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휘 지식의 깊이 확장 훈련이 난독아동의 읽기 이해력에 미치는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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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어휘 지식의 깊이는 읽기이해력에 영향을 미치며 효과적인 독해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어휘 지식의 깊이와 관련한 어휘 증진 훈련이 난독증 아동의 어휘 지식과 읽기 이해력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총 16명의 아동 (초등학교 3-6학년 난독 아동 8명, 이들과 생활연령을 일치시킨 일반아동 8명)을 대상으로 어휘력 (반대어 산출, 유사어 산출, 단어추론, 빈칸 채우기) 및 읽기 이해력 (짧은 글 이해, 긴 글 이해)을 검토하고, 총 18회기의 명시적 어휘 학습 지도법을 활용한 집중적인 어휘 중재를 실시하였다. 중재 전후 어휘력 및 읽기 이해력의 수행력을 비교하였다.
중재 전 난독아동 집단이 일반아동 집단에 비해 어휘 및 읽기이해 과제의 수행력이 모두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휘 중재 결과 유사어 산출하기를 제외한 어휘 및 읽기이해 과제 모두에서 난독아동의 어휘 및 읽기이해 능력이 일반아동 수준으로 상승하였다. 또한 난독아동 집단 내에서 중재 전-후 수행을 비교한 결과, 중재 이후 난독아동 집단 내 어휘 및 읽기이해력 수행도가 모든 과제에서 유의한 향상을 보였다. 특히 단어추론 과제와 긴 글 이해하기 과제에서 가장 높은 수행력의 증진을 보였다.
어휘 지식의 깊이와 관련된 어휘 증진 훈련이 난독 아동의 어휘 및 읽기이해력을 향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본 연구는 어휘의 양적인 측면만을 고려한 중재가 아니라 어휘 지식의 깊이를 다룬 질적 어휘 중재가 난독아동의 어휘 및 읽기 이해력 향상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Abstract
Depth of vocabulary is regarded as a significant factor that affects reading comprehension, which in turn leads to successful reading.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the effects of vocabulary intervention that focuses on improving the depth of vocabulary on the vocabulary and reading comprehension ability of children with dyslexia.
The participants included 16 students in grades 3 to 6 (8 children with dyslexia, 8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matched by chronological age). Their vocabulary (antonym, synonym, inference, fill-in-the-blank) and reading comprehension (comprehension of short passages and long passages) abilities were assessed, and were compared before and after conducting a total of 18 intensive vocabulary interventions that used explicit vocabulary instruction. In particular, the greatest improvements were observed in the task of inference and long passage comprehension.
A comparison of performance among groups before the intervention revealed that children with dyslexia showed significantly lower performance than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in both vocabulary and reading comprehension tasks. After conducting the vocabulary training program, children with dyslexia showed improvements in all tasks except for synonyms. In addition, comparisons of pre-post intervention within children with dyslexia showed that their performance on vocabulary and reading comprehension tasks were significantly higher after the intervention.
Vocabulary intervention that focuses on improving the depth of vocabulary resulted in increased vocabulary and reading comprehension in children with dyslexia. Thus, the findings suggest the effectiveness of the qualitative vocabulary intervention, rather than the quantitative vocabulary intervention on improving vocabulary and reading comprehension abilities of children with dyslexia.
