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과 성인의 AAC 핵심어휘 목록에 관한 국내 문헌고찰
초록
본 연구는 AAC를 필요로 하는 대상자에게 적합한 어휘를 선정하고자 경험적 근거를 제공하는데 목적을 둔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 보고하고 있는 자발화 어휘에 대한 연구 동향을 분석하고, 연구 간에 공통성 높게 출현하는 핵심어휘 목록을 통합 분석하고자 하였다.
문헌검색을 통해 자발화를 분석하여 핵심어휘를 살펴본 연구 9편을 최종 선정하였다. 이들 연구의 동향을 분석하고, 어휘 공통성 점수를 산출한 후 연령대별 공통 핵심어휘 목록과 함께 다양한 연령대에 걸쳐 공통적으로 출현하는 핵심어휘 목록을 구축하였다.
국내 연구동향을 살펴본 결과 주로 취학 전 아동에 편향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구에 사용된 총 어휘수(TNW), 서로 다른 어휘수(NDW), 핵심어휘수가 상이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령대별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핵심어휘를 분석한 결과, 취학 전 아동의 경우 102개, 학령기 아동은 총 234개, 젊은 성인은 총 61개로 확인되었다. 다양한 연령대에 걸쳐 공통적으로 나타난 핵심어휘는 총 33개였다.
본 연구는 국내에서 보고한 다양한 핵심어휘 연구결과를 통합 분석하여 임상과 교육현장에서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보다 임상에서 활용도가 높은 핵심어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청소년과 젊은 성인 및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보강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article is to provide empirical evidence on the appropriate vocabulary selection for persons who use 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systems. The core vocabulary studies were analyzed to review research trends and to identify vocabulary lists with high word commonality scores across studies.
Multifaceted search procedures led to the final inclusion of nine studies. After providing an overview of the research trends and gaps, the core vocabulary list findings were synthesized by calculating the word commonality scores.
The majority of the core vocabulary studies to date have focused on children in their preschool years, lacking study of other age ranges. Despite differing data on the total number of words, the number of different words, and the number of core words in 9 studies, the core vocabulary lists with high word commonality across studies included 102 words for preschool children, 234 words for children in school years, and 61 words for young adults. Thirty-three core words that appeared on the lists of all three age ranges were extracted as well.
This review provides a set of core vocabulary lists that are necessary for clinical and educational environments. In order to reinforce the quantity and the quality of the core vocabulary database, future research should focus on studying the vocabulary from speakers with diverse demographic characteristics.
Keywords:
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core vocabulary, word commonality, children, adults키워드:
보완대체의사소통, 핵심어휘, 어휘 공통성, 아동, 성인Ⅰ. 서 론
보완대체의사소통(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이하 AAC) 사용자의 의사소통능력 향상과 사회참여 증진을 위해서는 적절한 어휘 선정과 접근성 높은 어휘의 배치가 중요하다(Hill, 2001; Morris & Newman, 1993). 이에 따라 일상의 대화상황에서 자주 사용하는 어휘이면서 동시에 대화주제 또는 의사소통 상황과 크게 상관없이 여러 사람에 의해 많이 사용되는 핵심어휘를 수집하고 이를 AAC 중재에 반영하고자 하는 노력이 영어권 AAC 연구진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루어져왔다(Balandin & Iacono, 1999; Beukelman et al., 1989; Liu & Sloane, 2006; Marvin et al., 1994; Stuart et al., 1997). 핵심어휘는 연구마다 조작적으로 정의하는 방법이 통일되어 있지는 않으나 대개 1,000단어 당 0.5회 이상과 같이 특정 어휘 출현 빈도율을 기준으로 핵심어휘군을 축출하거나, 특정 빈도순위 이상을 갖는 어휘로 정의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Balandin & Iacono, 1999; Beukelman et al., 1989; Marvin et al., 1994; Stuart et al., 1997). 몇몇 연구에서는 어휘 공통성(word commonality) 점수를 산출하여 다양한 의사소통자나 대화 상황에서 공통적으로 산출된 어휘를 핵심어휘로 정하기도 하여, 빈도수, 빈도율, 빈도순위, 그리고 공통성점수 등이 따로 또는 함께 적용되어 핵심어휘를 분류하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Banaje et al., 2003; Trembath et al., 2007; Shin & Hill, 2016).
