문제가 생기는 형태는 말초성 실독증(peripheral alexia)이라고 한다(Reitz, 1994). 말초성 실독증의 대표적인 형태로는 순수 실독증(pure alexia) 혹은 낱글자 형식 실독증이 있다. 이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한 자씩 쓰는 것처럼 읽는다. 즉, 모든 철자들을 대부분 아주 힘들게 그리고 느리게 하나하나 호명한다. 그리고 무시증후군이나 다양한 시각장애에 의해서도 말초성 실독증은 생길 수 있다(Tesak, 2007).
읽기는 언어와 기억, 사고, 지능 등을 포함하는 복잡한 처리 과정이며, 읽기 능력은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정상 성인들은 문자화된 낱말을 소리 내어 읽거나 낭독할 때 어휘 경로(lexical route)와 음운 경로(phonological route)를 사용하여(Ellis & Young, 1988) 규칙 단어와 불규칙 단어, 고빈도어와 저빈도어, 비단어 등을 읽고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읽기에 어려움을 보이는 실어증 환자들은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말하는 실어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독증 연구는 현재까지 소수에 불과하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 연구들은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읽기장애에 대한 사례보고로 이루어져 있어 후천성 실독증의 특성을 일반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다(Yeon et al., 2018). 최근에 들어 Cho와 Pyun(2015)은 뇌손상 환자 6명을 대상으로 한국어 후천성 음운 실독증의 특성을 연구하였으며, 그 결과 정상 집단과 환자 집단 간에 철자, 의미처리, 단어/비단어 소리내어 읽기에서 모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Hwang 등(2017)은 치매환자 20명과 정상군 20명을 대상으로 규칙 단어, 불규칙 단어, 비단어를 소리 내어 읽게 한 결과, 치매군은 정상군에 비하여 세 단어유형 읽기 모두에서 오류 빈도가 유의하게 높았고, 치매군은 어휘성 효과와 규칙성 효과를 보였다. 치매군은 특히 불규칙 단어 읽기에서 수행력 저하를 보였으며, 시각적 오류가 가장 빈번히 나타나고, 그 다음 글자 그대로 읽는 규칙화 오류, 마지막으로 음운변동 잘못 적용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상군에 비해 음운변동에서 오류 빈도가 유의하게 높았다. 치매군과 정상인 집단 모두 구개음화, 설측음화, 탈락에서 높은 오류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휘의 의미성 및 규칙성에 따른 실어증 환자와 정상 성인 간 읽기 수행력을 비교한 Kim(2017)의 연구에서는 실어증 집단이 정상 집단에 비해 단어보다 비단어 읽기에서 수행력 저하가 유의하게 크게 관찰되고, 실어증 환자의 전반적인 읽기 능력은 규칙성보다 어휘성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어증 유무에 따른 뇌경색 환자의 읽기 특성을 살펴본 Yeon 등(2018)에 의하면, 실어증 환자군이 실어증 없는 환자군과 정상군보다 불규칙 단어와 비단어 읽기 과제에서 유의하게 낮은 수행력을 보였다.
