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Speech-Language & Hearing Association(KSHA)
[ ORIGINAL ARTICLE ]
Journal of Speech-Language & Hearing Disorders - Vol. 33, No. 4, pp.41-49
ISSN: 1226-587X (Print) 2671-7158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Oct 2024
Received 15 Sep 2024 Revised 01 Oct 2024 Accepted 31 Oct 2024
DOI: https://doi.org/10.15724/jslhd.2024.33.4.041

난독증 및 읽기이해부진 아동의 실행기능

윤효진1, *
1조선대학교 언어치료학과 교수
Executive Functions in Children With Dyslexia and Poor Reading Comprehension
Hyojin Yoon1, *
1Dept. of Speech-Language Pathology, Chosun University, Professor

Correspondence to: Hyojin Yoon, PhD E-mail : hyoon@chosun.ac.kr

Copyright 2024 ⓒ Korean Speech-Language & Hearing Assoc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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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목적:

본 연구는 난독증 아동과 읽기이해부진 아동의 실행기능 특성을 살펴보고, 이들의 읽기이해 능력과 각 실행기능(작업기억, 억제, 인지적 유연성, 계획) 간의 관계를 탐색하고자 하였다.

방법:

초등 3~6학년의 난독증 아동 15명, 읽기이해부진 아동 15명과 일반 아동 17명이 본 연구에 참여하였다. 모든 아동은 비구어 지능검사에서 80 이상인 아동으로 선정하였다. 각 대상자에게 실행기능인 작업기억, 억제, 인지적 유연성과 계획을 평가하였다. 집단 간 차이는 일요인 분산분석을 사용하였으며, 읽기이해와 실행기능과의 관련성은 피어슨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결과:

네 가지 실행기능 영역 모두에서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후분석 결과, 작업기억은 모든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 난독증 아동이 가장 낮은 수행을 보였고, 읽기이해부진 아동, 일반 아동 순으로 나타났다. 억제, 인지적 유연성, 계획에서는 난독증 아동과 읽기이해부진이 일반 아동보다 유의하게 낮았으나, 두 읽기장애 집단 간에는 통계적인 차이가 없었다. 읽기이해와 실행기능 간의 관련성을 살펴본 결과 난독증과 읽기이해부진 아동 집단에서는 작업기억과 계획이 관련이 있었으며, 일반 아동 집단에서는 읽기이해가 작업기억 및 인지적 유연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

본 연구는 난독증과 읽기이해부진 아동 모두 전반적인 실행기능에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난독증 아동은 읽기이해부진 아동보다도 작업기억 능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행기능이 읽기 과정에서 정보를 조직하고 유지하며, 조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난독증 아동과 읽기이해부진 아동의 실행기능 결함은 텍스트를 효과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

Abstract

Purpose:

This study aimed to investigate the executive functions of children with dyslexia and poor comprehension and to examine the relationship between reading comprehension and executive functions, including working memory, inhibition, cognitive flexibility, and planning.

Methods:

The participants included 15 children with dyslexia, 15 children with poor comprehension, and 17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in grades 3 to 6, all of whom scored at or above 80 on the nonverbal intelligence test. Executive functions-working memory, inhibition, cognitive flexibility, and planning-were assessed. Data were analyzed using one-way ANOVA and Pearson correlation.

Results:

Significant group differences in executive functions were found between the groups. Specifically, in working memory, all three groups showed significant differences, with children with dyslexia performing the worst, followed by children with poor comprehension, and typical developing children performing the best. For inhibition, cognitive flexibility, and planning, there were significant differences between the two reading difficulty groups and the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but no significant difference between the dyslexia and poor comprehension groups. Additionally, correlations were found between working memory, planning and reading comprehension in the two reading difficulty groups. For 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reading comprehension was related to working memory and cognitive flexibility.

Conclusions:

These findings suggest that children with dyslexia and poor comprehension experience broad deficits in executive functions. In particular, children with dyslexia performed worse than those with poor comprehension. The deficits in executive functions observed in both groups of children with reading difficulty likely hinder their ability to effectively comprehend text, as these executive functions are critical for organizing, retaining, and manipulating information during the reading process.

Keywords:

Executive functions, dyslexia, poor comprehender, reading comprehension

키워드:

실행기능, 난독증, 읽기이해부진, 읽기이해

Ⅰ. 서론

실행기능은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조절하고 목표지향적인 행동을 촉진하는 인지처리 과정이다(Diamond, 2013). 이는 단일 개념이 아니라 여러 하위 요인으로 구성된 복합적인 인지처리 기술로, 각 요인은 독립적이면서 동시에 서로 의존적인 관계를 가진다(Diamond, 2002; Zelazo & Carson, 2012). 일반적으로 실행기능을 구성하는 핵심 요인은 작업기억(working memory), 억제(inhibition), 인지적 유연성(cognitive flexiability)이며(Miyake et al., 2000), 계획(planning)과 추론(reasoning)이나 이해 모니터링(comprehension monitoring)도 중요한 실행기능으로 간주한다(Baddeley et al., 2011).