선행연구에서 이루어진 핵심어휘의 수집방법은 다양한 편으로, 크게 AAC 체계를 통해 성공적으로 의사소통하는 사용자의 어휘 사용 패턴을 분석하는 방법과 AAC를 사용하는 대상자의 어휘 사용 패턴을 수행분석 자료 등을 통해 분석하는 방법, 그리고 일반인의 어휘사용 패턴을 자발화 수집을 통해 분석하는 방법으로 나뉠 수 있다(Beukelman & Mirenda, 2013; Park et al., 2004). 이들 자발화 연구에서 보고하고 있는 핵심어휘의 특징을 살펴보면 대부분 문법적 기능을 나타내는 구조어(영어의 전치사, 한국어의 조사 등)와 내용어 중에서도 대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가 많이 포함된 것을 알 수 있다(Beukelman et al., 1989; Liu & Sloane, 2006; Shin & Hill, 2016). 이는 대부분 구체명사나 고유명사로 구성된 부수어휘(fringe vocabulary)와는 다른 품사적 특징을 보이며, 사용성 면에서도 어휘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개별적이고 맥락-의존적이어서 어휘 공통성이 낮은 부수어휘의 특징과 대조를 이룬다(Beukelman et al., 1989; Liu & Sloane, 2006; Shin & Hill, 2016).
Musselwhite와 St. Louis (1988)는 일찍이 AAC 사용자의 초기 어휘를 선정할 때,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것을 권고한 바 있으며 이러한 기준은 오늘날까지 핵심어휘 또는 부수어휘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영미권의 임상현장에서 가중치 있게 고려되고 있다: (1) 개인의 관심이 높은 어휘, (2) 일상에서 자주 사용할 것 같은 어휘, (3) 다양한 의미적 개념 또는 화용적인 기능으로 활용될 수 있는 어휘, (4) 손쉬운 어휘 학습을 위해 바로 지금의 환경과 연결할 수 있는 어휘, (5) 추후에 단어들을 조합하여 확장성 있게 사용할 수 있는 어휘, (6) 사용자가 보다 쉽게 상대방의 말을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어휘, Musselwhite와 St. Louis(1988)가 말한 어휘선정의 기준에는 개인의 관심정도가 고려되어 있고, 바로 지금 사용자가 환경과 연결지어 사용할 수 있는 어휘의 특성이 언급된 만큼 부수어휘의 특징을 강조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으나, 자주 사용하는 일상의 어휘이면서 추후에 단어들을 조합하여 확장성 있게 사용할 수 있는 어휘, 그러면서 다양한 의미적 개념으로 사용될 수 있으면서 화용적인 기능을 갖고 있는 어휘의 기능을 생각하면 핵심어휘의 특성을 포함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두가지 성격이 서로 다른 어휘를 사용자에 맞게 선정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강구될 수 있을까?
AAC 사용자를 위한 어휘선택 방법은 크게 언어발달을 고려한 발달적 관점과 주어진 환경에서의 의사소통 기회 증진에 초점을 둔 환경적 관점으로 크게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Beukelman et al., 1991). 전자의 경우 정상아동의 각 연령대에서 사용하는 어휘 자료를 기반으로 핵심어휘와 상황적 부수어휘를 고려한다면, 후자는 언어발달을 마친 연령대를 고려하여 의사소통 상황별로 쓰임새가 높은 어휘자료를 수집하여 적용하는 특징을 갖는다. 이러한 이유로 몇몇 연구에서는 상황과 맥락에 국한하여 사용되는 어휘라 하더라도 그 상황에서 자주 사용되기 때문에 ‘상황 중심 핵심어휘’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한다(Lee & Park, 2000).
AAC 사용자가 자신의 연령대에 적합하면서 의사소통 상황 간에 또는 상황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어휘를 자신의 의사소통판에 모두 탑재할 수 있고, 이 모든 어휘에 대한 접근이 수월하다면 핵심어휘와 부수어휘에 대한 다소 애매한 이분법적 개념분류도 굳이 불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AAC 기기의 기술개발 단계는 모든 어휘에 대한 접근성을 비등하게 높일 수 있는 수준에 다다르지 않았다. 따라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어휘군과 그렇지 않은 어휘군으로 나눌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여기서 바로 의사소통상황 또는 대화맥락과 상관없이 고빈도로 사용되면서 문법적으로도 확장성이 높은 핵심어휘의 활용가치에 연구자들이 오랫동안 집중한 것이며 특히 문해력이 손상되어 그림상징 기반의 AAC 사용을 필요로 하는 자에게 특히 강조되어 왔다(Beukelman et al., 1991). 이들은 개별음소를 조합하여 다양한 메시지를 산출 할 수 있는 사용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림상징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문제는 AAC 의사소통판 한 화면에 나타낼 수 있는 그림상징의 수가 제한되어 있어 여러 페이지를 요구하게 되며, 이때 상징의 위치를 찾기 위해 많은 인지적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Robillard et al., 2018; Thistle & Wilkinson, 2013). 