Keywords:
Dyslexia, vocabulary depth training, reading comprehension키워드:
난독증, 어휘깊이훈련, 읽기이해력Ⅰ. 서 론
난독아동은 정상범위에 속하는 지능과 정상 수준의 감각기능을 가진 아동 중에서 정규 교육 과정을 통해 읽기 지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글을 읽거나 해독하는데 어려움을 보이는 아동을 말한다(Kang, 2017). 이러한 난독 아동은 해독 능력이 도달되더라도 읽기 이해 수행에 여전히 제한을 보일 수 있는데(Snowling et al., 2020), 읽기이해를 잘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읽기 및 인지 관련 기술들이 추가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기초 읽기 기술인 해독(decoding)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음운인식(phonological awareness)과 파닉스(phonics) 기술이 필요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읽기유창성(reading fluency), 주의력(attention), 작업기억력(working memory), 배경지식(background knowledge), 그리고 어휘력(vocabulary)에 이르는 다양한 요소들이 읽기이해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 중에서도 어휘력의 중요성은 매우 강조되고 있는데, 많은 연구에서 읽기이해와 관련성이 높은 변인 중 하나로 어휘력을 꼽았으며, 어휘력은 읽기이해를 지속적으로 예측하는 유의한 변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Cain & Oakhill, 2011; Ouellette & Shaw, 2014; Yoon, 2015). 심지어 Wessels(2011)는 아동이 텍스트에 포함된 단어를 알지 못한다면 그들이 읽은 내용을 전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텍스트에 포함된 어휘에 대한 지식이 읽기이해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것이다. Nagy와 Scott(2000)는 자신들의 연구를 통해 읽기를 잘 하기 위해 그 전에 얼마나 많은 어휘를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 결과 주어진 텍스트의 약 90% 정도의 어휘를 알고 있어야 그 글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 미리 알고 있지 않았던 10%의 어휘는 스스로 문맥을 통해 추론을 해야 하는데, Dubin과 Olshtain(1993)은 독자가 텍스트 내의 정보와 텍스트 외부의 정보를 단서로 활용하여 어휘의 뜻을 추론해 냄으로써 텍스트의 의미를 성공적으로 파악한다고 하였다. 즉, 기존에 알고 있던 어휘와 문맥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어휘의 의미를 파악하여 독해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읽기이해를 잘 하기 위한 다양한 요소 중 어휘력의 중요성은 모두 동의하는데 반해, 어휘력 지도에 대한 관심은 낮은 편이다. 미국 국립 읽기 위원회(The National Reading Panel, 2000)에서는 읽기 지도의 중요한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어휘 지도를 꼽고 있다. 아동의 이해력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어휘력 발달을 위한 효과적인 전략이 필요하며, 읽기 활동에서 교사가 어떻게 아동에게 어휘를 이해시킬지 또는 어떻게 어휘를 발달시킬 것인지에 대한 방법을 모른다면 읽기 지도를 성공적으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어 어휘 지도의 중요성은 영어 어휘 지도에 비해 교육현장에서 크게 간과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Hyun(2001)이 실시한 교사의 어휘 지도 실태 조사 결과를 살펴볼 수 있다. 조사 결과 실제로 수업 중 국어과 교사들의 직접적인 어휘지도는 대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으며, 그 원인에 대해서는 어휘 지도 방법 및 자료의 부족이 55%, 교육과정상의 문제 29%, 어휘 지도에 대한 교사의 무관심 1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즉, 어휘 지도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느끼고 있으면서도 실제 교육을 실시하는 현장에서는 어휘 지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휘력 증진을 위해서 체계적인 어휘 지도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Yoon(2002)은 지금까지의 어휘 지도가 비체계적이고 주먹구구식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어휘를 단순히 읽기와 관련지어 지도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 원인에 대해, 연구자는 세 가지로 요약하여 정리하였는데, 첫째, 읽기 학습 자체가 주가 되기 때문에 어휘 학습을 부차적인 것으로 보고, 어휘 지도를 일시적이고 단편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둘째, 국어 교육에서 어휘 지도를 별도로 지도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마지막으로, 어휘력 신장을 단순히 양적인 증가로만 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다시 말해, 이해 어휘 차원에 한정시키는 어휘 지도는 질적 어휘력 신장을 등한시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Choi(1993)는 단순히 독해 중심의 읽기 수업이 아닌 아동 스스로 추론하고 능동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여 어휘 이해력과 사용력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는 어휘 지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아동의 읽기이해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어휘력을 높이려면 보다 폭넓은 개념의 어휘력 증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어휘 지식의 측면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어휘 지식이란 독해에서 학습자가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능력이다(Freeboy & Anderson, 1983; Mecartty, 2000; Qian, 1999; Zhang & Annual, 2008). Yoon 등(2018)은 초등학교 1학년에서 4학년 아동의 어휘지식을 양과 깊이로 나누어 측정하고, 이들이 독해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1~2학년에서는 읽기이해 점수가 수용어휘력, 어휘관계, 정의하기 점수와 모두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3~4학년의 경우 읽기이해 점수가 수용어휘와 정의하기 점수와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특히, 초등 1~2학년에서는 어휘의 깊이를 측정한 어휘관계와 정의하기가 3~4학년에서는 정의하기가 읽기이해를 모두 예측하는 유의한 변인으로 나타났다고 하였다. 연구자들은 이 결과를 통해 단어의 표면적인 의미만을 아는 것보다는 단어의 개념, 단어들 간의 관계 등 좀 더 깊은 수준의 어휘지식을 갖는 것이 읽은 내용을 효과적으로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을 준다고 해석하였다. Jeon(2011)의 연구에서도 어휘지식의 양과 어휘지식의 깊이가 독해와 상관이 있는지를 살펴보았는데, 그 결과 어휘지식의 양은 독해력을 약 21% 설명할 수 있었고, 어휘지식의 깊이는 약 28% 설명할 수 있었다. 근소한 차이기는 하지만 연구자는 어휘지식의 깊이를 좀 더 중요한 요소로 설명하였다.
