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 및 관련 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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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에서는 노인성 난청의 유무에 따라 난청 노인과 건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청력 손실 정도에 따라 난청 노인을 중등도 난청 집단과 중고도 난청 집단으로 구분하여 의사소통 삶의 질을 비교하였다. 그리고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능력 관련 변인 중에서 의사소통 삶의 질을 예측하는 변인을 찾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본 연구는 난청 노인 12명, 건청 노인 15명을 대상으로 의사소통 삶의 질 척도(Quality of Communication Life Scale: QCL)를 사용하여 의사소통 삶의 질을 측정하였다. 의사소통 삶의 질 척도는 의사소통 자신감 및 자율성, 역할 및 자아, 일상생활 참여와 타인과의 상호작용 영역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또한, 난청 노인의 청각, 언어, 우울, 인지 관련 개인 변인을 측정하고, 의사소통 삶의 질을 예측할 수 있는 관련 변인을 분석하였다.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 점수가 건청 노인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으며, 일상생활 참여 영역에서의 차이가 유의하였다. 또한, 중고도 난청 노인이 중등도 난청 노인보다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유의하게 낮은 점수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표현 언어 능력인 이름대기 점수가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을 유의하게 예측하는 변인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이 건청 노인에 비해 유의하게 낮으며, 난청 노인의 대면 이름대기 능력이 의사소통 삶의 질을 예측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Abstract
The purposes of this study were to investigate the quality of communication life (QCL) for older adults with age-related hearing loss (HL) in comparison with those with typical hearing (TH), and to examine predictors of QCL in elderly adults with HL.
Study participants included 12 older adults (66~82 years old) and age-matched adults with TH. The older adults with HL were median-split into two groups (moderate HL group, moderate-severe HL group) based on their hearing thresholds. The QCL scale was used to measure participants’ QCL. Communication-related abilities including hearing and language were evaluated to examine the relationships between QCL and factors in older adults with HL.
The HL group showed significantly lower QCL scores than the TH group, especially in the area of participation in daily life. The moderate-severe HL group had significantly lower QCL scores in the area of interaction with others than the mild-moderate HL group. Among communication-related factors, confrontational naming scores contributed a significant amount to QCL scores in older adults with HL.
The results of this study suggest that elderly adults with age-related hearing loss have lower QCL in comparison with elderly adults with TH. Elderly adults with more severe HL are more likely to have difficulties in interacting with other people. QCL of older adults with HL was affected by their confrontational naming skills.
Keywords:
Quality of communication life (QCL), older adults with hearing loss, older adults, confrontational naming키워드:
의사소통 삶의 질, 난청 노인, 노화, 대면이름대기Ⅰ. 서 론
‘2021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853만 7000명으로 전체의 16.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4년 뒤인 2025년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20.3%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Statistics Korea, 2021). 이러한 시점에서 노화(aging)로 인한 각종 노인성 질환은 우리 사회 중요 과제로 다뤄지고 있다. 노인성 난청(age-related hearing loss: ARHL, presbycusis)은 노화에 따른 감각신경성 질환으로서 고혈압과 함께 가장 흔하게 노인 인구에서 나타나는 3대 만성 질환 중 하나이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청력 손상의 위험도가 40세 미만의 초기 성인보다 약 57배 이상 크다고 보고된다(Kim & Lee, 2011). 난청이 대화 상대의 발화를 이해할 수 없게 하여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유발하게 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Gates & Mills, 2005; Seok & Kang, 2003). 특히, 노년기 청력손실로 인한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대인관계를 기피하게 하고(Lin et al., 2011; Strawbridge et al., 2000), 심리적 소외감 및 우울과 같은 정신과적 문제를 야기하여(Mener et al., 2013)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보고되면서(Yorkston et al., 2010) 노인성 난청 관련 문제가 중대한 사회적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미국언어청각협회(American Speech-Language-Hearing Association: ASHA)에서는 손상된 의사소통 능력이 개인의 대인관계, 다양한 사회적 활동 참여 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의사소통 삶의 질 척도(American Speech Language-Hearing Association Quality of Communication Scale: ASHA-QCL, Paul-Brown et al., 2004)를 개발하였다. 그리고 의사소통 삶의 질(quality of communication life: QCL)을 발달적 및 후천성 의사소통장애와 노화로 인한 인지ㆍ언어적 변화가 삶의 질에 미치는 심리ㆍ사회적 영향으로 명시하였다(Paul-Brown et al., 2004). 따라서 의사소통 삶의 질은 의사소통 능력의 저하가 의사소통과 관련된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삶의 질의 개념과는 엄밀히 구별된다. 의사소통 삶의 질 척도는 특정 의사소통 능력이 손상되었을 때, 사회화 및 활동, 자아 개념, 역할 및 책임 등 각각의 기능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질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소통장애 연구 분야에서 이 척도의 활용이 더욱 강조된다(Bose et al., 2009; Burgess & Turkstra, 2010).