따라서 영미권에서 PRC, Tobii dynavox, Assistiveware 등과 같은 제조사에서 만든 AAC 기기의 어휘구성을 살펴보면, 사용자들이 핵심어휘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가능한 메인화면에 배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핵심어휘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Kim et al., 2003; Kim & Han, 2016; Shin & Hill, 2016; Shin, 2017). 연구에서 보고하고 있는 핵심어휘 목록이 실제 임상현장에서 활용도 높게 쓰이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된 바가 없으나, 상용화되어 있는 국내 AAC 애플리케이션과 도구들의 어휘구성을 보면 근거가 미흡한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제조사 측에서 어떠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메인 화면의 어휘를 구성하였는지 설명하지 않고 있으며, 마이토키와 같은 일부 AAC 기기가 핵심어휘를 고려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서로 다른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의 결과를 모두 반영한 것인지, 아니면 특정 연령대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한 것인지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제조사가 제공하는 어휘구성의 체계가 근거가 맞는 것인지, 근거를 토대로 제작되었다면 과연 사용자의 연령대에 부합하는 자료를 활용한 것인지 알 수가 없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 맞춤의 AAC 중재를 효과적으로 제공해야 할 언어재활사의 역할과 책임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AAC 기기에 탑재된 어휘의 구성을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언어재활사는 대상자의 연령대에 맞는 어휘목록을 문헌에서 스스로 찾아야 하며, 서로 다른 문헌에서 말하는 핵심어휘들을 통합하는 것도 바쁜 임상 현장에서 개인 치료사가 맡아야 할 몫이 된다. 비록 AAC의 세부평가 과정에서 보호자 면담을 통해 일상에서 필요로 하는 어휘정보를 수집하여 중재에 반영하는 편이긴 하나, 언어발달과 의사소통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보수집이 이루어지므로 사용자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핵심어휘와 면담을 통해 얻은 어휘목록 간에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국내 AAC 어휘 연구에서 보고된 핵심어휘 목록을 연령대별로 통합하여 임상과 교육현장에서 보다 근거기반의 AAC 중재가 가능할 수 있도록(Schlosser, 2004) 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 학술지에 게재된 자발화 어휘수집에 근거한 연구의 동향을 살펴보고 각 연구에서 보고하고 있는 핵심어휘를 연령대별로 통합하여 연구간 공통성 높게 출현하는 핵심어휘 목록과 연령과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출현하는 핵심어휘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다양한 문헌에서 보고하고 있는 핵심어휘를 통합하여 공통된 핵심어휘를 분석하고자 하는 시도는 해외에서는 진행된 바 있으며(van Tilborg & Deckers, 2016), 그 목적 또한 본 연구 저자의 의도와 일치한다.
다양한 핵심어휘 분석방법 중에서도 자발화에 기초한 핵심어휘만을 고려하기로 한 이유는 앞서 언급한 세 가지 핵심어휘 수집 방법(Beukelman & Mirenda, 2013) 중에서, 아직까지는 국내에 성공적인 AAC 사용자가 많지 않다는 점과 AAC 수행분석기법에 있어서 기술개발이 미흡하고, 활발히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지 못한 점을 고려하여 세 번째 방법인 자발화 분석 연구를 토대로 자연스러운 일상에서 나타나는 핵심어휘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그러나 자발화 수집의 대상을 비단 일반인으로 국한하지 않고, 어휘사용의 정보를 보다 확충하기 위해 장애군의 핵심어휘 연구 결과도 포함하였다. 아울러 핵심어휘를 연령대별로 연구결과를 통합하여 살펴보되, 아동의 언어발달이 의미, 문법, 화용적인 측면에서 급격히 이루어지는 취학 전까지의 연령을(Lee et al., 2009; Pae, 2003; Sim et al., 2017) 학령기, 그리고 성인기와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Ⅱ. 연구 방법
1. 문헌 검색
어휘와 관련하여 보고된 선행연구를 학술지별로 편수 조사하기 위하여, DBPIA, KCI, 스콜라의 학술 데이터베이스(DB)에서 검색어 ‘어휘’ 또는 ‘vocabulary’를 입력하여 학술지명을 확인하는 절차를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검색어의 수를 늘려 정밀한 문헌검색을 실시하지 않은 이유는 국내에 자발화 분석에 기초한 핵심어휘 연구가 부족할 것이라는 연구자의 판단 하에, 최대한 보고된 연구결과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연구의 출판년도는 국내 AAC 어휘 연구수가 영어권에 비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여, 1990년부터 검색 시점인 2019년 8월까지로 폭넓게 잡았다. 그 결과 총 21개의 학술지가 검색되었고, 이를 언어병리학 및 특수교육 관련 분야 학술지와 기타 분야 학술지로 구분하였을 때, 각각 13개와 8개가 검색되었다.