이와 같은 선행 연구들을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뇌 손상으로 실어증을 보이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Hwang 등(2017)의 연구와 동일한 읽기 과제를 제시하여 실어증 환자들의 읽기 특성을 고찰하고, 읽기 시 보이는 오류 양상을 분석하여 실어증 환자들의 읽기 중재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는 만 41-87세에 해당하는 뇌졸중 환자 15명과 정상 성인 15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뇌졸중 환자는 뇌경색(infarction) 환자 8명과 뇌출혈(hemorrhage) 환자 7명으로 좌뇌 손상으로 실어증을 보이는 환자들로 구성되었다. 실어증 환자는 경기도와 부산의 종합병원 및 대학병원 재활의학과에 내원하였거나 입원한 환자들로 선정하였다. 실어증 환자에게 한국판 웨스턴 실어증 검사(Paradise-Korean Western Aphasia Battery-Revised, PK-WAB-R, Kim & Na, 2012)를 실시하여 실어증 유형을 구분하고 실어증 지수를 산출하였다. 실어증 환자에게는 실어증 유형에 상관없이 PK-WAB의 읽기 항목인 ‘집, 책상, 연필, 가위’를 90%이상 읽을 수 있는 자로 선정하였다. 그리고 마비말장애가 동반된 실어증 환자들의 경우 읽은 내용을 연구자가 정확하게 전사하는 데 어려움을 보일 수 있어 제외하였다. 정상 성인은 신경학적 결함이나 심리적 문제 및 시력장애가 없고, PK-WAB의 읽기 문항인 ‘삽과 톱은 우리들이 흔히 사용하는 도구이다. 이 도구들은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다.’란 문장을 제시하여 읽기가 가능한 자로 선정하였으며, 실어증 환자와 연령, 손잡이, 교육의 정도 등을 일치시켰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56.47세(SD=13.11)였고, 평균 교육연수는 13.67년(범위 6-16), 평균 발병 후 시간은 26.86개월(SD=20.93)이었다. 평균 실어증 지수(AQ, Aphasia Quotient)는 58.64점(범위 20-91)이었다. 실어증 환자에 대한 세부 정보는 표 1에 제시하였다.
2. 검사 도구
본 연구를 위해 2음절로 된 단어 목록을 구성하였고, 단어 읽기 과제는 규칙 단어, 불규칙 단어, 규칙 비단어 각 30문항씩 총 90문항으로 선정하였다. 읽기 과제는 Hwang 등(2017)이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단어 어휘성 및 규칙성에 따른 실독증의 특성을 고찰하기 위하여 사용한 단어 목록을 인용하였다. 어휘성(lexicality)은 말소리의 의미 포함 여부를 나타내는 용어로 소리와 의미를 모두 포함한 것은 단어(word), 의미가 없는 것은 비단어(non-word)에 해당한다(Sung, 2009). 규칙성은 자소와 음소 간 대응이 규칙적인지 불규칙적인지를 나타내는 용어로 자소와 음소가 일대일로 대응되는 것은 규칙 단어, 음운변동 규칙이 적용되는 것은 불규칙 단어로 나뉜다. 한글의 자소는 각 자소에 대응하는 하나의 음소를 가지지만, 두 음절 이상이 되면 음운변동 현상이 일어나는 불규칙 대응이 현저히 증가한다(Cho & Nam, 2002). 이를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주어진 자극이 단어인지, 비단어인지, 자소와 음소가 일대일로 일치하는 규칙 단어인지, 일치하지 않는 불규칙 단어인지에 따라 실어증 환자들의 읽기 수행력에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 규칙 단어, 불규칙 단어, 비단어의 세 가지 하위 단어유형을 구성하였다.
Hwang 등(2017)은 한국어 읽기 검사(Korean Language-based Reading Assessment, KOLRA, (Pae et al., 2012)의 해독 과제의 전체 문항과 Seo(2014)의 한국어 기본어휘 의미 빈도 사전의 단어 목록의 일부를 인용하여 총 90문항을 선정하였다. 자소와 음소 간 변환 규칙이 성립되지 않는 불규칙 단어의 경우 KOLRA, Lee(1990), Lim과 Kim(2008) 그리고 Yi(1996)를 참고하여 고빈도의 음운변동에 포함되는 경음화, 비음화, 구개음화, 설측음화, ㅎ탈락, 기식음화를 각 5문항씩 선정하여 총 30문항을 구성하였다. 단어는 100포인트 크기로 Microsoft PowerPoint를 통해 제시되었으며, 한 단어당 15초로 제시 시간을 제한하였다. 규칙 단어와 불규칙 단어는 섞어서 무작위 순서로 제시하였으며, 규칙 비단어는 단어군 내에서 무작위로 제시되었다. 환자가 읽기 시 힘들어 할 경우 규칙 단어와 불규칙 단어의 읽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1회 휴식을 허용하였다. 모든 피험자가 읽은 자료는 녹음하여 연구자가 듣고 전사하였다. 자세한 단어 목록은 부록 1에 제시하였다.