청각장애 분야는 주로 광범위한 맥락에서의 삶의 질에 대해 다뤄 왔다(Forte et al., 2015; Logsdon et al., 2002; Ronzi et al., 2018). 국내 선행연구에서도 청각장애에 따른 성인의 전반적인 삶의 질 및 생활 만족도의 차이에 대해 보고하였다(Kang & Lee, 2006; Kim & Yoo, 2018; Ko & Kim, 2020; Lee & Cho, 2011; Lee & Hoe, 2012). Dalton 등(2003)은 청력손실의 중증도와 전반적 삶의 질의 상관에 관해 알아보았고, 그 외 다수의 국외 연구에서도 50세 이상 노년기로 접어드는 나이대에 청력손실을 보고하는 성인들의 삶의 질이 저하된다고 하였다(Cacciatore et al., 2003; Campbell et al., 1999; Rudberg et al., 1993; Strawbridge et al., 2000). 이처럼 의사소통 관련 삶의 질이 아닌 전반적인 삶에 관하여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접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넓은 의미에서의 삶의 질은 청력 손실이 의사소통 상대와의 상호작용, 일상생활 참여 등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Paul-Brown et al., 2004).
의사소통 장애군의 의사소통 관련 삶의 질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의사소통 영역에 초점을 맞추어 이루어져야 할 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과 연계하여 살펴보아야 한다(Kim & Jeong, 2014). 이와 관련하여 Kim과 Jeong(2014)의 연구에서는 국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의사소통 삶의 질을 살펴보았고, 청각장애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모두 의사소통 삶의 질이 유의하게 낮았다. 청각장애 청년들의 의사소통 삶의 질을 살펴본 연구들(Jeong et al., 2013; Kim & Yoon, 2017)에서도 일반 청년들보다 낮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일부 선행연구에서는 청각장애 성인들의 의사소통 능력과 의사소통 삶의 질 간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Kim과 Yoon(2017)의 연구에서는 선천성 청각장애 청년층과 건청 청년층의 의사소통 영역에서의 삶의 질을 비교하고, 청각장애 청년들의 어휘력, 조음 능력, 듣기 능력 관련 변인과의 상관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말지각 점수와 의사소통 삶의 질 간의 유의미한 상관이 나타났으며, 말지각 점수가 의사소통 삶의 질을 예측하는 변인으로 확인되었다. 인공와우이식 선천성 농 성인을 대상으로 한 Lee 등(2018)의 연구에서도 의사소통 삶의 질의 하부영역 중 의사소통 효능감과 일상생활 참여, 의사소통 태도에서 건청 성인에 비해 유의하게 낮고, 어음청각검사를 통한 듣기 능력이 의사소통 삶의 질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정리하면, 아동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청력손실과 같은 의사소통 능력의 저하가 의사소통 관련 삶의 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각장애군의 의사소통 삶의 질 연구 분야에서 노년층에 관한 논의는 이전 연령층에 비해 매우 제한적이고, 의사소통 능력에 대한 논의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다수의 선행연구는 인지 및 우울 요인이 노인들의 의사소통 관련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Arrieta et al., 2018; Lee, 2019; Zekveld et al., 2013). Lee(2019)에서는 청력장애와 인지장애를 동반하지 않은 일반 노인을 대상으로 교육 년 수, 인지기능, 우울 등의 개인 변인을 중심으로 의사소통 관련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요인을 알아보았다. 그 결과, 전반적 인지기능과 교육 년 수가 주요한 예측 변인으로 나타났다. Arrieta 등(2018)의 연구에서는 인지 문제가 있는 정상 청력 노인을 대상으로 삶의 질과 인지 저하와의 유의한 관련성에 관해 보고하였다.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청력, 전반적인 인지기능, 이름대기와 같은 언어 능력 등 다양한 의사소통 능력의 퇴화가 일어난다(Jo et al., 2021). 노인의 의사소통 능력은 그들의 전반적인 일상생활 기능에 관여하는데, 이로 인해 의사소통 능력이 노인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Fowler et al., 2015).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후천성 난청 노인들의 의사소통 능력을 중심으로 의사소통 삶의 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특히, 교육 년 수, 전반적 인지기능, 우울 등 개인 변수 요인을 집단 간 통제하여 노인성 난청에 초점을 두고 의사소통 삶의 질을 비교하였다.