언어병리학 및 특수교육 관련 분야에서 검색된 13개의 학술지별 논문 수(괄호 안의 n수)는 다음과 같다. 언어치료연구(n=1,485), 특수교육학연구(n=1,037), 특수아동교육연구(n=936), 언어청각장애연구(n=916), 지체·중복·건강장애연구(n=691), 자폐성장애연구(n=246), 특수교육교과교육연구(n=221), 유아특수교육연구(n=161), 보완대체의사소통연구(n=74), 학습장애연구(n=39), 재활복지(n=9), 시각장애인연구(n=5), 특수교육(n=6). 기타 분야에 포함된 학술지로는 우리말교육현장연구(n=293), 다문화교육연구(n=227),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n=89), 한국독서교육연구학회(n=55), 독서교육연구(n=50), 한국심리학회지(n=4), 사회과교육연구(n=3)로 확인되었다.
2. 문헌선정 기준 및 절차
본 연구에서 적용한 문헌선정 기준 및 절차는 그림 1에 제시된 바와 같다. 문헌검색을 통해 1차 선정된 연구의 총 편수는 6,547편이었다. 그 중 언어병리학 및 특수교육 관련 학술지에서 게재된 논문 수는 5,826개로 기타 학술지의 721개 보다 약 8배 많았다. 학술지 발행기관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연구물의 게재가 중복되어 분석에서 제외해야 할 연구는 없었다. 이 중 전체 문서에 대한 열람이 허용되지 않은 논문 7편을 제외한 6,540편에 대하여 어휘목록을 보고한 경우만을 2차 선정기준으로 적용하여 총 79개 연구가 취합 되었다. 이들 중에서 어휘수집 방법이 문헌고찰, 면담, 설문조사 및 그 외인 경우를 제외하고 자발화 수집을 통한 분석방법만을 3차 선정기준으로 적용한 결과 9편의 연구가 최종 선정되었다. 1차 선정된 연구 편수에 비해 최종 선정된 연구 수가 크게 감소한 이유는 국내에서 이루어진 어휘 연구 중 자발화를 기초로 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크게 적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중에서 Cha 등(2014), Kim과 Oh(2014), Oh 등(2014a), Oh 등(2014b), Yoon 등(2014) 이상 5 편의 연구는 만 2세에서 만 5세에 해당하는 취학 전 아동의 어휘사용을 분석한 ‘나사렛 말뭉치’ 자료를 공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중에서 Cha 등(2014)은 고빈도 체언을 분석하였고, Kim과 Oh(2014), Oh 등(2014a), Oh 등(2014b)은 용언빈도를 분석한 Yoon 등(2014)의 후속 연구였다. 연구 결과가 다소 중복되어, 이를 배제하기 위하여 고빈도 동사를 의미범주별로 보고한 Oh 등(2014b)과 고빈도의 동사, 형용사, 보조동사, 보조형용사를 보고한 Oh 등(2014a)만을 본 연구에 포함하도록 하였다.
문헌검색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언어병리학 석사과정의 학생이 키워드와 절차를 사용하여 연구물을 검색하였고, 본 연구의 저자가 독립적으로 동일한 방법으로 문헌검색을 실시하여 두 사람의 검색 결과 간의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검사자 간 신뢰도 검사를 실시한 결과 1차와 2차의 문헌검색 수, 그리고 최종 문헌에 대해 100% 일치도를 보였다.
3 어휘 공통성 점수 산출방법
연구에 보고된 핵심어휘 목록을 토대로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연령대별 핵심어휘 목록을 정립하기 위하여 보고된 목록간의 공통성 점수를 산출하였다. 공통성 점수의 계산은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친 뒤 실시되었다. 우선 9편의 연구에서 다루고 있는 연령대를 분석하여 취학 전, 학령기, 젊은 성인층으로 구분하였다. 학령기에는 중, 고등학교 청소년을 초등학생의 어휘목록을 함께 살펴본 연구(Kim et al., 2003)가 보고되어 있어 학령기에 함께 포함하였다. 한 연구에서 여러 연령대별로 어휘목록을 보고한 경우 개별적으로 목록의 총 수와 공통적으로 어휘가 출현한 목록 수를 산출하였다. 가령 2(3)는 해당 연령층의 총 핵심어휘 목록 수가 3개이며, 특정 핵심어휘는 3개의 목록 중 2개에서 보고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명사, 용언([보조]동사 또는 [보조]형용사 포함), 그 외의 품사(예: 부사, 감탄사 등)로 구분하여 핵심어휘를 살펴보았다. 몇몇 연구에서는 보조동사와 보조 형용사를 별도로 태깅(tagging)하여 살펴보았으나(Oh et al., 2014a; Shin, 2017), 대부분의 연구에서 보조용언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용언으로 분류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 연구와의 비교를 위해 보조용언은 용언으로 취급한 뒤 공통성 점수를 산출하였다. 이는 국내 AAC 임상현장에서 보조용언을 일반용언과 구분하여 중재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기도 하다. 조사의 경우 일부 연구에서만 보고되고 있는 바(Kim & Han, 2016; Shin, 2017), 동일 연령대에서 비교할 수 있는 연구가 없는 점을 고려하여 본 연구 분석에서는 제외하기로 한다.
