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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Speech-Language & Hearing Disorders

pISSN : 1226-587X
eISSN : 2671-7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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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Speech-Language & Hearing Disor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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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SSN : 2671-7158

Current Issue

Korean Speech-Language & Hearing Association(KSHA) - Vol. 33 , No. 4

[ ORIGINAL ARTICLE ]
Journal of Speech-Language & Hearing Disorders - Vol. 33, No. 4, pp. 61-71
Abbreviation: JSLHD
ISSN: 1226-587X (Print) 2671-7158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Oct 2024
Received 26 Aug 2024 Revised 25 Sep 2024 Accepted 31 Oct 2024
DOI: https://doi.org/10.15724/jslhd.2024.33.4.061

학령기 아동의 관용어 이해와 화용언어 능력 간의 관계
이혜영1 ; 황영진2, *
1중부대학교 휴먼텍대학원 언어치료학과 석사
2공주대학교 특수교육대학원 언어치료학과 교수

The Relationship Between School-age Children’s Idiom Comprehension and Pragmatic Language Ability
Hye Yeong Lee1 ; Young-jin Hwang2, *
1Dept. of Speech-Language Pathology, Graduate School of Humantech, Joongbu University, Master
2Dept. of Speech-Language Pathology, Special Education Graduate School, Kongju National University, Professor
Correspondence to : Young-jin Hwang, PhD E-mail : yjhwang@kongju.ac.kr


Copyright 2024 ⓒ Korean Speech-Language & Hearing Association.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초록
목적:

본 연구에서는 학령기 아동의 관용어 이해와 메타-화용언어 능력 간의 관계를 파악하고 학년에 따른 관용어 이해의 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방법:

본 연구의 연구 대상자는 충북 및 대전광역시에 거주하는 초등 저학년(1~2학년, 10명), 초등 중학년(3~4학년, 10명), 초등 고학년(5~6학년, 10명) 총 30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과제유형에 따른 관용어 이해의 차이를 보이는지 알아보았고 친숙도 및 투명도와 관련하여 학년 간의 관용어 오류의 특성을 살펴보았다. 더불어 관용어를 이해하기 위해 메타-화용언어 능력의 하위 요소 중 어떠한 능력과 상관관계를 나타내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결과:

고학년일수록 관용어 과제 점수가 높았으며 세 학년 모두 단독과제보다 문맥과제의 관용어 과제 점수가 높았다. 관용어 오류의 특성을 살펴본 결과 학년에 따라 관용어 오류가 다르게 나타났다. 문맥과제의 관용어 이해 능력은 의사소통 조율 인식능력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단독과제의 관용어 이해 능력은 상위언어 인식능력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그중에서도 반어 및 비유와 높은 정적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

여러 가지 언어적인 요소가 관용어를 이해하고 습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화용언어 능력은 관용어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이며 화용언어와 관용어 이해 능력을 향상시키는 중재방법을 고안해 내야 할 것이다.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는 관용어를 이해하기 위해 친숙도, 투명도, 문맥을 고려한 전략적인 학습 방법을 고안해 내야 할 것이다.

Abstract
Purpose:

To investigate the relationship between idiom comprehension and the meta-pragmatic language ability of school-age children and to examine the characteristics of idiom comprehension according to grade level.

Methods:

The subjects of the study included 10 elementary school students in the lower grades, 10 in the middle grades, and 10 in the upper grades who lived in Chungcheongbuk-do and Daejeon. We investigated whether there were differences in idiom comprehension depending on the type of task, and examined the characteristics of idiom errors by grade in relation to familiarity and transparency. In addition, we sought to identify which of the sub-elements of pragmatic language is correlated with idiom comprehension.

Results:

Overall, the higher the grade, the higher the idiom task score. Further, the idiom task score in context task was higher than in the isolation task in all three grades. Likewise, idiom errors differed depending on grade. Idiom comprehension ability in the context task showed a significant correlation with communication regulations. Idiom comprehension ability in the isolation task showed a significant correlation with awareness of higher-level language, and among them, it showed a high positive correlation with irony and metaphor.

Conclusions:

It has been shown that various linguistic factors play an important role in understanding and acquiring idioms. Among them, pragmatic language ability is an essential factor in understanding idioms. Therefore, it is necessary to devise an intervention method that improves pragmatic language and idiom comprehension ability. In addition, strategic learning methods that consider familiarity, transparency, and context to understand idioms expressed in various ways are required.