언어병리학은 의사소통 능력을 극대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 하는 학문이다(ASHA, 2016; Lee, 2019). 이는 의사소통 삶의 질이 학문적ㆍ임상적 차원에서 핵심적으로 다루어야 할 가치임을 강조하는 것이며, 의사소통 관련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것이 재활의 궁극적인 목표가 된다는 것을 나타낸다(Lee & Cho, 2011). 노인성 난청은 다른 퇴행성 질환보다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직접적으로 유발하는 요인으로서, 노년기에 의사소통 관련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Jeong et al., 2013).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인들의 청력손실과 의사소통 관련 삶의 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아직까지 미비한 수준이며(Cruice, 2008), 의사소통 능력 관련 변인들 간의 관계를 규명한 연구는 진행된 바 없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청력 손실이 있는 노인들의 의사소통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언어 및 청능재활 및 상담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마련하기 위하여 난청 노인들을 대상으로 의사소통 삶의 질을 조사하고 이에 영향을 주는 예측 변인을 의사소통 능력과 관련된 변인들을 중심으로 알아보고자 하였다. 먼저, 난청 노인과 건청 노인 집단 간에 의사소통 삶의 질 척도 총점, 하부영역별(의사소통 자신감 및 자율성, 역할 및 자아, 일상생활 참여, 타인과의 상호작용) 점수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그리고, 난청 노인 집단에서 청력손실의 정도에 따라 중등도 난청 노인과 중고도 난청 노인으로 분류하여, 집단 간에 의사소통 삶의 질 총점 및 하부영역별 점수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나아가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과 개인 변수(언어 능력 점수, 청각 능력 점수, 인지기능 점수, 우울 점수) 간의 상관을 분석하고,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을 예측하는 유의한 변수가 무엇인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는 만 65세 이상의 후천성 난청 노인 12명, 건청 노인 15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연구자가 실시한 순음청력검사(R07A) 결과를 토대로 집단이 구분되었다.
난청 집단은 순음청력검사에서 양측 귀의 평균 청력역치가 41~69dB HL에 해당되고, 노화로 인해서 청력손실이 발생했다고 자기 보고한 자로 선정하였다. 건청 집단은 순음청력검사 결과에서 양측 귀의 평균 청력이 40dB HL 이내에 해당하는 자로 선정하였다(Clark, 1981). 두 집단은 모두 (1)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며, (2)건강선별설문지(Health Screening Questionnaire: HSQ, Christensen et al., 1991)에서 신경학적 손상 및 정신학적 질환의 병력이 없으며, (3)한국형 간이정신상태검사(Korean-Mini Mental State Examination: K-MMSE, Kang et al., 2006) 결과가 연령 및 교육 년 수 규준에서 -1SD 이내의 정상 범주에 해당되며, (4)한국어판 노인성 우울증 척도 단축형(Short form of Geriatric Depression Scale-Korean: SGDS-K, Cho et al., 1999) 결과가 우울증을 의심할 수 없는 8점 미만에 해당되고, (5)말ㆍ언어, 학습 관련된 장애가 없는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전체 대상자의 기술통계 정보는 Table 1에 제시하였다.
청력손실의 정도에 따른 의사소통 삶의 질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난청 대상자의 순음청력검사를 통해 평가한 청력손실의 정도에 따라 중등도 난청(41~55dB HL) 집단과 중고도 난청(56~70dB HL) 집단으로 구분하였다. 두 집단에 대한 대상자 정보는 Table 2에 제시하였다.
2. 검사 도구
의사소통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서 ASHA에서 개발하고 Choi 등(2011)이 한국어로 번안한 의사소통 삶의 질 척도(American Speech-Language-Hearing Association Quality of Communication Scale: ASHA-QCL, Paul-Brown et al., 2004)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의사소통 자신감 및 자율성, 역할 및 자아, 일상생활 참여, 타인과의 상호작용 등 4개의 하부영역, 총 18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에 대하여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까지 5점 리커트 척도(Likert scale)로 평정하여 총 18개 문항에 대한 총점을 백분율로 환산하였다. 전체 의사소통 삶의 질 총점(90점)과 의사소통 자신감 및 자율성(25점), 역할 및 자아(15점), 일상생활 참여(20점), 타인과의 상호작용(15점) 4개의 하부영역에 대한 하부영역별 백분율 값도 제시하였다.