실행기능은 발달 순서나 난이도를 고려하여 위계적으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작업기억과 억제가 낮은 수준의 실행기능으로 분류되며, 이를 바탕으로 인지적 유연성이나 계획과 같은 높은 수준의 실행기능이 발달한다고 보고 있다(Diamond, 2013; Garon et al., 2008; Kapa et al., 2017).

각 실행기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작업기억은 짧은 시간 동안 새로운 정보를 저장하고 기존 정보와 통합하는 능력이다(Baddeley, 1986). 억제는 불필요한 자극이나 반응을 억제하고 중요한 정보에 집중하도록 돕는 능력으로, 자신의 주의, 행동 및 사고 등의 조절을 포함한다(Bull et al., 1999). 인지적 유연성은 새로운 요구나 상황에 맞춰 관점이나 접근 방식을 유연하게 변화시키는 능력으로 고차원적인 실행기능에 속한다(Diamond, 2013). 마지막으로 계획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그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능력을 말한다(Nouwens et al., 2021).

작업기억과 억제는 비교적 이른 시기인 유아기에 출현하며, 초등 학령기에 급격한 발달을 보이는 반면, 인지적 유연성과 계획은 학령전기 출현하여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기까지 지속적으로 발달한다(Diamond, 2013). 쓰기와 같은 학습에 필수적인 인지처리 기술로 간주된다(Lee & Jung, 2018; Nouwens et al., 2021).

읽기이해는 단어해독, 읽기 유창성과 구어능력을 기반으로 발달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실행기능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Cutting et al., 2009; Ju & Choi, 2015; Sesma et al., 2009; Spencer et al., 2020). 읽기이해는 단순히 어휘와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여러 문장을 유기적이고 응집력 있게 통합하여 전체적인 의미 표상을 구성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독자의 배경지식, 읽기의 목적과 동기 등 다양한 요소들이 통합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실행기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구성-통합 모델(construction-integration model, Kintsch, 1988)은 읽기이해 과정을 설명하는 주요 이론 중 하나로, 읽기 과정에서 실행기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틀을 제공한다. 이 모델은 읽기과정의 각 단계에서 실행기능의 역할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실행기능과 밀접하게 관련된 다양한 인지처리과정에 크게 의존한다(Butterfuss & Kendeou, 2018). 이 모델에 따르면, 독자는 단어와 문장을 읽고 그 의미를 활성화한 후 이를 통합하여 일관된 의미 표상을 형성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배경지식의 검색과 통합, 새로운 정보의 지속적 업데이트, 불필요한 정보의 억제 등 다양한 실행기능이 필요하다.

각 실행기능은 읽기이해 과정에서 고유한 역할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작업기억과 억제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정보를 유지하고 중요하지 않거나 관련성이 낮은 정보를 차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Harnishfeger & Bjorklund, 1994; Kendeou et al., 2016), 특히, 작업기억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Baddeley(1986)의 작업기억 모델에 따르면 작업기억은 중앙집행부(central executive), 음운 루프(phonological loop), 시간공 스케치패드(visuospatial sktchpad), 에피소드 버퍼(episodic buffer)로 구성된다. 그중 음운 루프와 중앙집행기가 읽기이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Butterfuss & Kendeou, 2018; Savage et al., 2007). 중앙집행부는 주의력 조절과 정보처리를 담당하며, 문장이 길어지고 문법 구조가 복잡해지면 음운 루프에 저장된 정보 중 불필요하거나 방해가 되는 정보를 제한함으로써 효율적인 정보처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작업기억에 결함은 새롭게 입력되는 정보를 처리할 때 어려움을 초래하며 읽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인지적 유연성은 새로운 정보에 맞게 기존의 의미 표상을 수정하는 데 필요하다(Ramsel & Grabe, 1983). 또한 계획은 글을 읽는 동안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선택하고 활용하는 능력과 관련된다. 예를 들어, 핵심 주제 찾기, 요약하기, 질문 생성, 도식을 사용한 시각화 등은 이해를 돕는 전략이며, 다양한 담화 장르와 읽기 목적에 따라 적절한 전략을 선택하고 활용하는 능력은 효과적인 읽기이해에 필수적이다(Cutting et al., 2009; Sesma et al., 2009).

읽기장애는 단일한 현상이 아닌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단어해독과 유창성에 어려움을 보이는 난독증과 단어해독에 어려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글의 내용을 읽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보이는 읽기이해부진, 혹은 단어해독과 읽기이해 모두의 어려움을 가지는 읽기장애 집단으로 분류된다.