Keywords: Idiom, transparency, familiarity, pragmatic language
키워드: 관용어, 투명도, 친숙도, 화용언어

Ⅰ. 서론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고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언어적 비언어적 신호를 이해해야 하며, 문화적 규범과 민감성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표현언어 능력은 말이나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능력으로, 이는 인지 수준과 어휘 습득 수준, 사회화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Kim & Lee, 2007; Lee, 2019). 아동은 성인에 비해 어휘력이 제한적이고 비교적 간단한 문장을 사용하며, 사회적 관습이나 맥락, 그리고 비유적인 언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특히 직유, 은유, 속담, 관용어 등과 같은 비유언어는 글자 그대로의 의미보다는 문맥 또는 상황, 화자의 감정이나 의도를 많이 반영한 비문자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Nippold et al., 2001; Yi, 2012). 그중 관용어는 둘 이상의 단어가 결합하여 문자적 의미보다는 문화적 규범과 민감성을 고려한 제3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Choi, 2012; Sung, 2008), 전 연령에 걸쳐 발달하는 특징이 있다(Nippold & Rudzinski, 1993).

학령기 아동,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관용어에 노출되는 빈도가 매우 높다(Han, 2004). 왜냐하면 학령기 아동의 경우, 수업 시간 중에 교사와 교과서를 통해 관용어를 접하는 빈도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교사나 교과서에 의해 노출되는 관용어의 특징을 학년에 따라 살펴보면, 저학년의 경우 ‘식은 죽 먹기’나 ‘말문이 막히다’와 같이 관용어를 구성하고 있는 단어의 뜻을 알면 관용어에 내포되어 있는 뜻을 이해할 수 있는, 투명도가 높은 관용어에 자주 노출된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골탕 먹다’ 등과 같이 관용어를 구성하고 있는 단어의 뜻을 안다고 할지라도 관용어에 내포되어 있는 속뜻을 이해할 수 없는, 투명도가 낮은 관용어에 노출되게 된다. 그 외에도 또래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혹은 TV나 유튜브와 같은 인터넷 매체를 통해 관용어를 접하게 된다. 이처럼 관용어는 친숙도와 투명도에 따라 아이들의 이해정도가 다를 수 있고, 이러한 이해 정도에 따라 학업 및 타인과의 의사소통에 영향을 주거나 받을 수 있다(Hyun, 2010; Sung, 2008).

관용어의 투명도는 관용어의 문자적 의미와 관용적 의미 사이의 관련성에 대한 용어로, 투명한 관용어는 문자적 의미와 관용적 의미 간에 밀접한 관련이 있고, 불투명한 관용어는 문자적 의미와 관용적 의미 간에 밀접한 관련이 없다(Moon, 1999). 따라서 관용어의 투명도는 관용어마다 다르고 그 유형에도 차이가 있다. 성인의 경우에는 관용어를 실생활에서 많이 접하기 때문에, 투명도에 따른 관용어의 이해 정도에는 차이가 없지만 아동의 경우에는 관용어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용 빈도 또한 저조하기 때문에 투명도의 정도에 따라 관용어를 이해하는 폭이 다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Nippold와 Rudzinski(1993)의 11세, 14세, 17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투명한 관용어는 불투명한 관용어에 비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Nippold & Duthie, 2003; Nippold et al., 2001). 그러나 학습장애 및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한 Abrahamsen과 Burke-Williams(2004)의 연구에서는 관용어를 하나의 단어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관용어의 투명도는 관용어를 이해하는 데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Choi, 2012; Hyun, 2010; Son, 2013). 따라서 관용어의 투명도에 따른 관용어의 이해정도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관용어의 친숙도는 일상생활 속에서 관용어를 얼마나 자주 들었는지 혹은 읽었는지에 대한 정도를 의미한다. 정상발달 아동을 대상으로 한 Nippold와 Duthie(2003)의 연구에서 친숙도가 낮은 관용어에 비해 친숙도가 높은 관용어를 훨씬 쉽게 이해하는 경향이 있었다(Nippold & Rudzinski, 1993). 이러한 결과는 읽기부진 아동, 다문화 아동,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저소득가정 아동 등 연구 대상을 달리 했을 때에도 같은 결과였다(Choi, 2012; Hyun, 2010; Kim, 2017; Lee et al., 2016). Nippold와 Taylor(1995)의 연구와 같이, 서로 다른 연령을 가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아동의 연령이 증가할수록 관용어에 대한 이해도가 증가하였는데, 이러한 결과는 연령과 관용어에 대한 친숙도는 관련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성인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Oh(2013)의 연구 결과와 같이, 관용어를 접하는 경험 즉 친숙도의 정도가 반드시 관용어에 대한 이해와 직결되지 않는 것 같다. 따라서 연령에 따른 관용어의 친숙도가 관용어 이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아동들은 친숙도가 낮은 관용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맥적 단서를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 Qualls 등(2003)은 11~15세 아동을 대상으로 문맥적 단서가 포함되어 있는 문맥과제와 그렇지 않은 단독과제를 제시하였을 때 문맥적 단서가 포함된 관용어를 더 잘 이해하였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관용어의 이해 능력은 문해력과의 상관이 매우 높다고 주장하였다. 즉 주어진 문맥 속의 정보를 활용하여 관용어의 의미를 추론하는 능력이 있는 아동들은 읽기이해력을 바탕으로 관용어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Hyun(2010)은 11~12세 읽기이해부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관용어 및 문맥에 포함되어 있는 전반적인 어휘에 대한 이해 능력은 관용어의 이해 능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주장하면서, 관용어의 이해 능력은 어휘력과도 상관이 있음을 주장하였다.

