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령기 뇌성마비 아동의 문장이해능력과 작업기억 간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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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문장이해능력은 언어를 매개로 한 학습이 이루어지는 학령기 아동의 학업 수행과 상위사고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본 연구에서는 학령기 뇌성마비 아동과 일반아동 간 문장이해능력의 차이를 살펴보고, 어순 규범성과 문장 유형에 따른 통사적 복잡성이 수행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여 이러한 집단 간 수행 차이가 작업기억과 어떤 관련성을 보이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연구 대상은 초등 4~6학년의 학령기 뇌성마비 아동 11명과 일반아동 11명이 참여하였다. 문장이해 과제는 어순 규범성(전형, 비전형)과 문장 유형(능동문-2항, 능동문-3항, 피동문)을 조합한 문장을 사용하였다. 작업기억은 숫자 바로 지시하기와 숫자 거꾸로 지시하기 과제를 통해 측정하였다.
첫째, 뇌성마비 아동은 일반아동에 비해 전반적인 문장이해 수행이 유의하게 낮았으며, 특히 비규범 어순 능동문-3항에서 가장 큰 수행 차이를 보였고, 규범 어순 피동문 조건에서도 수행 저하가 나타났다. 둘째, 작업기억 과제에서도 뇌성마비 아동이 유의하게 낮은 수행을 보였다. 셋째, 작업기억과 문장이해능력 간에는 유의한 정적 상관이 관찰되었으며, 특히 숫자 거꾸로 지시하기 수행은 규범 어순과 비규범 어순 능동문-3항과 피동문 이해와 높은 상관을 보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학령기 뇌성마비 아동의 문장이해 저하가 통사적 복잡성과 작업기억 부담의 증가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뇌성마비 아동의 언어중재 시 문장이해 뿐만 아니라 인지기능, 특히 작업기억 능력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접근이 필요함을 제안한다.
Abstract
Sentence comprehension is a core linguistic ability that supports academic achievement and higher-order cognitive development in school-aged children, whose learning is primarily mediated through language. This study examined differences in sentence comprehension between children with cerebral palsy (CP) and typically developing (TD) children and whether group differences across syntactic complexity levels were associated with working memory capacity.
Participants included 11 children with CP and 11 TD children. Sentence comprehension tasks were designed by combining word order (canonical vs. non-canonical) and syntactic structures (active sentences with 2-place verbs, active sentences with 3-place verbs, and passive sentences). Working memory was measured using digit span forward and digit span backward tasks.
The results showed that children with CP performed significantly lower than their TD peers on sentence comprehension, particularly in the non-canonical word order active sentences with 3-place verbs condition. They also exhibited decreased accuracy in the canonical word order passive sentences condition. In working memory tasks, children with CP performed significantly lower than their TD peers. A significant positive correlation was observed between working memory and sentence comprehension, with backward digit span performance showing strong associations with both canonical and non-canonical active three-argument sentences as well as passive sentence comprehension.
The study highlights the importance of integrating cognitive support, such as working memory training, into language intervention programs for children with cerebral palsy.
Keywords:
School-aged cerebral palsy, sentence comprehension, syntactic structures, word order, working memory키워드:
학령기 뇌성마비, 문장이해능력, 문장 유형, 어순 규범성, 작업기억Ⅰ. 서론
문장이해능력은 문장으로부터 어휘와 문법 정보를 통합하여 의미를 구성하는 능력으로, 학령기 아동의 전반적인 학습능력 발달과 학업 수행에 중요한 기초를 형성한다(Montgomery et al., 2021). 학령기는 언어를 매개로 한 학습이 본격화되는 시기로, 문장 수준에서 정보를 정확하게 통합하지 못할 경우 교과 학습, 추론, 문제 해결과 같은 고등 인지 활동 전반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Adlof & Catts, 2015; Jeong, 2001). 특히 학령기 교과 언어는 일상어에 비해 통사적으로 복잡한 구조를 포함하고 있어(Schleppegrell, 2004), 이러한 구조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비유적 의미 해석이나 추론과 같은 상위사고 처리가 가능해진다(Cain & Oakhill, 2007). 따라서 문장이해능력은 학령기 아동의 학업 성취를 결정짓는 핵심 언어 능력으로 간주된다.
문장이해는 연령에 따라 점진적으로 발달하며, 의미 단서 중심의 이해 전략에서 출발하여 점차 통사적 단서를 활용한 처리로 이행한다(Ahn & Hwang, 2001; Slobin, 1985). 4세 이전에는 주로 의미 전략에 의존하지만(Cho, 1982), 이후 해당 언어의 기본적인 문장배열 방식인 전형 어순(canonical word-order)에 대한 인식(예를 들어 한국어에서 주어+목적어+서술어 어순)이 발달하면서 어순 단서를 활용하기 시작하고, 4세 후반에 이르면 격조사를 활용한 구문 처리가 가능해진다(Ahn & Hwang, 2001; Bates et al., 1982). 이 격조사는 문장 성분의 위치가 바뀌거나 문법적 변형이 일어나는 비전형 어순(non-canonical word-order)을 처리하는 데 필수적 단서가 된다(Jeong & Rhee, 1999). 특히 한국어와 같이 비교적 규칙성이 낮은 어순 체계를 지닌 언어에서는 격조사 처리가 중요한데 이 전략의 활용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비전형 어순 문장에서 오류가 증가할 수 있다(Yokoyama et al., 2014). 이렇듯 어순의 규범성은 전형 어순에서 비전형 어순(Jeong & Rhee, 1999; Yokoyama et al., 2014)으로, 문장 유형은 능동문에서 피동문으로 발달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피동문은 표면적 주어와 의미적 행위자가 불일치하는 구조로 인해 주격과 목적격 조사의 기능을 토대로 통사적 재분석이 요구되며, 일반아동의 경우 7~11세 무렵에 이르러 안정적으로 이해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Cho, 1982). 이와 같이 학령전기에는 한국어의 기본적인 통사나 구문 지식을 습득하고(Kim, 2016), 학령기에 이르러서는 통사적 복잡성이 증가한 구조를 처리하면서 문장이해능력은 더욱 정교화 된다(Montgomery et al., 2021).