3. 자료 수집 절차
자료수집은 루터대학교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의 승인(IRB No. 0001-201904-HR-002-01)을 얻어 진행하였으며, 검사 전에 연구 대상자들에게 검사에 대해 소개하고 연구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 읽기 검사는 각 병원의 1급 언어재활사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검사는 언어치료실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되었다. 읽기 자료는 녹음하여 연구자가 전사하였다.
4. 자료 분석 방법
읽기 자료는 전사 후 바르게 읽은 단어는 1점, 틀리게 읽은 단어는 0점으로 채점하였다.
자료는 SPSS version 22.0을 사용하여 실어증 환자와 정상성인 간의 단어 읽기 능력을 살펴보기 위하여 집단과 단어 유형간 반복 측정 분산분석(repeated measure ANOVA)을 실시하였으며, 집단에 따른 차이와 단어유형에 따른 읽기 능력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독립표본 t-검증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각 집단 내에서 단어유형별 점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살펴보기 위하여 대응표본 t-검증을 사용하였다. 또한 집단과 단어유형에 따른 오류 수에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하여 반복 측정 분산 분석을 실시하였다.
실어증 환자와 정상 성인 간 규칙 단어, 불규칙 단어, 규칙 비단어의 읽기 정반응 수를 비교하고, 집단 내 단어유형별 읽기 정반응에 대해 분석하였다. 그리고 두 집단간 오류 비교 시 집단 간 단어유형, 집단 내 단어유형별 오류 수를 비교하였다. 또한 집단 별로 오류유형, 단어유형별 오류유형, 단어유형 간 오류유형을 비교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불규칙 단어 읽기 시 오류를 음운변동 적용 시 나타난 오류유형, 음운변동유형에 따른 오류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실어증 환자의 단어와 비단어, 규칙 단어와 불규칙 단어의 읽기 오류 분석은 선행연구(Hwang et al., 2017; Yeon et al., 2018)를 참고하여 본 연구의 목적에 맞게 수정 보완하여 대치, 생략, 첨가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그리고 불규칙 단어의 경우 음운변동을 적용하여 읽기 시 나타난 오류를 Hwang 등(2017)에서와 마찬가지로 규칙화(regularization) 오류, 음운변동 잘못 적용(misapplication of phonological rules), 시각적(visual) 오류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규칙화 오류는 음운변동을 적용하지 않고 글자 그대로 읽는 오류로 ‘봄비’를 [봄삐]가 아니라 [봄비]로 읽는 현상이고, 음운변동을 잘못 적용한 오류의 경우 음운변동을 적용하려고 시도는 하였으나 ‘언론’을 [얼론]이 아니라 [언논]으로 일부는 맞게 적용하였거나 잘못 적용한 경우를 말한다. 그리고 시각적 오류는 ‘빻은’을 [빠은]이 아니라 [빵은]으로 시각적으로 유사한 다른 단어로 읽은 경우가 해당된다. 그리고 음운변동별 오류유형은 경음화, 비음화, 구개음화, 설측음화, ㅎ탈락, 그리고 기식음화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Ⅲ. 연구 결과
1. 실어증 환자와 정상 성인 간 읽기 수행력 비교
실어증 환자와 정상 성인 간 읽기 시 보인 정반응 정도와 규칙 단어, 불규칙 단어, 비단어의 단어유형 간 읽기 정반응 점수에 대한 차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반복측정 분산분석을 실시한 결과, 단어유형에 따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나(F(1, 28)=26.005, p<.001), 집단과 단어유형 간 상호작용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F(1, 28)=3.869, p=.059). 실어증 환자와 정상 성인 간 주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F(1, 28)=15.188, p=.001). 이는 정상 성인 집단이 실어증 환자보다 규칙 단어, 불규칙 단어, 비단어 읽기 시 정반응 점수가 유의하게 높은 것을 의미한다.