이와 같이 어휘지식의 깊이가 효과적인 독해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다. 어휘지식의 깊이란 특정 단어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를 말한다. 이는 주어진 단어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아동이 가지고 있는 지식수준, 즉 아동이 이 단어를 얼마나 잘 아는가로 정의할 수 있다(Qian, 1999). 즉 어휘지식의 깊이는 단순히 어휘의 뜻을 ‘아는지 모르는지’의 단편적인 구분을 하는 것이 아니고, 그 어휘의 기본적인 뜻을 아는 것은 물론, 그 어휘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뜻과 더불어 다른 어휘들과의 연역적(collocational)특성, 그리고 실제 사용되는 맥락적 쓰임을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Jeon, 2011). 어휘지식의 깊이를 측정하거나 평가하는 연구를 살펴보면, 어휘의 계열관계에 대한 개념을 확인하기 위해 반의어, 유사어, 범주어 산출 능력 등을 살펴보거나(Nation & Cocksey, 2009; Ouellette & Shaw, 2014, Read, 1993), 주어진 어휘의 문법적 지식과 문맥적 지식을 확인하기 위한 정의하기, 짧은 글짓기 등을 실시했다(Wesche & Paribakht, 1996). 심지어 Nation(2001)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인터뷰를 통해서도 어휘지식의 깊이 측정을 시도했는데, 아동에게 반복적으로 대답할 기회를 주어서 그들의 어휘지식의 깊이를 충분히 정확하게 살펴볼 수 있다고 하였다.
이렇듯 읽기이해를 위해서는 어휘력의 영향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읽기에 어려움을 보이는 난독아동은 읽기 기술뿐 아니라 초기 어휘발달에서도 낮은 수행을 보인다. Viersen 등(2017)의 연구에 따르면 네덜란드에 거주하는 난독에 대한 가족력이 있는 난독아동 51명, 가족력이 있지만 정상 읽기 발달을 보이는 아동 92명, 가족력이 없으며, 정상 읽기 발달을 보이는 아동 69명을 대상으로 난독아동의 초기 어휘 발달과 읽기 습득 간의 관계를 장기 연구를 통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그 결과 가족력이 있는 난독 아동은 수용어휘력 23개월부터 낮은 수행을 보였고, 표현어휘력은 17개월부터 지연을 나타냈으며, 잠재 성장 곡선에서도 난독증 가족력이 있는 일반 아동과, 가족력이 없는 일반 아동과는 다른 발달 모형을 보였다. 이에 따라 초기 수용 및 표현 어휘력은 이후 읽기 능력과 관련이 높다고 판단하였으며, 어휘를 난독증에 대한 추가적인 위험 요소로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난독아동의 읽기이해력에 영향을 미치는 어휘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어휘의 양을 늘리는 것도 필요한 과정이겠지만, 어휘지식의 깊이를 다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아동이 단순히 어휘의 뜻이 무엇인지 아는 것을 넘어서 주어진 어휘의 계열 관계를 이해하고, 관련된 반의어, 유사어, 범주어 등을 학습할 수 있도록 중재 계획을 세우거나, 어휘의 문법적-문맥적 지식을 이해하고, 이를 직접 사용해볼 수 있도록 정의하기, 짧은 글짓기 활동을 진행하는 것은 아동의 어휘지식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어휘지식의 깊이와 관련된 다양한 요소들을 직접 중재하였을 때 난독증 아동들의 읽기이해력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는 서울 및 경기 지역에 위치한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연구의 대상자 선별 기준에 맞게 난독 아동을 우선 선별한 후, 난독 아동과 생활연령을 일치하여 동일 학년의 일반 아동을 선정하였다. 우선, 난독아동의 선별 기준은 (1)소아정신과 전문의에게 난독증으로 진단 받은 경험이 있고, (2)표준화된 지능검사인 한국판 웩슬러 아동용 지능검사(Korean-Wechsler Intelligence Scale for Children: K-WISC-IV, Kwak et al., 2011) 결과 전체 지능지수가 –1 SD(IQ 85) 이상, (3)수용ㆍ표현어휘력검사(Receptive and Expressive Vocabulary Test: REVT, Kim et al., 2009)에서 수용어휘 점수가 –1SD 이상으로 나타난 아동이다. (4)연구에 참여한 모든 난독 아동은 난독증 진단 후 개별적인 읽기 중재 경험이 있는 아동이므로 연구 참여 당시 한국어 읽기검사(KOLRA)의 해독 검사 결과 학년 규준 정상범위에 속하였다. 다만, 읽기유창성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이 나타나 표준점수 90점 미만에 속하였다. 또한, (5)정서 및 감각 기능의 문제가 없는 아동만을 대상으로 하였다. 위 조건에 따라 선별된 3학년 1명, 4학년 3명, 5학년 3명, 6학년 1명의 총 8명의 난독 아동이 연구에 참여하였으며, 여아 1명, 남아 7명이었다.