이 척도의 하부영역을 하나씩 살펴보면, 먼저 의사소통 자신감 및 자율성은 다양한 의사소통 상황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Bandura, 1977). 역할 및 자아는 타인과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지는 개인의 역할 및 사회적 기능이라고 정의되며(Whyte & Guiffrida, 2008), 개인이 느끼는 스스로의 역할과 능력을 말한다. 일상생활 참여는 다른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을 경험하는 놀이나 여가 활동에 참여하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Lee et al., 2018). 타인과의 상호작용은 타인과의 구어 의사소통 상황 시 느끼는 감정 및 태도이다(Choi, 2003). 본 연구에서는 난청 노인을 대상으로 의사소통 삶의 질 척도의 문항을 적용하기 위해서 Park(2012)의 연구와 같이, ‘학교생활’은 ‘사회생활’로 문항을 수정하였다.
3. 연구 절차
대상자의 자료수집은 연구자가 소음이 없는 조용한 공간에서 대상자와 개별적으로 실시하였다. 먼저, 대상자 선별을 위하여 기본정보와 기초 건강에 대한 설문, 순음청력검사, 인지 선별검사, 우울 선별검사, 의사소통 삶의 질 척도를 차례대로 실시하였다.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능력에 관한 변수를 측정하기 위하여 청각 능력 및 언어 능력을 평가하였다. 먼저 청각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 어음청각검사(Korean Speech Audiometry: KSA, Lee et al., 2010)의 일반용 단음절어 및 문장인지도 검사, 한국어판 노인성 난청의 청각장애지수(The Korean Hearing Handicap Inventory for the Elderly: K-HHIE, Park et al., 2011) 설문 검사를 사용하였다. 어음청각검사의 경우, 대상자에게 검사용 CD에 녹음된 평가 문항을 들려주기 위하여 노트북에 연결한 외부 스피커(BOSE COMPANION2 Series III, 2013)를 대상자의 정면 50cm 이내에 두고, 대상자가 검사 안내 부분을 듣고 잘 들린다는 수준으로 소리의 강도를 조절하여 제시하였다. 말지각 검사의 채점은 각 목록 내 핵심단어 가운데 대상자가 따라 말한 핵심단어의 총점을 백분율로 환산하였다. 다음으로, 언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 단축형 한국판 보스턴 이름대기 검사(Short Form of the Korean-Boston Naming Test: S-K-BNT, Kang et al., 2006)를 사용하였다. 대상자에게 그림을 제시하였을 때, 정반응을 하였을 경우 1점을 부여하여 정반응 한 문항에 대한 총점을 산출하였다. 15초를 초과한 후에도 무반응이거나 오반응한 문항은 점수를 부여하지 않았다.
4. 자료의 통계적 처리
본 연구에서 수집된 모든 자료의 정규성 검정을 위해서 Shapiro-Wilk normality test를 실시한 결과, 각 집단에서 의사소통 삶의 질 척도의 일부 하부영역 점수에서 정규성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본 연구에서는 집단(건청 노인, 난청 노인) 간에 의사소통 삶의 질 척도의 총점, 하부영역별 점수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비모수 통계 방법인 맨-휘트니 U 검정(Mann-Whitney U test)를 실시하였다. 추가적으로 난청 노인 집단에서 중등도 난청 노인과 중고도 난청 노인 집단 간에 의사소통 삶의 질 척도의 총점, 하부영역별 점수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맨-휘트니 U 검정을 실시하여 확인하였다. 그리고 난청 노인 집단에서 의사소통 삶의 질 척도의 총점과 개인 변수 간에 상관을 분석하기 위해서 스피어만 등위상관분석(Spearman rank correlation)을 실시하였으며,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 척도의 총점을 예측하는 변수를 확인하기 위해서 단순회귀분석(simple regression analysis)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모든 자료 분석은 IBM SPSS 28.0(statistics package for the social science, version 28.0)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Ⅲ. 연구 결과
1. 건청 노인과 난청 노인 집단의 의사소통 삶의 질
의사소통 삶의 질 총점, 하부영역별 점수에 대한 기술통계는 Table 3에 제시하였다. 맨 휘트니 검정 결과, 의사소통 삶의 질 총점(Z=-2.788, p<.01), 일상생활 참여 점수(Z=-3.738, p<.001)에서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즉, 난청 집단의 의사소통 삶의 질 총점과 일상생활 참여 점수가 건청 집단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다(Figure 1). 그 외 하부영역인 의사소통 자신감 및 자율성(Z=-1.557, p>.05), 역할 및 자아(Z=-1.036, p>.05), 타인과의 상호작용 영역(Z=-1.185, p>.05)에서도 집단 간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다.