문장이해능력과 관련된 연구들을 살펴보면 학령전기 일반아동은 전형 어순보다 비전형 어순에서, 능동문보다 피동문에서 수행률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Jeong & Rhee, 1999; Kim et al., 2017). 5~6세 일반아동은 행위자와 대상의 두 논항을 가지는 능동문-2항이나 행위자, 수혜자, 대상으로 이루어진 세 논항 구조의 능동문-3항과 같은 규범 어순에 비해 비규범 어순인 피동문에서 낮은 수행력을 보여 어순 규범성과 문장 유형이 문장이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제시하였다(Kim et al., 2017). 5세 단순언어장애 아동도 능동문에 비해 피동문의 수행이 일반아동에 비해 유의하게 낮고(Kweon & Kim, 2004), 초등학교 1~3학년 경도지적장애 아동과 언어연령을 일치시킨 일반아동 간 비교 연구에서도 통사적 복잡성이 높은 피동문에서의 수행이 낮다고 보고되고 있다(Song & Kim, 2015). 이와 같이 해당 언어의 일반적인 어순을 따르지 않는 비전형 어순이나 피행위자가 주어부에 위치하는 피동문 같은 경우에는 구문 구조상 변형이 필요하고, 사용 빈도 또한 낮아 인지적 부담을 수반한다(Jeong & Rhee, 1999; Kim et al., 2017; Song & Kim, 2015). 이러한 문장 유형에서는 표면 구조와 의미 구조 간의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한 정보 유지와 재분석이 요구되므로, 문장이해 과정에서 작업기억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게 작용한다.
작업기억은 정보의 일시적 저장과 처리를 담당하는 인지 체계로서, 단어들의 의미를 조합하고, 문장 구조를 기억하고 분석하는 문장이해 과정에서 필수적이다(Barrouillet et al., 2009; Just & Carpenter, 1992). 특히, 구문 구조가 복잡하거나 어순이 비전형적인 경우에는 더 많은 작업기억 용량이 요구되며, 이에 따라 수행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Just & Carpenter, 1992; Sung, 2015; Sung et al., 2017). 관련 연구들에서 작업기억과 문장이해능력 간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보고되었다. 5~6세 일반아동(Kim et al., 2017)은 능동문-2항이나 능동문-3항과 같은 규범 어순에 비해 비규범 어순인 피동문에서 낮은 수행력을 보여 문장 내 논항의 수가 증가할수록 작업기억 용량에 따른 이해력의 차이가 유의미하게 나타나 문장 구조가 복잡해지거나 비전형 어순을 처리해야 할 때 작업기억이 핵심적인 인지적 자원으로 기능한다고 제시하였다(Kim et al., 2017). 5세 단순언어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역시 언어성 작업기억과 피동문 간에 유의한 상관을 보고하였다(Kweon & Kim, 2004). 또한 초등저학년 일반아동도 작업기억과 단락 듣고 이해하기에서 상관을 보이고(Lee et al., 2010), 7~9세, 8~14세 학령기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작업기억이 피동문 이해능력 예측의 유의한 변수라고 하였으며(Cho et al., 2012; Lee et al., 2018), Montgomery 등(2021)도 학령기 언어발달장애 아동의 문장이해 결함이 작업기억과 장기기억 내 통사 지식 간의 실시간 상호작용 저하에서 비롯된다고 제안하며 특히 비전형적 문장 구조에서 처리 효율성의 저하가 두드러진다고 보고하였다. 이들은 피동문이나 관계절과 같이 통사적 재분석이 요구되는 문장에서 나타나는 수행 저하가 통사 정보를 신속하게 인출하고 통합하는 처리 효율의 부족에 기인한다고 설명하였다(Montgomery, 2000; Montgomery et al., 2021).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문장이해는 작업기억과 통사 처리 효율성의 영향을 크게 받으며, 복잡한 구문이나 비규범 어순 문장에서의 수행 저하는 통사적 재분석과 처리 부하 증가와 밀접하게 관련된다고 볼 수 있다(Gibson, 1998; Montgomery, 2000). 따라서 문장이해 평가는 문장 유형, 어순, 그리고 작업기억을 고려한 과제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이러한 접근은 복잡한 구문 처리에서 나타나는 인지적 부담을 보다 정밀하게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Magimairaj & Montgomery, 2012).
한편 뇌성마비 아동은 말산출 근육의 마비, 운동 조절의 불협응, 인지적 손상 등의 요인으로 인해 말산출 뿐만 아니라 언어이해 전반에서도 어려움을 동반한다(Geytenbeek et al., 2015). 어휘력, 평균발화길이, 구문 습득 측면에서 일반아동에 비해 제약을 보이며, 학령기에 이르러 문장이해능력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음이 보고되어 왔다(Chung & Oh, 2007; Cockerill et al., 2013; Jeong, 2001; Kim, 2004; Park & Kang, 2012; Pennington, 1999; Sigurdardottir & Vik, 2011).