일반아동은 (1)교사나 부모에 의해 읽기 어려움이 보고된 적이 없으며, 학부모에 의해 작성된 한국어 읽기검사(KOLRA)의 읽기 설문지 결과 총점 10점 중 0점을 얻음으로써 읽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아동으로, (2)검사 당시 선정된 난독 아동과 학년 수준이 일치하고, (3)REVT 수용어휘 점수가 –1SD 이상, (4)학습, 정서 및 감각 기능의 문제가 보고되지 않은 아동만을 대상으로 하였다. 선정된 아동은 총 8명이었으며, 3학년 1명, 4학년 3명, 5학년 3명, 6학년 1명으로 구성되었으며, 난독 아동 집단과 마찬가지로 여아 1명과 남아 7명이었다.
두 집단의 통제가 잘 이루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Mann-Whitney U 검증을 실시한 결과, 일반 아동집단과 난독 아동 집단의 생활연령과 수용어휘력검사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음을 확인하였다(p>.05). 반면, 일반 아동과 난독 아동 집단의 전체지능지수와 해독 능력은 유의한 차이가 있었는데, 이는 두 집단의 지능과 해독 수준 모두가 정상 범주에는 속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조건이지만, 난독아동집단의 점수는 평균 하~평균에 분포한 반면 일반아동집단의 점수는 평균~평균 상 수준에 속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대상자들의 일반적인 정보와 Mann-Whitney U 결과는 Table 1, 2에 제시하였다.
2. 검사 도구
연구대상자들의 기초학습능력을 기반으로 한 어휘력을 측정하기 위해 기초학습능력검사(Manual of National Institute of Special Education-Basic Academic Competence Tests (Reading): NISE-BㆍACT, National Institute of Special Education, 2017)의 어휘(반대말, 비슷한말, 유추, 빈칸 채우기), 읽기이해(짧은 글 이해, 긴 글 이해)검사를 실시하였다. NISE-BㆍACT의 어휘 검사는 보여주는 단어를 읽은 후 지시에 따라 관련된 단어를 산출하는 검사이다. 본 연구에서 실시한 문항은 반대말(예, 더하다-‘빼다’, 14문항), 비슷한말(예, 인간-‘사람’, 13문항), 유추(예, 남자 : 여자=아빠 : ‘엄마’, 10문항), 빈칸 채우기(예, 공부시간에 친구에게 ( )을/를 빌려 주었다./ 문구점에 가서 ( )을/를 샀다. ‘학용품’, 13문항)와 같다. 읽기이해 과제는 문장을 읽고, 지시에 맞게 적절한 수행을 하는 검사이다. 본 연구에서는 짧은 글 이해와 긴 글 이해 과제를 실시하였다. 짧은 글 이해 과제는 7개의 짧은 단락을 읽고, 각 지문에 따라 주어진 사실적 이해 능력을 확인하는 한 개의 질문을 읽고 정답을 말하는 과제이다(예, ‘신호등’의 특징을 설명하는 지문/질문 : 신호등에서 초록색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긴 글 이해 과제는 4~5개의 문단으로 구성된 2개의 지문을 읽고, 각 지문에 따라 5개씩 제시되는, 총 10개의 질문에 답하는 과제이다. 긴 글 이해 과제의 질문은 사실 및 추론적 이해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 연구에서 실시한 어휘력 훈련 프로그램은 각각의 영역을 매회기 제공하는 것으로 구성되었다. 훈련 방법은 명시적 어휘 학습 지도법을 활용하였는데, 명시적 어휘 지도란, 학습하는 목표를 정확하게 안내하고, 직접적으로 주의를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활동 그리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아동이 어휘 항목에 의식적인 관심과 집중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Nation, 2001; Schmitt, 2000). 또한 어휘지식의 깊이를 더하고 목표어휘에 대한 계열관계를 학습하기 위해 반대어 산출하기, 유사어 산출하기, 단어추론하기 등을 진행하였고, 어휘의 문법적-문맥적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정의하기, 짧은 글짓기 등을 매회기 실시하였다. 목표 어휘는 그룹별 학년 수준에 맞도록 학년별 국어 교과서 어휘를 선택하여 실시하였으며, 어휘 선정은 학년별 국어 교과서에서 발췌하였다. 어휘 난이도에 대한 타당도를 검토하기 위해 그룹별로 회기 당 10개씩 18회기 동안 진행할 총 180개 어휘를 목록화 한 후, 대학원에서 언어병리학을 전공하고, 현재 언어재활사로 일하고 있는 전문가 5인에게 타당도를 조사하였다. 매 회기 활동은 Duff(2019)가 제시한 어휘 지도 전략과 Yoon(2002)의 국어과 어휘 지도 방법에 대한 논문을 참고하여 연구자가 수정ㆍ보완하여 사용하였다.