그 외에도 의사소통 주체자 간 의도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능력인 화용언어 능력이 관용어 이해 능력과 상관성이 높을 수 있다. 왜냐하면 화용언어 능력의 결함은 의미론적 결함을 동반하기 때문이다(Kim, 2014). 이와 관련하여 Yi(2012)는 9~10세 아스퍼거 증후군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대상자의 추론능력 부족과 사회적 단서 처리의 미숙으로 인해 감정 관용어 이해에 어려움을 보였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화용적 결함은 화자의 의도. 감정을 파악하기 어렵고 추론의 과정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관용어의 이해에 어려움을 보일 수 있다(Yi, 2012). 따라서 관용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화용언어 능력이 요구되며 화용적인 결함을 보였을 때 중요한 정보를 놓치거나 대화 상대방의 의도가 담긴 완곡한 표현들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등 관용어, 참조, 반어, 은유와 같은 상위언어 능력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관용어 이해와 관련된 선행 연구를 살펴보면 어휘능력, 구문능력, 문제해결력, 학업성취능력, 조망수용능력, 문해력이 관용어 이해에 영향을 미친다(J.-Y. Kim, 2015; Lee & Park, 2010; Norbury, 2004; Qualls et al., 2003; Shin, 2015)는 연구들만 있고 화용언어 능력과 관련된 연구는 미비하다. 또한 학령기 ADHD 아동, 저소득가정 아동, 청각장애인, 다문화 아동, 지적장애인, 읽기이해부진 아동, 아스퍼거증후군 아동, 경계선급 지능을 가진 아동을 대상으로 한 관용어 이해 능력에 관한 연구들이 있으나(Choi, 2012; Hyun, 2010; Kim, 2009, 2017; S.-J. Kim, 2015; Oh, 2013; Sung, 2008; Yi, 2012)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한 관용어 이해 능력에 대한 연구는 현저히 적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관용어의 투명도와 메타-화용언어 능력 하위 요소에 따라, 그리고 학년에 따라 초등학생들의 관용어 이해 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 대상

이 연구는 ○○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은 후 실시되었다(No. JIRB-2023100404-01-231018). 본 연구는 충북 및 대전광역시에 거주하는 초등 저학년(1~2학년, 10명), 초등 중학년(3~4학년, 10명), 초등 고학년(5~6학년, 10명) 총 30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대상자 선정 기준으로는 첫째, 언어치료 및 인지치료 경험 등의 과거력이 없으며 둘째, 수용ㆍ표현 어휘력 검사(Receptive and Expressive Vocabulary Test: REVT, Kim et al., 2009) 결과, 표현 어휘력이 -1SD 초과인 ‘정상발달’ 어휘 수준에 해당하고 셋째, 읽기가 가능하며 넷째, 초등학교 일반학급에 재학 중인 초등학생으로 선정하였다.

2. 연구 도구
1) 사전 검사

연구 대상자 선정을 위해 수용ㆍ표현 어휘력 검사(Receptive and Expressive Vocabulary Test: REVT, Kim et al., 2009)를 실시하였다.

2) 관용어 과제

연구 과제는 선행 연구(Hyun, 2010; Kim, 2017; Lim, 2007; Moon, 1999)를 참조하여 투명한 관용어 30개, 불투명한 관용어 30개로 총 60개 관용어를 선정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자인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친숙도 조사를 하였고 2학년 10명, 3학년 8명, 6학년 17명으로 총 35명을 대상으로 관용어 친숙도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친숙도 평가는 5점 척도를 사용하여 2.0 이하는 친숙하지 않은 관용어, 3.0 이상은 친숙한 관용어로 분류하였다. 그 결과, 불투명하고 친숙한 관용어 5개, 불투명하고 친숙하지 않은 관용어 5개, 투명하고 친숙한 관용어 5개, 투명하고 친숙하지 않은 관용어 5개로, 총 20개의 관용어 목록을 정하였다.