또한 뇌성마비 아동은 작업기억을 포함한 주의 조절 능력과 정보처리 속도 전반에서 제한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Friederici, 2011; Kaufman et al., 2024; Weierink et al., 2013; Zimonyi et al., 2024), 이러한 인지적 제약은 문장 구조를 분석하고 의미 정보를 통합하는 과정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문장이해 및 학습 수행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Fluss & Lidzba, 2020). 특히 작업기억 용량의 제한과 처리 속도의 저하는 통사적 재분석이 요구되는 조건에서 수행 저하를 유발하며, 이러한 어려움은 비규범 어순 문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Montgomery, 2000). 문장 유형에 따른 처리 부담에서도 비교적 단순한 의미역 구성을 갖는 능동문-2항 구조에 비해 추가적인 의미역이 포함되는 능동문-3항에서 통합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피동문은 가장 높은 수준의 통사적 처리와 의미 통합을 요구하게 된다(Friederici, 2011; Gibson, 1998).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뇌성마비 아동은 비규범 어순이나 의미역 수가 많아 통사 구조의 복잡성이 증가하는 문장 유형에서 문장이해 수행이 상대적으로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Friederici, 2011; Magimairaj & Montgomery, 2012).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주로 뇌성마비 아동의 말산출 특성이나 전반적인 언어발달 수준에 초점을 두어 왔으며(Geytenbeek et al., 2014), 문장이해능력에 대한 연구라고 해도 무발화 수준의 뇌성마비 아동을 대상으로 하거나, 운동장애 유형에 따른 비교에 초점을 두어 수행되어 왔으며, 이로 인해 학령기 뇌성마비 아동 전반의 문장이해 특성을 포괄적으로 반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Chung & Oh, 2007; Jeong, 2001). 예를 들어 Jeong(2001)은 중증 뇌성마비 아동의 문장이해를 분석한 결과, 타동사 구문은 전형 어순에서, 수여동사 구문은 비전형 어순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이해도를 보인 반면, 사동사 구문은 어순과 무관하게 전반적으로 낮은 수행을 보인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Chung과 Oh(2007)는 50명의 중증 뇌성마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문장이해능력이 연령 증가에 따라 향상되며, 경직형보다 비경직형 아동에서 더 우수한 수행을 보인다고 제시하였다. 이와 유사하게 Geytenbeek 등(2014)도 뇌성마비 아동이 일반아동에 비해 단문 및 복문 이해 모두에서 유의한 어려움을 보이며, 특히 경직형 아동의 문장이해 수행이 가장 낮다는 점을 보고하였다. 이러한 선행 연구들은 뇌성마비 아동의 문장이해 정도가 운동장애 유형, 중증도, 문장 구조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남을 시사하지만, 문장 유형과 어순에 따른 수행 차이를 체계적으로 검토한 연구는 제한적임을 보여준다.
한편, Berninger와 Gans(1986)는 정상 지능을 가진 뇌성마비 아동의 경우 언어이해력과 어휘능력이 일반 발달 범주에 근접할 수 있음을 보고하면서, 이들의 표면적인 언어 수행이 정상 범주에 속하더라도 보다 미세한 언어처리 과정에 대한 정밀한 평가가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언어능력이 정상 범주에 해당하는 뇌성마비 아동을 대상으로, 어순 규범성과 문장 유형에 따른 문장이해 수행을 비교함으로써, 두 집단 간 문장 처리 양상의 차이와 그 관련성을 보다 정밀하게 탐색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어순 규범성(전형, 비전형)과 문장 유형(능동문-2항, 능동문-3항, 피동문)에 따라 학령기 일반아동과 뇌성마비 아동 간 문장이해능력에서 차이가 있는가?
둘째, 학령기 일반아동과 뇌성마비 아동 간 작업기억 능력에서 차이가 있는가?
셋째, 학령기 뇌성마비 아동의 문장이해능력과 작업기억 능력 간 상관관계는 어떠한가?
Ⅱ. 연구 방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에는 생활연령 범위 만 9~13세의 초등 4~6학년 뇌성마비 아동 11명과 생활연령 및 어휘능력을 일치시킨 학령기 일반아동 11명이 참여하였다. 뇌성마비 아동과 일반아동의 학년은 각 4학년 3명, 5학년 4명, 6학년 4명이 참여하였다. 연구에 참여한 일반아동과 뇌성마비 아동 모두 일반학교에 재학 중이었다. Table 1에 일반아동과 뇌성마비 아동의 생활연령, 성별, 수용어휘력 점수를 제시하였고, 뇌성마비 아동은 운동장애 유형과 운동기능분류체계(gross motor function classification system: GMFCS)도 함께 제시하였다.
수용어휘력에 대한 평가는 수용 및 표현어휘력 검사(Receptive & Expressive Vocabulary Test: REVT, Kim et al., 2009)의 수용어휘력 점수를 사용하였다. 뇌성마비 아동의 운동장애 유형과 GMFCS는 의료차트를 통해 확인하였고, 정보 수집이 어려운 경우에는 연구자가 분류한 다음 재활의학과 전문의에게 확인 후 기록하였다. 참여아동의 생활연령(t=.870, p>.05)과 수용어휘점수(t=1.394, p>.05)에 대한 동질성을 확인하기 위해 두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한 결과, 집단 간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2. 연구 방법
본 연구의 과제는 수용어휘력 검사, 문장이해능력 검사, 작업기억 검사 순으로 진행하였고, 평가시간은 30~40분 정도 소요되었다.