자세한 중재 절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중재 시작 10분 동안은 지난 회기에 진행된 어휘 목록에 대한 복습을 실시한다. 연구자는 아동들에게 “지난 시간에 배운 낱말들을 잘 기억하는지 한 번 알아볼까?”라고 말한 후 컴퓨터 화면을 보여준다. 보여주는 어휘의 원형을 보고, 각 문장의 뜻에 맞게 문법형태소를 변화하여 주어진 종이에 빈칸을 채우도록 지시한다(고학년 수업의 예, 원형 → 따르다 / 질문 : 1)산길을 ( ) 곧바로 올라갔다. 2)장군님을 ( ) 병사들을 위해 끝까지 살아 계셔야 합니다. / 정답 : 1)따라(서) 2)따르는). 수행을 마치면 다시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연구자는 문맥에 맞는 어휘를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이후 25분 동안 어휘 계열관계 지도를 실시하는데, 연구자는 아동들에게 주어진 어휘들 간의 관계를 확인하도록 한 후, 그 관계에 맞게 목표 어휘를 산출하도록 유도한다. 연구자는 컴퓨터 화면에 ‘먼 : 가까운’과 같은 어휘의 계열관계를 보여준 후 “이 단어들은 어떤 관계가 있지?”라고 물어본다. 두 낱말의 관계가 ‘반대어’라는 것을 촉진-지도한 후 ‘부정적 : ( )’를 제시하여 빈칸에 알맞은 목표어휘를 산출하도록 유도한다. 계열관계를 통한 어휘학습이 마무리되면 25분 동안 문법-문맥적 지식을 학습할 수 있는 어휘 지도를 실시한다. 이 단계에서는 학년 수준에 맞는 동음이의어나 합성어, 한자어, 파생어 등을 목표어휘로 하여 문장 내에서 문맥에 맞게 어휘를 변형하거나 어휘를 산출하는 것을 연습하였다(한자어 지도의 예, 한자어 지(가리키다 指) → 지적, 지명, 지칭, 지시 등).
중재 회기 마지막 10분 동안은 당일 목표 어휘 10개에 대한 짧은 글짓기나 수수께끼 활동 등을 통해서 아동이 스스로 어휘를 사용해 보거나 정의해 볼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중재 회기 동안 제시되는 모든 어휘, 문장 등은 아동 스스로 묵음으로 읽고 과제를 수행하도록 하였으며, 빈칸 채우기는 쓰기 과제로, 문법적-문맥적 지식 학습은 구어로, 마지막으로 짧은 글짓기 과제는 회기에 따라 쓰기 혹은 구어로 진행되었다. 중재 활동에 대한 예시는 Appendix 1에 제시하였다.
3. 연구 절차
본 연구에서 진행된 모든 검사는 수도권에 위치한 사설 언어치료실의 조용하고 독립된 공간에서 1 : 1로 진행하였다. 검사자는 대학원에서 언어치료를 전공한 석사 및 박사학위 소지자 5명이었다. 검사의 실시와 채점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하여 각 검사의 내용, 실시방법과 채점 등에 대한 사전교육을 충분히 실시한 후 검사를 진행하였으며, 수회의 연습을 거친 후 본 검사를 실시하도록 하였다. 난독 아동의 사전 검사는 훈련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일주일 전까지 모두 마무리 되었으며, 일반 아동의 사전 검사 또한 동일 기간에 진행되었다.
본 연구의 훈련 프로그램은 수도권에 위치한 사설 언어치료실에서 소그룹 형태로 진행되었으며, 3~4학년 난독증 아동 4명과 5~6학년 난독증 아동 4명으로 구성된 2개의 그룹 수업이 분리된 방에서 별개로 진행되었다. 회기 당 총 70분씩(지난 시간 리뷰 활동 10분 + 어휘 계열관계 지도 25분 + 문법-문맥적 지식을 활용한 어휘 사용하기 지도 25분 +당일 학습한 어휘 정리 10분) 총 20회기(중재 18회기, 평가 2회기)로 진행되었다.