이전 연구들은 읽기장애 아동들이 실행기능의 결함을 보일 수 있음을 보고했다. 결과들은 난독증 아동은 작업기억에서 두드러진 결함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하였으며, 억제도 빈번하게 어려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Protopapas et al., 2007; van der Schoot et al., 2000). 읽기이해부진 아동은 억제에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작업기억에 대한 연구 결과는 일관되지 않았다(Cutting et al., 2009; Locascio et al., 2010). 이러한 연구들은 읽기장애와 실행기능 간의 관련성을 시사하지만 각 읽기장애 유형에 따른 실행기능의 특성을 체계적으로 비교한 연구는 제한적이다.

예외적으로 Locascio 등(2010)은 난독증 아동과 읽기이해부진 아동의 실행기능을 비교한 연구에서 난독증 아동은 작업기억과 억제에서 어려움을 보인 반면, 읽기이해부진 아동은 계획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읽기장애를 단일한 그룹으로 간주하기보다는 이질적인 특성을 가진 다양한 하위 그룹으로 나누어 이들 간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탐색하는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난독증 아동과 읽기이해부진 아동이 실행기능에서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를 살펴보고, 이들의 읽기이해 능력과 각 실행기능 간의 관련성을 탐색해보고자 한다. 대상자는 읽기이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학습에 사용하는 초등 3학년에서 6학년 아동으로 선정하였다. 특히, 본 연구는 읽기이해 과정에서 각 실행기능의 역할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를 고려하여, 비교적 낮은 수준의 실행기능인 작업기억과 억제뿐만 아니라 비교적 높은 수준의 실행기능인 인지적 유연성과 계획도 함께 포함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에는 초등 3~6학년의 아동 47명이 참여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자는 난독증 아동 15명(3학년 4명, 4학년 4명, 5학년 2명, 6학년 5명), 읽기이해부진 아동 15명(3학년 5명, 4학년 4명, 5학년 2명, 6학년 4명), 일반 아동 17명(3학년 6명, 4학년 4명, 5학년 2명, 6학년 5명)이다. 모든 아동은 한국 비언어 지능검사-2(Korean Comprehensive Test of Nonverbal Intelligence-2: K-CTONI-2, Park, 2014)에서 80점 이상인 아동으로 선정하였다.

난독증 아동과 읽기이해부진, 그리고 일반 아동 선정은 읽기 유형별 특성을 살펴본 연구(Catts et al., 2006; Locascio et al., 2010; Nation et al., 2010)의 기준점수(cutoff score)를 참고로 하였다. 일반적으로 난독증 아동은 단어해독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이며, 읽기이해부진 아동은 단어해독에 어려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읽기이해의 어려움을 경험하는 아동이다(Snowling & Hulme, 2012). 난독증과 읽기이해 선정을 위한 기준 점수는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85점(-1 표준편차)을 주로 사용하여 본 연구에서도 85점을 기준점수를 사용하였다.

자세한 선정기준을 다음과 같다. 난독증 아동은 표준화된 단어해독 검사에서 표준점수 85 이하인 아동으로 선정하였다. 읽기이해부진 아동은 해독 검사에서는 표준점수 90 이상이지만 읽기이해에서는 85 이하인 아동으로 선정하였다. 마지막으로 일반 아동은 단어해독과 읽기이해 검사 모두에서 표준점수 90 이상인 아동으로 선정하였다.

집단 선정을 위해 사용한 읽기 검사는 한국어 읽기검사(Korean Language-Based Reading Assessment: KOLRA, Pae et al., 2015)의 단어해독 검사와 읽기이해 검사이다. KOLRA의 단어해독 검사는 아동에게 의미가 있는 2음절 단어와 의미가 없는 2음절 단어를 제시하고 정확하게 해독할 수 있는지를 측정한다. 총 80개의 2음절 단어이며, 자소와 음소가 일치하는 단어가 40개, 불일치하는 단어가 40개로 구성되어 있다. KOLRA의 읽기이해 검사는 1~8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글을 읽고 빈칸에 들어갈 적절한 어휘, 문법형태소, 접속사 등을 쓰는 과제이다.

읽기이해와 실행기능 간의 관련성을 살펴보기 위한 읽기이해 검사는 기초학력검사(Korean Institute for Special Education-Basic Academic Achievement Test: KISE-BAAT, Park et al., 2008)의 짧은 글 이해 검사를 사용하였다. 짧은 글 이해 검사는 짧은 이야기 담화와 설명 담화를 읽고 사실적 정보나 추론 정보 찾기, 핵심 내용 찾기 등에 대한 질문에 객관식 질문과 주관식 질문에 대답하는 과제로 구성되었다. 총 30개의 문항이 포함되어 있다.