수용어휘력 검사(Kim et al., 2009)는 제시된 4개의 그림 과제 가운데 해당하는 어휘를 선택하도록 하였다. 참여한 뇌성마비 아동 가운데 상지의 움직임에 제약이 있어 손으로 가리키기를 통해 검사를 수행하지 못하는 2명의 아동은 1~4번에 해당하는 그림의 숫자를 말하도록 하였다.
문장이해능력은 Sung(2015)의 문장이해검사(Sentence Comprehension Test: SCT) 과제를 사용하였다. 본 SCT 과제는 통사처리(syntactic processing)를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어순 규범성(전형, 비전형)과 문장 유형(능동문-2항, 능동문-3항, 피동문)에 따라 6가지 유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36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과제는 3가지 색(검정이, 파랑이, 노랑이)의 픽토그램으로 표현하여 문장이해에 영향을 미치는 의미단서를 최소화 하였으며 목표문장과 일치하는 그림과 목표문장과 의미역을 바꾼 오류문장으로 구성하였다. 과제의 예시는 Appendix 1에 제시하였다. 각 문항의 그림자극은 노트북 화면을 통해 2개 그림을 동시에 제시하며 연구자가 육성으로 목표문장을 들려주었다. 아동은 목표문장과 일치하는 그림 한 개를 선택하며 상지의 움직임에 어려움이 있는 2명의 뇌성마비 아동의 경우 왼쪽 그림은 1, 오른쪽 그림을 2로 말하도록 하여 과제를 수행하였다. Figure 1에 문장이해능력 검사의 예를 제시하였다.
작업기억능력은 Sung(2011)의 숫자 바로 지시하기, 숫자 거꾸로 지시하기 과제를 사용하였다. 본 과제는 K-WAIS에 제시된 숫자폭 과제를 가리키기(pointing task)로 변형하여 개발한 것으로(Sung, 2011), A4용지 사이즈의 가로 방향으로 1~9까지의 숫자를 무선적으로 배치하고, 각 과제마다 다른 배열로 제시되었다. 숫자 바로 지시하기는 제시하는 숫자대로 가리키고, 숫자 거꾸로 지시하기는 역순으로 손으로 가리키는 과제이다. 연구 참여자 가운데 가리키기 수행이 어려운 2명의 뇌성마비 아동은 숫자 이름을 말하도록 하였다. 반응을 기준으로 정오반응을 채점하였으며 맞으면 1점, 틀리면 0점으로 코딩하였다.
뇌성마비 아동의 수용어휘력 분석은 수용어휘력 검사의 원점수를 사용하였다. SCT 과제는 정반응률로 분석하였고, 작업기억능력도 숫자 바로 지시하기와 숫자 거꾸로 지시하기의 정반응률로 측정하였다.
3. 통계 분석
문장의 어순 규범성(전형, 비전형) 및 문장 유형(능동문-2항, 능동문-3항, 피동문)에 따른 집단 간(일반아동, 뇌성마비 아동)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 삼원혼합분산분석(3-way mixed ANOVA)을 실시하였다. 집단 간 작업기억 능력의 차이를 검토하기 위해서는 이원혼합분산분석(2-way mixed ANOVA)을 사용하였다. 정규성은 Shapiro-Wilk 검정을 통해, 등분산성은 Levene’s 검정을 통해 확인하였으며, 모든 변수에서 해당 가정이 충족됨을 확인하였다. 반복측정 요인이 포함된 분석에서는 구형성(sphericity) 가정을 검토하기 위해 Mauchly의 검정을 수행하였고, 가정이 위반된 경우에는 Greenhouse-Geisser 보정치를 적용하여 분석의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문장이해능력과 작업기억 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Pearson의 적률상관계수를 사용하였다. 본 연구의 자료는 IBM SPSS Statistics version 23(IBM Co., Armonk, NY, USA)으로 분석하였다.
Ⅲ. 연구 결과
1. 어순 규범성과 문장 유형에 따른 학령기 일반아동과 뇌성마비 아동의 문장이해능력 차이
어순 규범성(전형, 비전형)과 문장 유형(능동문-2항, 능동문-3항, 피동문)에 따른 집단 간 문장이해 능력의 수행 차이에 대한 기술통계 결과는 Table 2와 Figure 2에 제시하였다.
Percent accuracy of the sentence comprehension task for each condition (error bar is based on standard error)Note. CP=cerebral palsy; TD=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A2=active sentences with 2 place verbs; A3=active sentences with 3 place verbs; P=passive sentences.
일반아동은 규범 어순 조건의 능동문-2항과 능동문-3항에서 정반응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각각 M=100, SD=0), 피동문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행을 보였다(M=95.45, SD=10.77). 비규범 어순 조건에서는 능동문-2항(M=95.45, SD=7.79), 능동문-3항(M=93.94, SD=8.41), 피동문(M=87.87, SD=15.07) 순으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능동문 유형이 피동문보다 높은 수행을 보였다.