2. 중등도 난청 노인과 중고도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
중등도 난청 집단과 중고도 난청 집단의 의사소통 삶의 질 점수에 대한 기술통계는 Table 4에 제시하였다. 맨 휘트니 검정 결과, 의사소통 삶의 질 총점에 대한 두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나(Z=-.647, p>.05), QCL 하부영역 중 타인과의 상호작용(QCL F4)에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Z=-2.221, p<.05). 즉, 중고도 난청 집단의 타인과의 상호작용 점수가 중등도 난청 집단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다. 그 외 하부영역인 의사소통 자신감 및 자율성(Z=-.164, p>.05), 역할 및 자아(Z=-.812, p>.05), 일상생활 참여(Z=-1.660, p>.05)는 집단 간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Figure 2).
3.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 점수와 개인 변인과의 관련성
난청 집단 내에서의 인지(K-MMSE), 우울(SGDS-K), 언어능력(S-K-BNT), 청각능력(K-HHIE, KSA, PTA)과 QCL점수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하여 Spearman의 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하였다(Table 5). 그 결과, 의사소통 삶의 질 총점과 이름대기(S-K-BNT) 점수 간에 유의한 상관이 있었다(r=.694, p<.05). 그 외 나머지 변인과 의사소통 삶의 질 점수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4.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스피어만 상관분석에서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과 유의한 상관이 확인된 단축형 한국판 보스턴 이름대기 검사 점수를 독립변수로 하고, 의사소통 삶의 질 총점을 종속변수로 하여 단순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이름대기 점수가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β=.642, p<.05). 본 회귀모형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며(F(1, 11)=7.016, p<.05), 결정계수(R2)는 .412, 수정된 결정계수(adjusted R2)는 .354로서, 본 회귀모형은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에 대하여 약 35.4%의 설명력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6).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노인성 난청 유무에 따라 난청 노인 집단과 건청 노인 집단으로 분류하였고, 청력손실 정도에 따라 중등도 난청 집단과 중고도 난청 집단으로 구분하여, 집단 간 의사소통 삶의 질을 비교하였다. 또한, 노화로 인한 청력손실과 의사소통 능력 및 의사소통 삶의 질 간의 관계를 살펴보고, 의사소통 삶의 질을 예측하는 관련 변인이 무엇인지 확인하였다.
난청 노인 집단과 건청 노인 집단 간 의사소통 삶의 질 총점을 비교한 결과, 난청 노인이 건청 노인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다. 두 집단이 난청 유무를 제외하고 교육 년 수 및 연령 뿐만 아니라 전반적 인지기능과 우울과 같은 개인적 변인이 통제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면, 노인성 난청이 일반 노인들의 의사소통 삶의 질을 구분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앞에서 언급한 선행연구들(Jeong et al., 2013; Kim & Jeong, 2014; Kim & Yoon, 2017; Lee et al., 2018)에서 청각장애인들의 의사소통 관련 삶의 질이 정상 청력인보다 유의하게 낮다고 보고한 결과와 일치한다. 이는 노인들의 의사소통 삶의 질을 평가할 때, 청력에 대한 변인이 반드시 함께 고려되어야 하며,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 증진을 위해서는 청력 보조기기의 지원이나 청능재활 프로그램 서비스 제공과 같은 사회적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결과이다.