세 집단의 아동 모두 주양육자와 교사로부터 감각, 정서 및 다른 신경학적 문제가 없다고 보고받은 아동이었다.

세 집단의 아동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Table 1에 제시하였다. 우선 비언어성 지능에서는 난독증과 읽기이해부진 아동이 일반 아동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으나(p<.001), 두 읽기장애 아동 집단 간에는 차이가 없었다. 단어해독 검사에서는 세 집단 간 차이가 있었으며 사후분석 결과 난독증 아동과 읽기이해부진 아동(p<.001), 난독증 아동과 일반 아동(p<.001) 간에 차이가 있었으며, 읽기이해부진 아동과 일반 아동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집단 선정을 위한 KOLRA의 읽기이해 검사는 난독증 아동에게는 따로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읽기이해부진 아동과 일반 아동 간의 차이만 살펴본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001). 마지막으로 세 집단에게 공통적으로 실시한 KISE-BAAT의 읽기이해 점수는 세 집단 간 차이가 있었다. 사후분석 결과 두 읽기장애 집단은 일반 아동보다 수행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p<.001), 두 읽기장애 집단 간에는 차이가 없었다.

Participant’s characteristics

2. 검사 도구

본 연구에서 실시한 실행기능은 작업기억, 억제, 인지적 유연성과 계획이다.

작업기억은 한국 웩슬러 아동지능검사 5판(Korean-Wechsler Intelligence Scale for Children-5: K-WISC-5, Kwak, & Jang, 2019)의 숫자따라말하기와 숫자 거꾸로 따라말하기 과제를 사용하여 평가하였다. 숫자따라말하기 검사는 들려주는 숫자를 그대로 따라 말해야 하며, 숫자 거꾸로 따라말하기 검사는 들려준 순서와 반대로 따라말해야 한다. 문항이 뒤로 갈수록 숫자의 개수가 증가하며 정반응하면 1점, 오반응하면 0점으로 채점하였다. 숫자따라말하기와 숫자 거꾸로 따라말하기 검사의 정반응 총 점수(0~32점)로 분석하였다.

억제는 스트룹 아동 색상-단어 검사(stroop color and word test children’s version, Shin & Park, 2007)의 색상과 색상-단어 항목을 사용하여 평가하였다. 45초 동안 무작위로 배열된 색깔에 해당하는 단어를 말하는 색상 검사와 단어와 색깔이 다른 문항들을 보여주고 단어의 색깔에 초점을 두어 말하게 하는 색상-단어 검사로 진행하였다. 분석은 색상 검사에서 색상-단어 검사의 차이인 간섭 점수로 분석하였다. 두 점수 모두 속도 요인에 대한 상대적인 측정치로서 점수가 높을수록 억제 능력에 어려움이 있는 것을 말한다.

인지적 유연성은 위스콘신 카드 분류 과제(Wisconsin Card Sorting Task, Heaton et al., 1993)를 사용하였다. 연구자가 카드를 제시하였을 때, 색깔, 개수, 모양 중 어느 규칙으로 분류하는지 유추하여 말하는 방식으로 실시된다. 이는 연구자가 부정적 피드백을 주었을 때 유연하게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적절한 규칙과 부적절한 규칙을 유연하게 수용하고 기각하는 능력을 측정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총 보속반응 수’로 채점하였다. 이를 위해 전체 검사를 2번 진행했으며, 첫 번째 검사와 두 번째 검사에서의 보속 반응 수를 합한 점수를 산출하였다. ‘총 보속반응 수’ 지표는 점수가 높을수록 유연하게 규칙을 바꾸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계획은 하노이 탑 과제(tower of Hanoi, Bishop et al., 2001; Krikorian et al., 1994)를 사용하여 평가하였다. 연구자가 보여주는 사진과 동일하게 계획해야 하고, 원반을 움직일 수 있는 횟수에 맞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원반을 움직이기 전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계획해야 한다. 문항 당 2번의 기회가 주어지며, 정반응을 보인 횟수로 채점하였다. 이동 횟수(3~9회)에 따라 각각 3번의 시도가 주어진다. 3번의 시도 안에 옮기면 1점, 옮기지 못하면 0점으로 채점한다. 한 문항(이동 횟수) 당 두 번의 기회에서 모두 오반응을 보일 경우 검사를 중단하였고, 정반응을 보인 최고 이동 횟수에서 2번의 기회 모두 성공하면 .5점을 추가로 부여하였다. 최소 이동 횟수에서 두 번의 기회에 모두 오반응을 보였더라도 2점을 부여하였다. 따라서 채점 규칙에 따라 총점(2~9.5점)으로 분석하였다.