반면, 뇌성마비 아동의 경우 규범 어순 조건에서는 능동문-3항(M=83.33, SD=24.72)에서 가장 높은 수행을 보였고, 이어서 능동문-2항(M=75.75, SD=28.25), 피동문(M=66.67, SD=26.87) 순으로 나타났다. 비규범 어순 조건에서는 능동문-2항(M=78.79, SD=24.82)이 가장 높은 정반응률을 보였으며, 피동문(M=75.75, SD=20.23), 능동문-3항(M=62.12, SD=25.91) 순으로 나타났다.
삼원혼합분산분석을 통해 통계적 유의성을 검정한 결과, 집단 간 주효과는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F(1,20)=12.61, p<.001, partial η2=.387). 즉 일반아동에 비해 뇌성마비 아동의 문장이해능력이 유의미하게 낮은 수행을 보였다. 집단 내 요인에서는 어순 규범성에 따른 주효과(F(1,20)=7.945, p<.01, partial η2=.284)가 유의하게 나타났으며 규범 어순에 비해 비규범 어순에서 수행이 낮았다. 문장 유형에 따른 주효과도 유의하게 나타났다(F(2,40)=6.281, p<.01, partial η2=.239). 전체 참여 아동의 평균 정반응률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능동문-2항에서의 수행이 가장 높았고(M=87.5), 그 다음으로 능동문-3항(M=85.73), 마지막으로 피동문(M=81.06)에서의 수행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Bonferroni 사후 검정을 실시한 결과 능동문-2항과 피동문 간, 능동문-3항과 피동문 간, 능동문-2항과 능동문-3항 간(all p<.01)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이는 문장 유형 간 평균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며, 특히 피동문에서의 수행이 상대적으로 낮았음을 보여준다. 어순 규범성과 집단 간의 이차 상호작용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으나(F(1,20)=0.608, p>.05, partial η2=.030), 문장 유형과 집단 간의 이차 상호작용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F(2,40)=7.046, p<.01, partial η2=.261). 이는 문장 유형에 따른 수행의 변화 양상이 두 집단 간에 상이하게 나타났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호작용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MMATRIX를 통해 각 집단 내에서 문장 유형 간 단순 주효과(Simple Main Effects)를 분석한 결과, 뇌성마비 아동 집단 내에서는 문장 유형 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으며, 특히 능동문-3항에서 가장 낮은 수행(M=62.12)이 관찰되었고, 피동문 및 능동문-2항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1). 반면, 일반아동 집단 내에서는 세 문장 유형 간 수행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조건에서 높은 정반응률이 유지되었다(all p>.05). 어순 규범성과 문장 유형 간의 이차 상호작용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F(2,40)=0.059, p>.05, partial η2=.003). 그러나, 집단×어순 규범성×문장 유형 간 삼차 상호작용은 유의하게 나타났다(F(2,40)=4.213, p<.05, partial η2=.174). 이는 집단에 따라 어순의 규범성과 문장 유형의 조합이 문장이해 수행에 상이한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집단을 구분하여, 각 집단 내 어순 규범성과 문장 유형의 상호작용에 대한 단순 주효과 분석을 MMATRIX를 통해 실시하였다. 그 결과, 뇌성마비 아동 집단에서는 비규범 어순의 능동문-3항에서 가장 낮은 수행이 나타났으며, 이는 같은 어순 내의 피동문 및 능동문-2항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all p<.01). 반면, 일반아동 집단에서는 어순 규범성과 문장 유형 간 상호작용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모든 조건에서 높은 정반응률을 보였고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all p>.05).
2. 학령기 일반아동과 뇌성마비 아동의 작업기억 능력 차이
숫자 바로 지시하기 및 숫자 거꾸로 지시하기 과제에 따른 집단 간 작업기억 수행에 대한 기술통계는 Table 3과 Figure 3에 제시하였다. 일반아동은 숫자 바로 지시하기 과제(M=87.64, SD=2.46)에 비해 숫자 거꾸로 지시하기 과제(M=81.79, SD=3.53)에서 낮은 정반응률을 보였다. 뇌성마비 아동 역시 숫자 바로 지시하기(M=50, SD=10.10) 보다 숫자 거꾸로 지시하기(M=23.34, SD=8.09)에서 낮은 수행을 나타내었다.
Percent accuracy of the working memory task for each condition (error bar is based on standard error)Note. CP=cerebral palsy; TD=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DF=digit forward; DB=digit backward.
이러한 결과에 대해 통계적으로 차이가 있는지 이원혼합분산분석을 통해 분석한 결과, 집단 간 주효과는 유의하게 나타났다(F(1,20)=55.01, p<.001, partial η2=.733). 이는 뇌성마비 아동이 일반아동에 비해 작업기억 과제에서 전반적으로 더 낮은 수행을 보였음을 의미한다. 집단 내 요인으로 작업기억 유형에 따른 주효과도 유의하였다(F(1,20)=21.891, p<.001, partial η2=.522). 즉, 두 집단 모두 숫자 바로 지시하기보다 숫자 거꾸로 지시하기에서 유의하게 수행이 낮았다. 나아가, 작업기억 유형과 집단 간 상호작용 효과 역시 유의하였다(F(1,20)=8.96, p<.01, partial η2=.309). 이러한 차이는 숫자 거꾸로 지시하기에서 숫자 바로 지시하기에 비해 집단 간 수행차이가 큰 것에 기인한다.