연구 결과에서는 어휘 공통성 점수를 토대로 ‘연령대별 공통 핵심어휘 목록’을 내림차순으로 제시하였고, 아울러 세 개의 연령대를 통합하여 연령과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출현하는 ‘연령 간 공통 핵심어휘 목록’을 확인하였다.
Ⅲ. 연구 결과
1. 국내 자발화 어휘 분석 연구동향
1990년부터 2019년 8월까지 자발화를 수집하여 임상 및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어휘 빈도를 제시한 연구는 총 9편으로, 이들 연구는 모두 언어병리학 및 특수교육 관련 분야의 학술지에 게재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림 2에 제시된 바와 같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총 7편의 논문이 게재되어 1990년 후반부터 2000년 초반까지의 기간보다 연구가 활발해졌음을 알 수 있다.
어휘발달 속도가 비교적 빠른 취학 전과 학령기(초등)를 1년 단위로 구분하고, 이후로는 중학교, 고등학교, 20~30대의 젊은 성인, 노년층으로 크게 구분하여 국내문헌에서 보고하고 있는 핵심어휘 목록 수를 살펴본 결과가 그림 3에 제시되어 있다.
연령별 핵심어휘 목록 수는 성인보다는 아동에 편중된 편이며, 아동 중에서도 만 2-5세의 취학 전 아동 연령대에 집중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학령기의 경우 초등학교 3, 4학년에 1~2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청소년기 학생을 대상으로 보고된 목록은 1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의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목록 수는 3개로 집계되었다. 그러나 노년기의 핵심어휘 목록은 보고된 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어휘 목록이 보고된 연령대에 한하여 취학 전, 학령기, 젊은 성인층의 세 개로 분류하고, 이를 장애의 유무에 따라 재집계한 핵심어휘 목록 수가 표 1에 제시되어 있다.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목록 수는 총 10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목록 수는 2개로 나타났다. 이 중 장애인의 핵심어휘 목록은 취학 전 아동 1개와 성인 대상 한 1개만 해당되었으며 학령기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어휘목록은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보강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 최종 선정된 연구 정보
9편의 연구에 대하여 연구별 자발화 수집 대상 및 발화 환경에 대한 정보와 함께 어휘 분석에 사용된 총 어휘수(total number of words, TNW), 서로 다른 어휘수(number of different words, NDW), 핵심어휘수(number of core words, NCW)를 집계하였다. TNW, NDW는 영어권 AAC 어휘 연구에서 많이 사용하는 측정변수로 TNW는 발화샘플을 전사하여 수집한 어휘들이 출현한 빈도를 총 합산한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발화샘플의 양이 많을수록 TNW 수치는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대상자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대상자당 수집된 발화수가 상대적으로 적을 때에는 TNW가 적게 나타날 수도 있다. 샘플의 대표성을 위해 개인의 적정 발화량이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어휘 연구의 타당성 확립을 위해 필요할 것으로 보이나, 이는 본 연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주제가 아니므로 추후연구의 필요성으로 남겨 두고자 한다. 국내 연구에서 보고하는 TNW 수치에 대해 한 가지 주지할 점은, 연구에 따라 한국어의 의미·문법적 특성을 고려하여 조사를 독립된 품사 중 하나로 어휘 분석에 포함한 경우도 있으나(Kim & Han, 2016; Shin, 2017), 일부 연구에서는 분석에서 배제된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Kim et al., 2003; Park & Kim 2015). 따라서 이러한 연구의 TNW는 배제된 조사 수만큼 수치가 축소되었을 가능성을 독자는 이해해야 하겠다.
NDW는 TNW와 다르게 어휘의 빈도수를 고려하지 않고, 발화샘플에 출현한 서로 다른 어휘의 개수만을 집계한다. 따라서 NDW가 높다면 수집된 총 발화샘플에서 다양한 어휘가 출현하였다는 것을 의미하며, 동일한 TNW에 대하여 NDW가 낮게 측정되었다면 상대적으로 제한된 어휘를 반복적으로 더 많이 사용했지만 동일한 전체 발화양이 생성되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NCW는 본 연구를 위하여 정립한 용어로 각 연구별로 보고하고 있는 핵심어휘 수를 의미한다. 영어권 문헌에 따르면 약 250-350개 정도의 핵심어휘가 총 어휘수(TNW)의 85%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Balandin & Iacono, 1999; Beukelman et al., 1989; Stuart et al., 1997). 그러나 한국어의 경우에는 용언의 어미 부분에서 시제, 존칭, 문장유형 등을 나타내는 다양한 용언의 활용 형태로 인해 NCW의 수가 영어권보다 많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Shin, 2017; Shin & Hill, 2016).