의사소통 삶의 질을 하부영역별로 비교한 결과, 일상생활 참여 영역에서 난청 노인이 건청 노인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다. 이는 정상 노인과 경도인지장애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을 비교한 연구(Park et al., 2020)에서 네 가지 하부영역 중 일상생활 참여에서 집단 간 가장 유의한 차이가 있었던 결과와도 일치한다. 일상생활 참여 영역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포함된 일상적인 여가 활동에 참여하는 정도로서, 구체적으로는 ‘친구들이나 친척들과 연락하며 지낸다’, ‘대화할 때 사람들이 나를 대화에 끼워 준다’, ‘TV(뉴스, 운동경기)나 드라마/영화(줄거리)를 이해할 수 있다’와 같은 내용을 포함한다. 즉, 청력이 저하된 난청 노인들은 건청 노인보다 일상적인 상황에서의 의사소통, 특히 지인과의 연락이나 여가 활동 참여에서 생활만족도가 낮고, 더욱 제약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다른 하부영역에서도 모두 난청 집단의 의사소통 삶의 질이 건청 노인보다 낮았으나, 통계적으로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른 하부영역에서는 ‘내 자신이 좋다’, ‘사람들과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등과 같이 타인과 의사소통하는 상황 외에도 자신의 가치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나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개개인의 성향과 선호가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청력손실 정도에 따라 중등도 난청 집단과 중고도 난청의 의사소통 삶의 질을 비교해본 결과, 의사소통 삶의 질 총점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타인과의 상호작용 영역에서 청력손실의 정도가 큰 중고도 난청 집단이 중등도 난청 집단에 비해 유의하게 낮은 점수를 보였다. 타인과의 상호작용 영역 문항에는 ‘사람들이 내 말을 이해하지 못 할 때, 이해시키려고 계속 노력한다’, ‘사람들은 내가 말하는 것을 잘 이해한다’와 같이 주변 지인으로 지칭된 대상이 아닌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의 대화 상황 속에서 자신의 의사소통 능력에 관한 가치 판단이 포함되어 있다. 노인성 난청으로 인한 가장 큰 문제점은 소음이 있는 상황에서 말을 이해하는 능력이 저하된다는 것이다(Joo & Jang, 2009). 조용한 환경에서는 듣기에 큰 문제가 없더라도 소음이 있는 조건에서는 소리 감지(detection)나 변별(discrimination)에 어려움이 더욱 커진다(Gallun et al., 2013). 소음 환경에서의 말지각 저하는 음악 청취 및 대화 상황에서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고, 이는 사회적 활동 참여에 많은 제약을 따르게 한다(Kronenfeld, 2006). 종합하자면, 여러사람들의 대화가 오고 가는 환경에서 청력손실 정도가 클수록 노인들의 듣기 어려움은 더욱 증가하고, 이러한 문제점으로 타인과의 상호작용과 관련된 영역에서 의사소통 삶의 질이 더욱 낮게 나타난 것으로 추측된다.
본 연구에서는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 총점과 이름대기 점수가 유의한 상관이 있었으며 회귀분석에서도 이름대기 점수가 의사소통 삶의 질 총점을 예측하는 변인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65세 이상의 노인 25명을 대상으로 의사소통 삶의 질 척도 점수와 이름대기(S-K-BNT) 총점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Park 등(2020)의 연구에서 의사소통 삶의 질과 이름대기 점수가 양적 상관을 보인 결과와 일치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고령 노년층의 이름대기 저하 특성과 관련하여 설명될 수 있다. 노화에 따른 언어 능력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하여 다양한 언어 평가가 이루어져 왔다(LaBarge et al., 1986; Ulatowska et al., 1998; Zec et al., 2003). 이 중에서 정상적인 노화 과정의 노인들은 특정 사물이나 사람의 구체적인 이름을 연결하여 말하는 것을 가장 어려워하며, 이러한 언어 표현 문제가 노인들을 당황스럽게 하거나 가장 불쾌하게 하는 언어장애로 보고되고 있다(Lovelace & Twohig, 1990; Kim et al., 2013). 이처럼 노년기에는 단어 찾기 곤란(word finding difficulty)이 증가하고, 의사소통 상황에서 단어의 산출을 빈번하게 실패하는 이름대기 장애(naming difficulty)를 보인다. 이름대기에 문제를 가진 경우 지나치게 긴 쉼(pause), 대용어의 사용, 간투사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데(Snyder & Godley, 1992), 이는 검사 상황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대화 상대자에게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기 어렵게 하고 대화자로서의 자신감을 떨어뜨린다(Wiegel-Crump & Dennis, 1986). 이와 같은 맥락으로 Nippold(1992)의 연구에서는 대화 상황에서 내용 전달이 지연되거나 단절될 때, 대화자의 의사소통 자신감 및 욕구가 저하된다고 논의하였다.