3. 학령기 일반아동과 뇌성마비 아동의 문장이해능력과 작업기억 간 관계
뇌성마비 아동의 문장이해능력 세부항목과 작업기억 간 상관분석 결과, 숫자 거꾸로 지시하기와 규범 어순 능동문-3항(r=.545, p<.05), 규범 어순 피동문(r=.627, p<.05)과 비규범 어순 능동문-3항(r=.581, p<.05), 비규범 어순 피동문(r=.621, p<.05) 간에 유의한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아동의 문장이해능력과 작업기억 간 상관분석은 모두 천장효과(ceiling effect)를 나타내어 결괏값이 분석되지 않았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학령기 뇌성마비 아동과 일반아동의 문장이해능력을 어순 규범성과 문장 유형에 따라 비교하고, 작업기억과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주요 논의점은 다음과 같다.
뇌성마비 아동은 일반아동에 비해 문장이해 과제에서 유의하게 낮은 수행을 보였다. 일반아동은 모든 어순 조건과 문장 유형에서 높은 정반응률을 보였으나, 뇌성마비 아동은 통계적으로 낮은 수행을 보였다. 이는 학령기 뇌성마비 아동이 구문 구조 처리, 특히 문장 내 논항(argument) 간 관계 및 어순 처리에서 어려움이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일반아동과 생활연령 및 어휘능력을 일치시킨 뇌성마비 아동 역시 문장 이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이 결과는 Berninger와 Gans(1986)가 언어 이해에서 일반적인 발달을 보이는 뇌성마비 아동에게도 체계적이고 정확한 언어 평가의 중요성을 제안했던 점을 지지한다.
뇌성마비 아동과 일반아동 간 어순과 문장 유형에 따른 정반응률에서도 다른 양상을 나타내었다. 일반아동은 규범 어순 조건에서 능동문-2항과 3항 모두에서 100%의 정반응률을 보였고, 피동문은 95.45%로 나타났다. 비규범 어순 조건에서의 정반응률 역시 능동문-2항, 능동문-3항, 피동문 순으로 나타났고, 능동문에 비해 피동문의 수행이 낮았다. 반면 뇌성마비 아동은 규범 어순에서는 능동문-3항, 능동문-2항, 피동문 순으로 정반응을 보였으나 비규범 어순에서는 능동문-2항, 피동문, 능동문-3항 순으로 수행률을 나타내었다. 즉 규범 어순에서는 피동문이, 비규범 어순에서는 능동문-3항이 가장 낮은 수행률을 나타내었다. 이와 같은 양상은 일반아동과 뇌성마비 아동 간 문장이해 전략에서 차이가 있음을 반영한다. 5~6세 일반아동을 대상으로 한 선행 연구(Kim et al., 2017)와 비교해도 뇌성마비 아동은 규범 어순과 비규범 어순 모두에서 문장 유형에 따른 수행차이를 보였다. 예를 들어 일반아동은 규범 어순에서는 능동문-2항, 능동문-3항, 피동문 순이었고, 비규범 어순에서는 능동문-3항, 피동문, 능동문-2항 순으로 정반응률을 나타내었다.
이러한 수행 차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뇌성마비 아동은 특히 비규범 어순의 능동문-3항에서 일반아동에 비해 유의하게 낮은 수행률을 나타내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Sung(2015)의 노년층 대상 연구와도 일치하며 통사적 복잡성과 비전형적 어순이 결합될 때 뇌성마비 아동의 인지적 부담이 가중되었음을 의미한다(Sung, 2015). 다시 말해 비전형 어순의 능동문-3항은 통상적인 어순 전략인 행위자 우선 전략(agent-first strategy)이 적용되지 않으나 뇌성마비 아동은 문장에서 선행하는 명사구를 행위자(agent)로 간주하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뇌성마비 아동은 통사적 재분석이나 격조사 해석에 필요한 인지적 자원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문장 처리 시 가장 먼저 제시되는 명사구를 의미 해석의 기준점(anchor)으로 삼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음을 나타낸다. 이는 제한된 작업기억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선형적 배열(linear order)에 기반한 초기 처리 전략(agent-first strategy)에 의존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통사적 단서보다 표면적 어순 단서를 우선적으로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Bornkessel-Schlesewsky & Schlesewsky, 2009; Montgomery et al., 2021). 비전형적인 어순에 세 논항(행위자, 수혜자, 대상)을 적절히 해석하기 위해서는 작업기억과 통사 처리 자원이 필요한데(Cho, 1982; Evans, 2002; Sung, 2015) 뇌성마비 아동은 이 부분에 어려움이 있다고 유추할 수 있겠다(Friederici, 2011).
또한 뇌성마비 아동은 능동문-3항 구조 문장에서 격조사 정보를 정확하게 해석하고, 행위자와 대상의 역할을 구분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는 격조사 기반 전략으로의 전환에 지연이 있거나 제한된 인지자원으로 인해 어순 중심 전략을 학령기에 이르러서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Clancy, 1995; Jeong & Rhee, 1999; Mei et al., 2016; Montgomery et al., 2021; Sung, 2015). 전형적인 어순에서는 어순 자체가 어느 정도 문장 의미 해석에 기여하지만, 비전형 어순에서는 어순 정보가 신뢰도를 상실하게 되므로 이에 따라 격조사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한다(Bornkessel-Schlesewsky & Schlesewsky, 2009). 그러므로 언어처리에 어려움을 가진 아동의 경우, 격조사 해석 및 통합에 어려움을 보여 비전형 어순 문장의 의미 이해 실패로 직결될 수 있다(Friederici, 2011; Yokoyama et al., 2014). 이러한 경향은 단순언어장애 아동에게도 공통적으로 관찰되며, 이들의 낮은 문장이해 수행은 통사적 지식의 부족과 작업기억 처리 용량의 한계에 기인한다고 해석하고 있다(Montgomery, 2000).