3. 연구 절차

본 연구는 조선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로부터 사전승인을 받은 후 실시되었다(No. 2023-5-1-12). 보호자와 아동의 동의를 서면으로 받은 후에 검사를 진행하였다. 검사는 검사자와 아동이 조용한 공간에서 일대일로 실시하였으며, 아동의 집, 언어치료실, 학교의 조용한 공간 등에서 이루어졌다. 총 검사 소요시간은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였다.

먼저 대상자 선정을 위한 검사인 비구어지능검사, 단어해독과 읽기이해 검사를 실시하였다. 난독증, 읽기이해부진, 그리고 일반 아동의 선정 기준에 해당하는 아동에게 실행기능 검사를 실시하였다. 작업기억, 억제, 인지적 유연성과 계획의 실행기능 검사는 순서효과를 배제하기 위하여 무작위로 실시하였다.

4. 결과 처리

본 연구의 통계분석은 SPSS 29.0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모든 분석은 원점수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세 집단 간에 실행기능에서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일요인 분산분석(one-way ANOVA)을 실시하였으며,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변수는 Scheffé의 사후분석을 실시하였다. 또한 읽기이해와 각 실행기능 간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Pearson 상관관계(Pearson’s correlation) 분석을 실시하였다.


Ⅲ. 연구 결과

1. 세 집단의 실행기능 기술통계

난독증 아동, 읽기이해부진 아동과 일반 아동의 실행기능 특성을 살펴보았다. 실행기능은 작업기억, 억제, 인지적 유연성, 계획 능력을 평가하였다. 평균 점수는 계획을 제외하고 작업기억, 억제, 인지적 유연성에서 일반 아동이 가장 높았으며, 읽기이해부진, 그리고 난독증 순으로 나타났다. 계획은 일반 아동, 난독증 아동, 읽기이해부진 아동 순으로 나타났다(Table 2).

Descriptive statistics of executive function scores across three groups

난독증 아동의 작업기억 평균은 11.67(SD=2.22), 읽기이해부진 아동은 15.87(SD=4.32), 일반 아동은 23.47(SD=4.55)로 나타났다. 억제는 억제 능력이 낮을수록 점수가 높다. 난독증 아동은 38.93(SD=6.35), 읽기이해부진 아동은 37.80(SD=5.60), 일반 아동은 15.88(SD=4.75)로 나타났다. 인지적 유연성은 보속반응의 수가 원점수이기 때문에 인지적 유연성 수행력이 낮을수록 점수가 높다. 난독증 아동의 인지적 유연성 평균은 18.47(SD=12.85), 읽기이해부진 아동은 15.27(SD=8.50), 일반 아동은 7.00(SD=4.92)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하노이 탑 과제를 사용하여 측정한 계획은 난독증 아동의 평균은 7.43(SD=1.34), 읽기이해부진 아동은 6.73(SD=1.45), 일반 아동은 8.68(SD=1.17)로 나타났다.

2. 세 집단 간 실행기능 차이

세 집단 간에 실행기능의 수행력이 다른지를 살펴보기 위해 일요인 분산분석(one-way ANOVA)을 실시하였으며, 결과는 Table 3에 제시하였다.

One-way ANOVA of executive functions among three groups

작업기억(F=38.279, p<.001, η2=.635), 억제(F=88.433, p<.001, η2=.801), 인지적 유연성(F=6.711, p<.01, η2=.234), 계획(F=8.056, p<.001, η2=.292)의 모든 실행기능에서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cheffé 사후분석 결과 작업기억은 유일하게 세 집단 간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차이가 있었다. 난독증 아동의 수행력이 가장 낮았으며, 난독증 아동과 읽기이해부진 아동(p<.05), 그리고 읽기이해부진 아동과 일반 아동(p<.001) 간에 차이가 있었다. 억제, 인지적 유연성, 계획은 두 읽기장애 아동 집단과 일반 아동 간에는 통계적 차이가 있었지만 난독증 아동과 읽기이해부진 아동 간에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억제는 난독증 아동과 일반 아동(p<.001), 읽기이해부진 아동과 일반 아동(p<.001)으로 나타났으며, 인지적 유연성은 난독증 아동과 일반 아동(p<.01), 읽기이해부진 아동과 일반 아동(p<.05)으로 나타났다. 계획은 난독증 아동과 일반 아동(p<.05), 읽기이해부진 아동과 일반 아동(p<.001)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읽기이해와 각 실행기능 간의 상관관계

전체 아동과 각 집단 내에서 읽기이해와 각 실행기능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분석은 Table 4에 제시하였다.