사후 검사는 사전 검사와 동일한 조건으로 진행되었으며, 훈련 프로그램 종료 2주 내에 진행되었다. 일반 아동의 경우 중재 훈련을 실시하지 않았으나 자연적 성숙 등을 고려하여 난독 아동 그룹과 동일한 기간에 사후 검사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자가 매회기마다 연구 대상자들에게 제공하는 시범이나 대상자의 반응에 따른 촉진 등을 적절하게 실시하였는지에 대한 중재 타당도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자에 대한 중재 충실도를 평가하였다. 중재충실도는 대학원에서 언어병리학을 전공하고 현재 학령기 언어치료를 실시하고 있는 언어재활사 1인이 직접 중재 회기마다 참여하여 중재를 참관한 후 연구자의 중재충실도를 평가하였다. 평가항목은 연구자가 일관된 실험 절차, 시범,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했는지에 대한 내용들이 포함된 10개 문항으로 이루어졌으며, 연구자가 적절히 수행했으면 1점, 수행하지 않았으면 0점으로 채점하였다. 그 결과 중재 충실도는 평균 99%(97~100%)로 나타났다.
4. 결과 처리
난독아동에 대한 어휘력 증진 훈련 프로그램이 읽기 이해력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기 위하여 SPSS 23.0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 어휘 및 읽기이해력 검사에서 집단 간 사전 평가와 사후 평가에서의 수행력의 차이를 비교하기 위해 Mann-Whitney U 검증을 실시하였다. 이후 난독아동 집단에 대하여 사전-사후 평가 단계에서의 어휘 및 읽기이해 과제의 수행률 변화가 유의미한지 살펴보기 위해서 Wilcoxon signed-ranks를 실시하였다.
Ⅲ. 연구 결과
1. 사전 및 사후 평가에서의 집단 간 수행력 비교
집단 간 어휘력 및 읽기이해 과제의 결과를 살펴보면, 사전 어휘력 평가에서는 반대어 산출하기(Z=-2.18, p<.05), 유사어 산출하기(Z=-2.5, p<.05), 단어추론하기(Z=-3.18, p<.001), 빈칸 채우기(Z=-2.35, p<.05)과제에서 모두 집단 간 수행력 차이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전 읽기이해력 평가에서는 짧은 글 이해(Z=-2.78, p<.05), 긴 글 이해(Z=-2.23, p<.05)과제 모두에서 집단 간 수행력의 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즉, 사전 평가에서 실시한 모든 과제에서 난독 집단이 일반아동 집단에 비해 유의하게 낮은 수행을 보였다. 반면, 사후 어휘력 평가에서는 유사어 산출하기(Z=-2.55, p<.05)를 제외한 반대어 산출하기(Z=-1.54, p>.05), 단어추론하기(Z=-1.61, p>.05), 빈칸 채우기(Z=-.80, p>.05)과제에서는 집단 간 수행력 차이가 유의하지 않게 나타남으로써 사전 평가 결과와는 다르게 난독 아동의 어휘력이 일반 아동 수준으로 수행력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읽기이해력 평가에서도 짧은글 이해(Z=-1.34, p>.05), 긴 글 이해(Z=-1.86, p>.05)에서도 일반 아동 수준과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두 집단 간 어휘 및 읽기이해력 과제 수행에 대한 비모수 통계 분석을 사용한 기술통계량을 Table 3과 4에 제시하였으며, 집단 간 사전 사후 어휘 및 읽기 이해력 과제 수행에 대한 Mann-Whitney U 검증 결과는 Table 5에 각각 제시하였다.
2. 난독아동 집단 내 사전-사후 수행력 비교
난독아동 집단 내에서 중재 전 ㆍ 후 수행력을 비교하였을 때 어휘과제에서는 반대어 산출하기(Z=-2.86, p<.01), 유사어 산출하기(Z=-2.46, p<.05), 단어추론하기(Z=-2.80, p<.01), 빈칸 채우기(Z=-2.53, p<.05) 모두에서 중재 후 수행력이 유의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해력 평가에서도 짧은글 이해(Z=-2.08, p<.05), 긴 글 이해(Z=-3.20, p<.001)중재 후 과제 수행력이 유의하게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난독아동 집단 내에서 중재 전후의 어휘 및 읽기이해 각 하위영역별 과제 수행에 대한 Wilcoxon signed-ranks test 결과는 Table 6과 같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어휘 중재를 받은 난독아동의 어휘지식의 깊이와 읽기이해의 수행력을 중재 전ㆍ후로 평가하여 일반 아동의 수행력과 비교해 보았다. 또한, 난독아동 집단 내에서 중재 전ㆍ후 어휘 및 읽기이해 수행력이 어떤 변화를 보였는지를 분석하여 중재의 효과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우선, 어휘 훈련에 따른 어휘 및 읽기이해력 증진 효과를 보기 위해 모든 연구 참여자의 지능 및 해독 능력을 정상 수준으로 통제하였다. 하지만, 난독아동 집단의 점수가 평균 하~평균에 분포되어있는 반면 일반아동 집단의 점수는 평균~평균 상에 위치함으로써 두 집단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두 집단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행력의 차이를 보였으나 두 집단에 속한 연구 대상자 모두 평균 이상의 정상 범위에 속하는 수준이었으므로 본 연구 참여 조건에 적합하였다.