본 연구에 선정된 연구에 대한 정보는 표 2에 요약되어 있다. 우선 연구별 어휘수집 방법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자연스러운 일상생활(예: 가정, 학교, 지역사회)에서 사용된 발화에 기반하여 분석하였으며, 일부 연구는 다양한 대화주제에 사용된 핵심어휘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구조화된 상황에서 검사자와의 1대1 대화를 주고받는 방법을 택하기도 하였다(Shin, 2017). TNW와 NDW는 연구마다 편차가 큰 편으로, 이는 연구대상자의 연령 및 장애유무, 자발화 수집방법이 서로 상이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NCW를 포함한 핵심어휘에 분석방법은 연구마다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품사별로 살펴보면, 9편 중 5편의 연구(Kim & Han, 2016; Kim et al., 2003; Lee et al., 2005; Park & Kim, 2015; Song et al., 2015)는 대부분의 품사를 핵심어휘 분석에 반영한 반면, Cha 등(2014)은 명사를 중심으로 핵심어휘를 분석하였고, Oh 등(2014a), Oh 등(2014b), Shin(2017)은 고빈도 동사 및 형용사를 포함한 용언에 초점을 두었다. 다양한 품사에 걸쳐 핵심어휘를 분석한 5편의 연구에서 발표한 NCW는 최소 13개(Kim et al., 2003)에서 최대 308개(Park & Kim, 2015)까지 다양하였다. Kim 등(2003)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핵심어휘를 보고한 이유는 10회 이상의 어휘 빈도를 보이면서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중 둘 이상의 집단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된 어휘를 핵심어휘로 규정하였기 때문이다. 즉, 대부분의 연구가 빈도 또는 어휘 공통성만을 고려한 것과는 달리 어휘 빈도와 어휘 공통성을 핵심어휘 선정 기준에 모두 적용하고 있다.
각 연구에서 사용한 핵심어휘에 대한 조작적 정의를 살펴보면, Kim과 Han(2016)은 3-5세 아동의 발화에서 수집한 어휘들 중 빈도가 높은 상위 300개 어휘를 축출한 뒤, 빈도백분율 0.5%의 출현율에 따라 핵심어휘를 선정하였다. Song 등(2015)도 4-6세 연령의 발화샘플에서 1,000낱말 중 0.5번 이상 나타나는 어휘를 빈도순으로 제시했다. Oh 등(2014b)은 의미 범주별 고빈도 동사를 제시하여, 물리적 동작 동사 96개, 정신 동사10개, 관계 동사 18개, 존재 동사 4개, 심리적 동작 동사 10개, 발화 동사 3개를 나타냈으며, Oh 등(2014a)은 용언별로 가장 빈도가 높은 단어순으로 동사, 형용사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순서대로 30개까지 제시하였고, 보조 동사는 10개, 보조 형용사는 6개를 나타냈다. Cha 등(2014)은 체언의 하위 범주를 2-5세 연령별로 고빈도 순으로 표기하여, 보통명사 60개, 고유명사 20개, 의존명사 10개, 대명사 10개, 수사 17개를 제시했다.
학령기 논문 2편 중 Kim 등(2003)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각각 10회 이상 나타나고 학령 집단 중 두 집단에서 공통적으로 출현한 어휘를 핵심어휘로 선정하였고, Lee 등(2005)은 발화 샘플의 전체상황과 각각의 상황에서 1,000단어 당 0.5번 이상 나타난 어휘를 핵심어휘로 선정하였다.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연구한 2편 중 Park과 Kim(2015)에서 발화 샘플의 전체상황과 각각의 상황에서 1,000단어 당 0.5번 이상 나타난 어휘를 핵심어휘로 선정하였다. 또, Shin(2017)은 전체 발화 샘플에서 2% 이상의 고빈도 어휘에 해당되고 피험자들에게 50%이상 공통적으로 나타난 어휘를 핵심어휘로 산정하였다.
이를 종합하면 빈도 백분율 0.5%(빈도천분율 5% 포함)에 따라 핵심어휘를 산정한 논문은 4편(Kim & Han, 2016; Lee et al., 2005; Park & Kim, 2015; Song et al., 2015), 빈도순에 따라 상위 고빈도 어휘를 축출한 논문은 3편(Oh et al., 2014a; Oh et al., 2014b; Cha et al., 2014) 그리고 빈도 백분율과 어휘 공통성을 모두 고려한 경우는 2편(Kim et al., 2003; Shin, 2017)으로 확인되었다.