또 다른 이유로 비전형 어순은 전형 어순에 비해서는 예측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문장 처리 과정에서 작업기억의 부담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Just & Carpenter, 1992). 뇌성마비 아동은 제한된 작업기억 용량으로 인해 이러한 문장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이로 인해 문장 구성요소 간의 의미 연결이 불완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특히 능동문-3항 구조에서는 행위자-수혜자-대상 간의 삼중 관계를 적절히 해석해야 하므로, 어순이 비전형일 경우 그 인지적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Friederici, 2011). 이와 같은 결과는 어순의 규범성과 문장의 복잡성이 통사 처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Sung, 2015). 따라서 뇌성마비 아동을 위한 언어중재에서는 비전형 어순과 격조사 활용을 촉진할 수 있는 반복 자극을 통해 문장이해능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음을 제안할 수 있겠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지만 평균비교에서 뇌성마비 아동은 전형 어순에서는 피동문의 수행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 결과 또는 Sung(2015)의 연구결과와 일치한다. 전형 어순 피동문의 경우, 기본 어순이 유지되는 가운데 행위자(agent)와 피행위자(patient)의 역할 재배치와 피동형 표지의 해석이 요구된다. 피동문은 문장의 정보 초점을 피행위자에 두는 것이 일반적인데, 규범 어순에서는 이 피행위자가 문두에 위치하게 되므로 듣는 이로 하여금 주의를 피행위자에게 집중하게 된다. 그러므로 문두에 위치한 주어를 행위자로 간주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경향이 강한 경우(Clancy, 1995), 규범 어순 피동문에서 수행률이 낮을 수 있다. 아동은 일반적으로 주어, 즉 문두에는 행위자가 위치한다는 전략을 내면화하여 처리하는데(MacWhinney, 1987), 피동문의 경우 이 전략이 실패할 수 있으며, 특히 규범 어순에서는 그러한 기대 위반이 두드러진다. 반면 비규범 어순에서는 문두부터 행위자가 부사어로 제시되므로, 오히려 이 전략을 덜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규범 어순에서는 피행위자가 문두에 오고, 동사는 문장 끝에 위치하기 때문에, 주어와 동사 간 통사적 거리가 가장 멀어진다(예: 검정이가 노랑이에게 쫒기다). 이때 작업기억 자원이 제한된 아동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Friederici, 2011; Just & Carpenter, 1992). 비규범 어순에서는 부사어 다음에 바로 주어가 오고 이어 동사가 제시되므로, 문장의 주요 정보들이 근접하게 배열되어 인지적 부담이 감소한다는 장점이 있다(예: 노랑이에게 검정이가 쫒기다). 그러므로 오히려 비전형 어순에서는 피동문의 이해가 더 용이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비규범 어순에 비해 규범 어순에서 피동문의 수행률이 낮은 이유는 문두 위치에 있는 주어를 행위자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피행위자 중심의 피동문 구조와 충돌되기 때문이며 주어-동사 간의 거리 관계는 정보 유지 및 통합 과정에서 작업기억 자원을 소모하게 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비전형 어순 능동문-3항 문장에서는 비규범적 어순의 해석 및 논항 통합 과정이, 전형 어순 피동문에서는 역할 재배치 및 변형 표지의 해석이 수행 저하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으나 두 문장 유형의 수행률 저하는 공통적으로 복잡한 통사 구조와 작업기억 부담 증가에 기인한다. 그 근거로 본 연구에서 뇌성마비 아동은 일반아동에 비해 유의하게 낮은 작업기억 수행률을 나타내었다. 작업기억은 문장이해에 있어 핵심적인 인지기능으로, 복잡한 문장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단어 순서 기억, 구문적 통합, 의미 해석 등을 가능하게 한다(Barrouillet et al., 2009; Just & Carpenter, 1992). 본 연구에서는 두 가지 작업기억 과제 중 특히 숫자 거꾸로 지시하기에서 뇌성마비 아동의 수행이 크게 저하되었다. 이는 숫자 바로 지시하기는 단순 기억 유지를 요구하지만 숫자 거꾸로 지시하기는 정보의 변환과 조작을 포함하므로 뇌성마비 아동에게 더 큰 인지적 부담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Mei et al., 2016). 이와 관련하여 뇌성마비 아동은 집행기능의 취약성으로 인해 역순 과제에서 요구되는 중앙집행기 기반의 조절 및 조작 요구가 증가할수록 인지적 부담이 가중되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Weierink et al., 2013; Zimonyi et al., 2024). 특히 역순 과제는 단순한 정보 유지가 아니라 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한 뒤 공간적으로 배열하고 조작하는 시공간 작업기억과 주의 조절을 동시에 요구하는데, 뇌성마비 아동은 이러한 시공간 주의 및 시지각–구성 능력에서 제한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Fluss & Lidzba, 2020; Ickx et al., 2018). 이로 인해 정보의 재배열과 갱신 과정에서 인지적 자원이 과도하게 소모되며, 수행 효율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뇌성마비 아동은 전반적인 처리 속도 저하를 보이는 경향이 있어, 조작 시간이 길어질수록 작업기억 내 정보 활성의 유지가 어려워지고 그 결과 수행 정확도가 감소할 수 있다(Kaufman et al., 2024). 더 나아가 본 과제와 같이 가리키기 반응을 요구하는 조건에서는 시각적 탐색, 목표 선택, 손–눈 협응을 포함한 인지–운동 통합 과정이 추가적으로 요구되며, 이러한 복합적 부담이 누적되어 뇌성마비 아동의 역순 과제 수행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Surkar et al., 2018).