관용어 선정에 있어서 학습으로 습득된 관용어 이해 능력은 배제시키고 일상생활에서 얼마만큼 관용어에 노출되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관용어는 제외하였다. 문항에 대한 예시는 Appendix 1에 제시하였다.

과제에 대한 대상자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4개의 문장으로 구성된 문맥을 만들었다. 문맥은 초등학교 1~6학년에게 적합한 주제(운동, 일상생활, 가족, 학습, 또래관계 등)를 토대로 만들었으며 마지막 문장에는 관용어를 포함시켰다. 네 번째 문장에는 관용어의 뜻에 대한 질문을 넣었다. 각각의 문항마다 4개의 보기를 주었는데 그 보기에는 문맥과 관련 없는 해석(contextual implau-sibleinterpretation), 문자적 해석(literal interpretation), 관용적 해석(idiomatic interpretation), 문맥과 관련된 해석(con-textualplausible interpretation)을 포함시켰다. 보기의 문장은 3~7어절로 구성해 전체적인 길이가 비슷하도록 조정하였다.

문맥과제의 보기가 타당한지 검사하기 위해서 2급 언어재활사 2명, 1급 언어재활사 3명에게 5점 척도로 내용타당도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24문항 모두 3.5 이상의 점수를 받아 실험 과제로 선정하였다. 독립과제는 문맥을 제외한 보기 문항만 넣어서 제작하였다. 관용어 각 문항마다 4개의 보기 순서를 무작위로 변경하여 학생들이 정답 비율을 유추해서 풀지 못하도록 하였다.

3) 한국 아동 메타-화용언어 검사(Korean Meta-Pragmatic Language Assessment for Children: KOPLAC, Kim et al., 2022)

본 검사는 상황맥락에 대한 설명과 대화를 제시하는 시청각적 담화과제를 통해 만 5세에서 12세에 해당되는 아동들의 메타-화용언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고안되었으며, 3개의 영역에 대하여 6개의 하위 검사로 구성되어 있다.

3. 연구 절차
1) 예비 실험

본 실험에 앞서 연구 절차 및 방법에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할 점을 점검하기 위해 초등학교 6학년 1명, 3학년 1명, 2학년 1명의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예비 실험을 하였다. 본 과제를 실시하기 전에 연습 문항을 풀게 한 후 틀린 경우 연구자가 힌트를 제공하여 아동이 답을 다시 고르도록 하였다. 아동이 연습 문항에서 정답을 고르면 과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였다고 판단해 본 과제를 풀게 하였다. 세 아동 모두 검사의 모든 문항을 푸는 데 큰 문제점은 보이지 않았지만 2학년 아동의 경우 3학년, 6학년 아동보다 문항을 푸는데 검사 소요 시간이 좀 더 길었다.

2) 본 실험

본 실험은 2023년 11월 1일부터 2024년 1월 30일까지 충북 또는 대전 지역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일반학급에 재학 중인 아동을 대상으로 하였다. 실험 장소는 지역 아동센터, 연구 대상자의 집으로 연구자가 방문하여 조용한 환경에서 개별적으로 과제를 실시하였다. 실험 절차는 표현 어휘력 검사(REVT-e, Kim et al., 2009), 관용어 독립과제, 한국 아동 메타-화용언어 검사(KOPLAC, Kim et al., 2022), 관용어 문맥과제 순으로 실시하였다. 연구자는 우선 아동에게 검사 과제에 대해 충분히 설명한 후에 연습 문항을 풀게 하였다. 예비 실험과 마찬가지로 연습 문항을 틀린 경우 연구자가 힌트를 제공하여 아동이 답을 다시 고르도록 하였다. 아동이 연습 문항에서 정답을 고르면 과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였다고 판단해 본 과제를 풀게 하였다. 관용어 이해 과제는 총 20점 만점으로 아동이 표시한 답이 정답일 경우 1점으로 처리하고 오답일 경우 0점으로 처리하였다.

4. 통계분석

학년 집단이 과제 유형에 따라 관용어 이해에 차이를 나타내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일원배치 분산분석(ANOVA)을 실시하였고 관용어 오류의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다변량분산분석(MANOVA)을 실시하였다. 관용어 이해력과 한국 아동 메타-화용언어 검사 하위 요소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Pearson의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와 관련한 모든 통계분석은 SPSS for Window(version 28.0)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Ⅲ. 연구 결과
1. 과제유형에 따른 학년 간 관용어 이해 능력의 차이

과제 유형에 따른 학년 간 관용어 이해 능력의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하여 일원분산분석(one-way ANOVA)을 실시한 결과는 Table 1과 같다.