집단에 따른 차이와 단어유형에 따른 차이를 살펴보기 위하여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는 표 2와 같다. 규칙단어에서 실어증 환자는 평균 23.40, 정상 성인은 평균 29.67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01). 불규칙 단어에서 실어증 환자가 읽기 시 보인 정반응 평균은 19.60, 정상 성인은 평균 28.13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p<.01). 비단어 읽기 시 실어증 환자의 평균 정반응 빈도는 16.93, 정상인은 평균 26.80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며(p<.001), 총정반응 수에서 실어증 환자는 평균 59.93, 정상 성인은 평균 84.60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1). 정상 성인이 실어증 환자보다 모든 단어유형에서 수행력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반복 측정 분산 분석 결과 단어유형별 점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실어증 환자와 정상 성인이 같은 경향을 보이고 있어서 두 집단을 비교하지 않고 각 집단별로 단어유형 간에 점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를 살펴보기 위하여 대응표본 t-검증을 실시하였다.
표 3에서 알 수 있듯이, 실어증 환자의 경우 규칙 단어-불규칙 단어(p<.01), 규칙 단어-비단어(p<.001)의 점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불규칙 단어-비단어 읽기 점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정상 성인 집단 내에서 단어유형간 점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를 살펴보기 위하여 대응표본 t-검증을 실시한 결과는 표 4와 같다. 정상 성인의 경우 규칙 단어-불규칙 단어의 점수 차이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고(p<.01), 규칙 단어-비단어 및 불규칙 단어-비단어 읽기 점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2. 집단과 단어유형에 따른 오류 비교
집단과 단어유형에 따른 오류 수에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하여 반복 측정 분산 분석을 실시한 결과, 집단의 주효과(p<.001), 집단과 단어유형의 상호작용 효과(p<.001), 단어 유형에 따른 주효과(p<.001)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단어유형별로 집단 간 읽기 오류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살펴보기 위하여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한 결과는 표 5와 같다. 규칙 단어, 불규칙 단어, 비단어 모두에서 실어증 환자 집단이 정상 집단보다 유의하게 오류의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p<.001).
3. 오류유형에 따른 집단과 단어유형별 오류 비교
오류유형에 따른 집단과 단어유형별 오류 수에 통계적으로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 반복 측정 분산 분석을 실시한 결과, 집단(F[1, 28]=670.609, p<.001), 단어유형(F[1, 28]=69.350, p<.001), 오류유형(F[1, 28]=504.456, p<.001)의 주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그리고 집단과 단어유형(F[1, 28]=12.526, p=.001), 집단과 오류유형(F[1, 28]=226.520, p<.001), 단어유형과 오류유형(F[1, 28)=14.297, p=.001)간 상호작용 효과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집단별 오류유형이 통계적으로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하여 각 집단별로 오류유형간 대응표본 t-검정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표 7에서 알 수 있듯이, 실어증 환자의 경우 대치-생략, 대치-첨가, 생략-첨가 간에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정상 성인의 경우 대치-생략, 대치-첨가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단어유형별로 오류유형에 차이가 있는지 대응 표본 t-검정을 실시한 결과, 규칙 단어, 불규칙 단어, 비단어 모두에서 대치-생략, 대치-첨가, 생략-첨가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표 8).