이에 본 연구의 결과로 뇌성마비 아동의 문장이해능력과 작업기억 간에 유의한 상관으로 나타났다. 이는 5~6세 일반아동(Kim et al., 2017), 언어연령 5세 단순언어장애 아동(Kweon & Kim, 2004), 초등저학년 일반아동(Lee et al., 2010), 7~9세, 8~15세 학령기 인공와우이식(Cho et al., 2012; Lee et al., 2018) 연구와도 일치하는 결과이다. 본 연구에서는 선행 연구(Cho et al., 2012; Kim et al., 2017; Lee et al., 2010)와는 작업기억 과제를 달리하였고, 문장 유형도 세분화하여 분석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규범 어순 능동문-3항, 규범 어순 피동문, 비규범 어순 능동문-3항, 비규범 어순 피동문과 숫자 거꾸로 지시하기 과제 간에 유의한 상관이 나타났다. 이는 앞서 언급한대로 어순이 비전형적이거나 복잡한 통사 구조를 처리할 때 작업기억이 더 강하게 작용함을 보여주며(Gibson, 1998; Montgomery, 2000; Sung, 2015), 구문 처리에 필요한 격조사 분석, 행위자 및 대상 추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함에 따라 작업기억 자원이 필수적으로 동원됨을 의미한다.
본 연구는 학령기 뇌성마비 아동의 문장이해 능력이 일반아동에 비해 낮고, 이들의 수행은 문장의 어순 규범성과 구문 복잡성, 작업기억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제시하였다. 이는 언어중재에서 문장이해 중심 접근뿐만 아니라 작업기억을 고려한 통합적 중재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뇌성마비 아동의 문장이해능력은 단순한 언어적 결함에 기인하기보다는 작업기억의 효율성에 의해 결정되는 측면이 크며, 이는 향후 언어중재 과정에 있어 작업기억 강화를 필수 요소로 통합할 필요성을 제안한다.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집단당 11명으로 구성된 비교적 소규모 표본을 대상으로 수행되었으며, 집단 간 평균 연령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 참여자 중 2명은 생활연령이 완전하게 일대일 대응되지 않았고, 다양한 뇌성마비 유형이 포함되어 있어 생활연령 및 유형에 따른 영향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의 해석에는 신중함이 요구된다. 향후 연구에서는 생활연령과 유형을 보다 엄격히 통제하고, 보다 많은 표본을 포함한 후속 연구를 통해 결과의 일반화 가능성을 재검증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생활연령과 수용어휘능력을 일치시켜 집단 간 수준을 통제하여 인지능력을 직접적으로 일치시키지 못한 제한점이 있다. 뇌성마비 아동의 경우 상지 운동 제한 및 반응 방식의 어려움으로 인해 표준화된 인지검사를 동일한 방식으로 실시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인지능력을 통제 변인으로 포함하지 못하였다. 향후 연구에서는 비운동 반응 방식을 활용한 인지능력 평가를 포함하여 보다 엄밀한 집단 간 비교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에서 사용한 문장 유형은 능동문-2항, 능동문-3항, 피동문으로 제한되었다. 이는 문장이해능력의 일부를 조명한 것으로, 다양한 문장 구조를 포함하지 못해 문장이해 전반에 대한 총체적 평가로 보기 어렵다.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통사 구조를 포함한 문장이해과제를 통해 뇌성마비 아동의 통사적 처리 범위를 보다 넓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넷째, 작업기억은 숫자 바로 지시하기와 숫자 거꾸로 지시하기의 두 과제로 측정되었으며, 가리키기 수행에 어려움이 있는 2명의 뇌성마비 아동의 경우 동일한 과제를 구두 반응 방식으로 실시하였다. 이러한 반응 방식의 차이는 과제 수행 시 요구되는 운동 반응 양식과 인지 처리 부담을 변화시켜 측정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작업기억의 다양한 하위 구성요소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모든 아동이 공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반응 방식이 통제된 과제를 통해 측정의 일관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작업기억 뿐만 아니라 집행기능, 처리속도, 주의집중 등 다양한 인지 요인을 통합적으로 측정하고 이들과 문장이해 간의 관계를 보다 체계적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문장이해와 작업기억 모두 구조화된 정적 과제를 통해 측정되었으며, 실제 일상생활에서의 언어이해나 자연스러운 대화 중 문장이해 능력을 반영하지는 못하였다. 따라서 생태학적 타당성(ecological validity) 측면에서의 한계가 있다. 보다 실제적인 의사소통 상황에서 문장이해를 평가하기 위해 교실 맥락, 가정 내 상호작용, 또래 대화 등의 자연환경을 반영한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Acknowledgments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NRF) grants funded by the Ministry of Science and ICT (MSIT)(RS-2022-NR070151, RS-2024-00461617).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정부 재원으로 수행된 한국연구재단(NRF)의 연구과제(RS-2022-NR070151, RS-2024-00461617)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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