Table 1. 
Analysis results of idiom comprehension ability across grades
A B C F Scheffe
M (SD) M (SD) M (SD)
Context 7.00
(3.02)
12.90
(3.38)
15.60
(2.17)
22.977*** A<B,C
Isolation 4.80
(2.94)
9.00
(3.20)
14.50
(2.17)
30.123*** A,B<C
Note. A=lower grades; B=middle grades; C=upper grades.
***p<.001

문맥과제에서 저학년은 평균 7.00점으로 가장 낮았고 중학년은 평균 12.90점, 고학년은 평균 15.60점으로 가장 높아 학년 간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F(1,298)=22.977, p<.001). 단독과제에서 저학년은 평균 4.80점으로 가장 낮았고 중학년은 평균 9.00점, 고학년은 14.50점으로 가장 높아 학년 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F(1,253)=30.123, p<.001). 고학년일수록 관용어 과제 점수가 높았으며 세 학년 모두 단독과제보다 문맥과제의 관용어 과제 점수가 높았다. 또한, 저학년에서는 단독과제의 관용어 점수와 문맥과제의 관용어 점수의 차이가 큰 반면에 고학년에서는 점수의 차이가 작게 나타났다. 이는 저학년이 고학년에 비해 관용어를 많이 알고 있지 않아 단독과제에서의 관용어 이해를 더 어려워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2. 학년 간 관용어 오류의 특성

학년 간 친숙도와 투명도에 따른 관용어 오류 특징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다변량분산분석(MANOVA)을 실시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분석 결과, 친숙도 및 투명도에 따른 학년 간 관용어 오류 빈도는 차이가 있었다. 관용어 단독과제에서 비친숙하고 불투명한 관용어 이해의 오류가 학년 간 유의하였고(F(.415)=3.515, p<.05), 비친숙하고 투명한 관용어 이해의 오류가 학년 간 유의하였다(F(.497)=8.326, p<.01). 친숙하고 불투명한 관용어의 이해도 학년 간 유의하였고(F(.574)=14.590, p<.001), 친숙하고 투명한 관용어 이해도 학년 간 유의하였다(F(.441)=29.977, p<.001). 단독과제에서 가장 높은 오류 빈도를 보인 관용어 문항은 학년 모두 비친숙하고 불투명한 관용어로 나타났다. 반면에 가장 낮은 오류 빈도를 보인 관용어 문항은 저학년과 중학년은 친숙하고 투명한 관용어였으며 고학년은 친숙하고 불투명한 관용어로 나타났다.

Table 2. 
Characteristics of idiom errors across grades
A B C Wilks F Scheffe
M (SD) M (SD) M (SD)
Isolationt ask wrong answer UO 4.00
( .67)
3.40
(1.26)
2.90
( .74)
.143 3.515* A>C
UT 3.90
(1.20)
3.20
(1.14)
1.90
( .99)
8.326** A,B>C
FO 3.70
( .82)
2.30
(1.57)
.60
(1.35)
14.590*** A,B>C
FT 3.50
(1.43)
2.10
( .88)
.10
( .32)
29.977*** A>B>C
Context task wrong answer UO 4.10
( .74)
2.30
(1.25)
1.70
(1.06)
14.474*** A>B,C
UT 3.30
( .82)
2.70
( .95)
2.00
(1.05)
4.723* A>C
FO 2.70
(1.06)
.70
( .95)
.30
( .67)
20.018*** A>B,C
FT 2.90
(1.45)
1.30
(1.34)
.30
( .48)
12.518*** A>B,C
Note. UO=unfamiliar and opaque; UT=unfamiliar and transparent; FO=familiar and opaque; FT=familiar and transparent.
*p<.05, **p<.01, ***p<.001

또한 관용어 문맥과제에서도 비친숙하고 불투명한 관용어 이해의 오류가 학년 간 유의하였고(F(.464)=14.474, p<.001), 비친숙하고 투명한 관용어 이해의 오류가 학년 간 유의하였다(F(.464)=4.723, p<.05). 친숙하고 불투명한 관용어의 이해도 학년 간 유의하였고(F(.406)=20.018, p<.001), 친숙하고 투명한 관용어 이해도 학년 간 유의하였다(F(.524)=12.518, p<.001). 문맥과제에서 가장 높은 오류 빈도를 보인 관용어 문항은 저학년은 비친숙하고 불투명한 관용어로 나타났으며 중학년과 고학년은 비친숙하고 투명한 관용어로 나타났다. 그리고 학년 모두 친숙하고 불투명한 관용어 문항에 가장 낮은 오류 빈도를 보였다.