Correlations between executive functions and reading comprehension for each group

전체 아동을 대상으로 읽기이해와 각 실행기능 간의 상관분석 결과, 읽기이해는 작업기억, 억제, 인지적 유연성, 계획 모두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집단별로 상관 분석을 한 결과 난독증 아동 집단에서는 읽기이해가 작업기억(r=.591, p<.05) 및 계획(r=.515, p<.05)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계가 있었다. 읽기이해부진 아동 집단에서는 읽기이해가 작업기억(r=.652, p<.01) 및 계획(r=.570, p<.05)과 상관관계가 있었다. 일반 아동 집단에서는 읽기이해가 작업기억(r=.715, p<.05) 및 인지적 유연성(r=.593, p<.05)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계가 나타났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초등 학령기 난독증 아동, 읽기이해부진 아동의 실행기능 특성을 살펴보고, 이들의 읽기이해 능력과 각 실행기능 간의 관계를 탐색하고자 하였다. 연구는 읽기이해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초등 3학년부터 6학년 아동으로 선정하여 진행하였으며, 읽기이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실행기능인 작업기억, 억제, 인지적 유연성, 계획을 평가하였다.

연구 결과, 난독증 아동과 읽기이해부진 아동 모두 일반 아동에 비해 모든 실행기능에서 유의미하게 낮은 수행력을 보였다. 실행기능은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인지적 통제와 전략을 제공하는 중요한 인지처리 과정으로, 텍스트의 단어와 문장을 정확히 읽고 의미를 해석하며, 읽은 정보를 기억하고 새로운 정보와 통합하여 의미 표상을 이루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난독증 아동과 읽기이해부진 아동의 낮은 실행기능은 읽기이해의 어려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난독증 아동과 읽기이해부진 아동의 실행기능 프로파일에서 차이가 발견되었다. 우선 난독증 아동은 작업기억에서 읽기이해부진 아동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은 수행력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난독증 아동의 작업기억 결함이 읽기 어려움에 기여하는 주요 요인임을 시사하며 선행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Protopapas et al., 2007; Reiter et al., 2005; van der Schoot et al., 2000). Reiter 등(2005)은 난독증 아동의 여러 실행기능의 어려움을 보고하였으며 특히 작업기억에서의 어려움이 두드러진다고 강조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작업기억 과제는 숫자따라말하기와 거꾸로 숫자따라말하기로, 일반적으로 음운 작업기억(phonological working memory)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이 과제는 말소리 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조작하며 인출하는 능력을 측정하는데, 난독증 아동은 음운처리 결함을 보이며, 음운 정보와 관련된 작업기억을 처리하는 데 특히 어려움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Menghini et al., 2011; Smith-Spark, & Fisk, 2007). 본 연구의 결과는 난독증 아동의 음운 작업기억 결함이 난독증의 핵심 특징임을 확인시켜 준다. 이러한 결함은 말소리와 문자의 관계를 기억하고 조작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하며, 결과적으로 단어해독과 텍스트 이해과정에서 더 많은 인지적 자원이 요구된다.

읽기이해부진 아동도 일반 아동에 비해 작업기억 능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읽기이해부진 아동의 작업기억 능력의 연구 결과는 일관되지 않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결함이 없다고 보고된 반면(Cutting et al., 2009; Locascio et al., 2010), 일부 연구에는 낮은 수행력을 보고하였다(Carretti et al., 2009).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읽기이해부진 아동의 낮은 작업기억 능력은 정보를 저장하고 통합하는 읽기이해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계획 능력에서는 예외적으로 읽기이해부진 아동의 평균 점수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난독증 아동과의 통계적 차이는 없었지만 작업기억, 억제, 인지적 유연성과는 다른 프로파일을 보였다. 계획 능력은 목표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행동을 결정하고, 그 목표에 효율적으로 도달하기 위해 각 단계를 조직화하고 실행하는 능력이다. 읽고 이해하는 과정은 복잡한 인지처리과정이므로 독자가 성공적인 읽기이해에 도달하기 위한 각 단계를 잘 조직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독자가 자신의 읽기 과정을 관리하고 모니터링하며, 텍스트의 다양한 정보를 유기적이고 일관된 의미 표상으로 구축하는 과정에서 계획 능력이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Locascio 등(2010)의 연구에서 읽기이해부진 아동은 다른 실행기능과 달리 계획 능력에서 특히 일반 아동에 비해 낮은 수행력을 보였다. 또한 Cutting 등(2009)의 연구에서도 읽기이해부진 아동은 계획 능력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따라서 선행 연구와 본 연구의 결과를 종합하면 읽기이해부진 아동의 계획 능력 결함은 읽기이해의 어려움을 초래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임을 시사한다.