본 연구의 연구 질문에 대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각각의 어휘 하위 영역에 대한 난독아동 집단과 일반 아동 집단의 사전 평가에서 반대말, 비슷한말, 유추, 빈칸 채우기 과제 모두 집단 간 수행력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읽기이해를 측정한 짧은 글 이해와 긴 글 이해 과제에서도 중재 전 집단 간 유의한 수행력의 차이가 나타났다. 이는 난독아동은 읽기 능력뿐 아니라 어휘능력도 초기 발달에서부터 일반아동에 비해 낮은 수행을 보인다는 Viersen 등(2017)의 연구결과를 지지하는 것이다. 이후 난독아동 집단을 대상으로 어휘지식의 깊이와 관련된 중재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유사어 산출하기를 제외한 어휘 및 읽기이해 과제 모두에서 집단 간 유의한 수행력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음으로써 사전 평가에서의 결과와 다르게 난독아동의 어휘 및 읽기이해 능력이 일반아동 수준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휘지식의 깊이를 측정하는 요소 중 계열 관계를 이해하고 수행하는 과제에서 비슷한말 산출하기는 중재 후 평가에서도 여전히 일반 아동의 수행력이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다. 이는 난독아동의 유사어 산출하기 능력이 본 연구에서 실시한 중재를 통해서는 일반 아동의 수행 수준까지 증진되지는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이 외에 반대말 산출하기, 단어 추론하기, 빈칸 채우기 과제 등에서는 사후 평가에서 일반 아동 수준으로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반면, 난독아동의 중재 후 유사어 산출하기 능력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하였으나, 통제집단과의 사후 평가 비교에서는 여전히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사어가 다른 어휘 과제에 비해 난이도가 더 높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는데, 유사어가 반대어에 비해 난이도가 높다는 것은 Kim(2012)의 연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2~6학년 학생의 반대말과 비슷한말 이해 및 산출을 통한 어휘 능력을 분석한 결과 전 학년에 걸쳐 반대말에 비해 비슷한말 검사에서 낮은 정답률을 보였으며, 특히 비슷한말은 고학년이 되었을 때, 그 발달패턴이 더욱 명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도 일반아동 집단의 유사어 산출하기 점수는 저학년 그룹의 평균 점수가 8.75이고, 고학년 그룹에서는 11.25로 고학년 그룹에서 수행도가 월등하게 높은데 반해 난독아동 집단에서는 유사어 산출하기의 저학년 평균 점수가 6.25이고, 고학년 평균 점수가 7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선행연구와 같이 일반아동은 고학년이 되면서 유사어 산출하기 점수에서 그 변화가 명확하게 나타나지만 난독아동집단에서는 학년이 높아지더라도 난이도가 높은 유사어 산출하기 과제에서는 발달의 변화가 분명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난독아동들도 중재를 통해 유사어 산출하기 능력이 증진되는 것은 확인되었으나 또래 수준까지 도달하기에는 난이도의 제한을 받는다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두 번째 연구 문제인 난독아동 집단 내에서 중재 전ㆍ후 수행력을 비교하였을 때, 어휘력과 읽기이해력 모두에서 수행력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나 난독아동을 대상으로 어휘지식의 깊이와 관련된 하위영역별 지도를 실시하는 중재가 난독아동의 어휘 및 읽기이해력을 증진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난독아동 집단의 중재 전ㆍ후 어휘 및 읽기이해력 수행도는 모든 과제에서 증진을 보였으며, 그 중 단어 추론하기 과제와 긴 글 이해하기 과제는 가장 높은 수행력의 증진을 보였다. 단어추론을 하기 위해서는 이미 습득한 지식이나 개념을 새로운 상황에서 적용하여 새로운 단어를 산출해내는 논리적 사고를 필요로 하게 된다(Masterson et al., 1993; McGrew & Mather, 2001). 본 연구에서 실시한 훈련 프로그램 중 단어 추론하기 과제는 단어 수준에서는 A : B = C : (D)의 형식을 취하였다. 예를 들어, 주어진 단어 형식이 ‘추위 : 더위 = 겨울 : ( )’일 경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추위 : 더위’의 계열관계가 반대말이라는 것을 우선 인지하여야 한다. 이후 겨울과 반대되는 낱말을 찾아 빈 칸에 ‘여름’이라는 단어를 써 넣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단어 추론하기 과제를 성공적으로 실시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어들 간의 의미 관계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하며, 그 과정 안에서 반대말 찾기, 유사어 찾기 등 다양한 어휘지식을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난독아동에게 중재한 단어추론하기 과제는 아동의 어휘지식의 깊이를 더하기에 매우 적합한 과제였다고 판단할 수 있다. 