3. 관용어 이해와 한국 아동 메타-화용언어 검사 하위 요소 간 관계

과제유형에 따른 관용어 이해 능력과 한국 아동 메타-화용언어 능력 간 관련성을 알아보기 위해 단독과제와 문맥과제의 점수와 한국 아동 메타-화용언어 검사 하위 요소인 의사소통 조율 인식능력, 이야기 담화 정보 인식능력, 상위언어 인식능력의 점수로 Pearson의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는 Table 3과 같다.

Table 3. 
Correlation between idiom comprehension ability and korean meta pragmatic language
Context Isolation
Communication regulations .522** .493**
Discourse & Story information inferences .262 .249
Awareness of higher-level language .473** .653**
**p<.01

문맥과제의 관용어 이해 점수는 의사소통 조율 인식능력(r=.522, p<.001)과 상위언어 인식능력(r=.473, p<.01)이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의사소통 조율 인식능력과 높은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또한 단독과제에서도 의사소통 조율 인식능력(r=.493, p<.01)과 상위언어 인식능력(r=.653, p<.001)이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그중 상위언어 인식능력과 높은 정적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언어 인식능력의 하위 요소 중에서도 반어 및 비유(r=.619 p<.001)와 높은 정적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4).

Table 4. 
Correlation between isolation task idiom comprehension and awareness of higher-level language
Isolation
References .531**
Indirect expression .491**
Irony and metaphor .619**
**p<.01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초등 1~2학년을 저학년, 3~4학년은 중학년, 5~6학년을 고학년으로 구분하여 학년 간 과제 유형에 따른 관용어 이해의 차이를 보이는지 알아보았고 친숙도 및 투명도와 관련하여 학년 간의 관용어 오류의 특성을 살펴보았다. 더불어 관용어를 이해하기 위해 메타-화용언어 능력의 하위 요소 ‘의사소통 조율 인식능력, 이야기 담화 정보 인식능력, 상위언어 인식능력’ 중 어떠한 능력과 상관관계를 나타내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첫째, 고학년일수록 관용어 이해 과제의 점수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아동을 대상으로 관용어 이해를 살펴본 Nippold와 Taylor(1995)의 연구 결과와 유사하였다. 이는 관용어 이해 능력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점차 증가한다는 선행 연구 결과들을 지지한다(Kim, 2017; Nippold & Rudzinski, 1993; Son, 2013). 또한 과제 유형에 따른 관용어 이해 능력을 살펴보면 단독과제보다 문맥과제에서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이는 선행 연구의 결과들과 유사하였는데 초등학교 4, 5학년 읽기이해부진 아동을 대상으로 한 Hyun(2010)의 연구에서 독립과제보다 문맥과제에서의 관용어 과제 정답률이 유의하게 높았고 초등학교 4~6학년 어휘지연 아동의 관용어 이해를 살펴본 Lee 등(2019)의 연구에는 문맥을 함께 제시하였을 때 관용어 이해 점수가 더 높게 나타났다. 초등학교 2, 4, 6학년 저소득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한 Kim(2017)의 연구에서도 문맥이 주어졌을 때 관용어 이해 과제의 수행능력이 급격히 향상되었다. 이처럼 연구 대상이 다름에도 관용어가 문맥 속에 있을 때 더 이해가 쉬워진다는 결과들은 문맥의 역할에서 찿아볼 수 있었다. 문맥은 글 속에 있는 앞뒤 성분들의 관계를 뜻한다(Jang, 2009). 글에 사용된 단어의 의미는 글의 내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문맥 속에서의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Hwang, 2004) 문맥을 파악하는 것이 관용어 이해에 도움을 줄 것이다. Boyce(2009)는 문맥이 관용어에 대한 이해를 향상시키는 요소라고 하였다. 특히, 의미를 유추하기 어려운 비친숙하고 불투명한 관용어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문맥의 역할은 더 중요하다(Cain & Lemmon, 2005). 그렇기 때문에 문맥 단서가 불충분하거나 부적절하면 관용어를 해석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Qualls et al., 2003). 