특히 70~80대 고령 노년층들의 이름대기 저하 특성에 관한 선행연구에서 노인들은 대상 단어를 떠올리지 못할 때 그 이전 연령층에 비하여 의미론적인 오류를 보이거나(Barresi et al., 2000; Mortensen et al., 2006), ‘혀끝에서 목표어가 맴도는(tip-of-the-tongue: TOT)’ 빈도와 이러한 현상을 해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다고 보고하였다(Brown & McNeill, 1966; Heine et al., 1999). 이러한 고령 노인들의 이름대기 문제는 의미론적 오류로 인해 의사 전달의 정확성을 떨어뜨리고 단어 인출 시 긴 잠복시간(latency)으로 언어 표현의 유창성을 감소시킨다. 이러한 맥락과 동일하게 본 연구에 참여한 난청 노인들은 목표 단어인 ‘고깔’을 ‘두건’으로 산출하는 등 목표어와 비슷한 범주 내의 의미론적 오류를 보이거나 15초 이내에 반응하지 못하는 반응 지연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에서의 이름대기와 의사소통 삶의 질 간의 유의한 상관에 관한 결과는 앞에서 논의한 맥락에 따라 해석할 수 있다. 즉, 일상생활에서 대상 단어를 정확하게 떠올리지 못하거나 인출하는 데 과도한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의사소통의 정확성 및 유창성을 떨어뜨려서 의사소통 욕구가 감소 되고, 궁극적으로 의사소통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연령 대비 정상 수준의 이름대기 수행을 보인 난청 노인에서만 확인한 결과이므로, 노인성 난청으로 인한 결과로 확대해석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노인성 난청이 뇌용적(brain volume)의 감소와 같은 뇌의 기능적인 노화를 가속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Scahill et al., 2003), 최근에는 구어적인 의사소통(verbal communication)의 어려움과 노인성 난청이 상관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Panza et al., 2015).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후속 연구에서 노인성 난청군의 평균 청력 역치와 같은 청력 손실 정도와 이름대기 저하 간의 상관에 대해 추가적으로 살펴본다면 노인성 난청에 따른 이름대기 저하와 의사소통 삶의 질에 대한 더욱 정확하고 심층적인 해석과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사료 된다. 또한, 건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의 예측 변인을 탐색하여 난청 노인과 비교하고, 난청 노인과 건청 노인 집단을 구분하는 의사소통 삶의 질 예측 변인에 대해 확인해본다면 난청 노인들의 언어 및 청능재활에서 더욱 노인성 난청에 개별화된 중재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본 연구에서 난청 노인들의 의사소통 삶의 질과 개인 변수 간의 상관분석 결과, 언어 능력 변인을 제외한 청각 능력, 인지기능, 우울 변인에서 모두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에서 언급한 선행 연구들(Arrieta et al., 2018; Lee, 2019; Zekveld et al., 2013)에서 인지 및 우울 요인이 노인들의 의사소통 관련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의와는 일치하지 않는 결과이다. 이러한 결과는 본 연구에 참여한 난청 노인들이 전반적인 인지 선별검사에서 평균 점수가 30점 만점에서 28점 이상으로 정상 수준임과 동시에 개인 간의 차이가 극히 적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생각된다. 우울 점수도 난청 집단 평균 1.41점으로 우울 정도가 거의 없는 편에 해당하기 때문에 선행연구들의 결과와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사료 된다. 이처럼, 노인을 대상으로 인지 및 우울 변인 등과 의사소통 삶의 질의 관련성을 살펴보더라도 개인별 인지 및 우울 수준에 따라 연구마다 상관분석 결과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청력손실이라는 대상자의 특성이 의사소통 관련 삶의 질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견해는 본 연구를 포함한 많은 선행연구를 통해 지지되고 있다(Kim & Jeong, 2014; Kim & Yoon, 2017; Lee & Cho, 2011; Lee et al., 2020). 그러나 난청인의 구체적인 말지각 능력과 의사소통 삶의 질의 상관성에 대해 보고한 연구는 국내 2건으로 매우 제한적인 가운데, 선천성 청각장애인의 청각 관련 변인과 의사소통 삶의 질 간에 서로 유의한 상관이 있다고 보고하여(Kim & Yoon, 2017; Lee et al., 2018), 본 연구의 결과와는 차이가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대상자의 평균 청력 역치와 말지각 점수가 의사소통 삶의 질 점수와 유의한 상관이 나타나지 않은 결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첫째, 노화로 인한 후천성 난청 노인은 본인의 청력 손실을 보완하기 위하여 보장구(예, 보청기)를 착용하여 가족 및 친구, 낯선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상자가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청력 역치가 의사소통 삶의 질과 관련성이 유의하지 않았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대상자들에게 조용한 조건에서 단음절 단어 검사와 문장 검사를 실시하였다. 일상생활에서의 대부분의 듣기 상황은 조용한 조건이 아니라 소음 조건인 것을 고려할 때, 조용한 조건에서의 말지각 점수가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과의 관련성이 유의하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Lee 등(2020)의 연구에서도 중등도 난청 노인이 주관적으로 지각하는 청각장애지수와 소음조건에서의 문장 점수와 유의한 상관이 있었다. 