또한, 기본적으로 실시되었던 반대말 산출하기, 유사어 산출하기 등의 과제가 단어추론하기 과제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옴으로써, 모든 어휘 과제의 수행률을 상호 상승시키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가장 큰 상승률을 보인 영역은 긴 글 이해 과제였는데, 짧은 글 이해 과제와는 달리 사실적 이해를 묻는 질문뿐 아니라 정보를 추론하는 과제가 포함되어 있었다. 추론을 포함한 읽기 이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어휘지식의 질적인 성장이 필요했을 텐데,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읽은 글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휘지식에 대한 깊이가 더욱 깊어져야 한다(Graves & Slater, 1990; Nation et al., 1998). 본 연구 결과에서도 난독아동의 저학년 그룹은 중재 전ㆍ후 2.5점에서 3.25점으로 소폭 상승한 반면 고학년 그룹에서는 2.75점에서 5.69점으로 대폭 상승하여 이러한 선행연구를 지지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즉, 어휘지식의 깊이와 관련된 중재를 실시함으로써 어휘의 질적인 측면의 지식을 늘리는 활동은 결국 사실적 이해뿐 아니라 추론적 이해를 요하는 긴 글 이해 과제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 것이다.
본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어휘력을 증진할 수 있는 다양한 하위 영역 중 특히 어휘지식의 깊이와 관련된 질적 측면에 초점을 둔 어휘력 증진 훈련 프로그램은 읽기이해력을 높이는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유사어 산출하기에서 수행률의 진전이 다소 미흡했던 것과 같이 어휘 계열 관계에 따른 하위 영역별 난이도에 따라 난독아동집단에서 중재 후에도 여전히 또래 수준에 비해 어려움을 보이는 요소도 있었다. 하지만 아마도 이러한 어려움은 보다 장기적인 중재 개입을 통해 점차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미 국외선행연구 및 외국어 학습관련 연구에서는 읽기이해력을 증진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명시적인 어휘지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시행하여 그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Berg, 2016; Rice, 2018; Sayglil, 2017). 국내에서도 학생들의 읽기이해력증진을 위한 어휘력 지도의 중요성은 이미 많은 연구자들을 통해 확인되었으나(Kim, 2002; Kim, 2015; Yoo, 2016), 중요성 인식에 걸맞는 체계화된 어휘 지도 프로그램 개발은 미비한 현실이다. 따라서 단편적으로 어휘의 양적인 측면에만 집중하는 지도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어휘의 질적인 측면을 고려한 지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제 교육현장에서 적극 활용함으로써 아동의 어휘지식의 깊이를 더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이를 통한 어휘력 증진이 난독아동의 읽기이해력을 높이고, 학습 기능 전반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은 연구의 제한점을 고려하여 해석해야 할 것이다. 첫째, 본 연구의 대상자는 실험집단인 난독아동 8명, 통제집단인 일반아동 8명이라는 적은 수의 학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어휘 및 읽기이해력에 대한 어휘 지도의 효과를 일반화시키는 것에 한계를 지닌다. 후속 연구에서는 대상자 수를 늘리고 연령의 범위를 보다 세분화하여 읽기 발달 과정에 따른 중재의 효과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본 연구에 참여한 난독아동의 개별 수준에 차이가 있어 중재 프로그램에 따른 회기별 훈련 진행 시 수행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아동들은 모두 실험집단 대상자 선정 조건에는 부합하였으나, 통제집단과의 지능 및 해독 능력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으므로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대상자 선정 기준을 좀 더 엄격하게 설정하여 비교적 통제집단과 유사한 수준이 될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실시한 훈련 프로그램은 언어재활사 주도의 진행이었으므로 참여 아동들이 다소 수동적인 자세로 훈련에 임하였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아동 스스로 학습할 어휘를 주도적으로 선정한다거나 원하는 훈련 방법을 고르는 등 아동 주도적인 훈련 프로그램으로 수정ㆍ보완해야 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Ministry of Education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No. NRF-2018S1A3A2075274).
이 연구는 2018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o. NRF-2018S1A3A2075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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