오류유형별로 단어유형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대응 표본 t-검정을 실시한 결과, 대치 및 생략 오류에서는 규칙 단어-비단어, 규칙 단어-불규칙 단어, 비단어-불규칙 단어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첨가 오류에서는 규칙-불규칙 단어, 비단어-불규칙 단어 사이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표 9는 오류유형별로 단어유형 간 대응표본 t-검정을 실시한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4. 불규칙 단어의 읽기 오류 비교
불규칙 단어 읽기 시 두 집단 간 읽기 오류유형 및 빈도를 살펴보면, 음운변동을 적용하였을 때 실어증 환자들이 보인 규칙화 오류는 34회, 음운변동 잘못 적용은 11회, 시각적 오류는 111회로 총 156회의 오류가 관찰되었다. 정상 성인의 경우 규칙화 오류 15회, 음운변동 잘못 적용 3회, 시각적 오류 10회로 총 28회로 확인되었다. 표 11에서 알 수 있듯이, 실어증 환자와 정상 성인 모두 음운변동을 적용하여 읽기 시 보인 오류 중 시각적 오류가 가장 빈번하였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실어증 환자와 정상 성인을 대상으로 2음절로 된 규칙 단어, 불규칙 단어, 비단어 각 30문항씩, 총 90문항을 읽고 단어유형에 따른 오류유형 및 빈도, 음운변동을 적용한 불규칙 단어의 읽기 시 나타나는 오류유형과 빈도에 대하여 두 집단 간 차이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 연구의 주요 결과에 대한 요약과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실어증 환자는 정상 성인에 비해 읽기 시 낮은 수행력을 보였다. 규칙 단어, 불규칙 단어, 비단어의 단어유형에 따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실어증 환자에 비해 정상 성인이 하위 단어유형 모두에서 높은 수행력을 보였다. 실어증 환자는 특히 비단어 읽기 시 정상 성인에 비해 더 심한 어려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어희의 의미성과 규칙성에 따른 실어증 환자와 정상 성인의 읽기 수행력을 비교한 Kim(2017)의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이런 결과는 임상에서 실어증 환자를 대상으로 읽기 중재를 할 때 무의미 음절이나 비단어보다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고빈도 단어를 우선으로 중재하는 것이 효과적임을 시사한다.
둘째, 집단과 단어유형에 따라 오류를 분석한 결과, 실어증 환자가 정상 성인에 비해 세 단어유형에서 오류를 많이 산출하였으며, 두 집단 모두 비단어, 불규칙 단어, 규칙 단어 순으로 오류 수가 많았다. 이는 본 연구의 실독증 환자들이 선행연구들(Rapcsak et al., 1987; Sasanuma et al., 1996)에서 보고되듯이 음운 경로의 손상으로 인해 비단어 읽기에 특히 어려움을 보이는 음운 실독증의 특성을 가장 많이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실어증 환자와 정상 성인 모두 집단 내에서 단어유형에 따른 읽기 수행력을 비교한 결과, 실어증 환자는 규칙 단어-불규칙 단어, 규칙 단어-비단어 읽기 점수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 성인의 경우에는 규칙 단어-불규칙 단어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었다. 실어증 환자의 경우 어휘성과 규칙성에 따라 읽기 수행력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상 성인의 경우 규칙 단어-불규칙 단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다는 것은 어휘성에 따른 효과는 나타나지 않지만 규칙성에 따른 차이는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20명의 실어증 환자를 대상으로 어휘성과 규칙성의 효과를 분석한 Kim(2017)의 연구 결과와 부분적으로 일치한다. Kim(2017)은 실어증 환자들의 경우 단어에 비해 비단어의 읽기 능력이 저하되는 어휘성 효과가 정상 집단에 비해 더 크게 나타난 반면, 규칙성 측면에서는 실어증 환자와 정상 