계획 능력의 평가 결과는 과제 유형과 채점 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정반응 수를 기준으로 채점하였으나 일부 연구에서는 과제를 완료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더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Reiter et al., 2005). 본 연구에서도 난독증과 읽기이해부진 아동의 과제 수행시 특성을 살펴보면, 읽기이해부진 아동이 과제를 수행할 때 긴 시간 동안 고민하고 원반을 이동시키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이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특징을 반영할 수 있다. 추후 연구에서는 정반응 수뿐 아니라 과제 수행에 소요된 시간을 함께 측정하여 읽기이해부진 아동과 난독증 아동의 계획 능력에서의 차이와 특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스트룹 검사를 통해 억제를 평가한 결과에서는 난독증 아동과 읽기이해부진 아동 모두 일반 아동에 비해 억제 능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억제는 불필요한 정보나 충동적인 반응을 억제하고 중요한 정보만을 선택하여 조직화 하는 데 필수적인 기능이다. 난독증 아동과 읽기이해부진 아동은 관련이 적거나 부적절한 정보를 무시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 일관성 있는 의미 표상을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선행 연구들도 읽기장애 아동이 억제에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Borella et al., 2010; Protopapas et al., 2007; van der Schoot et al., 2000). 특히, 억제 과제에서 세 집단의 차이에 대한 효과크기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 난독증과 읽기이해부진 아동의 억제 기능의 어려움을 뒷받침한다.

인지적 유연성도 두 읽기장애 집단 모두 일반 아동에 비해 어려움을 보이는 실행기능으로 나타났다. 인지적 유연성은 새로운 정보나 복잡한 정보에 노출될 때 주의를 전환하거나 읽기전략을 변경하는 능력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 이러한 능력이 부족할 경우 텍스트의 각 정보를 통합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난독증, 읽기이해부진 아동과 일반 아동 간의 실행기능 수행력의 차이는 이들의 읽기 능력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들의 실행기능 능력과 읽기이해와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상관분석은 전체 아동, 각 집단별로 실시하였다. 상관분석 결과 전체 아동을 대상으로 할 때 읽기이해는 작업기억, 억제, 인지적 유연성, 계획의 모든 실행기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각 집단별로 살펴본 결과 집단 간의 양상은 달랐다. 난독증 아동과 읽기이해부진 아동 집단에서는 작업기억과 계획이 읽기이해와 관련이 있었으며, 일반 아동 집단에서는 작업기억과 인지적 유연성이 읽기이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억제는 어떠한 집단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성을 나타내지 않았다.

작업기억 능력은 읽기과정과 읽기장애 아동 연구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실행기능이다. 읽기장애 아동이 보이는 대표적인 결함 중 하나로 보고되며, 동시에 읽기와 관련이 높은 실행기능으로 설명된다. 읽기 과정은 글자를 해독하고 다양한 정보를 기억하며, 이를 유기적으로 조직화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상당한 인지적 용량(cognitive capacity)이 필요하다. 작업기억의 용량 차이는 텍스트 정보를 효과적으로 유지하고 통합하며 추론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작업기억이 낮은 난독증 아동이나 읽기이해부진 아동은 읽기이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교실 환경에서의 학습에서 작업기억은 중요한 요소로, 일반 아동과 읽기장애 아동 모두의 읽기이해와 관련이 있는 실행기능으로 나타났다(Dahlin, 2011; Kibby et al., 2004; Sesma et al., 2009). 본 연구에서도 난독증 아동과 읽기이해부진 아동, 일반 아동뿐만 아니라 전체 집단을 살펴보았을 때에도 작업기억은 모든 집단에서 일관되게 관련이 있는 유일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계획 능력은 난독증과 읽기이해 부진 아동에서만 읽기이해와 관련이 있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타워 과제(Tower task)를 통해 평가하며, 이 과제는 가능한 최소한의 이동으로 원반을 적절하게 배열하는 능력을 요구한다. 이는 읽기이해 과정에서의 논리적이고 일관된 의미 표상 구축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된다. 난독증 아동과 읽기이해부진 아동의 낮은 계획 능력은 이들이 텍스트 정보를 관리하고 일관성 있는 표상을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Sesma et al., 2009).

두 읽기장애 집단에서 계획 능력과 읽기이해 관련성은 이들이 계획을 보상 전략으로 사용할 가능성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 초등 3~6학년 아동들은 반복적으로 읽기 과정에 노출되면서 경험한 어려움을 보완하기 위해 계획과 같은 전략에 더 의존했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일반 아동은 읽기이해 과정이 자동화되어 의도적인 계획 전략은 덜 사용했을 수 있다.

인지적 유연성은 일반 아동 집단에서만 관련이 있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읽기 과정에서는 새로운 정보가 지속적으로 들어오며, 독자는 이를 핵심 주제와 관련된 정보로 평가하고, 필요에 따라 이전 정보를 새롭게 수정하는 역할을 한다. 본 연구에서의 일반 아동은 인지적 유연성 기능을 적절히 사용하여 효과적인 읽기를 수행할 수 있었던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읽기이해에서 인지적 유연성의 역할을 살펴본 선행 연구에도 인지적 유연성은 읽기이해와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해독, 언어 및 인지 능력을 통제한 후에도 읽기이해를 설명하는 요인으로 보고하였다(Cartwright, 2002; Cartwright et al., 2010; Kieffer et al., 2013).