3. 연령대별 핵심어휘 목록
취학 전, 학령기, 젊은 성인층 별로 품사를 고려한 어휘 공통성 점수를 산출한 결과가 Appendix 1, 2, 3에 각각 제시되어 있다. 어휘목록에 기입된 공통성점수는 어휘의 품사가 포함된 선행연구의 핵심어휘 목록의 총 수에서 어휘가 출현한 핵심어휘 목록 수를 의미한다. 가령 Appendix 1의 취학 전 아동에 대한 핵심어휘 목록의 ‘가-’는 선행연구에서 총 5개의 핵심어휘 목록을 통해 보고되었고, 이중 모든 목록에서 ‘가-’의 동사가 포함되었음을 의미한다. 연구마다 취급하는 품사의 종류가 다르므로 괄호 안의 총 목록 수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지면 관계상 모든 어휘목록을 통합하여 제시할 수 없어 공통성점수를 백분율로 환산한 값이 50% 이상인 핵심어휘만 을 포함하기로 한다.
취학 전 아동의 연구간 공통 핵심어휘 목록 중 환산 백분율이 50%이상인 어휘는 총 102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해당 품사를 다룬 연구들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100%의 환산 백분율을 보인 어휘는 총 28개로 나타났으며, 16개의 (대)명사와 12개의 용언이 포함되었다. 명사 또는 대명사로는 ‘나’, ‘누나’, ‘다음’, ‘머리’, ‘물’, ‘선생님’, ‘손’, ‘아빠’, ‘아이’, ‘앞’, ‘어디’, ‘엄마’, ‘조금’, ‘집’, ‘차’, ‘친구’ 등이 포함되었고, 용언에는 ‘가-’, ‘놀-’, ‘되-’, ‘먹-’, ‘보-’, ‘사-’, ‘쓰-’, ‘오-’, ‘잡-’, ‘주-’, ‘찾-’, ‘타-’ 등 12개가 포함되었다.
학령기 아동의 연구간 공통 핵심어휘 목록에서 환산 백분율 50%이상을 보인 어휘는 총 234개였으며, 두개 연구에 모두 출현한 공통 핵심어휘는 13개로 ‘것’, ‘그래’, ‘그러면’, ‘나’, ‘너’, ‘다’, ‘되-’, ‘보-’, ‘아니-’, ‘안’, ‘야’, ‘왜’, ‘하-’가 포함되었다.
젊은 성인의 경우는 환산 백분율 50%이상의 어휘가 총 61개였으며, 이중 13개 어휘 ‘가-’, ‘같-’, ‘그렇-’, ‘나오-’, ‘되-’, ‘먹-’, ‘보-’, ‘싫-’, ‘아니-’, ‘없-’, ‘있-’, ‘주-’, ‘하-’가 세 연구에 공통적으로 출현하였다.
취학 전, 학령기, 젊은 성인층의 백분율 50%이상의 핵심어휘 목록에서 연령과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어휘를 분석한 결과, 총 33개의 어휘가 축출되었다. 포함된 어휘로는 ‘가-’, ‘나’, ‘되-’, ‘먹-’, ‘보-’, ‘엄마’, ‘오-’, ‘주-’, ‘가지-’, ‘그렇-’, ‘나오-’, ‘놓-’, ‘모르-’, ‘받-’, ‘아프-’, ‘알-’, ‘좋-’, ‘하-’, ‘것’, ‘그냥’, ‘더’, ‘안’, ‘여기’, ‘이거’, ‘같-’, ‘괜찮-’, ‘나가-’, ‘많-’, ‘싫-’, ‘아니-’, ‘없-’, ‘있-’, ‘크-’가 있다.
Ⅳ. 논의 및 결론
사용자에게 적합한 어휘 선택의 중요성은 성공적인 AAC 사용의 주요한 요인이기도 하지만 AAC의 사용을 포기하게 되는 실패의 원인으로도 작용한다(Johnson et al., 2006). 이러한 상황에서 보다 효과적인 개인 맞춤의 AAC 중재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언어재활사와 같은 AAC 핵심전문가가 사용자의 필요를 고려하여 적합한 어휘를 선택하고 직접 상징을 편집하여 반영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교육과 임상현장에 있는 전문가가 AAC 사용자들에게 적합한 어휘를 선정할 때에 근거로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고, 보다 근거기반의 중재가 가능하도록 돕는데 목적을 두고 문헌연구를 실시하였다. 일상적인 대화상황에서 보이는 자발화에서 수집된 발화가 가장 자연스러운 의사소통 상황에서 자주 사용하는 핵심어휘를 축출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보고(Balandin & Iacono, 1999; Beukelman et al., 1989; Beukelman et al., 1991; Liu & Sloane, 2006; Marvin et al., 1994; Shin & Hill, 2016; Stuart et al., 1997), 체계적인 문헌선정 절차에 따라 국내에서 보고된 총 9편의 연구를 분석하였다.