따라서 관용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맥 속에서의 정보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문맥 속에 내재된 정보가 얼마나 충분한지가 관용어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일 것이며, 이것을 잘 활용할수록 관용어의 의미를 잘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Nippold 등(2001)은 아이들의 관용어 이해 능력 향상을 위해 추론능력을 발달시켜 관용어가 제시된 문맥에서 관용어의 의미를 도출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둘째, 이해 과제의 관용어는 크게 네 가지 유형(비친숙하고 불투명한 관용어, 비친숙하고 투명한 관용어, 친숙하고 불투명한 관용어, 친숙하고 투명한 관용어)으로 분류하여 저학년, 중학년, 고학년의 관용어 이해의 특성을 오류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세 학년 모두 비친숙한 관용어보다 친숙한 관용어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친숙한 관용어는 비친숙한 관용어보다 이해하기 쉽다는 아동 및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선행 연구 결과와 유사하였다(Lee & Park, 2010; Nippold & Taylor, 1995, 2002; Nippold et al., 2001). 단독과제에서 가장 높은 오류 빈도를 보인 관용어 문항은 학년 모두 비친숙하고 불투명한 관용어로 나타났다. 투명한 관용어는 관용어를 구성하는 단어의 의미에서 관용적 의미와의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관용어의 의미를 불투명한 관용어보다 더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관용어와 관련된 단서가 없이 단독으로 제시되는 친숙하지 않은 관용어를 이해하는 데 투명한 관용어의 역할은 클 것으로 보이며 비친숙하고 불투명한 관용어보다 비친숙하고 투명한 관용어를 더 잘 이해할 것으로 판단된다. 문맥과제에서는 높은 오류 빈도를 보인 관용어 문항이 학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는데 저학년은 비친숙하고 불투명한 관용어로 나타났으며 중학년과 고학년은 비친숙하고 투명한 관용어로 나타났다. 이는 투명한 관용어는 불투명한 관용어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Nippold & Duthie, 2003; Nippold et al., 2001)과는 일치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관용어의 투명도는 관용어 이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자인 중학년과 고학년에 속하는 초등학교 3, 5학년 학습장애 및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한 Abrahamsen과 Burke-Williams(2004)의 연구에서도 투명한 관용어보다 불투명한 관용어를 더 잘 이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불투명한 관용어는 하나의 거대한 단어로 학습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초등학교 3, 5학년 일반 아동의 관용어 이해 능력과 언어문제해결력 간의 관계를 연구한 Shin(2015)은 투명도에 따른 관용어 이해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투명도는 관용어 이해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아 3~5학년 대상의 관용어 지도에서는 친숙의 정도를 더 고려해야 된다고 하였다. 또한 초등학교 4, 5학년 읽기부진 아동 및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한 Hyun(2010)의 연구에서도 일반 아동은 투명한 관용어보다 불투명한 관용어를 보다 잘 이해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문화아동을 대상으로 한 Choi(2012)의 연구와 성인 경도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Oh(2013)의 연구에서도 투명도는 관용어 이해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Choi(2012)는 친숙도가 투명도보다 관용어 이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반면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결과에서는 상반된 결과들이 나타났는데 유치원과 초등학교 1, 2학년의 관용어 이해를 조사한 Caillies와 Le Sourn-Bissaoui(2006)의 연구에서는 투명한 관용어는 불투명한 관용어보다 더 쉽게 이해되었고 2학년이 되어서야 불투명한 관용어를 이해하게 되었다. 저학년에서는 친숙하지 않고 불투명한 관용어에서 관용적인 의미를 유추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라 판단된다.