반면 난독증 아동과 읽기이해부진 아동에서는 인지적 유연성과 읽기이해 간의 유의미한 관련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초등 학령기는 인지적 유연성이 급진적으로 발달하는 시기이므로, 난독증 아동과 읽기이해부진 아동은 아직 인지적 유연성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을 수 있다. 그보다는 작업기억이나 억제와 같은 초기 실행기능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억제는 세 집단 모두에서 읽기이해와 유의미한 관련성을 보이지 않았으나 일반 아동에서는 경향성이 나타났다(p=.053). 본 연구에서는 스트룹 과제만 사용하여 측정하였기 때문에 추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과제를 사용하여 억제 능력과 읽기와의 관련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 결과, 난독증 아동과 읽기이해부진 아동은 학령기 읽기이해와 관련된 주요 실행기능인 작업기억, 억제, 인지적 유연성, 계획 모두에서 일반 아동에 비해 수행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낮은 실행기능은 읽기이해에도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두 읽기장애 집단에서는 작업기억과 계획 능력이 읽기이해와 유의미한 관련성을 보였으며, 일반 아동은 작업기억과 인지적 유연성이 읽기이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행기능이 읽기이해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며, 특정 집단에서는 특정 실행기능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난독증 아동이 읽기이해부진 아동보다 작업기억에서 더 어려움을 보인다는 결과는 이들의 읽기 수행력에 서로 다른 양상의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읽기장애 아동의 평가에 실행기능 평가를 포함하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하며, 읽기이해 중재에서는 아동이 취약한 실행기능 영역을 강화할 수 있는 전략을 포함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상관분석을 통해 실행기능과 읽기이해 간의 관계를 탐색하였으나 인과성을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추후 연구에서는 인과성을 고려하여 이러한 실행기능이 읽기이해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탐색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1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사회분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21S1A5A2A01069454).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Ministry of Education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No. NRF-2021S1A5A2A01069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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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Participant’s characteristics

DD
M (SD)
PC
M (SD)
TD
M (SD)
F
Note. K-CTONI-2=Korean version of Comprehensive Test of Nonverbal Intelligence-second edition (Park, 2014); KOLRA=Korean Language-based Reading Assessment (Pae et al., 2015); KISE-BAAT=Korean Institute for Speical Education-Basic Academic Achievement Test (Park et al., 2008); WD=word decoding; RC=reading comprehension; DD=children with developmental dyslexia; PC=poor comprehender; TD=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a Values are presented as standard score. b Values are presented as raw score.
***p<.001
K-CTONI-2a 94.53
( 7.86)
93.00
( 7.41)
113.53
( 2.75)
25.318***
KOLRA WDa 67.67 (20.67) 99.20
( 6.39)
106.88
( 5.94)
41.482***
KOLRA RCa - 73.67
( 8.87)
109.06
( 6.18)
174.477***
KISE-BAAT RCb 5.00
( 4.90)
6.80
( 3.50)
24.47
( 3.55)
115.627***

Table 2.

Descriptive statistics of executive function scores across three groups

DD
M (SD)
PC
M (SD)
TD
M (SD)
Note. DD=children with developmental dyslexia; PC=poor comprehender; TD=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Working memory 11.67 ( 2.22) 15.87 ( 4.32) 23.47 ( 4.55)
KInhibition 38.93 ( 6.35) 37.80 ( 5.60) 15.88 ( 4.75)
Cogmtive flexibility 18.47 (12.85) 15.27 ( 8.50) 7.00 ( 4.92)
Planning 7.43 ( 1.34) 6.73 ( 1.45) 8.68 ( 1.17)

Table 3.

One-way ANOVA of executive functions among three groups

SS df F η2
Note. WM=working memory; CF=cognitive flexibility.
**p<.01, ***p<.001
WM 1154.102 2 38.279*** .635
Inhibition 5495.327 2 88.433*** .801
CF 1133.163 2 6.711** .234
Planning 31.216 2 9.056*** .292

Table 4.

Correlations between executive functions and reading comprehension for each group

WM Inhibition CF Planning
Note. RC=reading comprehension; DD=children with developmental dyslexia; PC=poor comprehender; TD=typically developing children; WM=working memory; CF=cognitive flexibility.
*p<.05, **p<.01, ***p<.001
All
RC .850*** -.859*** -.426** .598***
DD
RC .591* -.425 -.368 .515*
PC
RC .652** -.353 -.273 .570*
TD
RC .715** -.477 -.593* .3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