연령대별로 핵심어휘 목록을 통합 분석한 결과 어휘 공통성점수의 백분율이 50% 이상인 핵심어휘는 취학 전 아동의 경우 102개, 학령기 아동은 총 234개, 젊은 성인은 총 61개로 확인되었다. 아울러 다양한 연령대에 걸쳐 공통적으로 나타난 핵심어휘는 총 33개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공통 핵심어휘의 수가 다양한 이유는 해당 연령대에 포함된 연구 중에서 보고된 핵심어휘의 수에 영향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외 선행연구에서 어휘 공통성 분석을 할 때 다양한 대화상황 간에, 다양한 화자 간에, 또는 다양한 대화주제 간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핵심어휘를 축출하는 데 있어서 각 샘플이 서로 다른 TNW와 NDW의 특징을 갖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서로 다른 연구의 샘플 특징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핵심어휘의 적용은 하나의 연구 결과만을 반영한 경우보다 더욱 강력한 타당성을 갖추기 때문에 보다 설득력 있는 중재의 근거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해 구축된 연령대별로 공통적으로 또는 연령대에 관계없이 출현하는 핵심어휘 목록은 현장에서 다음과 같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AAC를 필요로 하는 취학 전 아동을 위해 로우테크, 미드테크 또는 하이테크 기반의 의사소통판을 제작할 때에는 Appendix 1에 제시된 어휘 중에서 공통성 점수가 높은 어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되, 아동이 이미 상징을 사용하여 표현하고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다면 차순위의 어휘 단계로 선정절차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아동이 초기 AAC의사소통자로서 표현할 수 있는 어휘의 수가 크게 제한적이라면, 100%의 공통성을 보이는 28개의 어휘 중에서 아동의 언어발달 연령과 일상생활에서의 필요성을 고려하여 우선적으로 선정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선정된 어휘는 다양한 놀이 및 일상적인 활동을 통해 자주 사용될 수 있도록 상황을 연출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단단어 수준의 어휘 표현이 가능할 경우에는 이미 익힌 28개의 핵심어휘를 이용하여 다양한 의미관계와 구문적인 확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재방향을 설정해도 적절할 것이다. 예를 들어 ‘엄마’, ‘나’, ‘먹어요’, ‘조금’, ‘물’이라는 100% 공통성을 보이는 핵심어휘에 대해 그림상징을 선택할 수 있는 단계가 된다면, 이제는 행위자+행위의 2어 조합의 형태로 나아가거나(예: ‘엄마 먹어요’) 부사를 사용하여 3어 조합의 보다 복잡한 형태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예: ‘엄마 조금 먹어요’, ‘나 물 먹어요’). 바로 여기서 부수어휘에서는 크게 찾아볼 수 없는 핵심어휘의 특징이 두드러지게 된다. 위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대체로 핵심어휘에는 주어에 해당하는 명사와 대명사가 포함되기 마련이고, 고빈도의 동사 및 형용사가 포함된다. 여기에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부사와 접속사의 핵심어휘를 포함하게 되면 다양한 언어적 단위와 의미관계로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동의 언어발달을 고려한 AAC 중재가 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본 연구의 공통 핵심어휘 목록을 단순히 아동의 표현 및 수용어휘 능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자료로만 활용하기 보다는 일상의 다양한 의사소통 상황 속에서 아동의 의미, 구문, 화용능력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확대 활용할 경우, 연구결과의 임상적인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개인 맞춤의 AAC 중재를 위해 사용자의 연령을 고려한 연령대별 공통 핵심어휘 목록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도 있겠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이를 크게 고려하지 않고, 연령과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자주 출현하는 어휘를 우선적으로 중재의 목표어휘로 선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넘어가는 생활연령 단계에서 이미 그 핵심어휘를 아동기에 습득하게 되므로 성인이 되어서는 사회에서 수용할 수 있는 고빈도 어휘를 사용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게 될 것이다.
본 연구의 임상적인 가치에도 불구하고 제한점이 있다. 본 연구의 결과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핵심어휘가 반영되어 있기는 하나, 상대적으로 비장애인의 어휘 정보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즉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중복을 허용하여 총 10편,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2편으로 나타났다. 이 중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취학 전 아동 1편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1편만 해당되었으며 학령기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연구는 보고된 것이 없었다. 따라서 AAC 대상자가 갖고 있는 개별 프로파일이 작용하게 되므로 대상자별 특수한 어휘의 필요와 요구사항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 공통 핵심어휘 목록에는 반영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개인적 특징을 중재과정에서 효과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어휘사용에 대한 모니터링과 함께 보호자 및 사용자와의 면담을 통한 개인의 핵심어휘 목록을 보강할 필요가 있겠다.
보다 체계적인 어휘선정의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국내의 AAC 어휘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단어, 구, 문장수준으로 확대하여 다양한 언어적 단위에서 보이는 핵심 메시지를 분석하는 작업도 AAC 의사소통능력 증진을 위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노년층을 포함하여 보다 다양한 연령대가 여러 가지 발화상황에서 산출한 어휘를 연구하여 밀도있는 양질의 자료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This work was supported by Research Scholarship of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2019).
이 연구는 충남대학교 연구우수장학금(2019)에 의해 지원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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