집단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에 의하면, 실어증 환자들은 비단어보다는 단어 읽기 시 수행력이 높고, 자소와 음소가 일대일로 대응되지 않는 불규칙 단어보다 규칙 단어 읽기 시 수행력이 높으므로 임상에서 실어증 환자들의 읽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단어이면서 자소와 음소가 일대일로 대응되는 규칙 단어를 우선 중재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셋째, 오류유형에 따른 집단과 단어유형별 오류 수를 살펴본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집단별 오류유형 간 읽기 오류를 비교한 결과, 두 집단 모두 대치 오류가 가장 많았으며, 실어증 환자는 대치-생략, 대치-첨가, 생략-첨가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지만, 정상 성인의 경우 대치-생략, 대치-첨가 간에 유의하였다. 그리고 단어유형별로 오류유형을 비교하였을 때 세 단어유형 모두 대치-생략, 대치-첨가, 생략-첨가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실어증 환자의 경우 규칙 단어 읽기 시 대치, 생략, 첨가 순으로 오류가 나타나고, 정상 성인의 경우 생략, 대치, 첨가 순으로 오류가 관찰되었다. 불규칙 단어 읽기 시에는 실어증 환자와 정상 성인 모두 대치, 첨가, 생략 순으로 오류가 나타났다. 비단어 읽기 시에는 두 집단 모두 대치, 생략, 첨가 순으로 오류가 많이 나타났고, 정상 성인의 경우 첨가 오류는 관찰되지 않았다. 두 집단 모두 읽기 시 시각적으로 혹은 의미적으로 유사한 다른 단어로 바꿔서 읽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결과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실독증을 분석한 Hwang 등(2017)의 연구에서도 나타났다. 규칙 단어와 불규칙 단어 읽기 시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들도 대치 오류를 가장 자주 보이고, 불규칙 단어 읽기 시 정상 성인들도 본 연구에서와 마찬가지로 대치, 첨가, 생략 순으로 오류가 많이 나타났다.
위 결과들에서 알 수 있듯이 실어증 환자들의 경우 어휘성이라는 의미론적 요소가 읽기에 큰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어휘성이 없는 비단어 읽기는 친숙하지 않은 음운 경로를 활성화시켜 이루어지므로 읽기 시 어려움을 보이고, 대부분 시각적으로 유사한 다른 단어로 대치하거나 생략 오류가 빈번하다. 그러므로 임상에서 읽기 자료를 제시할 때 특히 무시증후군이 없는지 확인하고, 자료를 body center에 위치시켜 시각적 분석이 정확히 이루어지도록 하며, 읽기 자료는 글씨체를 크게 하고 칼라를 다양화해서 시각적 주의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읽기 시 오류가 나타날 경우 환자가 읽은 단어를 그대로 들려주어 환자 스스로 오류를 수정할 수 있도록 피드백을 제공하여 읽기 능력을 향상시킬 것을 제언한다.
넷째, 불규칙 단어 읽기 시 실어증 환자와 정상 성인의 오류를 살펴본 결과, 두 집단 모두 음운변동을 적용하였을 때 시각적 오류를 가장 빈번히 산출하였고, 그 다음 글자 그대로 읽는 규칙화 오류, 음운변동 잘못 적용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한다(Hwang et al., 2017). 음운변동 유형에 따른 불규칙 단어의 읽기 오류를 살펴본 결과, 실어증 환자는 정상 성인에 비해 기식음화, 설측음화, 비음화, 경음화, 구개음화, ㅎ탈락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음운변동 유형에 따른 읽기 오류 빈도수를 살펴보았을 때 환자는 기식음화 오류가 31/156회로 가장 많았고, 정상 성인의 경우에는 경음화가 9/28회로 가장 빈번하였다. 알츠하이머성 환자의 읽기 능력을 비교한 Hwang 등(2017)의 연구에서 치매 환자들의 경우 구개음화를 가장 많이 보였고, 정상 성인의 경우에는 ㅎ탈락 음운변동이 가장 빈번히 출현하여 본 연구의 결과와는 달랐다. 그러나 오류가 빈번히 나타나는 음운변동의 순서에는 차이가 있지만, 두 집단 모두 설측음화, 구개음화, ㅎ 탈락 등에서 높은 오류율을 보였다. 이는 학령기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Kim & Kang, 2010) 결과와 일치하였다.