이러한 결과가 학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게 된 원인으로 중학년과 고학년은 저학년보다 문맥 안에서 관용적 의미를 더 쉽게 추론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서 관용어를 더 많이 접하기 때문에 관용어를 이해하는 데 투명도보다는 친숙도와 문맥의 영향이 큰 것으로 사료된다.

셋째, 관용어 이해 능력과 메타-화용언어 능력 하위 요소들(의사소통 조율 인식능력, 이야기 담화 정보 인식능력, 상위언어 인식능력)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문맥과제의 관용어 이해 능력은 의사소통 조율 인식능력, 상위언어 인식능력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특히, 청자 및 상황 그리고 문맥 등에 맞게 자신의 말을 적절히 조절하는 능력인 의사소통 조율 인식능력(Lee et al., 2020)과 높은 정적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는 관용어와 의사소통 조율 인식능력이 유사한 표현 양상을 나타내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발화 상황에 따라서 표현의 의미가 여러 가지로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 관용어(Moon, 1999)는 상황 및 대화 상대자에 따라 존대나 하대로 말의 형태가 달라지는 의사소통 조율 인식능력(Song et al., 2017)과 유사한 점이 있었다. 또한 관용어 이해 능력과 의사소통 조율 인식능력이 요구되는 언어능력이 같았는데 선행 연구에 따르면, 초등학교 1~6학년을 대상으로 한 J.-Y. Kim(2015)의 연구에서는 관용어 이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언어적 요인은 어휘력으로 나타났다. 관용어를 구성하는 단어의 의미를 통해 관용적인 의미를 추론하기 위해서는 어휘능력이 기초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어휘능력은 의사소통 조율 인식능력과도 깊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4~10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Song 등(2017)의 연구에서는 의사소통 조율 과제가 대화 상대자에 따른 말의 형태를 평가하기 위해 존대어휘와 관련된 문항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어휘력과 강한 상관관계를 나타냈다고 하였다(Jeon, 2016). 따라서 어휘능력이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의사소통 조율 인식능력과 관용어 이해 능력은 상관관계가 나타나 보인다. 그러므로 의사소통 조율 인식능력과 관용어 이해 능력의 향상을 위해서는 어휘력 향상을 먼저 목표로 중재해야 할 것이다. 또한 단독과제에서도 의사소통 조율 인식능력과 상위언어 인식능력이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그중 대화 상황에서 화자가 의도한 숨은 뜻을 이해하는 능력과 담화 맥락에서 지칭하는 것을 파악하는 능력, 그리고 반어 및 비유로 나타나는 화자의 의도를 인식하는 능력인 상위언어 인식능력(Kim et al., 2022)과 높은 정적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언어 인식능력에는 간접표현, 참조, 반어 및 비유를 포함하고 있는데 그중 반어 및 비유가 독립과제의 관용어와 가장 큰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반어와 관용어의 표현 방식과 이해 과정에서 유사한 점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예를 들어, 아기를 보고 ‘아이고, 밉다’라는 말의 의미는 ‘못생겼다’라는 문자 그대로의 의미가 아닌 ‘예쁘다’라는 반대되는 뜻을 나타낸다. 이처럼 반어는 단독과제의 관용어처럼 맥락 없이 독립적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의사소통 상황이나 화자의 의도를 고려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학령기 아동의 과제 유형에 따른 관용어 이해 능력에는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 고학년일수록 관용어 이해의 점수가 높았고 세 학년 모두 단독과제보다 문맥과제의 점수가 높았는데 이러한 결과는 문맥의 역할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오류의 특성을 살펴본 결과 학년에 따라 관용어의 오류가 다르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고학년일수록 관용어에 많이 노출되고 관용어를 이해하기 위한 전반적인 언어능력이 발달하기 때문일 것이라 판단된다. 또한 문맥 없이 친숙도가 낮은 관용어가 단독으로 제시되었을 때 관용어를 구성한 단어의 의미를 분석하여 관용적 의미를 이해하려면 투명도가 높은 관용어가 관용어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여러 가지 언어적인 요소가 관용어를 이해하고 습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화용언어 능력은 관용어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이며 화용언어와 관용어 이해 능력을 향상시키는 중재 방법을 고안해 내야 할 것이다.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는 관용어를 이해하기 위해 친숙도, 투명도, 문맥을 고려한 전략적인 학습 방법을 고안해 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관용어와 화용언어 능력의 상관관계를 완전히 설명하지는 못하였다. 후속 연구에서는 표본 수를 늘리고 적절한 실험 및 분석 방법을 선택하여 좀 더 면밀한 관계의 특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또한 후속 연구에서는 미취학 아동부터 성인을 연구 대상에 포함시켜 발달 과정에 따른 관용어 이해 능력의 차이를 알아보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 학령기 아동 언어검사(LSSC)나 한국어 이야기평가(KONA), 한국어 읽기검사(KOLRA) 등 여러 가지 언어평가를 통해 어떠한 언어능력이 관용어 이해에 상관관계를 나타내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앞서 친숙도는 관용어 이해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라고 하였다. 즉, 어떠한 언어적 양육 환경이 아동에게 관용어 노출이 많이 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언어적 환경에 따라서 언어 발달에 차이가 있듯이 관용어 이해에 차이가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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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ndix 1. 
Example of idiom comprehension task
관용어 이해 과제
단독과제
‘쥐뿔도 없다’는 무슨 뜻일까?

➀ 도무지 아무것도 없다.
➁ 공부하면 머리에 쥐가 나다.
➂ 나쁜 사람 가까이 하면 물들기 쉽다.
➃ 악한 사람을 상대하지 않고 피하다.

문맥과제
경진이는 오늘 학원 숙제를 안 해서 혼자서 학원에 남아 숙제를 하고 늦은 시간에 집에 가게 되었다. 경진이는 집에 가는 길에 동네에 무섭기로 소문난 언니들인 진희, 정선, 가인을 만났다. 그중 진희는 경진에게 다가가서 돈이 있냐고 묻고는 “쥐뿔도 없는 게 일찍 다녀라”라고 하였다. 여기서 ‘쥐뿔도 없다’는 무슨 뜻일까?

➀ 도무지 아무것도 없다.
➁ 공부하면 머리에 쥐가 나다.
➂ 나쁜 사람 가까이 하면 물들기 쉽다.
➃ 악한 사람을 상대하지 않고 피하다.