셋째, 본 연구와 선행연구는 말지각 검사의 세부 항목 및 자극 제시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Kim과 Yoon(2017)의 연구에서는 단음절 단어 검사만으로 말지각 능력을 살펴보았다. Lee 등(2018)은 단음절, 이음절, 문장 수준에서 실시하였고, 이 중에서 이음절 단어 검사 결과만이 유일한 예측 변인으로 확인되었다. 다음으로 자극 제시 조건에서는 본 연구와 Kim과 Yoon(2017)이 CD에 녹음된 음성을 스피커를 통해 소리의 강도를 조절하여 제시한 점이 일치하였지만, Lee 등(2018)은 검사자가 육성으로 제시하였다. 따라서, 선행연구에서의 세부적인 검사 조건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항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들의 말지각 수행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문장 수준 말지각 점수의 경우, 점수 범위가 80~100점(SD=7.82)으로 나타나서 전체 12명의 대상자 간의 점수에 큰 차이가 없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대상자 간 말지각 점수 개인차가 크지 않은 노화에 따른 후천성 난청인 12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이기 때문에, 선천성 난청인 대상의 선행 연구의 결과와 비교할 때 더욱 주의 깊은 해석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이러한 결과는 선행연구와 동일한 말지각 검사를 사용하여 난청인을 평가할지라도, 대상자의 연령이나 청각장애 유형과 같은 검사 외 청자 요인과 어음 길이와 관련한 검사 내 요인 등 세부적인 조건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난청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을 예측하는 변인을 탐색할 때, 난청 유형에 따른 대상자의 청력손실 특성을 고려하여, 청각 능력을 알아보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 된다.
본 연구에서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청력손실이 의사소통 삶의 질에 주는 영향을 알아본 결과,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이 건청 노인에 비해 유의하게 낮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노인성 난청을 노화 과정의 일부로 인식하여 간과해 온 점을 감안할 때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관련 문제를 예방하고 중재하는 것이 의사소통 관련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다음으로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과 관련된 개인 변수들을 살펴본 결과, 이름대기 점수가 의사소통 삶의 질을 유의하게 예측하는 변인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노화로 인한 의사소통 능력의 변화나 저하에 대한 단편적인 예측에만 머무르지 말고, 노년층의 의사소통 능력을 의사소통 삶의 질과 어떻게 연계시킬 것인지에 대해 더욱 숙고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 및 임상적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 대상자 수가 적고, 마을 경로당, 교회 등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본 연구의 결과를 전체 난청 노인에게 일반화하여 해석하는 데 제한적이다. 향후에는 사회 활동 여부, 청능재활 여부, 사회경제적 지위 등 다양한 개인 변수에 따른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을 평가하고 관련 변인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난청 노인들의 언어 능력을 이름대기 과제만으로 평가하였다. 이름대기 과제는 표현언어 능력을 평가하는 검사로서 전반적인 언어 능력을 대표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본 연구의 결과에서 이름대기 점수가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난 만큼 후속 연구에서는 다양한 영역의 언어 평가를 통해 난청 노인의 언어 능력을 더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노인의 의사소통 관련 삶의 질에 관한 연구는 인지기능에 문제가 있거나(Arrieta et al., 2018), 우울과 청력손실, 의사소통 삶의 질 간의 관계에 국한되어 진행되어 왔다(Scarinci et al., 2008). 본 연구에서는 노년기 노인성 난청이 노인들의 의사소통 삶의 질에 유의하게 영향을 미치며, 청력손실 중증도가 심할수록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관한 삶의 질이 더욱 낮아진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특히, 인지 및 우울이 정상 노화 수준에 있더라도 노인성 난청의 유무에 따라 노인들의 의사소통 삶의 질이 유의하게 낮아질 수 있다는 결과를 추가적으로 확인하였다. 노년기 흔히 나타나는 이름대기 저하가 난청 노인들의 의사소통 관련 삶의 질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결과를 발견한 데에도 차별적 의의가 있다. 향후 연구에서도 난청 노인의 의사소통 삶의 질과 관련된 의사소통 능력 예측 변인들에 대한 탐색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노화와 난청으로 인한 의사소통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노년기 만족스러운 삶의 질을 유지 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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