위 결과를 살펴볼 때 실어증 환자들은 읽기 시 유사하게 보이는 다른 단어로 대치하는 시각적 오류가 자주 나타나므로 임상에서 제시하는 단어카드나 글자색을 달리하여 훈련하고, 단어자극의 길이를 점차적으로 늘려가며, 받침이 없는 규칙 단어와 받침이 있는 규칙 단어를 짝을 지어 훈련할 것을 제언한다.
실어증 환자의 실독증 특성에 대해 살펴본 연구들이 부족한 시점에 본 연구에서 단어유형을 달리하여 실어증 환자의 읽기 수행력을 자세히 살펴본 점은 의의가 있으나, 연구 방법이나 연구 결과 등에서 많은 제한점이 있음을 밝힌다. 본 연구에서는 소수의 실어증 환자를 대상으로 정오반응으로 환자의 수행력을 평가하였고, 오류유형에 대해서 더 자세히 분류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환자들이 보인 오류유형을 대치, 생략, 첨가로만 분류하여 환자의 반응을 명확하게 분류하기가 쉽지 않았다. 환자들이 보인 오류유형을 보다 세분화시켜 오류유형에 대한 질적 연구가 향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실어증 지수가 평균 58.64점으로 중등도 수준을 보이고 있으므로 실어증의 중증도에 따라서도 읽기 능력에 많은 영향을 미치리라고 생각된다. 향후 연구에서는 실어증의 중증도별로 나누어 읽기 수행력을 비교하는 것도 의의가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또한 평균 발병 후 시간은 26.86개월로 본 연구에서는 자발적 회복이 나타날 수 있는 시간을 최대 1년으로 잡고 1년 미만의 급성기 혹은 아급성기에 있는 실어증 환자들은 연구에서 제외하였다. 발병 후 경과일수가 환자별로 편차가 크므로 향후 연구에서는 발병 후 경과일수를 비슷한 정도로 하여 읽기 수행력을 비교해 볼 것을 제언한다. 그리고 실어증의 유형 또한 장애 정도가 가장 심한 전반실어증(global aphasia)부터 가장 경한 명칭실어증(anomic aphasia)까지 다양하므로 향후 연구에서는 동일한 실어증의 유형을 보이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읽기 수행력을 살펴보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동일한 실어증 유형을 대상으로 장애 정도가 경미한(mild) 집단과 중도(severe)의 집단으로 나누어 고빈도어와 저빈도어, 구체어와 추상어, 내용어와 기능어 간의 읽기 능력과 오류 유형을 분석하여 환자 맞춤형 중재 프로그램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실어증 환자들이 낱말 읽기 시 보이는 오류유형에 대해 우리나라의 연구에서는 주로 대치, 생략, 첨가로 나누어 분석하지만, 외국 문헌에서는 음운 착독증(phonemic paralexia), 의미 착독증(semantic paralexia), 시각 착독증(visual paralexia), 형태 착독증(formal paralexia), 신조어(neologism) 등으로 세분화하여 구분하고 있다. 한국 실어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상술한 오류유형에 대해 살펴보는 것도 의의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와 같은 많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는 실어증 환자와 정상 성인의 읽기 수행력을 비교하고, 단어유형별로 읽기 시 나타나는 오류 양상을 고찰하였으며, 특히 불규칙 단어의 읽기 오류유형을 음운변동을 적용하였을 때와 불규칙 단어의 읽기 과제에 적용된 음운변동에 대해 기술하여 실어증 환자들의 읽기 특성을 고찰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그리고 본 연구 결과 실어증 환자는 읽기 시 비단어보다는 단어를 잘 읽는 어휘성과 자소와 음소가 일대일로 대응하는 규칙 단어를 불규칙 단어보다 더 잘 읽는 규칙성의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므로 읽기 중재 시 비단어보다는 단어를, 불규칙 단어보다는 규칙 단어를 중재하는 것이 읽기 수행력을 향상시키는데 효과적임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Acknowledgments
This research was supported by 2019 Luther University Research Grants.
본 연구는 2019학년도 루터대학교 교내연구비 지원에 의해 수행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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